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임빌〕의 [2004프로야구Final]

[아오아라시]

아기자기한 나만의 프로야구 리그  프로야구 시즌이다. 특히 올해는 각 팀들 간의 전력이 제법 평준화되다보니 그야말로 프로야구의 춘추전국 시대 양상을 보이고 있어서 흥미를 더해가고 있다. 물론 야구를 관전하고 응원하는 것도 재미있지만, 게임을 통해 즐기는 야구의 재미 역시 상당히 쏠쏠하다. 한번 자신만의 팀을 이끌면서 한국시리즈 우승의 기쁨을 누려보자.
다들 잘 알고 있듯이 [2004프로야구Final]의 그래픽은 사실성과는 거리가 있다. 우측의 스크린샷에 보이듯이 2.5등신 정도 되는 캐릭터들이 등장하여 만화 같은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고, 타자는 (기사에 자주 등장하는 문구 그대로)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누상에 있는 주자(수비수도 동일한 크기)의 생김새는 더욱 귀엽다.  물론 이러한 컨셉이 그리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도 있을테지만, [2004프로야구Final]의 장점 가운데 하나인 빠른 속도는 아마도 이 아기자기한 그래픽에 빚지고 있을 것이다. 주자와 수비수의 움직임이 약간 우스꽝스럽더라도 일단 빠른 편이 낫지 않은가.

스타디움 히어로즈  [2004프로야구Final]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게임. 그것은 옛날 오락실 야구 게임의 대명사격인 [스타디움 히어로즈]이다. [2004프로야구Final]에는 [스타디움 히어로즈]의 전매특허인 마타자와 마투수가 등장한다. 경기 시작 전에 마타자와 마투수를 한 명씩 선택하게 되는데, 이들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승패의 관건이다. 마타자와 마투수의 존재에 [2004프로야구Final]의 재미도 있고 단점도 있고 공략도 있다.
마투수는 사실 그렇게 특별한 존재는 아니다. 마구가 강력하긴 하지만 절대 때릴 수 없는 수준은 아니며 마구의 개수에 제한이 있기 때문에 1이닝 정도가 지나면 마투수는 일반 투수에 비해 구질이 하나 더 많을 뿐인 보통 인간이 된다.  그러나 마타자는 다르다. 매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강력한 위력을 발휘하여 장타율이 사실상 1할이다. 주력도 일반 타자의 1.5배에 육박한다. 사실 결정적으로 밸런싱을 무너뜨리는 것은 마타자의 힘과 빠르기가 아니라 그 무시무시한 타격감각. 스트라이크존에서 멀찌감치 떨어진 볼도 툭 건드리면 최소한 2루타가 된다. (최소한 이 부분은 조금 수정되었으면 좋겠다.) 결국 이로 인해 컴퓨터 마타자는 대부분 데드볼 신세가 된다. 마투수와 마타자가 붙으면? 당연히 마타자가 유리하다.

