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어진 주제에 의해서 강의하는 목적은 단순히 미국의 음악 교육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가를 알아보는 것에 그치려는 것이 아니고 그들의 방법에서 배울 것은 무엇인가, 그리고 우리는 어떻게 자녀들에게 음악 교육을 시킬것인가를 깨닫고자 함이다(메이저-Major전공- 음악 교육이 아닌 마이너-minor취미- 음악 교육을 중심으로).
따라서 강의 본론에 들어가기에 앞서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은 과연 음악 교육은 필요한 것인가를 먼저 살펴야 할 것이다.
* 독일 프랑크프르트 대학 음악학과에서 장기간 임상 실험을 통한 음악 교육의 결과 소개.
92-98년까지 베를린 초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음악 교육이 인성에 미치는 효과를 장기간 추적해 조사한 결과 음악 교육의 효과가 실증됐다고 밝혔다.
그 내용은,
한 그룹은 1주일에 2시간씩 음악 교육을 받으며 하나의 악기를 배우고 합주 연습을 하도록 했다. 그리고 다른 한 그룹은 1주일에 1시간만 음악 교육을 받게 했다.
조사 결과는,
음악 교육을 많이 받은 그룹의 어린이들의 사회성이 더욱 발전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음악 교육을 많이 받은 어린이들이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당하는 '왕따'의 현상이 현저하게 줄었고, 기물파손 등 공격성향도 현저하게 낮게 나타났다.
이 실험을 담당한 바스티안 교수는 아이들이 음악활동으로 인해 즐거움을 느끼게 해야 하며 교육자나 부모가 지나친 규율을 가하거나 성과에만 매달리면 오히려 부정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 어느 음치 직장인이 사회 생활의 위축 때문에 음치 클리닉을 찾은 이야기 소개
우리나라의 경우 워낙 노래를 불러야 하는 교제의 시간들이 많다보니 이른바 '음치'들은 스트레스가 이만 저만이 아니다. 특히 송년회나 신년회 때는 더더욱 음치된 서러움으로 두려워 하게 되면서 사회 생활과 직장 생활의 위축을 가져오게 된다. 이런 일들 때문에 음치 클리닉이 여기 저기 생기면서 많은 음치들이 이 곳을 찾게 된다.
그러나 그 곳을 찾았다고 음치의 문제가 간단히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음치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음치들은 매우 피곤한 과정들을 통하여 음치를 교정해 나가는 것이다.
이런 음치가 되지 않으려면 어릴 때 음악 교육을 받아야 한다.
* 철학가 플라톤(Platon B.C427-347)의 에도스((Ethos)론에서 주장한 음악이 인간의 품성에 깊은 영향을 끼친다는 이론 소개.
철학가 플라톤의 사상 가운데 에도스론은 인간의 정신적인 측면에서 음악을 도출해 내어, 음악이 인간의 품성에 깊은 영향을 끼친다는 것으로 출발하고 있는데, 음악은 사람을 직접적으로 모방시킨다는 관념 아래 선한 음악을 감상하면 선하게 모방시켜서 그 품성을 선하게 만들어 주며, 나쁜 음악을 들으면 그 품성이 나쁘게 형성된다는 이론이다.
따라서 어릴 때부터 좋은 음악을 듣는 것은 선한 마음을 품게 하는 일에 대단히 필요한 일이다.
* 무분별한 음악 사용이 어린이들의 정서적 불안정을 초래한 상황 소개.
요즈음은 음악이라고 하면 구분없이 어린이들에게 들려주고 함께 즐기는 현상을 자주 보게 된다(방송이나 각종 교육 프로그램에서). 그리고 그 음악이 어린이들의 정서 형성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는 관심이 없어 보인다.
가정에서나 학교에서 어린이들의 모습을 유심히 살펴보면 정서적으로 불안한 모습을 많이 볼 수 있다.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으나 음악을 말하는 자리이니 음악 때문에 오게 된 원인를 말해 보자. 우리 주변에는 어린이들의 정서에 맞지 않는 음악이 많이 있다. 어린이 시절에는 어린이 정서에 맞는 음악이 필요하다. 어린이 정서에 맞는 음악은 동요이다. 동요를 많이 듣게하고, 학교가 그리고 사회가 그런 분위기로 가야 할 것이다. 이에 대한 부모님들의 인식과 노력이 필요하다.
이 외에도 좋은 음악을 많이 듣고 배워야만 한다는 임상 실험의 결과가 수없이 많지만,
이미 소개한 내용만 이해해도 어려서부터 음악 교육을 시킬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여겨질 것이다.
이제는 음악 교육에 대한 미국의 모습을 살펴 보자.
* 초등학교 4학년부터.
