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프타고 중국일주 8편 - 갑자기 말 안듣는 브레이크.. 아! 체로키

[낭만차이나]

8. 쓰촨성 야지앙

갑자기 말 안듣는 브레이크 아! 체로키

한기에 잠이 깼다.

해발 3,900미터의 고도 지대인 리탕은 여름이라도 아침의 온도가 상당히 낮다.

오늘 달려야 할 코스는 야지앙(雅江 야강)과 캉딩(康定 강정)을 지나 야안(雅安 야안)까지다.

중국은 휴대용 가스가 무척 귀한 모양이다.

출발할 때 버너의 가스를 몇 개 준비하지 않아 들리는 마을마다 상점을 뒤졌지만 판매하는 곳이 한군데도 없다.

지도상에 꽤 큰 도시로 표시되어 있는 야안에서는 아마도 가스와 우리가 필요한 교통지도를 살 수 있을 것이다.

오늘 달리는 코스는 지도상으로는 국도 급 도로로 나타나 있어 내심 기대했지만 해발 4,000미터를 넘나드는 것은 물론이고

도로의 사정이 여태까지보다도 더 좋지 않다.

아스팔트길이긴 하지만 곳곳에 구멍이 패여 위험하고 체로키에도 무리가 간다.

이대로라면 야안까지 오늘 중으로 도착 못할 수도 있다는 강박감이 생겨 아침 8시 출발한 우리는 11시 30분경에 야지앙을

 지나지만 끼니 해결할 생각도 하지 않고 달린다.

야지앙을 지나 20분쯤 달렸을까?

왼쪽 바퀴 쪽에서 덜컹거리는 소리가 난다.

혹시나 해서 천년지향 형과 함께 바퀴와 체로키의 상태를 체크해 보니 왼쪽 쇼바가 덜렁 덜렁 망가졌다.

나쁜 도로 상태가 결국 체로키에게 무리를 준 모양이다.

결국 지나가는 공안에게 부탁하여 야지앙에 있는 자동차 수리공을 불렀다.

약 한 시간 후 도착한 수리공이 그 자리에서 왼쪽 쇼바를 제거한다.

응급처치를 마친 체로키에 올라탄 천년지향 형이 야지앙에 있는 차 수리 점까지 운전한다.

차는 중고 쇼바를 교체하는 것으로 간단히 해결되어 안도의 한숨을 쉬었지만 늦어진 시간을 보상받기 위해 식사도 하지 않은 채 다시 캉딩으로 향한다.

캉딩으로 가는 길 역시 울퉁불퉁하다.

기존 도로를 허물고 새로 길을 닦는 중이라 곳곳에 공사차량과 장애물이 막아선다.

그렇게 정신없이 운전을 하던 중 결국 일이 터지고 말았다. 사고가 난 것이다.

저 멀리 다리와 그 옆으로 우회하는 두 갈래의 길이 보여 다리 쪽으로 들어서는 순간 잘 못 들어간 것을 알고 급브레이크를

 밟는데 갑자기 브레이크가 말을 듣지 않는다.

급박한 상황에 브레이크 페달을 힘껏 밟아 보고 기어를 조정해 보았지만 체로키는 멈출 줄을 모른다.

그나마 우측 차선 쪽 길 상태가 더 좋아 그 쪽으로 가려 했지만 하필이면 할아버지와 아이가 지나가고 있어 순간적으로

핸들을 틀어 왼쪽 차선으로 진입한다.

쾅!!!

굉음과 함께 차가 멈춰 섰다.

아찔한 사고다.

체로키 앞바퀴 두 개가 내려앉고 체로키의 밑 부분이 꽤 많이 부서졌다.

그나마 사람이 안 다친 것이 다행이다.

만약 내리막길에서 브레이크가 말을 듣지 않았다면 하는 생각을 하니 더욱 아찔하다.

어쩌면 이 사고로 여행을 그만두어야 할지도 모른다.

늦은 시간이지만 뾰족한 해결책도 없어 한동안 멍하니 서 있지만 아무 생각도 나지 않는다.

