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1.13.(금), 15:00. 서정길 커피하우스에서.
올해 5월, 지서골 문화행사를 준비하며 처음 전체 모임을 하고 오늘이 두번째 모임입니다.
5월 첫 모임때는 경기대 학생들까지 함께 회의에 참여하여 신나는 1년을 기대했는데, 코로나19로 인해 첫 발도 떼지 못하고 1년이 지나갔습니다.
시에서 지원받은 공동체사업 예산도 첫 행사 홍보비만 썼고 모두 반납합니다.
오늘은 서기석 대표님, 서정길 커피하우스 엄은미 사장님, 김선희님, 육미정님, 진윤신님, 저까지 총 6명이 만났습니다.
오늘 모이신 분들 모두 올해 사업을 제대로 해보지도 못하고 시간이 흐른 것을 아쉬워했습니다.
서기석 대표님은 경기대학교 학생들과 협력하기 위해 이야기가 다 된 상황에서 어쩌지 못한 것이 아쉽고, 경기대 학생들에게도 미안하다고 했습니다.
일을 벌이고 진행하며 에너지를 얻는 서대표님인데 코로나로 활동을 못하는 동안 기분도 가라앉고 마음이 많이 힘들었다고 합니다. 오늘 참여해주신 분들 모두 공감했고, 아쉬워하셨습니다.
작년, '지서골을 만들어가는 사람들'에서 수원시지속가능도시재단 예산을 지원받아 주민들과 소소한 활동을 많이 했습니다.
작년에 이어 올해는 여러 사람들과 협력해서 연무동에서 다양한 '문화활동'을 즐길 수 있기를 바랐는데, 흐름을 이어가지 못해 아쉽습니다. 올해 주민분들과 여러 활동을 함께 했다면 더 의미있는 시간이 되었을 텐데요.
근황 이야기를 마치고 서대표님이 깜짝 놀랄 중대발표를 하셨습니다.
서대표님이 엄은미 님과 함께 운영하시던 '서정길 커피하우스' 가게를 내놓았다고 합니다.
이미 가게는 팔렸고, 앞으로 갈 곳도 계약했다고 하셨습니다.
내년에는 잠시 쉬었다가 남수동으로 옮겨 다시 카페를 운영하신다고 합니다.
지서골 공동대표인 장수현 대표님도 작년 이맘때 지방으로 내려가셨는데 서기석 대표님마저 연무동을 떠난다고 하니 아쉬웠습니다.
'지서골'이 생성되고 진행되는 과정을 살펴보니 [복지관 지역복지 공부노트]에서 김세진 선생님이 말하는 '느슨한 모임'이 더욱 와닿았습니다.
복지관은 대체로 느슨한 결속을 지향합니다. 복지관에서 이루는 모임을 느슨한 결속 정도로 생각하는 까닭은 다음 세 가지 때문입니다.
① 복지관 현실
② 지역주민 현실
③ 사회사업가 정체성
[복지관 지역복지 공부노트], 32쪽.
느슨한 결속을 지향하는 세 가지 이유 중에서 두 번째, 지역주민 현실입니다.
자기 생업을 내려놓고 우리 일에 함께하기 어렵습니다. 함께 해달라 말하기 미안하고 조심스럽습니다.
자주 이사하는 지역주민의 상황도 생각해야 합니다. 대도시에서는 대부분 전월세로 살아가는 이가 많아 한 지역에 오래 머물기 쉽지 않습니다.
짧게 한 지역에서 머물더라도 해볼만한 일을 제안해야 합니다. 그래야 서로 부담이 없습니다.
전부터 이 말에 공감했는데, 이번 일을 겪으며 더욱 절실해졌습니다.
한편으론 '지서골'은 어떻게 되는 건지 걱정되었습니다.
서대표님께 여쭤보니 꼭 연무동에서 하지 않아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하셨습니다.
저는 지서골에서 함께 하신 분들이 연무동 주민들이신데 남수동까지 가서 마을을 위해 무언가를 하실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서대표님은 오며가며 지금처럼 함께 하면 좋겠다고 하셨지만, 저는 현실을 생각했을 때 어렵겠다 싶었습니다.
