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연두(교사)입니다.
어느새 지난 달이 되어버린 9월 21일 늦은 저녁 꿈터 통합학년모임을 가졌습니다.
피스모모 강사님을 모시고 여러 생각해볼거리들을 남기기도 하고
2학기 들살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꿈터 긴들살이 변화에 대한 안내도 드리는 시간이었습니다.
8시부터 시작된 모임이 10시가 훌쩍 넘어서 끝나는 바람에 많이들 피곤하셨을텐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참여하고 웃으며 돌아가시는 모습을 보며 감사하고 뿌듯한 시간이었습니다^^
부모님들의 뜨거운 모습을 늦었지만 사진으로나마 공유합니다ㅎㅎ 함께 보시죠!!
피스모모 먼저, 들살이 안내는 2부.
이번 피스모모는 가정 내 권력구조라는 주제로 활동을 하게 됐는데요.
시작은 감정카드!
"지금 나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나요? 내 감정과 상태는 어떠한가요?"
너무 쉬운 질문같지만 사실 우리는 살다보면 나의 감정과 상태를 무감하게 지나치곤 합니다.
내가 지금 어떠한지 잘 들여다보며 고민하고 그에 맞는 이름을 붙이는 시간이었습니다.
참고로 저는 '돌아버릴 것 같다'를 골랐는데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시더라고요.
미처 모두와 나눌 시간이 없어서 오해하실까봐 말씀드리면 절대 아이들 때문에 힘든 건 아니고요ㅋㅋㅋ
불면증 잠을 몇주째 제대로 자지 못한 상태라 저걸 골랐답니다~ (다행히 요즘은 나름 열심히 자고 있습니다ㅎㅎ)
저 말고도 교사회가 고른 카드들이 '거칠다' '바쁘다' '쉬고 싶다' 등등이라 부모님들이 교사회 무슨 일 있냐며 걱정하시던 모습이 기억납니다.
다행히 교사회는 잘 지내고 있습니다.....아마?^^
감정카드를 들고 작은 원과 큰 원을 만들어서 둘씩 짝 지어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는데요.
강사님이 말씀하시길 서로 너무 친한 것 같아 놀랐다며, "제가 시작하라는 말을 안 했는데도 이렇게 먼저 대화하는 분들 처음이에요" 하셨다죠.
그 뒤로도 강사님 말씀을 안 듣고 다들 너무 할 이야기가 많아서ㅋㅋㅋ 강사님 말씀대로 대화할 수 있는 시간을 많이 만들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지금까지 몸풀기였다면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입니다!
평일 저녁 피곤한 시간인만큼 오히려 몸활동을 준비하셨다는 강사님.
미지의 활동을 위해 시범을 보일 한 명을 찾으셨는데 용기있게 손 들어주신 하늬바람!!
하늬바람의 손과 강사님의 이마가 연결되어 하늬바람이 인형을 조종하는 것인데요.
조종자가 되어 이리 휙- 저리 휙- 열심히 시범을 보여주셨습니다~~
시범을 보았으니 이제 실전이겠죠?
모두가 두 명씩 짝을 지어 인형과 조종자가 되어 새로운 경험을 했습니다.
조종자가 누구냐에 따라 인형들의 몸고생이 달라졌는데요.
특히 밍글밍글의 현란한 솜씨 덕분에 물방울이 고생을 하셨습니다ㅋㅋ
서로 역할을 바꿔가며 다 경험을 해본 뒤에 각자의 생각을 짧게 나눴는데요.
조종이 편하고 즐거웠다는 이들도(....그게 바로 밍글) 인형이 편했다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조종을 할 때에는 나의 인형이 다른 누군가와 부딪히지 않도록 조심하고 인형의 동선을 고려해 움직임을 신경써야 하죠.
반면 인형은 조종자를 따라서 이리 저리 휘둘리며 점프하고 뛰고 관절들이 고생을 하게 됩니다.
"조종자는 마음이 불편하고 인형은 몸이 불편하다" 정리하기도 했습니다.
이번에는 인형의 크기를 더 키워봤습니다.
한 명의 대조종사(마스터) 밑으로 인형들이 주렁주렁 매달린 대형 모둠을 이뤘는데요.
대조종사가 두 손을 이용해 2명의 인형을 거느리면 그 인형들도 두 손으로 인형 2명을, 그 밑으로 또,,, 계속 이어지는 인형들의 향연입니다.