미국에서는 초등학교의 악기 교육이 개인적으로는 이른 나이에 시작하기도 하지만,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본격적인 악기 교육은 초등학교(Elementry School) 4학년 정도에서부터 이루어지고 있다. 전체를 대상으로 하기는 하지만 자원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약간의 레슨비를 받으면서 교육하고 있다.
악기를 교육하는 시간은 학군마다 다르지만 보통 아침 수업을 시작하기 한시간 전에 이루어지고 있다. 그리고 악기를 가르치는 교사들은 전담교사로서 한 학교에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같은 학군에 속해있는 학교들을 순회하며 가르친다(초등학교 뿐만 아니라 중고등학교까지도).
미국의 수많은 밴드나 오케스트라 형성의 출발은 이렇게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 악기는 빌려서(lent).
우리는 악기를 시작하는 처음부터 악기를 구입하여 시작하지만 미국은 악기를 처음부터 구입하는 것이 아니라 전통적으로 내려온 대여(lent)하는 방법을 선택한다. 곳곳에 악기점들이 있는데 상당한 서비스와 함께 악기 대여를 중요한 비즈니스로 생각하고 있다.
그도 그럴것이 대부분의 학생들이 악기를 대여해서 사용하기 때문이다. 악기를 처음 시작하는 학생들이 계속할지 아니면 얼마되지 않아 중단할지 모르는 점에서나, 현악기의 경우 학생들의 성장에 따라 악기를 바꾸어야 하기 때문에 이 방법은 매우 합리적인 생각이라고 여겨졌다.
* 개인렛슨으로 보충.
이렇게 출발한 걸음마 단계의 음악 교육은 학교 뿐만 아니라 거의 음악학교 수준인 음악학원, 악기 대여점, 개인교습 등으로 보충되며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음악학원의 경우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많은 수준급의 강사들을 확보하여 개인 교습으로 레슨이 이루어진다.
레슨비는 강사의 수준에 따라 다르게 결정된다. 당시 초등학교에 다니던 우리 아들의 경우는 1회에 약 40불 정도를 지불하면서 레슨을 받았다(North Shore Music Center에서 그 중 상당 부분은 정부가 지원하는 장학금을 받았지만). 나 자신이 공부했던 대학에서도 전공 실기는 교수에 따라 30분 1회에 50불에서 200불까지로 결정되어 있었고 학생이 교수를 선택하였다.
* 시작은 미약하나 결과는 창대.
악기 공부를 시작한 학생들은 여러 방법으로 교육을 받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저렇게 배워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종종 들기도 한다. 즉 학교에서만 교육을 받는 학생의 경우 진도가 너무 느리게 진행될 뿐만 아니라 장난하듯이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학기말에 우리 아이가 속해있는 학군의 연주회(Concert)가 있다고 해서 참석해 보았다. 그 곳에서는 초등학교 학생들 중 이제 시작한 초급반(Beginer)과 고급반(Advanced), 그리고 중학교 학생들의 연주 순서로 진행되었다.
그런데 우습다면 우수운 것은 초급반의 백여명의 어린이들이 연주하는 곡이라는 것이 우리나라 동요 '학교 종이 땡땡땡' 정도의 수준이었던 것이다. 이 뿐 아니다 그 정도의 연주를 보기 위해 온 집안과 사돈의 팔촌까지 찾아와서 넘치는 박수와 격려를 보내는 것이다. 웃음이 나오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고, 귀하게도 여겨졌다.
그러나 초등학생들이지만 고급반이 연주할 때는 연주의 내용이 예사롭지가 않았다. 그만큼 성장한 것이 눈에 띈다. 결국 초급반 학생들이 얼마되지 않아 저렇게 연주할 것이라는 것을 쉽게 짐작할 수가 있었다.
그러나 그 날의 연주는 그것으로 그쳐지지 않았다. 중학생의 연주가 이어지면서 미국의 모습을 보는 듯 했다.
즉 겉으로는 그렇게 호들갑을 떨지 않으면서 무엇인가를 이루어가는 모습이 그것이다. 우리나라가 초등학교에서 고등학교까지 놀 시간도 갖지 못하고 공부하지만 별 볼일 없는 경우가 많은 것에 비해, 그들은 고등학교까지 공부하면서 충분히 놀기도 한다. 그러나 무섭게 공부하는 사람들이 많이 나온다.
그들의 연주는 이미 어설프지 않은 오케스트라의 수준에 와 있었다. 즉 중학생들의 수준으로는 상당한 수준에 와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훈련된 중학생들이 드디어 고등학교에 가게되고 고등학교에서도 자연스럽게 각종 오케스트라 팀이나 밴드 팀에 들어가 연습과 연주 활동을 하게 된다.
