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혁재 씨는 대학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했다. 2년간 아버지 농사를 돕다가 자신이 가야 할 길이 바로 농부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건국대 원예과로 편입을 했다. 동료들과 교수님들은 그의 귀향을 예정된 것으로 받아들였지만 아버지의 생각은 달랐다. 힘들게 농사지으며 공부를 시켰더니 고생만 하는 농부가 되겠다는 아들이 못마땅했던 것이다. 그러나 아버지는 몇 해 아들이 농사짓는 것을 지켜보다가 2년 전부터는 아예 농장 일을 모두 아들에게 맡겼다. 변하는 세상에 맞춰 가는 아들의 새로운 시도를 인정한 것이다. 하고 싶은 것 끝까지 하면 말리지 않겠다고 농장을 넘겨준 아버지는 이제 큰 버팀목이다.
고랭지배추 주산지인 이곳을 그는 돈이 되는 작목을 좇는 투기성 농업이라고 결론짓는다. 앞으로 농사도 안정적으로 경영하면 적정규모의 소득을 올릴 수 있다는 생각으로 이곳에서 농사짓기로 결심했는데 고랭지 채소농사는 자신의 생각과 거리가 멀었다. 첫해 가격폭락한 배추로 실패를 맛본 그는 그때부터 농사를 잘 짓는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농사일과 시장흐름을 배우기 시작했다. 서울 백화점과 분당, 일산의 대형 매장을 다니며 시장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몸으로 느끼기 시작했다. 유기농 매대가 중앙 한가운데 잘 보이는 곳으로 옮겨지고 있는 것이 보였다. 건강한 먹을거리, 안전한 먹을거리에 대한 소비자의 요구가 시장 흐름을 바꾸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그가 가야 할 길은 유기농이라는 생각으로 유기농 교육을 배우러 다녔다. 제천의 이해극 선생과 이천의 김호기 선생은 농사일과 유통을 일깨워준 스승이었다. 결국 이곳 지형과 가장 적합한 품목을 찾다가 날씨가 높은 지역에서는 잘 안되는 기능성채소인 쌈채를 하기로 결심을 굳혔다.
“내가 무엇을 하면서 먹고 살까 고민이 많았어요. 어릴 때부터 흙에서 자라 흙이 좋았습니다. 흙을 손으로 쥐어보면 느낌이 참 좋았습니다. 자연에서 언제까지나 살아야겠다고 어릴 때부터 결심했지요. 직장생활보다 훨씬 좋습니다. 대를 물려주며 농사를 짓고 싶습니다.”
유기농을 처음 시작했을 때 지역의 시선이 곱지 않았다. 나이든 사람이 대부분이라 눈으로 보여주는 수밖에 없었다. 그때 인터넷 전자상거래에 관심을 갖고 실천에 옮겼다. 먼저 인터넷 e마켓플레이스에서 활로를 찾았다. 농산물은 복잡한 유통구조로 인해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 손해를 보고 있었으므로 인터넷을 통하면 가격경쟁력이 있었던 것이다.
최초로 시작한 유기농 전자상거래가 성공하자 이곳도 생각이 많이 바뀌기 시작했다. 환경농업을 해도 최소한 굶고 살지는 않겠다는 생각이 이곳 사람들에게도 자리잡기 시작했다. 다른 농가들의 관심을 합치고 서로 의지하며 살기 위해 여섯 농가가 참여해 작목반을 결성했다. 그가 회장으로 있는 삽교2리 쌈채작목반은 처음부터 새롭게 준비했다. 처음부터 어떻게 배우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한 그는 의욕과 하고자 하는 방향을 잘 결합시켜 정으로 뭉쳤다. 유통업체들과 접촉하여 생산비를 절충해서 결정할 수 있는 힘도 생겼다. 중부권에서 이곳 외에는 쌈채류가 잘 안되기 때문에 경쟁력이 있었다. 작목반에는 20대는 그 혼자이고 30대가 주류.
올해 친환경지구조성사업으로 2억 넘게 돈을 지원받아 저온저장고, 퇴비사, 퇴비살포기를 구입할 예정이다. 인증농산물은 전량 작목반에서 공동으로 출하한다. 애드팜, 싱싱원 등 유통회사로 전량 나간다. 남아서 걱정보다 주문량을 다 대지 못해 걱정이다. 작년 작목반 매출이 3억. 올해는 6억이 목표다. 노지작목이 문제인데 지금까지는 순탄하다. 생산수급 조절을 위해 농사가 잘 안된 농가를 잘된 농가가 힘을 보태 도와준다. 한달에 한번씩 모여 농사법도 나누고 계획도 논의한다.
그는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서 3년 동안 무농약 인증을 받았고 올해 전환기를 시작했다. 비가림하우스 13동 2,000평과 노지 18,000평에서 생채, 미니코스, 롤라로사, 포기상추, 트레비소, 라디초 등 쌈채류와 브로콜리, 적채, 감자, 당근, 케일 등 녹즙용도 시험재배하고 있다. 1만평 정도는 임대한 땅이고 나머지는 아버지에게서 물려받은 땅. 매출은 1억5,000만원 정도. 그의 하우스는 온갖 쌈채류가 색색이 피어나 아름다운 장관을 연출한다. 그의 농장은 자연환경을 최대한 이용한다. 매일 보는 자연은 기가 막힌데 그걸 알려면 너무 시간이 걸리는 것이 아쉬울 정도라는 것. 산에서 내려오는 맑은 물을 관을 통해 하우스로 흘러들어가게 해 그 물을 이용한다. 여름 고온기에는 선선한 기후가 채소 키우기에 천혜의 조건이다. 가을에 호밀이나 헤어리벳치를 심어 땅심을 높이고 우드칩과 쌀겨, 유박, 근처에서 가져오는 소똥과 흙나라균배양체를 섞어 흙살림발효제를 넣고 가을부터 발효시켜 3월말경 기비로 300평당 1.5~2톤을 넣고 별다른 관리를 하지는 않는다.
