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 전우경
소속이나 사는곳 : 양산 덕계 매곡 편백숲 아랫마을
생년과 가족사항 : 74년생, 남편과 딸 둘
메일주소 : peacecoop@hanmail.net
전화번호 : 010-7695-1121
<참여동기와 바람>
나를 가장 모르는 사람이 나였습니다.
때론 왕처럼 포장하다가
때론 거지처럼 초라히 업신여겼습니다.
나는 아주 작고 작은 존재가 맞습니다.
때로는 누군가를 미워하고
때로는 누군가를 험담하고
때로는 어려운 상황에서 도망치고 싶고
때로는 진실을 직면하기 어려워하기도 합니다.
때로는 정의 앞에서 살짝 비겁해지기도 하고
때로는 사사로운 욕심이 앞서 대의를 잊기도 하며
때로는 약자위에 군림하려 들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나는 빛을 가진 존재임을 믿습니다.
누군가를 미워했음을 제대로 알고
누군가에 대한 험담을 부끄러워 하며
어려움을 피해 도망가고 싶은 마음을 다잡고
진실앞에서 정직해져야함을 알고
정의를 위해 용기를 내야한다 다짐하고
사사로운 욕심으로 대의를 그르치는 실수를 곧 깨닫고
약자앞에서 한없이 고개 숙이기도 합니다.
캄캄한 밤길을 걸을 때 뚜벅뚜벅, 벗들의 발자국 소리가 있기에 어둠이 두렵지 않습니다.
서로를 빛으로 밝혀주는 공부, 그 공부를 함께 하고 싶습니다.
<삶의 전환이 된 사건 세가지>
1. 세상에 눈뜨며 불의에 직면하다
고등학교때 전교조 복직투쟁을 목도하며 세상이 뭔가 비뚤어져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부교협 활동을 하며 무기정학에 직면하기도 했으며 학교를 그만두고 싶어 책상에 책을 펴놓고 가방을 걸어둔채로 학교를 나와 버리기도 했습니다. 대학내내 강의실보다 동아리방이나 거리에 있었고 대학을 나와서도 배운대로 살고 싶어 혼자 떠났다가 일년만에 처참히 깨졌습니다. 패배감에 똘똘뭉쳐 사회에 대한 냉소와 반항으로 세월을 탕진하며 보냈습니다.
사회 돌아가는 뉴스는 애써 외면했고 적당히 돈벌고 적당히 결혼해서 아이를 낳아 정신없이 살다보니 어느덧 중년을 넘어서고 있었습니다.
2. 꽃피는학교 그리고..
아이를 대안학교에 보낸 그 시간은 사실 나에게 회복의 시간들이었습니다.
학교가 참 좋았고 사람들은 더 좋았습니다. 함께 시작한 정토회 공부도 좋았습니다.
마음이 말랑말랑 해지기 시작할 때 두가지 사건이 비슷한 시간에 일어납니다.
대학때 밤새 대자보를 쓰고 새벽에 공단을 돌며 찌라시를 함께 돌리던 동기녀석이 엄동설한에 복직투쟁을 하며 굴뚝위에서 고공농성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한평생을 빈민운동을 하던 선배가 간경화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친구가 올라있던 굴뚝아래에서, 선배의 장례식장에서 몸서리칠 정도로 나 자신이 부끄러웠습니다. 지난 10년간 ‘아무렇게나’ 살아온 내 존재가 너무 하찮아서 고개를 들수가 없었습니다. 정신 똑바로 차리고 제대로 살라고 어떤 영적인 힘이 강하게 심장을 두드리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평화를잇는사람들이 내게로 왔습니다.
3. 평화를잇는사람들과 공지훈 그리고 마을공동체
못나게 살았던 지난 시간들의 ‘습’이 회귀를 반복합니다.
나는 그저 사소한 돌멩이중에 하나인 존재이지만 적어도 아이들에겐 부끄럽지 말자, 작지만 사회에 잘 쓰이는 사람으로 살다 가자, 그리 되내이지만 습관은 늘 발목을 잡고 타성은 일상을 지배합니다. 평잇사의 상근활동가로 혼란의 시기를 맞았을 때 내 삶을 내리치는 천둥, 철호선생님을 만났습니다. 공지훈 공부를 하며 내 꼬라지도 한번 제대로 보게 되고 우리의 활동에 확신도 가지게 되었으며 지긋지긋하던(?) 공동체 벗들이 하나하나 너무 소중한 도반들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뜻을 세웠으면 조금도 흔들리지 말고 몸으로 살아내자 다짐해 봅니다.
삶의 문제에 도망가지 않고 정직하게 직면해 볼랍니다.
'지극한 정성' 이 구절 하나 가슴에 새기고 마을서원의 공부를 시작해 봅니다.
첫댓글 늘 생각만 많고 실천이 더딘 제가 깊이 생각하고 실천이 빠른 우리 우경씨와 함께하게 되어 참 좋습니다!!
멋있...어요. 가끔 은솔이 보며 생각해요. 은솔이는 전우경씨가 엄마여서 좋겠다고...^-^;;;;
시인이 다 되셨네요.. 조용히 시를 읽다 후두둑 눈물이 떨어집니다. 함께 갓난이들 키우며 기대어 지냈던 그 시간들이 지금의 저를 버티게 하네요.. 늘 고맙고 애틋한 우경님.. 마을 서원 열기까지 많이많이 애써주셔서 감사해요..
김대중 기념관 갔을 때 이 문구 보고 우경님이 떠올랐네요..
진리에 대한 그대의 헌신에 존경하는 마음 가득입니다. 게으르고 악한 종을 잘 챙겨주이소~~
바람같은 나를. 가지많은 나를. 늘 깨워주는 . 내 생애 최고의 인연. 우경쓰!
60이 넘은 분들도 제가 이리부르면 징그러워하던데... 쩝
누나~~~~~~
결국에는 간절함이군요. 철호샘 강연때 결국에는 간절함이 이루게한다는 그 말이 떠오릅니다. 우경님 글이 참 공감이 됩니다. 저는 하찮은 존재이기도, 빛나는 존재이기도 하지요. 저도 늘 과거의 습에 휘둘립니다. 간절하게 해보려는 마음이 중요한 것 같아요. 주변에 마을분들이 있어 다행이고 힘이 납니다. 우경님의 삶과 뜻을 늘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