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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테마 스크랩 해외지역 29> 자두애벌레 경재를 갉아먹다
LoBo(이완호) 추천 0 조회 175 13.09.22 08:54 댓글 8
게시글 본문내용

 

 

 

 

조건은 좋았다. 방안 온도도 적당하고 침대도 싱글이고 베개도 어느정도 딱딱하고..그런데 잠은 몇번이나 깼다

아침 8시 조금 넘어 애들방에 전화하니 은재가 잠이 덜 깬 목소리로 다른 애들은 아직 잔다고 한다

"  어여 일어나 준비해 " 해놓고 내가 현주 베개 끌어안고 잠이 푹 들어버렸다

 

현주가 깨우는 소리에 놀라 일어났다. 10시가 거의 다 되었다. 서서 대충 머리감고 주섬주섬 가방을 꾸렸다.

복도에서 만난 애들에게 어제 밤늦게까지 스맛폰 했냐고 물었더니 다 일찍잤다고 한다

짱이가 어제랑은 완전 다르게 싱글벙글이다. 왜 그러냐니까

"  어제 Wi-Fi 실컷 했잖아 "

 

숙소 골목의 일요일 아침

 

클래식 기타의 거장 안드레스 세고비아 (Andres Segovia 1893~1987) 는 음핵 세고비아랑 아무 관계없이 여기 리나레스에서 태어났다. 

<인용사진>

 

 

휴일 아침이라 거리가 한산했다,

 

네비엔 Museo Andres Segovia 라고 찍고 차는 내맘 내키는 대로 몰았다,

그 덕분에 이 아름다운 투우 경기장도 만났다.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의 느낌이 물씬 나는 외관...클래식 기타...세고비아...기타 써클

 

세고비아가 장수하다 돌아가신 1987년에 내 기타를 처음 가져봤다. 어쿠스틱기타였지

어느날 클래식기타를 무심코 튕기다 그 깊고 감미로운 소리에 뽕 간거야. Sound hole 안쪽을 들여다 보니 Segvia 라고 적혀있더군

그런데 기타를 너무 거칠게 성급하게 배웠지, 저 황소처럼...

 

황소가 말만큼 차분하고 부드러웠다면 한 순간의 박수에 흥분해 투우장에서 요절했겠니 ?

김을 씩씩거리며 죽는 순간에서야 황소는, 투우사를 태운 말의 현명한 눈동자를 본거지. 이미 때는 늦었지만.

실력이 빨리 늘지 않는다고 투덜대는 나에게 일렉 기타는 빨간 뮬레타 (Muleta) 였지

차는 시립 축구장을 돌아

 

슬럼가 낙서골목을 지나갔다

 

 

 

 

박물관이 있는 Plaza Alfonso xII 광장에 도착은 했는데 이길이 저길같고, 저길이 이길같고 ...

 

 

광장 한가운데에 두각의 크기가 같은 이등변삼각형의 공원이 있었다,

 

방치된 집도 보이고

 

세계적으로 유명한 사람의 박물관치고는 이집이 저집같고 저집이 이집같고...

 

다행히 안내판을 세워놔서 찾았는데...문이 잠겼다. 

일요일 아침 10시가 넘었는데도 문을 안 열었다면 혹시 휴가 간건가 ?

 

마침 지나가는 여인네에게 문에 붙은 이 조그만 종이를 가르치며 도움을 요청했다

한참 읽어보더니 스페인어로 설명을 하는데, 그 말 알아들으면 내가 이러고 있겠냐고~

본인도 답답한지 하얀 부저를 울려주었는데 안에서는 아무 기척이 없다. 전혀 도음이 안되는 여편네는 가고

 

한번 더 부저를 눌러봐도, 문을 두드려봐도 역시 묵묵부답.  이거보러 여기까지 온건데... 점자판을 만지며 중얼거렸다. 

까막눈보다 장님이 낫구나

 

혹시나 문지기가 화장실을 갔을수도 있다는, 미련을 못 버리고

 

바로 앞 공원으로 들어갔다

 

주변으로 오렌지나무가 노랗게 익은 오렌지를 주렁주렁 매달고 있는

 

깨끗하고 조용한 공원이었다

 

 

배가 고프다. 항상 이 시간전에 조식을 뷔페로 먹었고 어제 저녁도 굶었다는걸 그제서야 알았다

"  얘들아 차에 가서 먹을걸 다 챙겨와, 여기서 먹자 ! "

짱이와 현주가 볼멘소리로 왜 아침밥을 안 사주냐고 항의했다.

"  이제부터는 잘 안 먹는걸로 하기로 했어. 그래야 맛없는 것도 맛있게 먹지 ! "  어제 돼지족발을 염두에 둔 말이다

"  난 어제 잘 먹었는데... "  짱이가 억울하다는듯 차로 가며 중얼거렸다

 

 

 

 

 

 

내가 좋아하는 자두 하나를 덥석 물었는데, 경재가 자기 자두에서 애벌레를 발견했다.