3월말부터 파종하여 정식은 5월초. 여름에만 칼슘, 붕소를 엽면시비하고 해충을 잡기 위해 잎살림시리즈와 식물추출물인 선초를 2~3회 뿌린다. 다른 시기에는 물관리만 하면 절로 큰다. 기온이 낮아서 그런지 진딧물로 큰 고생을 한 적은 없다.
올해 2작기 시작할 때 노지에 닭을 풀어놓아 노지벌레를 잡을 계획이다. 천적이나 기주를 심기도 하고 여러 실험도 하고 있다. 자연친화적으로 어떻게 하면 작물에 해가 되지 않는지 연구하고 있다. 이슬도 맞거나 최대한 자연조건을 이용하도록 하우스 천장을 다 열도록 할 계획도 있다.
하우스는 작년에 자부담으로 새로 지었고 올해 보조를 받아 5동을 더 지었다. 전에는 노지에서만 재배했는데 하우스를 지었더니 방제도 쉽고 관리도 쉽다. 헛골만 풀을 뽑아주는데 뽑은 풀은 이랑의 비닐을 들치고 그 안에 넣어준다. 거름용으로 쓰이는 것이다.
“부지런한 농부는 절대 굶지 않습니다. 기계화가 많이 되어서 일이 그리 힘들지도 않습니다. 다만 젊은 사람이 없는 것이 아쉽지요. 이대로 가다간 10년 후 노동력을 어떻게 충당할지 걱정입니다.” 그는 젊은 나이만큼이나 앞으로 해야 할 일도 많다. 지금 지역내 성당에 한달에 한번씩 농산물을 무료로 대주는데 능력이 되면 지역 어린이집, 노인정, 학교에 친환경농산물을 대줄 수 있으면 좋겠다. 지역 아이들, 노인만큼은 건강한 먹을거리를 먹이고 싶은 소망 때문이다.
골짜기 한 평이라도 유기농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그의 목표다. 펜션 하나 더 지을 것이 아니라 이곳을 유기농업 단지화해서 도시와 농촌이 같이 살 수 있는 공간으로 농촌을 만드는 것이 멀리내다보는 농정이라는 것이다. 또 직거래 매장도 만들어 필요한만큼 스스로 거둬갈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그래서 그 매장에는 농작물을 진열하는 것이 아니라 호미, 낫, 괭이, 삽만 두어 직접 체험해보게 할 생각이다. 또 바로 먹을 수 있는 샐러드를 만들어 수출까지 할 생각으로 있다. 또 한 가지. 농부가 가져야 할 정신을 가르치는 농업학교를 만드는 것이 앞날의 장기목표다. 이론적인 것보다 경험이 중요하므로 농사경험을 쌓고 정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는 과정의 농업학교인데 그의 머리 속에는 이미 장기 계획이 다 서 있는 것 같다.
유통과 작목반 관리하는 일로 밤늦게까지 컴퓨터 앞에 앉아 있거나 외부로 많이 돌아다녀 반건달농부라고 웃는 그는 내년이면 결혼을 한다. 대학 1년 후배와 결혼을 약속하고 농사짓는 땅 옆에 집을 짓고 농사도 함께 지을 것이라고 한다. 그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일이 무한히 재미있다고 말한다. 의욕이 참 강하다. 자신이 가야할 길이 자신의 앞에 펼쳐져 있기 때문일까. 일하는 것이 즐거운 젊은 농부, 함께 배우며 자신이 가진 것을 아낌없이 나눠주는 그의 삶의 계획을 듣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열린다. 횡성을 돌아나오는 길, 인근의 허브 냄새가 그의 맑은 산소에 실려 코끝이 간지럽다.
[ 취재 : 이우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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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하우스 시설이 정말 부럽네요~~!! 난 언제 가져보남~~!!
비익조님,, 죄송스럽지만,,책제목좀 알려주심 안될까요?,,작물키워보기 자료에 등록된 서적이요..
쩝. 정말 부럽다.
올칼라 채소 대 백과...인거 같은데요??
취재 : 이우성 아따 이놈 일안하고 여긴 언제 야 ! 이과장 일 좀 혀라 땡땡이 그만 치고 ㅎㅎㅎ 우리 이과장이 아님감 ㅋㅋㅋㅋㅋㅋㅋㅋ
제목:all color 채소재배 대백과 .... 저자: 이타기토시타카....장광진 옮김.... 정영호 홍규현 감수.... 출판사: Green Home 이상입니당 ~~ ^^
야~하.....^진짜 죽이네요 . 나는 한 수 ~음...........??
감사합니다,,혹시 몰라 찾아보긴 했는데 긴가 민가 했었는데 맞네요..주문예정입니다,,신경써 주셔서 감사드립니다,,서리태님,비익조님//오늘도 즐거운 하루 맞이 하시기를,,,
이런 총각이 오데 숨머있었노~~ 천연기념물적인 사람이네여
총각이라꼬예~~~~ 처녀면 조켓다,,,증말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