일단은 사고지점 주변에 있던 장족 청년에게 200위안을 주고 차와 짐을 지켜줄 것을 부탁하고 마을이 있는 캉딩으로

가서 해결책을 찾기로 했다.

캉딩으로 가는 동안에도 사고가 실감나지 않는다.

만약 속도를 조금만 낮춰서 달렸다면, 만약 앞 상황을 잘 파악하여 차가 갈 수 있는 길로만 달렸다면 하는 아쉬움이

머릿속을 빙글빙글 돈다.

하지만 어쩌랴. 이미 엎질러진 물이고 다시 주워 담을 수 없다.

가장 빠르고 좋은 해결방법을 찾아야 한다.

캉딩에 도착하여 숙소를 잡고 잠을 억지로 청했다.

여행 시작 후 최악의 하루를 보내서인지 밤새 악몽에 시달린다

우리가 머문 리탕의 삼거리에 있는 숙소. 오른쪽은 샹청 방향이고 왼쪽은 야지앙으로 가는 방향이다.

반대쪽으로 가면 티베트로 갈 수 있다.

여름인데도 아침 날씨가 쌀쌀해서 사람들의 옷차림은 겨울이다.

구름위에서 가벼운 산책을 시작한다.

길이 험하긴 험했나 보다. 쇼바가 제 자리를 이탈하여 바퀴 윗부분을 뚫고 솟아나 있다.

수리공이 망치를 들고 차를 더 망가뜨리지나 않을 지 살짝 걱정이 되는 순간이다.

시골의 마을이라 체로키에 맞는 새 쇼바는 없다.

수리공은 당연하다는 듯이 중고 부품을 가져와서 갈아준다.

어쨌든 체로키의 수리가 완료되어 우리는 다시 길을 나선다.

하지만 더 큰 불행이 우리 앞을 기다리고 있었으니....

도로 주변은 여전히 아름다운데 그와 반대로 도로 사정은 점점 더 나빠진다.

해발 4,000미터가 넘는 도로가 즐비해서 그런지 사천성이라는 이름이 그냥 지나쳐지지가 않는다.

비록 낭떠러지 길을 달리는 아슬아슬한 순간의 연속이지만 그 어느것하나 쉽게 눈을 뗄 수 없을만큼의 꿈같은 풍경들은

하늘 위에 둥둥 떠다니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킨다. 

저 거친 물살만큼이나 사고로 인한 나의 마음속은 격정으로 울렁거린다.

시내를 가로질러 흘러내리는 물살과 캉딩의 야경

[남양]

2부가 아주 기다려 집니다~~^^*

[낭만차이나]

슬픈 이야기입니다 ㅠ.ㅠ

[시나브로]

고난을 뚫고 또 다시 시작되는 여행~~이런 이야기가 듣고 싶네요....^^

[낭만차이나]

"고난을 뚫고 또 다시 시작되는 여행" 이란 말이 가슴을 뚫고 지나가는 것 같습니다.

[낭만차이나]

사람이 안 다친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이었습니다.

[달빛]

우리집 체로키도 퍼진적이 있어요. 결국 시골에서 토라지 수리공이 오토바이 타고와서 고쳐줬지요. 험난한 길을 견디다 못한 체로키. 그래도 못가는데 없더라구요. 지프차 타고 여행하시는데 좋은일만 만나시길....^^*

[얀미르]

안녕하세요 낭만차이나님.. 요즘 날씨가 참 좋은거 같아요..^^
이렇게 좋은 날씨에 늘 좋은일만 있으시고 마음도 따뜻해지시길 빌어요..^^
댓글은 처음 남겨드리는데 앞으로도 카페에서 자주자주 뵐께요..^^
좋은 정보들 자료들 있으면 서로 공유하고 친하게 지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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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로 자격증 자료들을 받아볼수 있다고 하네요...^^
저도 자격증 공부들 한번 해보려구 해요..^^
낭만차이나님 오늘하루도 좋은 하루 되시구요. 앞으로 친하게 지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