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난생 처음으로 식당 주방 일을 했다. 횟집이었는데 서민들이 많이 찾는 가격대의 식당이다.
식기는 모두 프라스틱인데 1차 세척을 하고 락스를 푼 물에 담가버린다.... 처음 알았다. 그렇게 1분 정도 담그고 건져서 식기세척기에 돌린다. 그리고 손님 상으로 나간다.
알밥용 돌솥하고 매운탕용 냄비, 공기밥 그릇도 더럽긴 마찮가지이다. 락스물에 담그지는 않으나 퐁퐁 푼 물에 담가 세척을 하고 다라이에 가득 찬 맹물에 담갔다가 건져서 그대로 사용한다... 세제를 제거하려면 흐르는 물에 세 번 이상 문질러가며 헹구어야 하는데... 그냥 담갔다가 잠시 뒤에 건진다.. 이것들은 식기세척기를 거치지않는다.
예전에 호텔 룸메이드 일을 해본적이 있다. 삼사일 하고 그만뒀으니 맛만 보았다고 할까?
객실에 보면 손님이 커피를 타먹을 수 있게 일회용 커피랑 커피포트랑 머그컵이 있는데 머그컵 안쪽을 보면 커피물이 배어있다. 이것 역시 일반 설거지로는 제거가 안된다. 거기서도 락스를 사용했다. 컵에 물을 채워서 락스 몇방울 떨어뜨린다.
사실 이런 행태는 업소로부터 시작되지 않는다. 손님으로부터 시작된다. 손님들이 착색된 식기에 대해 컴플레인을 걸었고 상식적인 방법으로는 제거가 안되었던 것이다.
당신은 하얗고 보송보송한 식기를 보고 깔끔한 업소라고 칭찬을 할것인가? 음식색깔이 물든 식기를 보고 찜찜한 기분에 사로잡혀 컴플레인을 걸것인가? 나라면 김치국물이 물든 식기가 나오면 이 업소는 안전하고 청결하구나... 판단을 하겠다. 아니면 식기에 락스랑 세제 성분이 남아있어서 몸에 들어오면 치명적이라고 생각하는건 오직 나뿐인가?
세제 묻은 식기가 아니라도 어차피 유해물질이 만연한 환경, 숨쉬는 공기, 기본적인 물과 땅조차 오염되어 있는 세계에서 아무 생각없이 살다가는 것이 스트레스를 덜 받는 행복한 삶을 누리는 현명한 방법일지도 모르겠다.
첫댓글 아는게 병~
모르는게 약~
어차피 고칠수도 바꿀수도 없는 것...
그냥 당장의 독약이 아니라면 모르는게 약인 현실입니다
식당일 많이 힘든데
요령을 잘 익히세요
그냥 하던데로 따라 하시고 본인이 크레임 걸지 마시고요..ㅜㅜ
전 크레임 안걸어요.
나만 알고 나만 피하면 돼요.
원체 화학물질을 싫어해서 가습기살균제도 거뜬히 피해갔어요~ 모르는게 약이죠~ 몰라서 가습기살균제 사용하다 돌아가신 분들은 본인만 불쌍한거고 결국은 남의 일이죠. 어차피 옥시는 사라지지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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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가슴아프네요. 사람이 그렇게 험하게 일을 한다는 것이. 주방일 힘들다고 말로만 들었지 이 정도일 줄 몰랐어요. 전 식당 가서 절대로 컴플레인 걸지 않을래요. 아니 가급적 외식을 안할래요. 인간대접 못받고 사람취급 못받고 일하는 분들 생각하면 입맛이 사라지네요.
@현탁 주방일 힘들어서 저는 못해요~
제가 가까이 봐서 아는데 식당 노동자들 빌어먹을 정도로 없이 살지 않아요~ 자식 영국 유학 보내고 차도 끌고 다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