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생에 대한 짧은 생각
방생은 강이나 바다에 물고기를 풀어주면서 미물의 축생고(畜生苦)를 벗어나기를 염원하면서 생명의 존엄성 실천을 강조하는 불교 관습중의 한 의례다.예로부터 사찰에서는 불교도들이 해마다 일정한 때에 방생을 하고자 방생계(放生契)라는 것을 조직하여 방생회(放生會)를 열어 오고 있다. 방생은 살생(殺生)과 반대되는 개념으로, 살생을 금하는 것은 소극적인 선행(善行)이고 방생하는 것은 적극적으로 선(善)을 행하는 일로 권장되는 데서 비롯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방생의 근거는 《금광명경(金光明經)》에 의하는데, 이 일을 행하는 시기는 보통 음력 3월 3일이나 8월 보름이었는데, 근래에는 일정하지 않다.
방생은 주로 물고기를 사용하는데 우리의 토종 물고기가 아닌 외래종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것이 청거북, 베스등이다. 이들은 번식력과 식성이 활발해서 닥치는 대로 다 잡아먹어 치우는 바람에 우리의 토종물고기들이 멸종 위기에 처하고 있으며 자연 생태계를 파괴시키는 주범들로 문제가 되고 있다.
방생을 하되 우리 것은 소중한 것이라는 신토불이(身土不二)정신을 모토로 해서 특단의 대책을 강구하지 않으면 안될 시점이 되었으며, 우리의 토종 물고기들로 방생이 이루어져야 된다고 생각한다.
내 유년시절에 우연히 백사(白蛇)를 방생했던 아련한 추억을 마음의 보물주머니에서 꺼내어 본다.
사람은 살아가면서 3번의 기회가 온다는 옛말이 있다. 내 소년 시절 세상이 부러워 할 만큼 부자가 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그것은 다름 아닌 백사(白蛇)를 잡은 것이다.
당시 백사 1마리를 잡으면 광주에서 서울까지 달리는 비싼 고속버스 1대값을 준다는 얘기가 파다하게 소문이 나있던 터였다.
다만 그 백사를 잡아서 먹으면 머리가 좋아지고 앞을 내다볼 수 있는 심미안을 갖게 되고 무병장수한다는 것으로 알려진 불로초와 버금간다는 얘기가 나도는 때였다.
그럼 백사는 어떤 것인지 먼저 알아보자.
흰색으로 白化現狀이 일어난 뱀을 말하는데 口傳에 의하면 산삼이나 어떤 설치류 등을 먹고 몸에 열이 높아지기 때문이라고 하며 이런 백사는 蛇黃이라하여 세포노화방지에 큰도움을 준다. 간기능과 피가 맑아지면서 血行이 좋아져서 검버섯(나이가 많아 세포노화현상으로 나타나는 검은 점)이 나타나지 않으며 피부가 깨끗해짐을 볼수 있으며 또한 백사는 죽어가는 사람도 살릴 수 있다는 속설이 있으며 白髮이 黑髮로 변하여 젊은 사람같이 몸이 가벼워지고 回春과 長壽에 특효하며 精力과 元氣가 좋아지는 靈藥이며 仙藥이다. 라고 전해진다. 어떤 사람들은 백사는 돌여변이 뱀이라고도 한다
.아무것도 모르는 철부지인 중학교 1학년 때의 일이다. 백사를 잡아 방생하게 된 것은 필시 우연이었다
내가 중학교에 입학하자 아버지께서는 집안 형편상 하숙시키는 형편이 안되어 차선의 방책으로 자전거를 사주었다 .그것도 중고 삼천리표 짐받이가 있는 자전거였다.
학교까지의 거리가 약4km정도인데 그 길은 하얀 자갈로 이루어진 신작로였다. 공부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 도중에 약간의 언덕배기 있어 자전거 페달을 힘겹게 밟는데 내 눈을 의심할 정도로 하얀 물체가 가로 지르는 것이 눈에 보였다.
무엇인가 궁금하여 자전거를 멈추고 지나간 흔적을 따라 가보니 길가 옆 깊은 고랑에 하얀 뱀이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길이는 약 30cm정도 온몸이 하얀색이며 뱀의 등 위에는 빨간 점선이 머리에서부터 꼬리까지 이어져 있었고, 눈과 혀는 빨간색으로 혀를 낼름 거리고 있었다.
나는 얼른 주위에 있는 Y자형 나뭇가지를 꺾어 뱀의 머리 부분을 잽싸게 눌러 뱀을 생포하였다. 그리고 가방에서 신발주머니를 꺼내 뱀을 주머니에 넣어서 마을 회관까지 가지고 왔다. 나는 연세가 지긋하신 동네 어르신 몇분께 뱀에 대하여 여쭈어 보았다. 그 누구도 처음 본 뱀이라며 무슨 뱀인지 알수 없다고 하였다. 혹시 뱀이 죽으면 해꼬지 할 것 같다는 어른들의 얘기가 들렸다. 어린 마음에 살려 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번쩍 들었다. 옛날에 초가집에 능구렁이가 나타나면 죽이지 아니하고 어른들이 막대기로 살살 몰아내는 것을 보아온 터라 뱀을 죽여서는 안된다는 마음이 들고 어쩐지 죄를 지은 것 같은 느낌이 가슴을 짖눌러서 나는 지레 겁을 먹고 마을 앞 둠벙에 방생해 주었다.
조금은 서운 하는 듯 하면서도 잘 살려 주었다는 생각이 앞서자 불안한 마음을 씻을 수 있었다.
몇 년 전 양평에서 백사를 잡았다는 TV방송 보도를 보면서 그 옛날에 잡았던 뱀이 백사가 분명했다. 나이가 든 지금에도 뚜렷이 기억 속에 남아 있는 것은 무엇일까?
곰곰 생각해 보면 부자가 될 수 있는 기회를 1번 놓쳐다는 생각이 잠재해 있었던 때문인가.
현재에도 백사는 거금을 주고 매매된다는 사실을 미루어 보아서도 말이다.
시골 5일장날 뱀장수가 .구석진 공터에 많은 사람들을 모아 놓고 입담을 걸죽하게 해댄다. 무슨 일이 있나 싶어 궁금하여 들어보면
“이 배암은 아주 정력이 좋아요 이 배암은 48시간 교미를 합니다. 자 여러분들 중에 새벽에 일어나 XX가 안서시는 분은 마누라 한테 구박 받습니다. 남자는 고긋만 잘해주면 아침상이 달라지고, 저절로 과부들이 줄을 서게 됩니다. 자 어린 아그들은 가라. 오줌을 누울때 질질 흘리는 분 이것만 먹으면 백지장도 뚫습니다”. 하면서 시장 공터를 떠들썩하게 했던 그 모습이 오버랩 된다.
요즈음에는 땅군들이 뱀을 잡기 위해 뱀 그물을 높이 40cm로 큰 산을 다 둘러 쳐놓고 씨도 안 남기고 모두 잡아서 뱀을 구경하기조차 어렵다.
우리는 정력에 좋다하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마구잡이로 잡아 생태계가 여지없이 파괴되고 있다. 자연생태계가 파괴되면 인간의 심성도 악화된다는 것을 누구나 익히 알고 있다.
나는 가끔 그 옛날 백사를 잡은 얘기를 하곤 하는데 그래도 마음 한 구석에는 백사를 방생하지 않고 팔았더라면 부자가 되었을 거라는 얘기를 한답니다. 다만 소년시절 백사를 방생시켰다는 그런 추억은 아직도 아름답게 그리고 많은 사람들에게 전하고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