2명씩 짝을 이루었을 때와는 차원이 다른 거대 인형극이었습니다.
조종사를 놓치기도 인형들끼리 뒤엉켜 넘어지기도 하고 조종사를 잃고 혼자 된 인형도 있었죠.
다 끝난 뒤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조종사로부터 버림(?)받은 분도 있었고
그 분의 조종사는 나름대로 사정이 있었죠. "나도 내 조종사를 따라가다 보니..."
비록 대조종사의 손에 직접 연결된 인형은 2명뿐이었지만 그 밑으로 줄줄이 이어져 영향을 받고, 그 영향을 또 다시 나의 인형에게 주고.
덕분에 거미줄처럼 엮인 우리가 너른자리 곳곳에서 넘어지고 부딪히고 뛰고 쪼그리는 진풍경을 볼 수 있었습니다.
잠깐 쉬고 다시 모여서는 새로운 활동을 했는데요.
이번에는 삼각형 이루기!
내가 마음 속으로 두 명의 꼭짓점을 고르고 그 두사람과 정삼각형이 되도록 계속 돌아다니며 거리를 조절하면 됩니다.
설명은 참 쉽죠~?ㅎㅎ
삼각형이 됐나 싶다가도 내 꼭짓점이 자꾸 어딘가를 가버리고
그걸 따라서 움직이면 날 따라 누군가가 우르르 뒤에서 움직이는 것 같고.
괜히 약이 오르기도 하고 마음이 조급해지기 했죠.
실제로 꼭짓점을 찾아가 그만 움직이라며 혼낸 분도 있었습니다ㅋㅋㅋ(그게 박쥐라는 건 우리 모두 비밀-!)
처음에는 빠르게 마구 움직이다가 강사님의 조언을 따라 다들 발자국을 조심히 떼며 천천히 움직여보았는데요.
마치 먹이를 노리는 맹수처럼 혹은 천적의 습격을 대비해 망을 보는 미어캣처럼 서로가 서로를 탐색하며 은밀히 움직였습니다.
이제 멈추나 싶다가 또 움직이고 정말 끝인가 싶다가도 갑자기 바삐 움직이게 되고 모두가 완성은 되려나 멍해질 즈음....
끝이 났습니다!!! 모두 본인의 꼭짓점과 삼각형을 이루고 제자리에 멈춰섰습니다ㅎㅎ
서로 신기하게 바라보며 어리둥절 얼떨떨하게 자리를 지키고 삼각형들을 바라보는 모습이 괜히 멋있더라고요.
삼각형 활동까지 끝이 나고 5명씩 소그룹으로 모여 자유롭게 오늘 활동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는데요.
대부분 부모-자식 관계를 떠올리시더라고요.
인형극을 할 때 조종사의 역할과 마음가짐, 인형의 역할과 마음가짐에 대한 이야기도 하고
삼각형 만들기를 할 때 꼭짓점을 쫓아가는 나와 나를 쫓아오는 내가 모르는 나의 꼭짓점의 관계와 인과성도 생각했습니다.
모둠이 나눈 이야기를 전체에게 짧게 들려주는 시간도 있었는데 모둠끼리도 나눈 이야기가 달라서
'아 저렇게 생각할 수도 있구나. 새로운 관점이다.' 신기하기도 했습니다.
한 명 한 명 모두의 이야기를 깊게 들어볼 수 있으면 참 좋았을텐데 언제나 시간을 부족하고 우리는 할 말이 많고...ㅎㅎ
저마다의 고민과 궁금증, 그리고 생각할거리를 남긴 채 피스모모가 끝이 났습니다.
보내주신 돌아보기를 살펴보니 활동이 가지는 의미에 대해 더 궁금해하고 아쉬움을 표현하신 분들도 계셨는데요.
-일방향과 양방향의 조직구조, 대안학교 교육현장에서 시사하는 바
-고양자유 구성원들의 관계 지향
등등 뜻하는 바를 질문주신 분들이 계셨습니다.
"그 답은 바로...!!" 하고 짜잔- 답을 내어드릴 수 있으면 좋겠으나 안타깝게도 제가 '정답'을 드릴 수 없는 부분인 것 같습니다.
피스모모 활동이 어떠한 답을 주는 활동보다는 이런 고민들을 남기고 저마다의 생각에 맡기는 활동들이 주를 이룹니다.
