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24시] 만원관중 운동장을 보고 싶다

[골디락스]

코로나19 시대에 큰 피해를 입었지만 불만을 꺼내기 힘들었던 분야 중 하나가 프로 스포츠다. 당장 목숨이 위협받는 판에 스포츠 관람은 뒤로 밀릴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무관중 경기로나마 2년을 버텼고 올봄 개막한 프로야구와 프로축구는 드디어 유관중 체제로 전환했다. 그러나 아직 흡족할 만큼 관중을 모으지 못하고 있다.

국내 최고 인기 스포츠라는 프로야구의 경우 지난 2일 개막한 후 치른 40경기에서 단 한 번도 매진을 기록하지 못했다. 메이저리거 양현종, 김광현의 친정 복귀 등으로 화제가 되며 9일 인천에서 펼쳐진 KIA 타이거즈와 SSG 랜더스 경기에서 처음으로 2만명을 넘겼다. 프로축구에서도 10일 열린 FC 서울과 수원 삼성의 '슈퍼 매치'가 1만4625명을 모은 것이 코로나19 유행 이후 최다 관중 기록이다. 아직까지는 대중이 모이는 곳에 가기를 꺼리는 심리적 장벽이 남아 있는 탓일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손을 놓을 수는 없다. 무엇보다 프로 스포츠 종사자 자신들의 노력이 우선이다. 최근 야구인 출신으로는 최초로 한국야구위원회(KBO) 수장에 오른 허구연 총재는 '팬 퍼스트'를 무엇보다 강조하고 있다. 모기업 특징에 맞춰 인공지능(AI)이 홈 경기 티켓 가격을 책정하도록 해 최저 1800원까지 티켓 가격을 낮춘 NC 다이노스, 퇴근 후 야구장에 들르는 직장인을 위해 오후 8시 이후 좌석 50% 할인을 제공하는 kt wiz 등의 시도는 눈길을 끈다. 관중 1만명을 돌파할 때 사비로 제주도 왕복 항공권을 10명에게 쏘겠다는 프로축구 인천 유나이티드 조성환 감독의 공약 역시 신선하고 즐거운 시도다.

여기에 정치권의 제도적인 지원이 더해졌으면 한다. 예컨대 이미 취식도 가능해진 상황에서 여전히 육성 응원을 금지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좌석 간 거리를 유지하는 선에서 육성 응원 허용을 고민해볼 여지가 있다. 지금 대전에서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한밭종합운동장 철거와 관련해 논쟁이 한창이다. 운동장도 중요하지만 작고 실질적인 부분부터 고민해야 한다. 운동장이 가득 차는 날이 온다면 코로나19를 극복한 상징으로 그만 한 광경도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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