현주가 칼로 다듬어주고 거의 다 쓰레기통으로 직행. 다음부터 달콤한 과일은 많이 안 사 놓아야 한다는걸 돈 버리며 배웠다

 

 

 

 

 

나머지 음식으로 또 배를 채우는데

 

아보카도는 모두 거부해서 현주만 포식하고...

 

현주가 플라스틱 포크로 참치를 떠 먹다 포크가 부러지며 짱이 머리로 날라갔다. 참치를 푼 채... 

 

 

 

그게 불쌍해,

"  그럼 커피라도 먹게 레스토랑을 찾아보자 " 하고 일어났다.

 

 

언니 오빠는 짱이 덕분에 거지아침을 모면한 것도 모르고, 쌤통이라 놀리다

 

"  비.닐.드.러.이.거.드.라 ! '

 

 

 

경재가 이거 보라며 실실 웃는다 ...거기에 거시기가 거기있응께 참 거시기혀네.

 

트랜지스터 라디오를 크게 틀며 공원을 지나가는 노인도 보고, 역시 개 산책시키는 사람들은 안 빠지게 나타나고 햇볕을 쬐러 나온 한 할머니와 눈이 마주쳐 인사를 했는데도 모른 척 한다.

현주 말마따나 가장 불친절해 보이는 민족이다. 터키나 필리피노 하다못해 왜놈도 이 정도는 아니였다 

 

어제 호텔직원에게 근처 맛집도 물어봐놨다, 거기를 찾아간다.

스페인에는 자전거 타는 사람이 많다. 반면 배불뚝이도 엄청 많다. 자전거 타는 배불뚝이도 종종 있다,

 

오전에 손님이 앉아 있는 식당도 몇 개 보이고, 차 댈 곳도 여유가 있는 휴일 아침

 

 

 

 

cafe  Marsella

 

어제 호텔직원과 혹시 아는 사인가 해서 그 사람이 표시해준 걸 직원에게 보여주었다

 

그리고 스맛폰을 꺼내 처음 회화웹을 써 먹었다.  ' 스테이크 2인분 주세요 ' 

남자직원이 '  아침부터 왠 스테이크 ? ' 하는 표정으로 여지직원과 상의하더니 si ! 

 

메뉴판을 정독하며 샌드위치등 몇가지 더 주문했다. 옆 자리 할아버지 구경거리 나셨네.

 

갑자기 소금생각이 나서 경재에게 소금통을 쥐어주며 얼른 가서 적게 넣어 달라고 시켰더니 오히려 소금통을 하나 더 주더라능,

 

안되겠다 싶어 짱이가 후다닥 차로 가서 가이드북을 가져오라고 시켰다,

직원에게 "  Poquito sal "  이라고 하니 그제서야 알았다는 듯 따라 발음하며 소금통을 들고

"  직접 처먹어 "  라는 제스쳐를 취해주었다

 

 

잠시후 토마토소스로 쪼린 돼지고기

 

바게크빵에 끼운 스테이크와 꼬리꼬리한 치즈 샌드위치가 나왔다

 

모두 8.1 ? (12,150원 only cash)

오늘 아침 메뉴는 가격과 맛 모두 베스토 초이스다. 세고비아 박물관만 열었어도 끝내주는 하루였을텐데...

 

 

경재는 자두 애벌레에 놀라 곡기를 거부하고 콜라만 홀짝거렸다.

덩치는 젤 큰 놈이 쪼그만 애벌레 하나에도 얼마나 쉽게 무너지는지 ㅋㅋ

 

 

 

 

"  기타는 내게 있어 연인이며 아내이며 자식이며 인생이었다 '   Andres Segov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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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3.09.22 11:48

    첫댓글 아 항상 다른나라에가면 먹거리가 걱정입니다 ㅎ ㅎ

  • 13.09.22 13:21

    멋진 기행 잘 보고 있네요.^^

  • 13.09.22 18:09

    아 잘보고있습니다.. 즐거운 여행중이시군요.. 오늘은 어디로 가셧을까요? 16년전 배낭하나 매고.. 유럽을 방황하던때가 생각납니다. ㅎㅎ

  • 작성자 13.09.22 19:21

    16년전이면 97,98년이니까 저도 비슷한 시기에 첫 해외여행을 시작한 시기랑 비슷하네요.
    반갑습니다

  • 13.09.22 21:50

    네 그때 97년 대학1학년 여름 그해 11월이 IMF 타졌자나요 ㅎㅎ 여름에 배낭매고... 유럽을 정말 보헤미안처럼 돌아댕겼습니다. 2001년은 공부때문에 미국에 있었구요.. 군대 제대하고 학교 졸업하고... 이제는 여행을 가본게 언제인가 합니다. ㅠㅠ

  • 작성자 13.09.22 22:29

    맞아요. IMF ! 97학번이시구나. 전 87학번

  • 13.09.23 12:19

    앗 10년이나 선배님이시네요!!! 저도 10년후에는 선배님처럼 멋진 여행을 할수있어야하는데 ㅎㅎㅎ 선배님 멋진 여행 후기 기대하고있겠습니다. 즐거운 여행되세요!!

  • 13.09.23 20:31

    땡땡이 안쳣으면 저도 87학번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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