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2 종주를 꿈꾸는 어느... 날건달(?)의 꿈
- 출발
땅끝 해변...
무엇이 나를 이 자리에 서게 만들었는가...
한반도의 땅끝...
새벽 3시...
아직 여명은 이르고 바로 앞 남녘의 바다는 새삼스레 내가 이 조국산하의 아들임을 일깨워주며 가슴 뭉클하게 만든다...
미천한 이 몸이 부디 한발 한발 걸음을 떼어
저 멀리 고성 명파해변까지 갈 수 있도록 해달라고
부모님께서 잠들어 계시는 내 고향 완도 약산을 향해 묵념하고 기도한다.
- 출발 – 50KM
드디어 출발...
하나같이 자신에 찬 발걸음으로 주행을 계속한다...
좌측으로 해안가를 끼며 77번 국도를 따라 22km 지점 아침식사 지점으로 향하고 있다...
아직 새벽녘이건만 온몸에서는 땀이 비오듯 흘러내린다...
점차 시간이 흐르며 내리쬐는 태양은 이번 대회 동안 내내 우리를 고통스럽게 할 것이다...
해남읍내를 못가 우측 직선도로로 진입하니
여기부터는 주유소말고는 민가 한 채 발견할 수 없다...
50KM A/S에 약 6~7시간이 경과한 정오를 전후해 도착한다...
- 50KM – 100KM
당분간 이 직선도로는 끝없이 이어지며 주자를 괴롭힌다...
그러나 아직은 초반... 아직은 견딜만 하다...
주유소와 휴게소 등이 제법 많아 급수나 식사는 큰 무리는 없지만
태양은 너무도 강렬히 도로를 달구어 놓고 있다...
밤 9~10시 전후하여 제 1CP인 나주남원식당에 도착하지만
모기때문에 제대로 휴식을 취할 수나 있을지...
- 100KM – 150KM
이 구간이 어쩌면 대회 초반 내게 최대의 고비를 안겨줄 것이다...
밤새 뒤척이다가 이른 새벽에 출발하느라
부족했던 잠으로 인해 밀려오는 졸음과 함께 하는 여정...
특히 남평교사거리에서 좌회전..., 한참 지나서 1시방향 용두동 지석묘 방향으로 진입...,
영산강 자전거길 진입까지 헷갈리는 코스에 주자들은 차츰 짜증이 앞서며
대회 참가에 대한 후회와 주최 측에 대한 원망이 겹쳐지리라...
광주 빛고을 100키로 코스인 같은데... 하는 착각과 데자뷰 속에
그렇게 광주천을 따라 지루하고 긴 여정을 달리다 보면...
150KM A/S담양 죽녹원에 도착하는 예상시간... 아침 4~5시 전후 도착
- 150KM – 200KM
이른 아침인데도 7월의 태양은 여전히 뜨거울 뿐이다...
추월산터널(138m)지나 용치 ~ 천치 ~ 치재 ~ 쌍치 ~ 양촌 ~ 내동 ~ 산내 ~ 매죽 ~ 옥정호 구철초 테마공원 입구(꽃바람 순정문) 일주문을 통과하여 직진하고...
구철초 출렁다리를 좌측에 두고 내려가 다리를 건너
부치봉 ~ 구절재 ~ 산외로 구길을 따라 한참을 진행하다보니
200CP인 용두머리한우타운식당에 도착... 월요일 오후 5시 경...
전북지맹에서 선수들 환영하는 큼지한 현수막을 보니 울컥...
- 200KM – 250KM
두 번째 맞이한 밤...
이 구간은 정말 생각하고 싶지도 않은 구간이다...
다행히 전주시내를 통과구간이라 편의점 이용이 가능하다.
(봉동사거리(하이트맥주전주공장) 좌회전 다리건너 바로 우회전)자전거길(둑방)진입 주로 표시는 빠짐없이 하였는데 선수들 못보고 지나쳐 알바하는 경우가 많다
천천히 달리면서 주로표시 확인하고 똑똑한 녀석 휴대폰 gpx 열어 확인해야 한다고...
경천 상용마을회관에 도착... 화요일 아침 5시경...
전북지맹에서 한 상 크게 차려 놓으셨다...
- 250KM – 300KM
천둥산휴게소 ~ 경천면 행정복지센터 ~ 용복터널 진입안됌 우측길로 ~ 대둔산삼거리 ~ 배티재(349m) ~ 진산면 행정복지센터 ~ 복수면 행정복지센터 ~
지량리 접어들면... 지금부터 주로표시와 휴대폰 gpx를 열어놓고 가야한다
294km 지량리 입구에서 굴다리 통과...