타고투저(打高投低)?
만화풍의 그래픽에 마타자, 마투수까지.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2004프로야구Final]이 황당무계하고 현실성이 없는 게임만은 아니다. 실제 야구의 요소는 대부분 갖춰져 있다. 도루도 할 수 있고 데드볼도 존재하며 우측 스크린샷에 보이듯이 번트 작전도 구사할 수 있다. 체력이 떨어진 투수는 땀을 흘리면서 교체를 갈망하기도 하고, 투수의 실투도 종종 나온다. 파울 플라이와 희생 플라이가 없는 것이 눈에 띄는 정도랄까? 아, 굳이 하나 더 이야기하자면 컴퓨터는 고의사구를 던지지 않는다.
프로야구 이번 시즌에는 여느 해보다 ‘타고투저’ 현상이 심각하다고들 한다. 마운드 높이 조정에 관한 이야기도 들려온다. 사실 전문적인 야구팬이라면 모르겠지만, 나처럼 그냥 적절히 관심을 가지는 수준에서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어느 정도의 타격전이 벌어지는 것이 호쾌한 느낌을 주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적당한 수위 조절이 필요한 것은 분명하다.  그렇다면 야구 게임은 어떠한가? 언뜻 생각하기에는 현실과 다르게 게임은 타고투저가 필요할 것 같다. 그러나 내가 보기에는 타고투저는 오히려 야구 게임의 적이다. 한번 생각해보라. 공격을 하고 있을 때는 삼진을 당하건 내야 땅볼을 치던 기본적으로 즐겁다. 부담이 없기 때문인 듯하다. 물론 홈런을 펑펑 날리고 한 회에 타자 일순을 하고, 이로부터 느끼는 즐거움도 있지만 반대로 플레이어가 수비를 맡고 있을 때 이런 식이라고 가정해보자. 아웃 카운트 하나 잡기가 너무 어렵고 투수진은 바닥을 보이고, 공격할 때의 즐거움은 어느샌가 잊혀지고 짜증스러움이 느껴질 것이다. 이래서는 야구 게임의 생명력이 길 수가 없다. 수비할 맛이 나야 진짜 재밌는 야구 게임이 아닐까?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은 “공격은 관중을 얻지만, 수비는 승리를 얻는다.”라는 명언을 남겼다고 한다. 비단 농구에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닌 것 같아서 인용해본다. 조던 자신이 야구를 했던 것도 사실이고.)  [2004프로야구Final]을 얼핏 보면 왠지 상당한 난타전이 벌어질 것 같은 분위기이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마투수에 비해 마타자의 위력은 월등하다. 그러나 이 부분을 제외한다면 [2004프로야구Final]의 투타 밸런싱은 아슬아슬하게 선을 넘지 않는 수준이다. 공을 때리더라도 타이밍을 잘 맞추지 않으면 대부분 범타에 머물고, 외야수의 수비 실력은 하나 같이 최고급이다. 주자도 빠르지만 송구는 더욱 빠르다. 물론 득점이 수십점을 상회하는 경기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것은 흐름이 잘 맞아야 가능한 것이고 대부분의 경기는 적당한 수준에서 마무리된다. 사실 점수가 많이 나더라도 대개 그 중심축에는 마타자가 있기 때문에 이를 제하고 보면 오히려 실제의 야구보다 점수내기가 더욱 만만치 않을 때가 많다. 무엇이 게임을 더욱 즐겁게 만드는가  마타자의 활용
[2004프로야구Final]의 중심에 서 있는 것은 어디까지나 마타자, 마타자를 재밌게 활용해야 게임도 재밌어진다. 일단 공격할 때는 마타자의 ‘인사이드 더 파크 홈런‘(inside the park home run - 흔히 그라운드 홈런 또는 러닝 홈런이라 지칭)의 묘미가 있다. 3루타성 타구를 날린 다음 수비가 3루로 송구하는 사이에 홈을 들어오자. 마타자의 빠른 발을 이용한 도루도 괜찮다. (선행 주자가 있다면 낭패지만)  수비할 때는 마타자를 삼진으로 잡는 것이 [2004프로야구Final] 최대의 영광이다. 그야말로 역전 만루홈런보다 더 힘든 마타자 삼진. (나는 3번 해봤는데, 그나마도 그 중 2번은 2스트라이크 이후에 마타자가 대타로 나온 경우였다.) 점수에 여유가 있을 때는 꼭 도전해보자. 삼진만큼은 아니지만 마타자가 1루에 있을 때 병살을 시키는 재미 또한 상당하다.
도루의 의미
우측의 스크린샷이 도루를 하는 장면이다. 투수가 공을 던질 때 주자가 사라지면 도루를 시도한 것이다. 사실 한 경기에서 도루는 몇 개 수준이다. 그러나 도루는 단순히 실제 야구의 요소가 하나 더 구현되었다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도루는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수비에 집중력을 불어넣어주는 역할을 한다. 투수가 공을 던질 때 멍하니 있어서는 당하고 만다.
