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부 부모 교육
엄마 자격과 아빠 자격
오늘날 시대는 자격증 시대이다. 자동차 운전면허증이 누구에게나 필요한 자격증이라는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거니와 워드프로세서를 비롯해 컴퓨터 활용능력, 정보처리, 정보검색, 정보기기, 정보통신, PC관리사 자격증 등 컴퓨터 관련 자격증만 해도 다양하다. 뿐만 아니라 조리사, 이․미용사, 변리사, 세무사, 공인중개사, 보일러, 건축기사, 토목기사, 용접, 배관, 자동차정비, 제빵․제과사 자격 등등 수없이 많은 직종에 따라 자격증이 필요하듯이 자격증 없이는 아무것도 못할 시대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과연 오늘의 현실에서 엄마, 아빠의 자격증도 필요한 것인지? 아니면 ‘자식은 낳아만 두면 먹을 것을 타고 난다’는 고전적 사고 그대로인지? 다같이 한번 생각해 보자.
제1화
승부 근성만 조장하는 어머니
‘어린이날 기념’ 모 지역 사생대회에 열 살짜리 딸과 함께 참여한 어느 학생의 어머니가 자라나는 동심도 표현하고, 자연과도 친해지며 경험도 쌓을 수 있을 것 같아 좋겠다는 생각에서 참여했으나 행사장에 다녀와서는 괜히 참여했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다고 합니다.
주최 측에서 교부하는 도화지를 받아서 돌아서는 순간, 이미 먼저 시작한 다른 학생들을 보고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미리 연습한 그림을 보고 그리는 사람, 학원 선생인지 아니면 학생의 어머니인지는 모르지만 옆에서 함께 그리는 사람, 아예 엄마가 직접 그림을 그리고 학생은 그 옆에서 공기놀이나 하고 놀고 있는 경우 등 각양각색이었다고 했다.
과연 이런 대회가 필요한 것인지? 성인들의 욕심으로 그렇게 해서라도 상만 타면 된다는 이기적 사고와 승부근성만 가르쳐주는 그 학생의 어머니는 과연 자격증이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학생들 혼자 힘으로 그림을 그리는 동안 창의력은 쑥쑥 자랄 것이고, 자신감과 희열감, 성공감 등을 맛보게 해 성취감과 보람을 느끼게 하는 것이 ‘진정한 어머니의 자격을 갖춘 사람이 아닌가?’ 하고 말하고 싶다.
제2화
어머니의 실력만 키운다
학생들에게는 방학이 가장 신나는 날이다. 선생님의 꾸중도 듣지 않고, 어머니의 일찍 일어나라는 잔소리를 듣지 않아 신나는 날이다. 그러나 길게 생각하던 방학이 금세 지나가고 2~3일만 지나면 개학한다고 생각하면 눈앞이 아찔하다. 방학숙제를 제대로 해 놓지 못해 쩔쩔매는 자녀, 갑자기 숙제하려니 진도는 안나가고 효과도 적으니 짜증을 부리는 어린이, 밤잠을 설쳐가면서 끙끙대는 자녀를 보고 있자니 애석해하는 부모들은 참지 못해 어머니가 방학숙제를 대신해 준다.
일부 어머니들은 그것이 자녀를 돕는 일로 생각한다. 소위 똑똑하다고 자처하는 엄마들이 말이다. 그렇게 하면 엄마의 실력은 쑥쑥 늘어날지 모르지만, 정작 자기 자녀는 무책임하고 무기력한 아이로 만들게 된다는 것을 모르는 모양이다. 자녀가 갖는 습관을 스스로 파괴하거나 자녀가 야단맞는 것을 차마 눈뜨고 볼 수가 없어서 방학 과제물을 대신해 주는데, 이는 자녀를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미약하고 의지하려는 마음만 키우게 될 뿐이다. 과연 이러한 어머니를 자격증이 있다고 할 수 있을까?
자녀를 진정으로 사랑한다면 책상 앞에 앉아서 함께 책을 읽는 모습을 보여 주어야 한다. 가족이 함께 둘러앉아 독서하는 집안은 분명 가족들 사이가 좋아져 서로 화목하고 서로를 이해하는데 시간과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자녀가 공부할 때 부모는 TV 앞에 앉아 연속극 드라마나 보다가 열심히 뒷바라지를 하는 척, 학생 방에 들락거리면서 먹을 것을 갖다 주는 엄마들을 가끔 볼 수 있는데, 이와 같은 사랑이 없는 먹거리는 자양분이기 전에 사료에 불과하다. 자녀는 사육되는 동물이 아니라 앞으로 이 나라를 이끌어갈 소중한 인격체인 것이다. 그래서 자녀들 옆에 앉아 함께 독서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사람만이 엄마의 자격이 있는 것이다.
