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과설[因果說]
김광한
불교적인 색채가 있는 소설을 읽노라면 인과설(因果說)이 나옵니다. 일찌기 조선조 시대 매월당 김시습이 지은 금오신화에 만복사 저포기 란 소설이 등장합니다.그것은 어느 행자중이 부처님과 저포(일종의 윷) 로 승부놀이를 하다가 이겨서 아리따운 여인과 로맨스를 벌이는 이야기 이지요.여기서의 부처는 퍽 인간적인 대상으로 그려지지요.
인연에 관한 이야기이지요.우리는 육십년, 아니면 개인에 따라서 70년 또는 80년을 살면서 수많은 사람과 접촉을 갖습니다. 가장 오래동안 접촉하는 사람이 부부이고 혈족이지요.그러나 언제인가는 헤어지는 숙명을 갖고 있습니다.죽음이 현세의 모든 것을 갈라놓지요. 그래서 종교는 죽음의 저편에 또다른 무대를 만들어 놓았습니다.종교 적인 관념에 따라 그것은 부활이 되기도 하고 극락왕생, 또는 윤회라고 도 하지요.
함께 사는동안 부부는 처음에 살을 섞고 마주하는 친근한 존재로 부각이 되지만 시간이 흐를 수록 인생의 도반, 아니면 의무적 인 동반자로서의 상대란 것을 의식하고서 혹시 그보다 더 큰 어떤 대상 이 없나 생각을 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사람의 생활이란 마치 끝없이 돌아가는 팽이처럼 여기저기 부딪치고 헤어져서 그것을 인연이라고 한다면 어딘가 허술한 구석이 없지 않다는 생각이 들때,인생을 한참 경험한 먼거리에 있을때. 그것을 느끼기도 하지요.
그러다가 정말 우연하게 만나는 또 다른 사람,그 사람은 과거의 저편에서 자신을 늘 보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고 그것을 자신은 인연이라 합리화를 시키기도 합니다. 그러나 내가 오늘 만나는 사람과 어떤 깊은 관계가 맺어지기 전에는 수 많은 인연과 우연 또는 필연이 마치 로또 복권 일등 당첨되듯이 그렇게 맞아 떨어 져야 한다는 다소 허망한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