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F/W 필수 패션 아이템 중 하나로 부츠를 빼놓을 수 없다. 몇해 전부터 지속되어 온 스키니진과 미니 스커트의 열풍으로 초가을부터 롱 부츠의 인기가 계속되고 있다. 지난 시즌에 이어 올 하반기에도 웨스턴 부츠가 트렌드로 떠오른 가운데 브랜드에서는 새로운 디자인과 차별화된 마케팅으로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기에 분주하다. 주요 브랜드들의 부츠 신상품 출시 경향을 통해 06 F/W 부츠 트렌드를 조명해 본다. ■글/손민정 기자 ·사진/송진오 기자
미니 스커트와 스키니진의 열풍에 힘입어 올 F/W에도 부츠의 인기가 지속될 전망이다. 보온 기능에 초점이 맞춰져 있던 부츠가 함께 코디할 수 있는 패션 아이템을 만나면서 필수 아이템으로 인식되기 시작한 것. 하반신에 자신이 없는 여성들의 결함을 커버해주고 키가 커보이는 착시 효과로 인해 꾸준히 사랑 받고 있다. 올 F/W에는 다양한 길이와 디자인의 부츠가 선보여질 전망이다. 스키니진 또는 레깅스와 함께 매치할 수 있는 루즈한 스타일의 롱부츠가 핫 아이템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발렌시아가 비주얼 컷.
레노마 비주얼 컷.
금강제화 부츠 컷.
길어지고 넉넉해진 올해 부츠 미니멀리즘이 트렌드로 부상하면서 부츠에도 전반적으로 단순한 라인과 절제된 느낌이 강조됐다. 디자인이 심플해진 한편 소재는 더욱 다양해져 기본 스웨이드 소재부터 여러 가지 가공을 가미한 다양한 변형 소재들이 선보여졌다.
예년에 비해 길이가 평균 5~6cm 정도 길어지면서 무릎을 넘는 길이의 니하이 부츠가 등장했으며 한편으로는 아주 짧은 부티 부츠(bootee, 복사뼈 아래 길이의 짧은 부츠)도 일부 선보였다. 품은 좀더 넉넉한 스타일이 인기로, 앞코가 볼록하고 부츠통이 일자형인 투박한 라이딩 부츠가 여러 브랜드에서 출시됐다. 그레이, 네이비, 퍼플 등 기존에 꺼려졌던 대담한 컬러도 주목받기 시작했다.
미소페 비주얼 컷.
카메오 비주얼 컷.
에스콰이아 부츠를 신은 탤런트 양정아.
투박한 라이딩 부츠 레이스와 만나 로맨틱한 변신 다양한 디자인의 부츠가 선보인 올 하반기, 그 중 라이딩 부츠가 여러 브랜드에서 보여지고 있다. 라이딩 부츠는 일반적으로 승마할 때 신는 투박한 부츠를 의미하지만 이번 시즌에는 디테일이나 길이에서 변형을 가미한 새로운 스타일의 라이딩 부츠들이 선보여졌다. 금강제화의 레노마에서는 라펠 장식으로 길이를 조절할 수 있는 라이딩 부츠를 내놨다. 라펠 부분을 펼치면 허벅지까지 올라오며 라펠을 접으면 레이스 장식이 드러나 로맨틱한 이미지를 연출할 수 있다. 카메오는 독특한 소재와 컬러를 사용해 변형을 주었다. 무릎 위로 올라오는 길이의 니하이 부츠로 드레시하게 표현했다. 에스콰이아에서는 둥근 앞코와 일자 실루엣 등 라이딩 부츠의 모습을 그대로 살린 제품을 선보였다. 자칫 밋밋해 보일 수 있는 부츠에 징을 장식해 정통 라이딩 부츠의 매력을 느낄 수 있게 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라이딩 부츠는 질리지 않는 심플한 디자인으로 레깅스, 스키니 진과 어울려 지속적으로 선호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앵글 부츠, 매니시 룩과 함께 부상 발목 길이의 앵글 부츠도 바지 정장에 매치돼 꾸준히 인기를 이어오고 있다. 매니시룩이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고가 브랜드를 중심으로 부티 부츠와 레이스 업 스타일 등 정장에 포인트를 줄 수 있는 앵클 부츠들이 선보여졌다. 에스콰이아는 나폴레옹 시대에서 영감을 얻은 밀리터리 스타일의 부츠를 출시했다. 밀리터리 디테일을 가미해 군화를 연상케 하는 이 제품은 매니시한 정장 또는 밀리터리 캐주얼과 매치하기에 적합하다. 카메오는 반대로 여성스러운 느낌을 강조했다. 심플한 디자인에 힐 부분에 핑크색 펄을 가미해 여성스럽고 큐트한 느낌을 표현했다.