제3화
빗나간 교육 열풍
예로부터 ‘자식에 대한 가장 확실한 투자는 교육’이란 말이 있다. 부모가 자식에게 물려준 재물은 3대까지 가지 못하고 날려 버린다고 한다. 그러나 교육을 통해 얻어진 지식과 지혜는 날려 버릴 수 없는 무형의 재산이기 때문에 부모들은 자식교육에 최우선 순위를 두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것도 지나치면(過猶不及) 부족함만 못하듯이 자식교육도 도를 넘기면 그 보다 더 큰 것을 잃는다는 생각을 한국의 부모들은 상관없이 치부하고, 이웃집 아이보다 항상 앞서야 된다는 이기적 사고 때문에 오히려 자식들이 피해를 보는 경우가 많다.
학교교육은 등한시하면서도 학원에 다니거나 과외를 하지 않는 어린이가 없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오히려 부모가 비정상으로 비치고, 아이들은 함께 놀이할 어린이가 없어서 중․고등학생은 말할 나위 없고, 심지어 유치원 어린이도 영어니 피아노 등 3~4개 학원에 다니는 게 보통이다.
제법 똑똑하다고 자칭하는 부모들이 조기 외국어 교육이 좋다고 해서 우리말도 제대로 못하는 어린이를 영어나 일어, 중국어까지 가르치는 부모님, 영어 발음 잘하라고 혀 수술까지 한다니 정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요즈음 대입 정책이 하도 자주 바뀌니 부모들은 다소 불안하겠지만 대입 재수 열풍이 불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도 재수, 삼수하는 것이 보통이라고 한다. 소위 일류학원에 들어가려고 학원 앞에 줄을 서서 밤을 새우는 풍경이나 이 학원, 저 학원 유명강사를 찾아다니는 재수 열풍, 그것도 부족하여 독서실에서 밤을 새우는 학생, 이런 풍경은 한국 말고 또 어느 나라에서 찾아 볼 수 있겠는가?
우리 아이들이 무엇에 취미가 있고, 특기가 무엇이며 어느 것을 선택해서 전문인으로 양성할 것인가는 생각해 보지도 않은 채 무조건 남이 보내니 나도 보낸다는 경쟁심이 우리 아이를 망치고 있다는 사실을 깊이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과연 이런 부모들은 자격이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전문가들의 말해 의하면 어릴 적부터 지나치게 시간에 쫓기는 생활을 하다보면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아 비정상적인 뇌 발달을 초래할 수 있다고 한다. 이러다 보니 대부분의 가정이 분에 넘치는 사교육비에 시달리게 되고, 또 사교육비를 마련하기 위해 주부들이 노래방이나 술집 등에서 도우미로 일하다 끝내는 부부싸움으로 번져 가정의 파탄을 몰고 와 자식의 장래까지 망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우리 아이가 누구인가, 우리 가정의 형편으로 감당할 수 있는가를 판단해 보고 형편에 맞는 교육을 해야 할 것이다.
물고기를 잡아주지 않고 평생 고기를 잡을 수 있도록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 주는 현명한 부모의 지혜가 필요하다.
제4화
윌슨의 이야기
윌슨은 아버지를 일찍 잃고 파출부로 생계를 유지하는 어머니 밑에서 자랐지만 언제나 맑은 미소를 잃지 않고 남보다 몇 배의 공부를 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학교에서 돌아와 어머니에게 이렇게 말했다.
“어머니, 왜 우리는 이렇게 가난해요?”
이 말을 들은 어머니는 윌슨을 부등켜 안은 채 머리를 쓰다듬고 등을 두드리며
“그래, 우린 가난하다. 그러나 가난한 것은 죄가 아니라 하나님이 준 축복이다. 어려움을 통하여 더 많은 것을 깨우치고 가난한 자만이 가난한 사람의 심정을 알 수 있다. 이것이 하나님의 뜻이니 감사해야 한다.”고 했다. 그 후 윌슨은 중․고등학교 시절에도 장학금을 받았고 명문대학교를 졸업하게 되었다.