그들은 그들의 연주회나 학교와 지역의 퍼레이드 등 많은 행사에 참가하여 연주하고, 지역의 활동에도 참여하여 연주하게 된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자신들이 해야 할 공부들을 다 해가면서 연주 활동도 함께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그들의 활동은 대학에 가서도 그리고 사회인이 되어서도 계속되면서 심지어는 정년 퇴직을 한 후에도 계속된다.
내가 보고 느끼기에는 그들이 고등학교 정도를 졸업할 때까지의 실력은 우리나라의 보통 대학 졸업 정도의 실력으로 보여진다. 그들의 활동으로 보아서는 오히려 앞서지 않을까 생각된다.
* 음악 출판사와 음악가들의 굿 아이디어.
미국의 효과적인 음악 교육에 있어서 음악 출판사들과 음악가들의 노력은 빼 놓을 수 없는 중요한 일들이다. 그들은 음악 교육의 연계를 중요시해서 오케스트라나 밴드의 각 악기들을 연계시켜 교육하도록 교재를 편찬하고 있다.
즉 같은 교재를 사용하는 학생들은 악기가 서로 다르지만 진도가 나가는 곡들은 동일하고, 그 악기에 맞는 파트의 교본을 공부하게 하면서 흩어졌던 악기들이 한 곳에 모이면 좋은 화음으로 오케스트라 합주가 이루어지도록 교재가 편찬되었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어느 교재 1권 1과의 음악이 '비행기'라고 할 때, 바이올린과 플루트는 멜로디 파트를, 첼로는 비행기의 베이스 파트를. 그리고 다른 악기들도 그 악기에 맞는 비행기의 파트를 연습하도록 편찬되었다. 따라서 모이면 자동적으로 합주가 된다) 참으로 놀라운 아이디어였고, 이런 그들의 시도들이 미국의 오케스트라와 밴드의 발전에 크게 기여한 것은 결코 간과해서는 안될 중요한 부분이다.
미국이 겉으로 보기에는 자유가 많아 제멋대로인 듯 보인다. 그리고 힘들고 시간을 요하는 것들은 전혀하지 않는 듯 보인다. 그러나 자유롭게 먹고 노는 사람들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미국을 이끌고 가는 많은 사람들은 할 것은 다 하면서 성장한다. 오히려 우리들 중 크게 노력하는 사람들 보다도 더욱 노력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한 예로 클린턴 대통령이 섹스폰 연주를 잘할 수 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이렇게 미국에서 비교적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음악 교육을 살펴보면서 결론적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어떻게 음악 교육이 이루어져야 할 것인가를 고민해 보아야 할 것이라 여겨진다. 사실 우리나라의 음악적 정서와 부모님들의 극성 때문에 악기를 공부해 보지 않은 어린이들이 없을 정도인데 성공한 학생들은 별로 보이지 않는다. 그것의 원인을 해결하기 위하여 몇가지 개선해야 할 점을 소개해 보기로 하겠다.
이왕 음악을 공부시킬 바에는(전공을 위해서이건 취미를 위해서이건) 생산적이어야 할 것인데, 그렇게 되려면 다음과 같은 내용에 유의하면 좋겠다.
1. 부모님들의 인식에 변화가 있어야 하겠다(멋으로 시킨다든지, 남이 하니까 나도 시킨다든 지, 이것 저것 다 해 보아야 하니까 시킨다든지, 내가 하고 싶었던 것을 한풀이로 시킨다 든지).
2. 가능하다면 일찍 시작하게 하라(어느 정도 부모의 그늘에 있을 때 기초 단계를 벗어나게 하라).
3. 분명한 목표를 가지고 출발해야 하겠다(전공이건 취미이건 수준급으로 가게 하겠다는).
4. 깊이 생각하고 잘 결정해야 한다(배우려는 악기가 적성에 맞는지를 살핀다면 훨씬 좋을 것이다).
5. 잠시 시키다가 그만 두게 하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말아야 하겠다(한번 시켜보는 부모님 들이 많은데 꾸준히 시키라).
6. 한가지 악기로 끝을 보게 하라(피아노를 했다면 충분하지만 꼭 하려고 한다면 한가지 정 도를 더 하게 할 수 있겠다).
7. 책임감 있고 잘 가르치는 선생님이 학원을 선택하라(상업적인 부분만 신경쓰는 사람들도 있기 때문이다).
8. 이것은 정부와 부모님들의 노력으로 이루어져야 할 일이지만, 활동할 수 있는 장을 만들 어 주어라(학교나 교회 그 외 크고 작은 연주에 참여할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들어라)
우리나라는 음악 교육에 관해서 미국보다도 훨씬 열심이다(미국에서도 음악 교육은 한국 사람이 열심이다). 따라서 좋은 방법을 선택하고 잘 활용한다면, 자신을 위해서나 국가를 위해서 큰 재산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