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고추시즌입니다. 우리 마을은 담배와 고추가 주작목이라 여름 내내 바쁘기만 합니다. 우리집은 그래도 담배농사를
짓지 않아서 8월은 그나마 설렁설렁 일을 합니다. 장마가 끝나고서 풀도 한풀 꺾였습니다만, 엊그제 비가 오고 어제오늘 해가
쨍쨍하더니 풀이 느즈막히 또 올라옵니다.
8월이 되면 고추따기에 접어듭니다. 한번 따는 것을 "한 물" 두번 따면 "두 물"이라고 표현하는데 올해는 저온현상이 계속
되어서 고추따는 시기도 늦어졌습니다. 지금이라도 날씨가 괜찮으면 서너물 딸 수 있겠지만 날씨가 바로 추워지면 그것도
어렵습니다. 8월 들어 내내 선선한 날씨 탓에 고추꽃이 피지 않아 다들 걱정입니다.
텃밭에서 수확한 고추는 친정엄마의 도움을 받아 100% 태양초로 만들었는데 양이 많으면 그게 쉽지 않습니다. 게다가 요즘처럼
날씨가 들쑥날쑥 할 때는 희나리(허옇게 곰팡이가 핍니다)가 많이 생깁니다. 태양초를 만든다는 것은 햇빛 쨍쨍한 날에
아침저녁으로 뒤집어주며 정성을 다해야 하는데 시중에 파는 태양초 고추장은 다 뻥이라는 것이지요.. 저희 엄마는 작년에
고추땜에 외출을 잘 못하셨다고 합니다. 빗방울이라도 떨어지면 난리가 나니까요.
대량으로 할 때는 건조기를 이용하는데 우리집은 건조기가 없어 구들방 2개를 이용하기로 했습니다. 마을 분들이 하신 말씀이
예전에는 다 구들에다 한번 말리고 꾸덕꾸덕해지면 마당에다 말리면 된다고 하십니다. 색깔도 훨씬 예쁘고 좋다고 하십니다.
이 30도가 넘는 불볕더위에 구들을 때야 하니 쉽지 않은 일이지만 한번 해보기로 했습니다.
(홍고추를 건고추로 말릴 때는 양이 1/5로 줄어듭니다. 100kg말리면 20kg밖에 안 나옵니다)
고추 선별작업 합니다. 탄저병이 있는 것들은 골라서 따로 말립니다.
고추상태로는 최상의 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마을 분들이 말씀하십니다. 크고 색도 좋다고 하십니다.
그러나,,, 양이 적어요..구들방에 군불을 때고 고추를 1차 말립니다. 일반고추방과 청양고추방 두 개로 나뉘어 말립니다.
내일은 볕이 좋으면 마당으로 햇빛을 보게 해줄 녀석들입니다.
첫댓글 고춧가루도 판매하니? 양이 적어서 판매는 힘든가? 사고 싶으다.
고추가루 팔 예정임. 고추말리는 거 되게 힘들당. 더워죽겠는데 불 때고 방에 들어가 뒤집고... 한증막이 따로 없음
고추 말린다고 고생많네 그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