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봉(台峯)은
광해군 원년(1609)에 어느 왕자의 태(胎)를 이 마을 뒷산 봉우리에 묻었다고
하여 태봉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전해지는 마을이다. 후에 이 왕자의
태를 상주군 함창면 태봉리(함창면은 현재 읍으로 승격)로 옮겨 묻었다고
한다. 이 함창에 태봉 숲이 있다는 것을 기억하는 동문들도 있을 것이다.
어설픈 식견이나마 풍수적으로 보는 태봉은 그야말로
背山臨水(배산임수)에 좌청룡 우백호의 전형이다. 마을이 면한 방향은
해가 늘 드는 남향이요. 뒤로는 오정산 정상에서 내려온 큰 산줄기가
바로 背山(배산)이 되며 앞으로는 영강이 흐르고 있으니 또한 臨水(임수)가
된다. 좌청룡은 오정산 정상에서 내려온 산줄기에서 내려 견탄과 태봉과
경계가 되는 문경대학 뒤편 산줄기가 그것이며, 우백호는 진남교 토끼비리에서
오정산으로 올라가는 산 정상623고지에서 뻗은 산줄기가 그것이 될 것이다.
절묘한 것은 이 좌청룡 우백호 사이에 작은 산이
하나 봉긋하게 솟아 있는데 이 산 자체는 바로 커다란 무덤과 같을 것이고
이런 모습은 바로 앞산이 되는 틀모산 정상에서 보면 잘 보일 것이다.
바로 이 봉우리가 태봉(台峯)인 것이다. 다만 흠이라면 이 태봉 앞으로
커다란 산이 있으면 더 좋을 것인데 틀모산은 낮기도 하지만 너무 가까이
있어서 옥에 티라면 티로 느껴진다. 그래서 툭 터진 맛은 없다. 하지만
이런 소리는 막되 먹은 風手의 빗나간 辯說(변설)일 뿐이다. 태봉 마을은
들어가 보면 생각보다 깊고 넓으며 아늑한 마을이다.
태봉 뒤편의 오정산에서 내린 병풍 같은 산줄기는
조선 후기의 지도에 광여산(廣廬山)이라고 표시된 것도 보인다. 중국의
이태백의 시 망여산폭포로 유명한 여산(廬山)은 병풍 같은 산이라는
뜻에서 그렇게 명명되었다는데 아마도 태봉 뒤에 오정산 산줄기인 명칭을
광여산(廣廬山)이라고 한 것은 아마도 언제부턴가 우리 조상님 중에서
그런 뜻에서 이름 붙인 것이 아닌가 한다. 이 산은 광산을 하던 곳이
많아 함몰된 곳이 있어 조심해서 다녀야 한다.
가장
시적인 廬山瀑布(여산폭포)는 강서성 북부의 여산(廬山)에 있으며, 그림같이
아름답고 특이해서 많은 시인묵객의 사랑을 받아 좋은 시들이 많이 전해지고
있다. 중국 10대 폭포중의 하나다. 내친 김에 이백(李白)의 望廬山瀑布(망여산폭포)를
옮겨 본다.
望廬山瀑布(여산폭포를 바라보며) / 이백(李白)
日照香爐生紫烟 (일조향로생자연) : 향로봉에 햇살
들어 자색 안개로 피어나는데
遙看瀑布掛前川 (요간폭포괘전천) : 멀리 폭포 바라보니 어허 냇물이
걸려 있네.
飛流直下三千尺 (비류직하삼천척) : 날아 흘러 곧바로 삼천 척을
떨어지니
疑是銀河落九天 (의시은하락구천) : 구만리 하늘에서 은하수가 떨어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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