경쾌한 사운드
사운드 또한 [2004프로야구Final]을 흥겹게 만들어주는 요소 가운데 하나이다. 공을 던지고 때릴 때의 기본적인 효과음과 스트라이크, 볼, 세이프, 아웃, 파울 등의 판정음이 제법 괜찮다. 특히 우측의 스크린샷에 보이는 것처럼 데드볼 상황에서 나오는 타자의 비명(?)소리가 들을만하다. 무엇보다도 마음에 드는 사운드는 관중들의 함성. 안타를 때렸다고 해서 무조건 함성이 터져 나오는 것이 아니다. 말 그대로 ‘적시타’를 때려야 나오는 함성은 게임의 백미 가운데 하나이다.
승리를 위해서는  공격은 이렇게  물론 공격의 기본은 공을 잘 고르고 타이밍을 잘 맞춰서 때리는 것이다. 여기에 몇 가지 덧붙이자면 투수가 실투를 할 때는 느낌표 표시가 나타나는데 이 공은 어이없게 빠지는 볼이거나 의도치 않게 가운데로 들어오는 스트라이크일 확률이 높으므로 이를 잘 활용하자. 또 컴퓨터는 투수가 지쳐도 (땀을 흘려도) 바로 교체를 해주지 않는 경우가 잦은데 이 때는 투수가 실투도 많고 구위도 뚝 떨어지게 된다. 기회를 놓치지 말고 몰아치자.
마타자들 사이의 능력 차이는 힘과 스피드가 반비례하도록 설정되어 있다고 한다. 홈런이냐 주루 플레이냐를 잘 따져서 자신에게 알맞은 마타자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막상 해보면 마타자는 다 홈런 잘 때리고 발도 빨라서 실질적인 차이가 느껴지지는 않는다.) 마타자를 언제 기용할 것인지가 게임의 관건. 되도록 빠른 편이 좋지만,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기용하는 것이 유리하고 첫 타석 이후에도 앞의 타자들이 출루를 할 확률이 높아야한다는 것을 감안하는 것이 좋다. (1루에 주자가 있는데 안타를 하나 더 쳐서 1, 2루를 만들고 마타자를 기용하려 하다가 병살을 당했을 때의 낭패스러운 기분이란)
수비는 이렇게
마투수의 마구 중에는 별로 마구 같아 보이지 않는 것도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어차피 컴퓨터는 거의 마구를 못 때린다. 누구를 선택해도 무방한 듯. 개인적으로는 ‘홍길동‘을 선호한다. 당연한 말이지만 결정적 위기 상황이 아니면 마투수는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남겨두는 것이 좋다. 구질의 선택은 개인적 취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나는 슬라이더와 커브를 주로 사용하고 종종 직구를 섞어주는 것이 효과적인 듯 하다. (왠지 체인지업은 싫다.)
리뷰를 마치며
"광주 치타스와 인천 돌핀스의 시즌 개막전. 양 팀 3:3으로 팽팽하게 맞선 연장 11회초 치타스는 마타자 ‘사구구‘의 솔로 홈런으로 승기를 잡는 듯 했으나, 11회말 돌핀스 마타자 ’기가벳‘의 투런 홈런 앞에 무릎을 꿇었다."  "광주 치타스와 원주 피닉스. 시즌 1위와 2위팀 간의 격돌. 치타스 5:7로 뒤지고 있던 9회말. 마타자 ‘로켓맨’은 7번에 기용되어 있고 선두타자는 3번이라 로켓맨까지 타순이 돌아올지 불투명한 상태. 다행히 2명이 안타를 때렸고 로켓맨의 역전 스리런 홈런으로 치타스의 승리."
근래에 재밌게 했던 경기들이다. (참고로 내가 광주 치타스) [2004프로야구Final]의 이러저러한 재미 요소들을 이야기했지만 결국 최고의 재미는 야구 본연의 승부, 그 짜릿함에서 비롯되는 것 아니겠는가.  게임의 밸런싱이 어떠한지, 자잘한 재미 요소는 무엇이 있는지, 어떻게 하면 승률을 높일 수 있는지 등등의 이야기들을 늘어놓았는데 이 모든 것을 한 큐에 날려버릴 수 있는 장치가 있다. 그것은 바로 강제종료. 이제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알지만 수비할 때 안타를 맞거나 공격할 때 아웃을 당하고 바로 종료키를 누르거나 메뉴를 호출하여 메인 메뉴로 나가버리면 이전 상황으로 돌아갈 수 있다. 사실 누구나 아무래도 지는 것보다야 이기는 것이 좋은 것은 당연하고 나 역시 이전에는 이러한 방법을 사용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에 게임을 다시 받은 이후로는 의식적으로 나 자신에게 다짐을 하고 승부에 절대적으로 승복하기로 했는데, 게임에서 느껴지는 재미가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다.  ‘여기서 안타를 맞으면 진다’는 심정으로 던지는 공과 ‘안타 맞으면 다시하지 뭐’라는 마음가짐으로 던지는 공의 무게는 다를 수밖에 없는 것. [2004프로야구Final]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이 부분을 꼭 명심하자.

