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 저녁 느닷없이 걸려온 전화 한통.
이형 미친짓인줄 알지만 내일 낙시갑시다.
친구 준의 전화를 받고 나는 오부가 코스요하고는 준비를 하고 새벽에 낙시를 다녀 왔습니다.
하루하루의 나의 일상중 가장 기쁜때는 낙시를 가는거죠.
넓은 바다를 보며 한달 가까운 날들을 매듭짓기 위해서..
조그만 플라스틱 통속의 미끼들을 바라보며
오늘은 무었을 잡을 수 있을까 하는 기대감에 긴 시간 운전의 피로가 사라지고
배 난간 위에서 3시간 나가는 뱃길을 즐기며 먼 바다를 동경합니다.
항상 가는 같은배 같은 사람이건만 기대감은 언제나 큰놈을 잡을 준비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오늘은 친한 친구 준과 같이 갔습니다.
나이는 저보다 서너살 아래이지만 이곳에 살면서 가장 친하게 지내는 친구이지요.
IBM에서 20년을 넘게 근무하다가 제작년에 은퇴를 하고 지금은 GPS 사업을 하고 있죠.
와이프는 이곳 UNC 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교수님이시고.
73년에 미국에 온 엄청 수재입니다.자랑이 너무 많나???
어느덧 3시간의 항해후에 제일 먼저 이 놈들이 올라왔어요.
영어로는 Trigger라는 놈이랑 Silver라는 놈이죠.
한국말로는 Trigger을 쥐치라고 하는데 우리가 먹는 그놈은 아니죠.
이 친구와 저는 배에서 내주는 낙시대를 안 쓰고 자기 것을 갖고 다니죠.
그리곤 연이어서 또 Trigger를 잡았죠.
또 올라온 이놈은 Red Snapper 홍돔이라고 할까요?
4월 말까지는 일인당 5마리밖에는 못 가져 가죠.
미국의 해양 어종 규제가 지난 몇년 사이에 더 많이 강해진듯 해요.
전에는 안 그런것 같은데.
보통 바다는 파도가 높은데 이 날은 양탄자처럼 평평한 그런 날이었죠.
낙시를 다니면서 그런 날은 손에 꼽을 정도로 아주 희귀한 날인데 운이 좋았죠.
시작은 미미하나 나중에 창대하리라는 말씀에 의거하여 인내를 하며 낙시를 하는데
한참을 조용히 있던 이 친구가 드디어 Trigger를 시작으로 고기를 올리기 시작했어요.
올라올 때의 그기분 여러분은 아시죠?
저 웃는 모습에서 다 보이죠.
옆의 검은 친구가 Grouper를 올렸는데 4월말까지는 못 가져간다고 크루들이 그 큰놈을 바다에 그냥 버린거예요.
너무 아까와서 사진이라도 남길려고 확 찍었죠.
보통 올라오는 놈들의 싸이즈는 이것의 반정도 밖에 안 되죠.
헌데 제게 이리도 큰 놈이 올라와 주었어요.
수심이 70미터 정도 되니까 올라온 즉시 부레가 이렇게 배 밖으로 튀어 나오죠.
먼 바다라는 것을 증명이라도 해 주는듯 멀리 원양어선이 떠 있어요.
배에서 주는 미끼인데 주로 오징어와 고등어를 썰어서 이렇게 사용하죠.
자기가 잡은 고기를 이렇게 끈오로 아가미에 넣어 번호를 달고 쿨러에 넣어두죠.
남의 떡이 더 크게 보이죠.
와따메... 커 보여라.
헌데 이놈은 Amber Jack이라는 놈의 새끼.
그러면 애미는 얼마나 크길레?
어미는 보통 20파운드 약 11키로가 나가죠.
오매. 그런 와중에 저도 갖고 오지도 못하는 Grouper를 잡았지 뭐예요.
무게는 약 16키로.30파운드가 넘는 놈이 잡혔는데 어찌나 힘이 좋은지 여섯번이나 쉬면서 감아 올렸어요.
팔이 알딸딸.....
어차피 보내야 할 놈
에라이 사진이라두더 찍어 두자.
오늘은 그래도Trigger를 계속 올렸어요.두마리씩 올라 오는 순간에는 선장에게도 부탁을 해서
이층선상에서 이렇게 사진도 찍어 달라고 부탁도 드리고요.
