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족보 자세히 들여다보기(5)

[구룡처사]

6세조이신 서계공(西溪公, 諱 軾)을 보면 이 할아버지도 전후배위가 계신데 전배위는 위에서 말한 회헌공의 처남이신 대사헌 민(敏+心)의 따님이시고 후배위는 남양홍씨로 도정 현정(顯廷)의 따님이시다. 홍현정의 가문도 유명한 가문으로 홍현정의 조부는 판서를 지낸 길민(吉旼)이고 아버지도 판서를 지낸 이용(利用)이며 처가는 배천조씨(白川趙氏)로 개국공신 조반(趙胖)의 증손서가 되며 우계 성혼(牛溪 成渾)의 증조부인 현감 성충달(成忠達)은 홍현정의 손아래 동서가 된다. 조반의 가문에서는 문과에 장원을 하고 대제학을 지낸 조석윤(趙錫胤)이 이름을 크게 떨친 인물이다.

서계공의 계씨인 봉사 원(轅)공은 배위가 연안김씨로 이 집안이 역시 당대의 최고 명문이다. 부형이 개신(愷臣)인데 개신은 영의정 김안로의 재종조이며 영의정 김근사(金謹思)의 종조부가 된다. 그리고 개신의 종질인 전(詮)도 영의정인데 우리에게 인목대비(仁穆大妃)로 잘 알려진 선조계비의 아버지인 연흥부원군 김제남(延興府院君 金悌男)은 전(詮)의 증손이다.

또 다른 서계공의 계씨인 봉사 주(輳)공은 배위가 여산송씨로 주부 찬(瓚)의 딸이고 판윤 복산(福山)의 손녀이며 목사 전(琠)의 증손녀인데 참판 윤번(允蕃)의 현손이다. 개국공신으로 영의정을 지낸 조준(趙浚)은 송윤번의 사위이다. 그리고 조선조 후기에 세력을 크게 떨친 민씨일문은 여흥민씨 삼방파(三房派)인데 삼방으로 일컫는 대사헌 민시중(閔蓍重) 좌의정 민정중(閔鼎重) 여양부원군 민유중(驪陽府院君 閔維重) 삼형제의 조상이 되는 참판 민심언(閔審言)이 송전의 사위이다. 송복산의 사위인 풍양인 부사 조효생(趙孝生)은 낙봉공(駱峰公 諱 軒)의 외조부이다.

그리고 주(輳)공의 사위인 이위(李渭)는 종실의 광평수(廣平守)인데 아버지인 고성군 강(固城君 鋼)은 아래에서 설명하는 진사공 곤(坤)의 사위인 이극유(李克維)의 삼촌으로서 춘성군 당(春城君 讜)의 양자가 되었다. 그런데 춘성군은 세종왕자인 밀성군 침(密城君 琛)의 아들로 생가에서는 양자인 광평수와 숙질간이었는데 부자가 되었으며 출계하여서는 의안대군 방석(宜安大君 芳碩)의 아들이 되어 직제학공의 매부인 심효생(沈孝生)공의 외손자가 되었다. 광평수의 누이는 신광국(申匡國)과 황세규(黃世奎)에게 각각 출가했는데 신광국은 신립(申砬)장군의 백부이고 황세규는 춘호상공(諱 永慶)의 처남이다.

서계공의 장자이신 우윤공(諱 潤德)은 수곡파에는 큰 집이 되는데 이 어른은 혼인이 좀 특이하다. 즉 우윤공은 서계공의 전배위 그러니까 파평윤씨 할머니의 소생인데 우윤공이 진주정씨 가문에 장가를 들어 찰방 정윤석(鄭崙石)의 사위가 되었는데 이 정찰방이 남양홍씨 가문의 도정 홍현정(洪顯廷)의 사위이니 우리 집으로 보면 홍도정은 서계공의 후배위 장인으로 정찰방과 서계공은 동서가 되고, 그러니 우윤공은 정찰방의 따님과 이종이 되는데 이종간에 부부가 된 것이다. 이와 같이 옛날에는 혈맥으로만 연결되지 않으면 아무리 가까운 사이라도 혼인이 이루어졌던 것으로 서계공도 외5촌척에 혼인하였고 우윤공은 이종간에 부부가 되었던 것이다.

우윤공의 장자 참봉공(諱 墀)이 자제가 없어 수곡파에서 기봉선조의 계씨이신 묵계공(黙溪公, 諱 復立)이 출계한 사실은 우리가 모두 잘 알고 있으나 참봉공의 계씨인 진사공(諱 坤)에 대해서는 후손이 없어서인지 족보에도 누락되고 소홀히 다루어지고 있는 느낌이다. 진사공에게는 따님이 두 분 있었는데 그 중 한 분이 전주이씨의 명문가인 밀성군파(密城君派)로 출가하여 부사 이극유(李克維)의 부인이 되었는데 이극유의 백씨인 좌찬성 이극강(李克綱)의 후손은 밀성군파 최고의 명문가를 이루었다. 이극강의 손자가 영의정 이경여(李敬輿)이며 이경여의 후손에서 이관명(李觀命) 이건명(李健命) 이이명(李頤命) 등 형제종반이 숙종조에 정승을 지냈으며 조선 말엽에 이르기까지 후손이 번성하여 전주이씨 가문에서 광평대군파(廣平大君派)와 쌍벽을 이루었다. 이극유의 사위는 대제학과 이조판서를 지낸 광해군 시대의 권신 이이첨(李爾瞻)이다. 이이첨은 찬성을 지낸 이극돈(李克墩)의 후손으로 광해조에 정인홍과 더불어 권력을 오로지했던 인물이다. 이러한 사실은 우리 족보에는 누락되어 있으나 진사공의 처가인 진주강씨 가문의 박사공파대동보, 전주이씨밀성군파세보 및 이이첨 가문의 광주이씨대동보가 모두 동일하게 기록하고 있다. 이들 가문은 모두가 당시 국내의 일류 가문들이었다.

한편 우리 조상이신 인의공(諱 潤善)의 계씨가 되는 윤필(潤弼)공은 배위가 한산이씨로 영의정 이산해(李山海)의 종고모인데 봉사 원(轅)공의 자제인 윤상(潤祥)공도 배위가 한산이씨로 형제간이었으니 우리 집 어른들로 보면 종반이면서 동서가 되는 사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