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산청군 덕산마을 과 남명 조식선생
2010년 2월 28일 아침 모처럼 마나님이 함께 여행을 가고 싶다고 한다.
지난 한 해 마라톤과 산에 빠져서 시간을 내지 못하는 나에게 한마디 말 없이 새벽2시,3시에도
도시락 싸주며 조심해서 다녀 오라고 애기하던 사람이다.
가다가 힘들면 그만 두고 돌아 오라던 그 말 한 마디에
난 언제나 끝까지 뛰었고 적막한 산길을 혼자 걸으면서도 무섭지 않았다.
가고 싶은 곳을 애기하라니 알아서 하란다.
산 길 걷는 걸 힘들어 하는 마나님을 천왕봉으로 안내 할 수도 없고 인터넷을 검색을 하다 보니 지리산 둘레길 300KM.
"산청군 시천면 덕천서원에서 단성군 어천마을까지 21.5KM"
눈이 번쩍 뜨이게 반가운 코스다.
지리산을 좋아하게 되면서 남명 조식선생을 비로소 알게 되었고 가슴 한 가운데 비워 둔 자리를
선생의 삶을 통하여 채울 수가 있었기에......
덕천서원과 산천재도 둘러보고 안마근담 마을에서 1박, 단속사지에 들러 정당매도 보고.......
아직은 매화가 피지 않았을 텐데.
나의 제안에 마나님도 흔쾌히 O.K 한다.
덕천서원과 세심정을 보고서 원리교를 건너 덕천강 가를 따라서 걷다보니 마을 청년회에서
달집 태우기를 준비하고 있다.
풍물패의 흥겨운 가락소리에 다가 가니 막걸리 잔을 권한다.
두 사발을 거푸 들이키고는 감사의 인사를 하니 어디서 왔느냐고 묻는다.
"평소 존경하는 남명 선생도 뵙고 산천재도 둘러 보러 왔다."고 하니
"둘러 보고 저녁에 와서 구경도 하고 맛있는 음식도 함께 하자고 한다." 참으로 넉넉한 인심이다.
몇시에 행사를 시작하는지 물으니 저녁 6시 30분경이라고 한다.
이번 여행은 덕산에서 남명선생과 달집 태우기 민속 행사를 보는 것으로 하고 한층 더 느긋해진
발걸음으로 덕천강을 따라 걷는다.
마나님은 덕천강변 운동 기구를 거제도 계룡산 산림욕장에 있는 것과는 모양이 다르다며
보이는 것마다 전부 탄다.
뭐가 그렇게 좋은지 깔깔대면서......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나와 내 주변에서 항상 나를 위하여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덕천서원을 들어서면 경의당이 앞에 있고 뒤에는 남명선생의 위패를 모신 숭덕사가 있다.
세심정.
덕천강을 바라보며 선생은 무슨 생각을 하셨을까?
중산리 계곡 물줄기가 모여 신천(新川)이 되고......
세심정 곁에는 남명 선생의 浴川이라는 詩碑가 있다
냇물에 목욕하고서
오물에 쌓인 사 십년간의 허물
천 섬 맑은 물에 모두 씻어 버리네.
만약 오장에 티끌이 생긴다면
바로 배를 갈라 흐르는 물에 부치리.
중산리 계곡에서 흘러온 신천과 대원사계곡과 장당계곡이 합한 삼장천이 합수하는 곳.
도화정(桃花亭)에 앉아서 흐르는 물소리에 시름도 함께 내려 보내고......
덕천강은 지리산의 강이다. 천왕봉을 중심으로 제석봉과 연하봉, 촛대봉, 영신봉을 거쳐 삼신봉에 이르는 남부능선이 만든 법천계곡, 청내골, 도장골, 거림골, 고운동계곡에 이어 중봉에서 갈라져 나온 구곡산 능선과 치밭목 능선이 만든 순두류계곡, 천지암골, 내원골, 장단골뿐만 아니라 천왕봉에서 중봉을 거쳐 하봉과 쑥밭재, 새재, 깃대봉, 밤머리재, 웅석봉으로 이어지는 왕등재 능선과 웅석봉 능선이 만든 조개골, 대원사계곡, 딱밭실 골에서 흘러내린 물이 모여 만든 강이 덕천강이기 때문이다.
http://www.sharim.kr/bbs/view.php?id=tour_sch&no=8
두류산 양단수
두류산 양단수를 내 듣고 이제 보니
도화 뜬 맑은 물에 산영조차 잠겼어라.