구만2교 아래에서 샛고개터널은 역방향으로 진입해야
터널통과후 안영ic 등 건널목을 안 건너고
뿌리공원사거리에서 유등천 자전거길로 바로 진입할 수 있다고...
300cp 도착 예정시간 화요일 오후 5시경...
7시간 회복시간 1인1실 준다고 하네...
잘먹고 시원한 에어콘 바람 쐬면서 한숨 늘어지게 쉬다가 가야지...
안마도 좀 받고.....ㅎㅎㅎ
- 300KM – 350KM
체력은 물론이고 컨디션도 최고다...???
일곱시간 잠을 잤더니 해남출발 때처럼 온몸이 멀쩡...???
유등천 자전거길로 달리고 달려 한빛대교 밑에서부터 주로표시 잘 찾아보고
똑똑한 gpx 열어서 굴다리로 나오면 LPG주유소.
주로표시대로 신탄진 한일병원(좌측) 현도교방향으로 go go
청주시내를 들어선 다음 내덕칠거리에서 36번 국도 충주방향으로 우회전한다...
오후 1시를 전후해 율량천을 지나니 우측에 350KM A/S가 나를 맞는다...
왜 이리 멀리 있느냐고 혹시 잘못되지 않았냐고
죄없는 A/S 자원봉사자에게 짜증을 부리며 털퍼덕 주저앉아 버린다.
제풀에 못이겨 눈에서는 눈물이 핑 돈다...
포기해버릴까...
이걸 완주해서 남는게 뭐냐고...
이러다가 몸이라도 상하면 뭐가 되겠냐고...
자꾸자꾸 약해지는 마음을 채찍질해 보지만 그게 무슨 소용일까...
- 350KM – 400KM
이 구간이야말로 이번 종단코스 중 가장 지루하고 힘들고 견디기 힘든 코스이리라...
증평을 지나 주덕 충주로 빠지는 36번국도...
일직선으로 쫙 뻗은 도로 군청사거리에서 좌회전... 다리지나 우회전...
광덕사거리 직전에서 철교옆 1시방향 토끼골 통과...
주로표시 잘보고 gpx열어 놓고 다리건너 바로 좌회전...
개천따라 주로표시대로 kumf 리본 따라가다 보면 역주행으로...
백마령입구까지 약 300m 지나 백마령재를 오르고
백마령재를 넘어 내려와서 주로표시 잘 찾고 똑똑 gpx 열어
충북선 철다리 토끼굴 2곳을 통과... 직선주로 차량 조심조심해서 내려오다 보면
400cp가 선수 여러분을 맞이한다... 도착예정시간 수요일 저녁 11시경...
- 400KM – 450KM
이곳을 지나니 정말 한적한 시골길이 나온다...
전형적인 시골길이다...
차도 별로 없다...
밤길을 휘파람불 여유마져 생기니 여기까지 온 내가 자랑스럽다...
소태재와 양안치재를 넘는 힘겨운 코스지만
그래도 아까 직선도로를 지날때보다 훨씬 운치도 있고 그늘에서 잠시 쉬어갈 수도 있다.
원주시내로 접어전 3대순두부식당(450cp로사용)에서 식사랑 땀을 닦고...
원주 연대캠퍼스 삼거리를 지나 단계사거리. 원주시내도 더위가 여간이 아니다...
도착시간 오후 3시~5시전후...
- 450KM – 500KM
또 가보자...
마음만 급해 오래 쉬지도 못한다...
이제 뛸 힘도 없다... 마냥 걷는다...
그러나 차량의 질주로 위험하기는 마찬가지...
잠시도 마음을 놓을 수 없다...
횡성을 지나 (구)대성병원건너편 옆길 주로표시확인 진입 토끼굴로 좌회전
토끼굴 지나 우회전 횡성시내 진입 횡성교 방향으로 직진
다리건너 원흥정육식당 방향으로 직진(차량많고 과속차량 절대 주의)...
횡단코스와 반대방향으로 잠시 겹치는 구간... 10월엔 저 길을 걸을지도...
홍천까지 이어지는 이 코스도 정말 단조롭고 위험하다...
이제는 포기할 수도 없기에 그동안 잠시 잠시 흐르던 눈물도 메말라 버렸다...
오직 오기 하나로 버티며 발바닥 발가락물집을 터뜨려가며
사막의 오아시스를 찾아가듯 한걸음씩 발을 옮겨본다.
473.01km 육교를 건너 역방향으로 500m 11시방향 내려가 오른쪽 토끼골 통과
주로 표시 잘 찾아 똑똑한 gpx 열어 주행하기 바란다고...