졸업식에 참석한 그의 어머니는 따로 입을 만한 옷이 없어 남루한 옷을 걸치고 식장에 앉아 있었는데 수석 졸업한 윌슨은 졸업생 대표로 인사말을 했다.
“저에게 오늘이 있게 해 준 분은 딱 두 분이 계십니다. 첫째는 가난한 가운데 고난을 너머 희망을 잃지 않고 항상 용기를 일깨워준 저~ 식장 가운데 가장 남루하게 입고 계시는 나의 어머니이시고, 다음은 평등하게 미래를 열어주고 격려를 아끼지 않으신 선생님들입니다.” 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참석한 모든 분들이 기립 박수를 보냈다.
그 후 윌슨은 프린스턴 대학 교수와 변호사를 지냈고, 다시 모교로 돌아와 대학 총장을 지냈으며, 미국의 제28대 대통령이 되어서 민족자결주의를 제창했고, 미국을 가난에서 벗어나게 했으며, 가난한 자를 위해 대통령이 쏟는 애정은 미국 국민들로부터 크게 칭송 받고 각국의 이목이 집중되어 세계의 지도자로 부상하였으며 상 중에서도 으뜸상인 노벨평화상을 받았던 것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데 희망처럼 위대한 힘을 가지고 있는 것도 드물다. 어떤 위기나 역경이 닥쳐와도 좌절하지 않고 희망을 가진다면 분명 행복한 삶을 살 것이다.
이러한 위대한 어머니만이 엄마의 자격이 있는 것이 아닐까요?
제5화
이불 덮고 자는 아버지
어느 초등학교 1학년 선생님이 미술시간에 ‘아버지’란 제목으로 그림을 그리게 했더니 몇몇 아이들이 반듯이 누워 이불을 덮고 잠자는 그림을 그렸다는 것이다. 자기 그림을 가지고 생각을 발표하게 했더니
“우리 아버지는 내가 잠들고 난뒤 늦게 들어와 내가 학교에 갈 때까지 주무시고 계셔 인사도 못하고 온다”고 했다. 늦게 들어와 늦게 일어나다보니 자녀의 눈에 그렇게 보인 것이다. 어린이들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보고 들은 그대로 이야기한다. 부모가 자녀에게 어떻게 비치느냐가 중요한 것은 부모는 자식의 거울이기 때문이다. 아들은 아버지를 모델로 닮아가고 딸은 어머니를 닮아가기 때문이다.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느낄 것이다. 어머니의 요리솜씨가 좋으면 직접 곁에서 배우지 않아도 딸의 음식솜씨는 어머니를 닮아간다.
아버지는 늦게 들어오는 사람, 어머니와 잘 싸우는 사람, 술주정꾼, 잔소리꾼 등으로 비쳐지는 경우라면 자녀의 교육뿐만 아니라 인성교육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이다. 또한 가족관계에도 좋지 않는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아버지는 자녀교육의 전문가요 지도자가 되어야 한다.
이러한 아버지도 아빠 자격이 있는가?
제6화
자식의 통지표
방송인 이상헌씨의 아들이 중학교 졸업할 때의 통지표는 자기반 60명 중 30등으로 잘한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형편없는 것도 아닌 중간 정도였다고 한다. 그 이후 방송일이 바빠져 여의도로 이사를 했고 아들은 여의도 고등학교에 입학을 했다. 1학기가 끝나고 통지표를 받아온 아들이 풀이 죽어 들어왔는데 그의 성적은 학급석차 62명 중 52등이었다.
“너 잘했다. 정말 잘 했구나” 하고 있었는데, 아내가 잘했다는 소리만 듣고 싱글벙글 웃으며 거실로 뛰어나와 통지표를 한참 들여다보더니 불똥이 나에게 튀었다.
“52등 짜리를 어떻게 잘했다고 할 수 있어요? 이 아이가 이 지경에 온 것은 모두 당신 때문이오. 공부하는 녀석에게 놀다 해라. 그만 자거라 하니 공부가 되겠어요?”
에미는 아들을 우등생 만들겠다고 새벽까지 옆에서 지키고, 간식해주고 열심히 뒷바라지 했는데 52등을 했으니 망연자실이다.
이씨는 가기 싫다는 아들을 억지로 끌다시피 하여 호프집에 데리고 가서 500cc 두 잔을 시켰다.
“자, 단숨에 들어 마시자. 완샷이다.” 짠 하고는 다 마셨다.
