천연 신경안정제 나리꽃.
세상이 문란해도
이리 어지러울 수 있는가?
목숨 걸고 지켰던 정절은 오간데 없고 방탕한 꼬락서니가 세상을 흐트리는구나.
아이야.
너는 보지 말거라.
혼탁한 세상은 이미 그 이치를 잃었느니..
너의 맑고 깨끗한 동심이 상처받을까 두렵구나.
아이야.
너는 저 꽃을 보아라.
순결한 처녀의 정갈한 눈빛이 저 꽃에 서렸느니..
상처를 입힌 자의 상처가 염려스러워 다시 또 인정을 베푸는 짓은 하지 말거라.
너는 저 성스러운 꽃만 같아라.
나리꽃에는 아름다운 전설이 있다. 부잣집 망나니 아들이 한 처녀에게 반해 그 처녀를 겁탈하려하자 처녀는 목숨을 끊었다.
망나니는 처녀가 죽자 깊이 반성하고 그녀를 묻어 장사를 지냈다고 한다. 그 자리에서 피어난 꽃이 나리꽃이고 한다.
옛날 벼슬길에 오르는 사람들에게 염원을 담는 상징적인 꽃이기도 했다.
조금 삐딱선을 타고 보노라면 과거를 보러 갈 때 긴 시간의 여행을 해야만 했을 것이다.
젊은 아내를 누가 범할까,
아님 아내가 바람날까,
염려의 내용을 담았을 수도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든다.
예나 지금이나 남녀의 관계는 오묘해서 해석하기 나름이지만 같은 상황의 반복이었을 뿐다.
그런데 전파의 발달로 소문으로 접하는 것이 아닌 실황중계이다보니 망조다, 말세다한다.
언제나 늘 그랬다.
요즘 사람들은.. 이라는 말을 자주 쓴다.
그런데 시대의 변천만이 있을 뿐 예나 지금이나 똑같다.
비판과 비난보다는 자기성찰을 하며 반성하고 나를 돌아보는 것이 현명할듯 하다.
오히려 요즘 젊은이들이 안타깝다. 부모의 성화에 못이겨 공부해서 고학력을 갖추었지만 취직의 문은 좁고 부모의 기대는 크다.
무슨 일이든 닥치는 대로 할라치면 부모는 내가 너에게 그따위 일이나 하라고 뼈 빠지게 공부시킨 줄 아느냐며 탄식한다.
그리고 할 일이 없어 빈둥거리면 부모는 한숨을 쉬며 타박하기 일쑤다.
자신을 돌아보라.
하고 싶어서 하는 일 없고 하기 싫어서 않는 일 없다.
무슨 일이든지 하다보면 다 제 팔자대로 살다가는 것이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에 자부심을 가지고 열심히 산다면 아이도 건강하게 열심히 사는 것을 부모에게 배우게 된다.
그리고 변죽을 울리는 지식이 아닌 정곡을 찌르는 지혜를 갖추지 않을까?
나리꽂을 설명하려다 서론이 길었다.
나리꽃은 여러 종류가 있다.
꽃술의 방향이 어디를 보고 있느냐에 따라서 구분을 짓기도 한다.
하늘을 올려다보면 참나리.
옆을 보고 있으면 당나리, 말나리.
아래를 보고 있으면 땅나리, 노랑땅나리, 솔나리, 큰솔나리, 개말나리, 섬말나리, 응달나리, 털중나리..
우리가 흔히 보는 나리는 참나리다.
그러나 그냥 나리꽃이라고 부르면 된다.
나리꽃의 효능으로는 폐를 청소하고 기침을 멎게 하며 발열을 다스리며 마음을 안정시켜 신체를 보하게 한다. 폐결핵에 좋으며 몸살, 발열, 정신불안, 신체허약 등에 좋다.
나리꽃의 뿌리라고 할 수 있는 비늘을 약재로 쓰는데 꼭 마늘처럼 생겼다. 하지만 속을 까보면 양파처럼 결이 있어 비늘이라고 한다. 마늘도 뿌리열매로 끝에 실털 같은 뿌리가 있듯 비늘도 마찬가지다.
비늘은 생으로 먹어도 되고 녹즙으로 꿀과 함께 갈아서 복용해도 된다. 그리고 조각조각 떼어 밥을 지을 때 넣어 먹어도 좋고 볶거나 조림을 해도 좋고 떡을 해서 먹기도 한다. 가슴이 떨리거나 마음이 불안정할 때 복용하면 청심환이나 신경안정제의 역할을 한다.
비늘을 보기 좋게 썰어 음건하여 '밀자'로 만들어 먹기도 한다. 꿀물(약 20~30%)과 혼합하여 꿀물이 스며들면 프라이팬에 살살 볶아서 끈적임이 덜해지면 약과처럼 된다. 밀자는 폐결핵, 만성기침에 좋고 신체를 보하는 보약과도 같다.
음건한 녀석을 큰 주전자에 한 움큼 넣고 산조인(멧대추씨), 원지를 넣어 물이 3분의 2로 줄어들 때까지 푹 끓인다. 아침, 저녁으로 한 컵씩 마시면 신경쇠약이나 불면증, 심부전증에 효험하다.
지금 밖에 나리꽃이 있다면 뿌리를 채취해보라. 지금이 가장 시기적절한 때이고 꽃도 가장 예쁘게 필 때다.
해강.
첫댓글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