전 바다만 나가면 이리도 환히 웃어요.
항상 살면서 이리 웃는 날이 많으면 좋겠는데.....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오늘도 어김없이 신라면과 오징어 땅콩으로 점심을 들고
친구는 날 따라온 덕에 빵하나로 때울 점심을 한국식으로 그날 잘 먹었죠.
전 덕분에 맥주 두캔을 잘 얻어 먹구요.
배를 불리니 다시 본업이 생각나서 이를 쑤시고 노력을 하는 중인데.
간만에 나를 따라 낙시를 온 내 친구가 연신 올리는 게예요.샘나게..
수시로 움직이는 배에서 한번에 이 정도의 수확이면 그날은 괞찬은 편에 들어가죠.
물론 제가 자신을 못 찍어서 그렇지 그날 저도 좀 잡았어요.
쿨러에 고기는 점점 많아지고 낙시를 나온 친구는 몇 안되도 그날 다들 많이도 잡았죠.
그런데 또 한번의 찬스가 내게 온거예요.
먼저 잡은 놈과 거의 비슷한 싸이즈의 그루퍼를 한마리 더 잡은 거죠.
되는 날인지.안 되는 날인지.
역시 그놈도 바다로 돌려 보냈죠.
아니면 마리당 오천불이라나 벌금이 있으니까요.
어느덧 들어 갈 시간이되었는지 긴 뱃고동소리와 함께 그날의 일정이 끝나고
한 숨 자고 났더니 육지가 가까운지 이렇게 표지판이 보이기 시작했어요.
거북이들이 산란을 하러 온다는 해변도 지나가고.
사실 저 곳은 오래전 제가 배삯이 없을때 틈틈히 낙시하러 오던 곳이죠. 추억이 서린 곳...
해변이 이렇게 눈 앞에 보여도 아직 한시간은 더 가야 해요.
오늘은 작정하고 중간에 일어나 좀 찍어 댔죠.
배의 크루들이 그날 잡은 고기줄에 하나씩 번호를 메기고 있어요.
검은 옷 입은 친구가 항상 제게 김밥, 김밥하는 친구예요.
나랑 비슷한 나이인데 저 보다는 좀 많이 늘게 보이는듯...
부두가 점점 더 가까이 오고...
나갔던 다른 배들도 들어오는데 전 저런 조그마한 배는 별로더라구요.
큰 배를 타야 큰 고기를 잡죠.
제 생각에...
지난번에는 몰랐는데 제가 타는 이배 Captain Stacy가 해적선이었는지 깃발에 해골이...
무시버라.
오늘도 선장님의 가이씨는 주인앞 창앞에 엎드려 오수를 즐기고
항구 가까이 오니 적은 배들이 근처에서 낙시를 하는데 저렇게 해서 얼마나 잡을까?
도착시간이 가까이 오니 크루들이 잡은 고기들을 슬슬 뱃전에 매달기 시작하는데 내번호는 2번..
내가 잡은 놈이 오늘도 많아서인지 지난번처럼 오늘도 내 고리는 두개가 됐죠.
바로 요놈들이 오늘 잡은 내것이렸다.
줄줄이 사탕처럼 고기를 뱃전에 걸어 놓고
그 와중에도 우리 가이 아저씨는 타이타닉처럼 뱃전으로 자리를 옮겨 다시 오수를 즐기시고....
일흔이 넘으신 미국할머니는 잡으신 고기를 연신카메라에 담기 바쁘시고.
주루루 걸린 고기를 보니 선상 푸줏간이라.
드디어 항구가 목전에 보이는데.
이렇게 해변에 집을 짖고 사는 사람은 누굴까?
나두 그러고 싶은데.
저의 Life Time Dream.......
그렇게 낙시를 하고 자랑스런 대한의 아들 이용기는 무사히 돌아 와서 다시 열심히 살고 있답니다.
하하하. 감사.......
첫댓글하시고 바다에서 시원함은 전혀 미국같지 않네요...수고하셨습니다..
잘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잘 보고 갑니다..
삶을 즐기시네요.~~~~~~~~~~
잘 보고 갑니다~~~~~~
살생을 즐기시는군요~~
잘 보고갑니다.
감사합니다. 봐주셔서 . 또 올릴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