“부탁 하나 있다. 52등 할 수 있겠니? 너 뒤에 10명이 있잖아” 아들 녀석은 아버지를 부등켜 안고 펑펑 울었다. 그리고는
“1등 하겠습니다.”
“1등은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다. 42등을 목표로 해라”
아들은 아버지의 부탁대로 처음에 42등을 목표로 하였으며 차츰 가능한 성취목표를 세워 계속 수정해 나갔다. 어느새 고등학교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게 되었고 대학도 특별한 지도 없이 원하는 대학에 들어갔다고 한다. 자녀들도 기죽이지 말고 격려해 주며 목표를 만들어 주면 신바람이 나서 성적이 저절로 쑥쑥 올라간다고 한다. 바로 이런 분이 아빠 자격이 있는 분이 아닌가?
부모의 교육적 역할
인간이 이 세상에 처음 태어난 곳은 가정이고, 처음 만나는 사람은 부모님이다. 가정은 인생의 안식처(安息處)요. 행복의 보금자리이며, 교육의 장(場), 도덕의 학교(學校)라고 말할 수 있다. 인간이 만든 사회제도 중에서 가족처럼 영원하고 운명적인 것은 없다. 이러한 가정의 핵(核)은 두 분 부모님이시며, 그 중에서도 더 큰 역할을 하시는 분이 바로 어머니이다.
어머니의 역할을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하면 첫째는 낳아준 어머니, 생모(生母)요. 둘째는 길러준 어머니, 양모(養母)요. 셋째는 가르쳐 준 어머니, 교모(敎母)이다. 지금부터 이 세 가지의 역할을 하나하나 음미해 보자.
첫째, 낳아준 어머니 生母이다. 아기가 이 세상에 태어나 가장 먼저 만나는 것은 어머니이고 부모이다. 인생은 너와 나의 만남에서 시작된다. 인생의 삶에 있어서 행복과 불행은 주로 만남에서 결정된다. 부모님을 잘 만나는 것이 인생에 얼마나 큰 행복인지를. 그래서 우리 부모님들은 아기를 낳기까지 온갖 정성을 다해 아기가 이 세상에 태어나기 전부터 먼저 태교를 한다. 즉, 즐거운 음악을 듣기도 하고, 영양이 풍부한 음식을 섭취하며, 태아가 건강하게 자라기를 기원하며, 안전에 유의하여 혹시나 다칠세라 온갖 정성을 쏟아오고 있는 것이 태교라 할 수 있다. 어머니는 이렇게 애써 우리들을 낳아 주셨다.
둘째, 길러주신 어머니 養母이다.
(대구교도소 복역 중인 장영술씨가 팔순 어머니께 띄운 참회의 편지
-조선일보 2005.4.25(월) 아, 어머니전 작품)
저를 낳아 진자리 마른자리 갈아 뉘실 적 당신 마음은 오직 자식 잘 되기를 바라는 것이었을 텐데, 그 마음 천만분의 일도 헤아려 드린 적 없습니다. 단 몇 분(分), 못난 아들의 모습을 보시려고 먼 길을 힘겹게 찾아오셔서는 면회시간 동안 내내 눈물만 훔치시는 어머니, 저는 당신 가슴에 언제나 큰 멍에만을 안겨드렸는데, 어머니는 왜 그 탄식과 고통을 말없이 쓸어안기만 하십니까?
어릴 적 대청마루에서 어머니의 무릎을 베고 누워 있을 때, 어머니께서는 내 머리카락을 하나하나 세듯이 비집으면서 깔밤이를 양손 엄지손가락 손톱을 맞대고 잡아주셨습니다. 그 때의 그 시원함은 세상의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사랑일 것입니다. 참빗으로 마무리하며 빗살 틈 사이 끼워진 깔밤이를 죽이는 또닥또닥하는 소리와 함께 나는 어느새 잠이 들었고, 옆에 있던 몽침이로 내 머리를 받혀놓고 살그머니 빠져나가 비라도 올새라 집안의 구석구석을 청소하시면서 아들이 깨지나 않을까 곁을 떠나지 않으시는 어머님의 사랑은 고향의 향수를 느끼면서 지혜와 인격과 건강하게 장성하여 오늘의 나를 있게 했습니다.
이러한 훌륭한 어머니가 있기에 우리는 행복한 삶을 산다.