[아오아라시]

실은 KTF 버전에 좀더 가깝게 쓴 글인데..뭐..파란색은 좀 많고 해서 그냥 청록색으로 올려볼 요량으로^^;; LGT 3군폰 2004프로야구Final의 경우 KTF 2004프로야구와 거의 동일하고, 2군폰으로 돌리면 좌타자, 좌투수가 없습니다. (물론 리뷰에 이 부분에 관한 언급은 없지만^^;;)

[아오아라시]

리뷰 내용에서 LGT 2군폰용과 차이가 나는 부분은 '적시타를 때렸을 때의 환호성' <- 이건 없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3군폰용에는 있는지 잘 모르겠네요^^;;

[[LGT]SPH-X7019]

KTF만 환호성이 나오는 걸로 압니다. 3군용 때는 아무 말도 없던.. -_-;; 3군용보단 KTF가 더 늦게 나왔죠.

[ⓔⓣ제국]

프로야구이지만 콜드게임이 있어 불만.

[아오아라시]

코..콜드게임은 있어야된다에 한 표;;

[하얀노을.♧]

허... 오랜만에 아오아라시님 리뷰 본다는 ' -';; 역시 대단하세요.. 알찬 내용! 잘 읽었습니다 ^ ^

[†아아젠†]

제 친구 하는거 보니깐 정말 재미있어 보이던데,, 친구한테 읽어보라고 권해줘야 겠네요.^ㅡ^乃

[ㅇ0ⓔ]

LP3000 넘 빠를것 같아서 못받고 잇다는..

[Kimjunha]

그런에 친구꺼를 잘 살펴보면 KTF가SKT보다 약간 느린거 같다군요. KTF는 에버. SKT은 큐리텔로 직접 플레이 해본결과. 큐리텔의완승. 저는 2군 폰으라 속도를 키고하면 더 느려지는 상황이기 때문에... 소리는 반드시 끄고 합니다.. -_-;;;

[아오아라시]

'속도를 키고하면'乃 요새 Kimjunha 님 재밌는 오타가 잦군요^^;;

[아오아라시]

아참 그리고, 하얀노을.♧ 님 best리뷰 게시판에 잘 안 올려서 그렇지 리뷰는 종종 올립니다^^;; (KTF나 LGT 리뷰 게시판에^^;;)

[Kimjunha]

요즘.. 맨날 새벽에 들어오다보니.. -_-;;;; 소리를 키고하면..

[아오아라시]

음..그러고보니 현실에는 있지만 게임에는 없는 거 하나 더!! 공을 머리에 맞춰도 투수가 퇴장당하지 않는다..퍽퍽;;

[roroⓖ]

정말 좋은 내용의 리뷰 였습니다. 객관적이기도 하고.. 근래 보기 드문 좋은 리뷰 내용 잘봤습니다.앞으로도 기대 많이 하죠^^

[아오아라시]

다들 감사합니다^^ 2005프로야구를 기대하면 너무 빠른 걸까요?ㅎㅎㅎ^^;;

[이휘]

마타자 삼진 쉬워요...포크볼 중앙하단라인에 맞추고 던지면 삼구삼진..

[이휘]

아글구 저기 위에 ㅇ0ㄹⓔ 님...엘피 삼천 아무문제없습니다..속도 조절 됩니다... 아무 걱정 말구 받으시길..

[아오아라시]

방금 포크볼 중앙 하단 라인에 맞춰 던졌다가 마타자한테 홈런 맞았습니다-_ㅡ;;;

[아오아라시]

한번 더 시도했다가 3구까지는 볼, 4구째에 3루타를 맞았다는-_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