지서골이라는 의미있는 모임이 대표님이 떠나며 연기처럼 사라지는게 아닐까 걱정되고 아쉬웠습니다.
오늘 참여하신 분 중 진윤신 님은 얼굴만 한번 뵈었을 뿐, 아는 것이 없었습니다.
이야기를 나누던 중 제가 복지관에서 소소하게 주민과 만나는 모임을 해보고 싶고, 초등학생 아이들과도 여러 모임 꾸리고 싶은데 학교와 연결고리가 없어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창용초의 경우 학교사회복지사도 없고 학부모회 임원과도 알지 못하니 좋은 프로그램 하고 싶어도 어떻게 홍보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하니, 진윤신 님이 올해 창용초 학부모회장이라 하셨습니다.
진윤신 님은 안그래도 학교 어머님들끼리 엄마들이나 아이들이 함께할 수 있는 활동 하고 싶은데 학교에서는 크게 신경쓰지 않아 아쉬웠다고 하셨습니다.
더하여 지금 복지관 손뜨개질 모임(주인공)에 참여하시는 반선희 님과도 잘 아셔서 어머님들끼리 모여 연무동 가로수에 손뜨개 옷(Trees knitting) 입히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나누셨다고 합니다.
진윤신 님과 바로 연락처를 주고받고 조만간 내년 사업 계획과 관련하여 의견 여쭙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학부모회 임원이 1년 임기라 진윤신 님은 회장직이 올해까지이지만 의견 전달해 주겠다고 하셨습니다.
'지서골을 만들어가는 사람들'이 올해 활동을 제대로 하지 못해 아쉬웠지만, 우연한 기회에 이렇게 또 새로운 분과 인사 나눌 수 있어 감사했습니다.
첫댓글 주민분들과 이야기 나누는 중에 연무동 재건축 아파트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아파트 이름이 '서광교 파크 스위첸'이랍니다.
연무동인데 왜 광교를 갖다붙이냐며 황당해하셨습니다.
시공사에서 광고를 위해 '광교'를 붙인거라고 이해하지만 이로인해 연무동 주민들간에 벽이 생길까 염려됩니다.
갈수록 주민들과 벽이 생기게 변하고 있는 거 같습니다.
주민의 품위를 높일 수 있는 복지활동(소모임)을 생각해보는 것도 좋을거 같습니다.
주민들이 제 삶, 제 일터에서 활동을 하다가 이사로 함께 하지 못한다는 것은 참으로 아쉬운 것 같습니다. 남은 주민들과 함께 우리 힘을 냈으면 좋겠습니다!
아쉬운 것도 많지만, 감사한 것도 많은거같습니다. 덕분에 창룡초 학부모회장님을 알게되었습니다.
이웃을 위해 연무복지관과 함께해줄 주민분들을 열심히 찾았으면 좋겠습니다!
파이팅~!!
코로나19로 많은 활동을 못하게 된 상황이 아쉽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하도록 합시다. 맛좋은 된장이나 고추장이 되려면 오랜 숙성기간이 필요하듯이 사업에 대한 고민도 더 해보고, 주민도 더 만나보고 그러한 기회라고 생각하도록 해요. 힘냅시다.
팀장님의 글은 읽기만 하고, 답글은 처음입니다.
소소한 지역주민과의 만남 그리고 그들과 엮어가는 삶의 일상이 저에게는 잔잔하게 다가옵니다.
지서골 모임의 주체들이 하나둘씩 떠나는 것은 아쉽지만 그 빈자리는 또 누군가가 메우고,
채울 거라 생각합니다.
그 역할을 팀장님이 잘 해내리라 생각합니다. 또 새로운 만남이 있는 걸로 보니 조만간 어떤 형태로든
활동이 시작되리라는 기운도 느껴지네요.
코로나19로 움츠러들기 쉬운 이때, 오히려 지금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보며 지역의 작은 모임들이
하나하나 생겨나고, 자라고, 좋은 결실을 맺어 지역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그런 모임들로 발전해 가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