미니멀리즘 무드 속에 디테일·소재로 차별화 이번 시즌에는 소재의 믹스 & 매치와 퍼, 자수 등 디테일로 변화를 준 스타일들이 눈에 띈다. 미니멀리즘의 영향으로 디자인이 심플해지면서 소재와 디테일이 차별화 요소로 부각된 것. 기모 소재나 투톤 소재, 자연의 무늬가 그대로 살아있는 듯한 스웨이드 소재, 오래돼서 낡은 듯한 느낌의 무광택 가죽 등 소재의 종류가 다양해졌다. 디테일로는 자수와 술 장식, 퍼를 사용해 화려함이 더해졌다. 탠디는 펄이 들어간 소재나 스웨이드 소재의 라이딩 부츠, 퍼를 장식한 롱 부츠와 앵글 부츠, 믹스된 스웨이드 소재에 펄이 가미된 부츠 등 다양한 변화를 시도한 제품들을 선보였다. 크고 앤틱한 장식이나 둥근 라스트 등 포인트 디테일을 다양하게 개발해 적용했다. 미소페에서는 일자 라인의 부츠에 여러 개의 띠 장식을 달아 와일드함을 표현한 제품을 출시했다. 그밖에 주름 가공을 한 웨스턴 느낌의 하프 부츠, 부츠 입구에 퍼를 장식해 가죽 끈으로 레이스 업한 스타일을 선보이기도 했다. 금강제화는 소가죽을 사용한 투톤 느낌의 페이턴트로 세련미를 강조한 발렌시아가 부츠와 라펠 부분에 광택 있는 특수피를 사용해 고급스러움을 강조한 주름 장식의 에스쁘렌도 부츠를 선보였다. 제옥스도 낡아서 해진 느낌의 소가죽으로 제작한 여성 부츠 ‘시드니’를 블랙과 브라운 2가지 색상으로 출시했다. 카메오는 심플한 라인에 뱀피를 사용한 하프 부츠를 출시했다. 미소페에서도 양쪽 라스트로 구두끈을 넣어 신었을 때 개성에 따라 다른 주름을 연출할 수 있는 빈티지한 스타일의 롱 부츠와 악어 무늬로 제작된 투톤 소재의 앵클 부츠, 펄고트로 럭셔리하고 모던한 통 부츠 등 다양한 소재와 디테일을 사용한 제품들을 선보였다. 이밖에 두꺼운 나무 소재의 굽과 스터드 장식으로 와일드한 분위기를 풍기는 부츠, 러시아 풍의 털장식 가죽 부츠, 동양적인 자수 문양의 니츠 부츠 등도 출시됐다. 화려하면서도 야성적인 분위기가 매력적인 호피무늬 부츠는 소수 마니아층에 의해 꾸준히 선호되고 있다.
카메오 부츠를 신은 탤런트 이요원(좌)와 주진모(우).
카메오 부츠를 신은 가수 아이비.
카메오 부츠를 신은 가수 아이비(좌)와 인순이(우).
부츠의 진화 시즌 아이템에서 패션 아이템으로 부츠는 단순히 체형을 커버하거나 다리를 따뜻하게 보호하기 위한 아이템에서 한단계 업그레이드했다. 스키니 진, 미니 스커트 등 다양한 의상과 어울려 시즌 아이템에서 패션 아이템으로 진화한 것이다. 고객 연령층도 넓어졌다. 20~30대에 집중돼 있던 부츠 구매 고객이 10대부터 50대까지 확대됐으며 그에 따라 디자인도 다양해졌다. 업계에 따르면 향후 부츠 시장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스키니 진처럼 부츠와 코디되는 아이템이 지속적으로 인기를 끌면서 부츠의 수요는 계속으로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롱부츠는 시즌에 관계없이 선호하는 아이템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강제화 측은 “지난 8월에 이미 롱부츠에 집중하기 시작해 디자인 수를 작년대비 20% 가량 확대했다”며 “이제 부츠는 한시적인 겨울 아이템이 아니라 계절에 상관없이 어디에나 매치할 수 있는 패션 아이템이라는 인식이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부츠는 더 이상 패션 리더들만의 전유물이 아닌,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패션 아이템 중 하나로 정착할 전망이다.
Tip - 부츠 관리법
대부분의 가죽 제품은 눈이나 비를 맞으면 얼룩이 생긴다. 물에 젖었을 때는 즉시 물기를 제거하고 서늘하고 햇볕이 들지 않는 곳에서 말린다. 젖은 상태로 햇빛을 보면 가죽에 변형이 온다. 스웨이드의 경우 흙탕물이 묻었다면 중성세제를 물에 조금만 타 엷게 한 것을 스펀지에 묻혀 가볍게 닦아내고 마른 천으로 살짝 눌러 마무리 한다. 벨벳 또한 같은 방법으로 관리한다.
올 F/W에 부츠가 핫 아이템으로 부각되면서, 여러 브랜드에서 예년보다 빠르게 부츠 출시를 시작했다. 그러나 예상 밖으로 길어진 여름 날씨로 인해 부츠 판매가 기대에 못 미치자 사실상 대다수 브랜드가 부츠 출시를 늦추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부츠 시즌이 시작된다면 부츠는 필수 아이템으로 큰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된다. 레깅스와 스니키진의 유행은 롱부츠 매출에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여져 슈퍼 롱부츠 아이템이 주목되고 있다. 숏부츠 역시 이번 시즌 빼놓을 수 없는 키 아이템 중 하나이다. 또한 인터넷 마켓을 통해 구입할 수 있는 최저가 부츠에서 백화점의 고가 부츠까지 다양한 가격과 디자인의 부츠들로 인해 고객의 선택 폭이 점점 넓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