(이번 주로 답사때 직선으로 쭉 빼면 좋은데 햇갈리게 했다는 쓴소리가 많이 나왔다는...)
삼마치터널을 통과(소리한번 크게 질려보고)
한참 내리막길 내려오면 주로표시 보고 1시방향 우회전(연봉삼거리)
홍성 세무서앞 주로표시 보고 gpx 열어서 주행...
최짬뽕집이 500KM CP에 도착하니 시간은 새벽 3시를 가리키고 있다.
- 500KM – 550KM
38선휴게소를 지나 인제휴게소앞(인제대교진입전, 인제터널전(터널통과 절대안됨))
544.6KM지점에서 우측으로 빠져 인제대교 및 인제터널 우회도로 이용
550KM A/S지점인 합강정휴게소에 도착한다...
팔각정에서 드러누워 본다
- 550KM – 600KM
원통을 지난다...
전에는 인제 원통 읍내를 지나는데 이제는 모두 외곽도로를 타야 하니
옛날 강원도로 배치된 군인들의 인제가면 언제오나 원통해서 못살겠네라는 푸념도
정말 옛 얘기가 되어버렸다.
덕신교차로에서 1시방향을 보면 총을 든 군인 동상이 보이면
그 쪽 방향으로 진입 산책로 따라가면 모텔입구로 나온다고...
야밤입니다
데쟈뷰 많이 오는 지역이므로 귀신도 만나고 이쁜 아가씨도 만나게 된다고...
절대 유혹에 따라가면 600km 고생해서 달려온 보람이 없어집니다
(절대주의)
혼자 뛰시지 말고 여러 명 뭉쳐서 달리도록 하십시오.
진부령 정상석 전 풍미식당에 설치된
600KM CP에 따뜻한 황태해장국과 쉼터가 마련되어 있다...
- 600KM – 623.4KM
쉬기에는 결승점이 아른거려 쉴 수도 없다...
이제는 하프코스정도...
진부령정상석을 지나 하염없이 내려막을 내려간다.
온갖 생각이 다든다
눈시울이 붉어진다
“다~왔다~해냈다”
하마터면 지나칠 뻔 가마터골 신장로에 큼직하게 화살표가 좌회전을 가르친다
나지막한 언덕을 지나 비포장 도로가 나온다
땅끝마을을 출발한지 148시간만인 오후2~3시경 드디어 결승점에 도달한다...
정말 이렇게만 되었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정말 잠시 꿈을 꾸어봤습니다...
일단 갈 수 있는 데까지 열심히 걸어보겠습니다.^^
첫댓글 ㅎㅎ. 형님이 쓰신줄.
힘든 결정을 하셨고..
출사표를 던지셨으니..
무조건 완주한다는 자신감으로 무장하셔서 대한민국 종단 622로 명전에 오르는 평마의 새로운 역사를 만드시길 바랍니다^^
아이고~ 그길을 꼭 가셔야 겠습니까. 기어코 가셔야 겠다면, 부디 무탈하게 멋진 꿈 이루시길, 좋은 추억 만들어 오시길 기원하겠습니다. 🙏🏻
진부령고개넘어 고성에 자봉가서 대 장정의 마무리를 보게 하여주세요 ㅎ
이대로 꼭 완주하시길 기원 또 기원해봅니다. 출발은 고향품에서 하오니 편안함으로 출발하소서^^*~♡♡♡
출사표대로 꼭 될것입니다.
열심히 응원하겠습니다.
완주기는 그대로 복사해서 느낌만 조금 추가하면 되겠네요 ㅎㅎ
출사표가
종단후기가 되리라 믿습니다.
수많은 유혹과 핑게거리를 이겨내고 무사히 완주 하시길 응원합니다~^^
낼
7월 2일로 알고 있는데
벌써 출발~~ㅎ
생각대로 북진하시길 빕니다.
생각이 머리를 지배하면 복잡~
걍 깡으로 전진하세요~!~~!!
다시금 올라오는
후기를 기다립니다!!
파이팅!!!!!!!!
송암 형님...솔직히 왜 도전하셔야 하는지 모르겠지만... 무사완주 기원합니다!!!
큰 병이야~~
그 누구도 못말리는 불치병말일쎄.
그 멀고 먼 길을 이 무덥고 습한 날씨에~~ㅉㅉ
하긴 단 하루를 살지라도 해보고 싶은건 기어이 하고 살아야 삶의 참맛이기도 할것 같네 그려.
꼬옥 건강한 모습으로 성공하고 돌아오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