갓난아기가 눈을 뜨면 그 눈동자는 어머니를 바라보고, 곁에 항상 가슴이 따뜻한 어머니가 계시기에 가슴이 넉넉한 인간으로 자라고, 때로는 다정하게 속삭여 주시고, 품에 안고 사랑의 젖도 먹여주시고, 나는 굶어도 자식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이 바로 어머니의 사랑인 것이다. 신이 인간을 이 세상에 처음 태어나게 할 때는 미완성의 작품으로 보낸다. 이러한 미완성 작품을 완성된 인간으로 만들기 위한 가장 위대한 분은 곧 부모님이다. 나 자신이 태어나 성인이 될 때까지의 과정을 살펴보면 잘 알 것이다.
셋째, 가르치는 어머니, 敎母이다. 인간이 세상에 처음 태어나서 성장하는 것을 하얀 화지 위에 그림을 그리는 것에 비유해 보자. 화지 위에 그림을 완성하기 까지는 정성이 있어야 하고, 지혜가 있어야 하며, 아름다운 그림이 완성되었을 때는 희열과 웃음이 가득해 진다. 이렇듯 어머니에게 정성과 사랑을 배우고 웃음의 아름다움을 알게 된다.
어머니는 어린이에게 최고의 선생님이다. 조선 최고의 명필가인 한석봉과 조선 최고의 학자이자 정치가이신 이율곡 선생을 떠올려 보자. 한석봉의 어머니와 이율곡의 어머니 신사임당은 자식의 최고 스승이었다.
어머니의 말씀은 곧 교과서이다. 그래서 우리는 어머니로부터 말을 배우고 예절을 배우며, 지혜와 인격과 사랑을 배운다.
어머니의 웃음에는 신비가 있고, 어머니의 눈에는 사랑의 미소가 있으며, 어머니의 손에는 건강과 정성이 있고, 가슴에는 포근함과 따듯한 정이 있다.
인간은 사랑을 먹고 자라고, 정성을 먹고 크며, 지혜를 먹고 성장한다. 이 세 가지야 말로 우리 인간에게 가장 소중한 영양소라고 할 수 있다.
인품 높은 사람
역사적으로 고려 말에서 조선 초에 이를 때 맹사성이란 사람이 살고 있었다. 열 아홉의 어린나이에 과거에 장원 급제하여 스무 살에 경기도 파주 군수가 된 사람으로 최영 장군의 딸과 혼인하였으니 그의 위세는 가히 짐작이 가고 남는다. 어느 날 군수가 민정을 시찰하다가 촌로를 만나
“이 고을에서 누가 가장 현명한 사람이오” 하고 물으니까 그건 무학대사와 나옹선사 입니다. 라고 대답했다. 또 다른 사람, 아낙네, 젊은이 등 여러 사람에게 물어보아도 모두가 똑같은 대답을 했다. 맹사성은 화가 잔뜩 났다. 그 길로 당장 나옹선사를 찾아 암자로 갔더니 나옹선사는 이미 맹군수가 올 것을 알고 암자를 거닐고 있었다. 백마를 타고 암자에 당도한 맹군수 앞에 나옹선사는 합장을 하면서
“어서 오십시오.” 하고 인사한 다음 “어떻게 이렇게 귀한 걸음 했습니까?” 하고 연유를 물으니 맹군수가 하는 말,
“선사께서 아주 글귀가 뛰어나고 학문에 道가 경지에 이른다 하니 한 가지 여쭙고자 해서 왔습니다.”
“예, 잘 오셨습니다.” 맹군수가 대뜸 이렇게 대답했다.
“스님이 생각하기에 이 고을을 다스리는 사람으로서 내가 최고로 삼아야 할 좌우명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오. 나에게 좌우명을 하나 지어주시오” 그러자 나옹선사가 대답했다.
“나쁜 일은 하지 말고 착한 일을 많이 베푸시면 됩니다.”
“그건 삼척동자도 다 아는 이치인데 내게 해줄 말이 그렇게도 없나요?”
맹사성은 더 이상 물을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고 돌아가려 하는데 나옹선사가 이렇게 말했다.
“아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행하는 것이 더 어렵습니다. 내 나이 여든이 넘어도 행하지 못한 것이 너무나 많습니다.”