아희야 무릉이 어디뇨 나는 옌가 하노라.
덕천강 둑에서 구곡산을 바라보며......
덕천강 늦은 오후......
산천재에 걸려 있는 남명 선생의 시.
산천재.
남명 선생이 바라보았을 천왕봉은 운무에 가려 희미하게 보인다.
앞으로는 덕천강이 흐르고 겹겹이 산봉우리 뒤로 천왕봉이 있으니......
남명매.
남사마을의 원정매,단속사지의 정당매와 산천재의 남명매는 산청 3매로 널리 알려져 있다.
2010년 3월1일 아침비를 바라보며
봄비 처마끝에서 소리내어 내리니
산천재 앞 뜰 남명매가
산모의 젖가슴처럼 아파 오겠다.
따사로운 햇살이 입술되어
꽃 봉오리마다 온기 전하면
하얀 꽃잎 눈꽃되어
보름달 큰 거울로
너를 볼 수 있을려나.
산천재와 도로를 사이에 두고 남명 기념관이 있다.
남명기념관 앞 뜰.
몸과 마음을 항상 바르게 하며.
경의검
성성자
덕천강 달 집 태우기
마을 청년회에서 행사 준비중이다.
드디어 액운을 태우고 복을 기원한다는 달집 태우기.
모두의 소망을 담아서 점화를 한다.
강에서 부는 바람으로 불꽃이 날리기도 하지만 대나무 마디 터지는 소리가 모든 액운을
쫓아 줄 것 같다.
저 불꽃을 바라보며 무슨 생각들을 할까......
첫댓글 사랑하는 옆지기님과 나들이를 하셨네요? 그것도 멋진 지리산 둘래길과
남명 선생님의 흔적을 보시고 보름날 달짚태우는 멋진 모습에 넉넉한 시
골 인심까지 아직도 우리네 세상은 정이 넘치고 살맛나는 세상인것 같습
니다. 멋진 울님 전화 감사 했고 언제나 그렇게 행복 하시길~ *^^*
형수님과 좋은 여행하셨네요
모처럼만에 두 분만의 정감넘치는 지리산 둘레길 나들이~~~
무슨 말이 더 필요하겠습니까~~~ 두 분의 사랑 영원하시길~~~
안개바람님 !
함께하신 두분의 절겨운 모습이 그려집니다 ㅡ아름다운 지리산의 둘레길 나들이 멋집니다.
안개바람님!
오랜만에 내신성적이 많이 올랐겠습니다. 즐겁게 살아가시는 모습 보기가 너무 좋습니다.
멋진 지리산 둘레길 도보 나들이 였습니다.
결국!! 마나님께서 남편꼬임에 넘어가셨군요. 본인이 좋아하는 지리산자락에 드셨군요. 같이 한 시간이 행복했겠습니다. 다음 산행때 도시락반찬이 기대됩니다~
저도 08년 겨울에 기념관을 다녀왔는데요 참 조용하고 깨끗한 마을이다 하고 휘~둘러 봤는데... 이렇게 설명을 들으니 다시한번 둘러 봐야겠네요 ㅎㅎㅎ
그냥 그림이 그려 집니다...멋진 울님 풍유를 즐길줄 아시는 그멋드러진 행보가 지기님과 함께라니...ㅎ
내딛는 발자욱마다 한시가 나오며 행복이 묻어 났으리라 봅니다...지기님의 행복한 모습에 울님의 가슴은
어떠 했을까...언제나 아름답고 행복한 마음으로 사랑이 넘치는 나날들 되시길 소망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