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트로’ 청량리에 젊음이 몰린다
신수지 기자별 스토리 • 5시간 전
이달 입주를 시작한 서울 동대문구 용두동 ‘청량리역 한양수자인 그라시엘’의 전경. 이 단지 저층부(지하 2층~지상 3층)에 들어서는 상업 시설 ‘아트포레스트’는 녹지 공간과 세계적인 그래픽 디자이너의 예술을 함께 즐길 수 있게 설계돼 MZ세대의 발길이 이어질 전망이다. /한양© 제공: 조선일보
지난 15일 서울 지하철 1호선 청량리역을 나서자 초고층 주상복합과 오피스텔의 웅장한 스카이라인이 눈앞에 펼쳐졌다. 6년 전만 해도 집창촌과 청과물시장이 어지럽게 뒤섞여있던 이곳에는 최고 59층 높이(192m)의 ‘청량리역 한양수자인 그라시엘’이 들어섰다. 지난 3일부터 1152가구의 집들이가 시작돼 단지 곳곳이 입주민을 맞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단지 맞은편에는 다음달 입주가 시작되는 강북권 최고층 단지 ‘청량리역 롯데캐슬 SKY-L65′(65층)와 오는 11월 입주가 예정된 ‘힐스테이트 청량리 더퍼스트’(43층)의 막바지 작업이 한창이었다. 올해 초 입주를 마친 ‘청량리역 해링턴 플레이스’(40층)까지 포함해 올 연말까지 청량리역 남쪽 일대에는 4개 단지에서 총 3200여 가구가 한꺼번에 입주한다. 각 주상복합 건물 저층부에는 대규모 상업시설 조성이 예정돼 있다. 단기간 집중된 입주에 교통망 확충으로 유동 인구가 급증하면서 청량리 일대가 강북을 대표하는 상권으로 부상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그래픽=김현국© 제공: 조선일보
◇MZ세대 몰리는 ‘뉴트로 상권’
최근 청량리 일대는 소셜미디어에서 성수동을 잇는 ‘뉴트로(새로움+복고, Newtro)’ 상권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인근 경동시장에는 지난해 경동극장을 리모델링한 ‘스타벅스 경동 1960점’이 문을 열면서 추억을 찾는 중장년층은 물론 MZ세대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롯데백화점 청량리점 역시 지난해 리모델링을 통해 주자장을 비롯해 지하철연결 입구, 매장 등을 단장하고, 청량리역사와 백화점을 연결하는 공간에는 MZ세대에게 인기가 높은 맛집과 카페가 들어서 빈 자리를 찾기 힘들 정도로 쇼핑객이 많다.
주상복합 내에 새롭게 조성되는 상업시설도 청량리의 변화에 발맞춰 트렌디한 공간을 선보이고 있다. 한양수자인 그라시엘 저층부(지하2층~지상 3층)에 들어서는 상업시설 ‘아트포레스트’는 청량리 스카이라인을 가로지르는 왕복 최대 8차선 답십리로와 접한 대로변 상가로, 공원과 예술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상업시설로 설계됐다. 아트포레스트 외부에는 아파트 외벽 위에 다른 형태와 재료를 쓴 또 하나의 외벽을 추가하는 ‘더블스킨 컨셉’을 적용해 쇼핑객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내부에는 세계적인 그래픽 디자이너 카미유 왈랄라의 작품이 적용된 아트월과 휴게공간이 곳곳에 마련돼 예술적 색채를 더했다. 상가 바로 앞에는 약 3400㎡(약 1000평) 규모의 녹지 공간과 산책로가 조성돼 자연과 예술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서울 도심 상권에서 보기 힘든 넉넉한 주차공간도 확보돼 있다. 아트포레스트 지하에는 상업시설 전용 주차장이 마련돼 있다.
◇교통망 확충·정비사업에 유동인구 급증
교통망 확충과 활발한 정비사업 추진으로 청량리 일대는 유동인구가 급증할 전망이다. 청량리역은 지하철 1호선·수인분당선·경의중앙선·경춘선·KTX강릉선·중앙선 등 6개 노선이 운행 중이다. 향후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B·C 노선, 면목선(청량리~신내동), 강북횡단선(청량리~목동) 등 4개 노선이 신설되면 10개 노선이 정차하는 ‘교통 허브’로 거듭난다. 이들 노선을 버스와 연계하는 복합환승센터도 함께 조성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청량리역 이용객은 15만명이나, 2030년에는 30만 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청량리역 북쪽으로는 재개발 사업이 한창이다. 청량리 7구역(롯데캐슬 하이루체)은 이달 중 일반분양을 실시하고, 청량리8구역은 지난달 롯데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청량리6구역(GS건설)과 제기4구역(현대건설), 제기6구역(SK에코플랜트) 등도 향후 2~3년 내 착공이 목표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노후했던 청량리 일대가 개발사업을 통해 신구가 조화를 이루는 상권으로 탈바꿈 하고 있다”며 “교통망 확충과 활발한 정비사업으로 유동인구가 풍부해져 서울 동북권을 대표하는 상권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