“百聞而 不如一見, 百見而 不如一覺, 百覺而 不如一行” 입니다. 이 말이 떨어지자마자 맹군수는 다시 뒤돌아서서 합장하면서
“귀한 말씀 행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하고는 말을 탔다. 순간 나옹선사는 맹사성을 붙잡으며
“이왕 제 암자에 오셨으니 차나 한잔 드시고 가시지요” 하면서 찻잔에 계속 차를 따르고 있었다. 맹군수가 이를 보다 못해
“선사님 찻물이 넘쳐 방바닥을 흥건히 적시고 있습니다.” 하니 이 말을 받아 선사가 다시 말을 이었다.
“찻물이 넘쳐 방바닥을 적시는 것은 알면서도 지식이 넘쳐 인품을 망치는 것은 어찌 모르십니까?”
스님의 이 한마디에 맹사성은 부끄러워 앉아 있기가 민망스러워 쥐구멍이라도 찾고 싶은 심정이다. 그래서 일어나 황급히 나가려 하다가 문설주에 이마를 ‘꽝’ 하고 박더니 그만 방바닥에 벌렁 넘어진다. 이 때 선사가 다시 한 마디 했다.
“고개를 숙이면 부딪치는 법이 없습니다.”
이 이야기에서 우린 세 가지의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첫째는 아는 것보다는 행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요. 둘째는 지식보다는 인품이 소중하다는 것이다. 셋째는 겸손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 세 가지는 곧 진리라고 할 수 있다. 진리는 먼 곳, 어마어마한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가까운 곳 가장 잘 알고 있으면서 행하지 못하는 것이다.
맹사성은 황희와 함께 조선조의 가장 훌륭한 정승으로 꼽히는데 스님과의 만남이 인연이었던 것이다. 좋은 만남이 좋은 열매를 맺으니 어린이는 부모와 선생님과의 좋은 만남이 복된 삶이 될 것이다.
칭찬에 인색하지 말자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켄 블랜차드의 저서는 웨스라는 사람이 올랜드란 섬에 왔다가 세계 제일의 동물원에서 범고래 쇼를 관람하고서는
‘어떻게 저렇게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갖고 조련사를 찾았다. 조련사는
“우리는 고래를 훈련시키는 것이 아니라 범고래로부터 많은 것을 배우지요”라고 대답했다.
이 책의 핵심 내용은 고래반응과 뒤통수치기 반응이다. 즉, “범고래로부터 인내심을 배웠고, 신뢰와 우정을 쌓아가는 것이 쇼의 기본적 요소이다. 범고래가 잘 했을 때는 머리를 쓰다듬어 준다든지 먹이를 주면서 많은 관심과 주의를 기울이고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으며 칭찬을 많이 할수록 그 행동은 계속 반복되며(고래반응) 잘못한 일을 했을 때는 꾸중이나 체벌을 가하면 더욱 난폭해지고 반항적이라 우리 말은 듣지 않는다.(뒤통수치기 반응)”이다.
흔히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뒤통수치기는 잘하면서도 고래반응은 실천하려는 데 인색하다.
오늘부터 당장 한 번 바꾸어 보자.
영천교육장 재직 시에는 도 단위 이상의 각종대회에서 우수한 실적을 거둔 관내 선생님들께는 반드시 휴대폰으로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이 메시지를 받으신 선생님께서는 짧은 시간 내 곧 답장을 보내오거나 전화를 해 주었다. 당시 그 선생님의 밝고 명랑한 표정, 기뻐하는 모습을 가까이서 보는 것 같아 나의 마음은 흐뭇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정말 이렇게 작은 실천으로 큰 보람을 얻는 것 같아 매우 기뻤다. 이것이 곧 나의 노하우라고 생각한다.
이제는 모두에게 나누어주고 싶다.
또 다른 이야기이다.
선생님과 학생을 격려하고 칭찬하는 방법을 찾았다. 학생이 도 단위 이상 각종대회에서 1등급을 받으면 1만원짜리 도서 상품권을, 2~3등급 학생에게는 5천원짜리 도서상품권을 주고, 학생을 지도하여 지도상을 받는 교사에게는 3만원 상당의 도서상품권을 주어 칭찬했다. 그 동안 학생지도에 땀 흘린 것에 비하면 보잘 것 없지만 지금까지 학생이나 선생님을 격려하고 칭찬한 일이 타 교육청에는 거의 없는 것 같았다.
세상이 아무리 변하고 기계문명이 급속도로 성장해도 교육은 결국 선생님들의 손에 달려 있다. 선생님의 땀과 열정 없이는 이루어 질 수 없다고 확신한다. 이는 곧 인간 중심의 교육을 실천하고자 노력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