모둠에서 나눈 이야기, 혹은 돌아가는 길에 부모님들끼리 나눈 대화, 그리고 교사회도 우리끼리 생각들을 나눴는데요.
비슷한 듯 다른 이야기와 시선들을 갖고 있더라고요.
누구는 조종사가 편하고 누구는 인형이 편한 것처럼, 누구는 인형극에서 관계 속 안정을 느끼고 누구는 삼각형에서 관계 속 조화를 느낀 것처럼
다들 다양한 생각들이 있었던 듯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다른 생각들을 가진 여럿이 모여 다양한 형태의 관계를 맺어가는 것 아닐까요?
어쩌면 저의 주저리주저리 몇 글자 말들이 더 고민거리가 될 수도 있겠습니다만ㅎㅎ
나와 공동체, 교사와 학생, 부모와 자식, 교사와 부모, 부모와 부모. 우리가 고양자유에서 만나는 여러 관계들을
이렇듯 다양한 시선으로 고민하고 이해하고 들여다보는 시간을 갖는 것이 관계의 진정한 '답'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물론 이 또한 저의 생각! 저의 답! 입니다.
'정답'보다는 '나의 답'을 찾기 위해 열심히 고민하고, '우리의 답'을 함께 찾기 위해 모이는 시간을 많이 만들어보면 좋을 듯 합니다^_^
(고양자유의 수다본능을 확인한 시간이었으니 앞으로도 많이 시간이 만들어지겠죠..?ㅎㅎ)
교사회가 고민해서 준비한 시간이 부모님들께 조금이나마 즐겁고 뜻깊은 시간이기를 바랐는데
돌아보기를 보니 다들 긍정적으로 후기를 남겨주셔서 기뻤습니다.
너무 좋은 시간이었던지라 그 속에 담긴 여러 의미와 고민들 모두 함께 나누고 싶은 마음으로 이렇게 적어보았습니다ㅎㅎ
참, 이번 통합학년모임은 피스모모만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꿈터 교육과정의 큰 변화라고 할 수 있는 긴들살이 변화에 대한 이야기도 나눴는데요.
6,7학년 긴들살이가 6,9학년 긴들살이로 바뀌었다는 새로운 내용이었죠.
교사회의 긴 고민 끝에 새롭게 맞이한 변화를 부모님들께도 마땅히 알려드려야 하기에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꿈터 아이들과도 며칠 전 학교에서 소식을 알리고 함께 나누었습니다.
현장에 오신 분들만 안내문 종이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
종이를 받기 위해 모두들 앞으로도 많은 참석 바랍니다ㅎㅎ
혹시 당일 오지 못한 분들 중 아직도 소식을 듣지 못한 분들이 있다면 다음카페에 내용을 올려두었으니 꼭 잊지 마시고 확인 부탁드립니다~!
https://m.cafe.daum.net/jayuschool/HC15/914
피스모모에 긴들살이 변화까지, 늦은 시간 길게 이어진 모임이 피곤할 법도 한데 다들 열심히 참여하고 들어주셨습니다.
덕분에 교사회도 뿌듯하게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참석해주신 모든 분들 감사드리고 앞으로도 좋은 시간을 마련할 수 있도록 교사회도 노력하겠습니다!
부모님들이 돌아보기 내용 중 앞으로 나누고 싶은 주제로 써주신 부분들은 다음 그 언젠가 학년모임에서 나누게 될 수도 있을 듯합니다.
그러니 듣고 싶으신 분들 모두 학년모임에서 자주 봬요^^(막간을 이용한 학년모임 홍보ㅎㅎ)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후기라기에는 조금 늦고 생각 나누기라기에는 그저 우리들이 웃고 즐긴 이야기지만
그 날 함께하신 분들도, 미처 함께 하지 못하신 분들도 같이 나누고자 하는 마음으로 글을 썼습니다.
다음에도 우리 또 만나요~!! :>
+) 사진을 찍어주신 하루가 이 영상은 꼭 올려달라고 하셨습니다ㅋㅋㅋ
우리의 혼란한 인형극 그 생생한 영상 만나보시죠-!
첫댓글 꼭 올려달라던 그 영상. ㅎㅎㅎㅎ 생생한 후기 고맙습니다. 연두. 저는 '곤란하다, 카드를 골랐는데. 그 이유는 팅팅이 아십니다. ㅎㅎㅎㅎ 참고로 저는 피스모모와 생일이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