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rning Sunday’와 미국의 기부 문화
“가서 네게 있는 것을 다 팔아 가난한 자들에게 주라.” (마가복음 10:21)
필자가 80년대 초에, 인디아나에서 목회를 할 때, 미국 장로교회의 예배당을 빌려 예배를 드렸습니다. 어떤 주일에 예배당에 갔더니 미국 목사가 필자더러, “Today is the burning Sunday.”라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생전 처음 듣는 용어가 돼서, What's the burning Sunday?라고 물었더니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해 주었습니다.
이 예배당을 지을 때, 은행에서 융자(loan)을 많이 내서 건축하고, 매달 월부금(mortgage)을 갚아 나가는데, 지난 주간에 나이 드신 여자 성도가 자기 집과 자동차, 현금, 주식, 각종 귀금속 일체를 교회에 헌납한다는 유서를 써 놓고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 모든 것을 처분한 돈으로 은행에서 대출한 돈을 모두 갚고도 남았습니다. 미국에서는 교인들이 세상을 떠나면서 유산을 교회에 전액 헌납하는 경우가 흔합니다.
빚을 다 갚은 후, 은행에 진 ‘빚문서’를 예배 마지막 순서에 불에 태워 없애는 의식을 진행했는데, 그 빚 문서를 태우는-burning 의식을 거행하는 주일이 ‘burning Sunday’라고 설명을 해 주었습니다.
미국에서는 교인들이 세상을 떠나면서 전 재산을 교회에, 자기 모교에, 사회자선 기관에 헌납하는 전통이 있습니다. 이 전통이 바로 청교도 신앙에서 나오는 결과입니다. 이런 청교도 신앙이 시들지 않고, 살아 있어서, 사후에 혹은 생전에 전 재산을 헌납하는 교인들과 일반 사회인들이 많이 나오는 것입니다.
미국의 유명한 outdoor 브랜드 Patagonia의 창업주 이븐 쉬나드-Yvon Chouinard는 2022년 본인과 가족이 기후변화 대처를 위한 자선 단체에 98%의 주식을 donation했습니다. 나머지 2%는 trust(신탁회사)에 넘겼습니다. 누가 이 사람과 가족들에게 강압을 해서 이런 기부 결정을 했을까요?
주식 투자의 귀재(鬼才:세상에 드믄 재능)라는 Warren Buffett은 자기가 설립한 회사 Berkshire Hathaway의 전 재산 약 41조 달러를 Micro Soft 창업주 Bill Gates 부부가 설립한 ‘Bill & Melinda Foundation’에 전액 기부한다고 선언했습니다.
세계적 기업 Amazon의 회장이며 거부(巨富), Jeff Bezos는 165조 달러 전액을 기후 변화 대응과 사회-정치 갈등 해소을 위해, 그리고 전쟁, 노숙자 돕기, 어린이 교육을 위해 기부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그것도 그의 생전에 다 기부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베이조스의 전부인 멕켄지 스캇-MacKenzie Scott은 Jeff와의 이혼 때 받은 돈 27억 4천만 달러 전액을 전염병 퇴치와 어린이 접종을 위해 헌납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세계 제일 부자 마이크로 소프트의 창업주 Bill Gates 부부는 거액을 드려 ‘Bill & Melinda 재단’을 설립했는데, 세계에서 가장 큰 재단입니다. 이들은 이혼을 하면서 150억 달러를 기부했고, 2023년에 200억 달러 재산을 기부하여 기금 총액이 700억 달러에 이르렀는데, 2026년까지 900억 달러 기금을 모은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Bill과 Melinda 재단은 ‘The Giving Pledge’란 기구를 만들고, 100만 장자들이 자신들의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다는 약속을 하는 운동을 전개하고 있는데, 미국 최고 부자들이 이 재단에 속속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미국 부자들이 이렇게 평생 모은 자기 재산 전체를 교회에 또는 사회에 환원하는 정신은 어디서 온 것일까요? 분명 이 정신은 그들의 조상들인 청교도들의 신앙에서 온 것이고, 청교도 신앙은 2,000년을 내려오는 기독교 신앙과 성경의 가르침과 연결되어 있는 것입니다.
한국의 삼성, L.G. SK, 현대 등의 재벌들이 자기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한다는 말을 들어 본 일이 있나요? 그런 날이 오기는 할까요? 모르긴 해도 그런 날이 올 것 같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그들이 인색하거나, 사회 환원을 할 줄 몰라서가 아니고, 우리 문화, 특히 종교 문화인 무교, 불교, 유교가 이런 기부 문화의 도리를 가르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부자 청년에게 “가서 네게 있는 것을 다 팔아 가난한 자들에게 주라.”(막 10:21)고 말씀하신 정신이 청교도들의 신앙 속에 스며들어, 미국의 부자들이 이 말씀대로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는 것이라 여겨집니다.
우리 민족도 주님의 말씀에 따르는 삶을 살다 보면, 재벌들이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는 날이 오지 않을까요? 우리 민족에게 기독교 문화가 몸과 정신에 스며드는 날이 올 때까지 전심전력을 다해 기도하면서 전도해야겠습니다. 우리 한국 교회에 언제 쯤 Burning Sunday가 올까요? 주말 잘 보내시고, 월요일에 만나겠습니다. 살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