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York Salsa.
세상 그 어느 나라를 가보아도 사실 한국의 능숙한, 때론 전투적인 살사에 익숙해져있는 사람들이라면 실망하게 될 수밖에 없다.
라틴아메리카, 남아공, 두바이, 캐나다를 비롯 아시아의 나라들도 마찬가지로 모두 ON1을 즐겨추며 ON2는 인스트럭터들만 추는 정도로 보급되어있지 않다.
심지어 과테말라에 갔을때에는 잘추는 인스트럭터인데도 불구하고 ON2를 접해본적이 없고
배우고싶어해서 그의 스튜디오에서 매일 알려주고 함께 연습했을 정도이다.
유일하게 온투를 일반적으로 추는 곳들은 지금 우리가 추는 ON2의 근원지인 뉴욕과 한국정도라 해도 될 듯싶다.
사실 우리가 흔히 살사를 접할때나 평상시에도 마찬가지지만 꿈의 도시로 여기는 뉴욕도 사실 실망스러운 부분이 적지는 않다.
실력의 문제라기 보다는 플로어에서의 그들의 매너에 처음 며칠은 조금은 지치고 힘들었다고 말해야 할것같다.
그들은 남녀노소 할것없이 덩치에 상관없이 플로어를 넓게 쓰고 보폭도 넓어서 마구마구 발을 밟고 엉덩이나 팔꿈치로 치면서도 전혀 주변사람을 신경쓰거나 미안해하지 않는다.
겪어보면 알겠지만 뉴욕은 이 세상 모든 인종의 결합체다.
살사바도 마찬가지지만 그중에 특히 라틴계열 사람들과 흑형아들이 좀 많은 편이다.
생각해보니 지미안톤 등 유명한 디제이들이나 댄서들은 사실 미국사람은 없는듯하다.
실제로 플로어에서도 마찬가지다. 이때 조심해야할 일은 상상을 초월하는 흑언니들의 탄력있고 어마무시하게 큰 엉덩이에 부딪히면 플로어 반대편으로 나가 떨어진다 해도 아무도 신경도 안 쓰니 스스로가 조심해야한다는 것.
나는 뉴욕진출 첫날 흑형아의 굳센 팔꿈치에 어깨를 맞아 왼쪽어깨에 멍이 시퍼렇게 들었고
다음날은 무수한 흑언니와 라틴언니들의 몸무게를 실은 하이힐에 그리고 궁뎅짝에 수십번 공격을 당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플로어 사이를 아무렇지도 않게 비집고 다니면서 플로어 관광을 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그러려니 하고 피해서 춤을 춰야한다는 점도 잊지말자.
눈치를 줘봤자 내눈만 아프다 왜냐하면 째려보든가 말든가 신경도 안쓰니깐.
또 하나 뉴욕에서 살사를 추려면 비위가 좀 강해져야 할 것 같다.
특히 한국 살세로분들..ㅋㅋ 무슨말인고 하니 이곳은 게이 살세로들이 은근히 많은데 이들의 모양새가 좀 그렇다.
낮선 곳이다 보니 가만히 서있으면 여든 가까이 되어보이는 할아버지들이나 키가 150도 안되어보이는 멕시코 초보 아저씨들이 주로 신청을 하게 되므로 며칠 지난후부터는 좀 더 적극적으로 내가 추고 싶은 상대를 찾게 되는데 일요일 지미안톤 파티에서 근육빵빵 흑오빠의 아우라가 퍼지는게 잘추게 보여서 다음곡에 신청해보려고 옆에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글쎄 곡이 끝나기가 무섭게 웬남자랑 손을 잡고 나가는게 아닌가. 헉... 그리구선 그 터질듯한 근육질의 몸으로 섹시한 S자를 만들고서 다소곳이 꽃손까지 만들며 요염하게 추더란 말이지. 그럴거면 대체 그 헬스장 선전 팜플렛에나 나올것같은 근육은 왜 만들었단 말인가?
또 다른 한명은 키가 2미터정도 되는 장신에 바람불면 휘청하고 넘어질것처럼 생겼는데 또 꽃손을 하고 잘추는 남자랑 추더란 말이지. 더 웃기는건 이들이 여자들하고도 춘다는 사실이다.
젠장 잘추는 살세로 살세라들은 지들이 다 섭렵하겠다는 건데 뉴욕 게이들은 양성애자에 욕심쟁이들이다. 보시면 알겠지만 한국에서 재미로 가끔 남자들끼리 추거나 여자들끼리 추지만 이들은 재미나 장난이 아닌 진짜 게이임을 온몸으로 느끼시게 될거다.
그래도 한국에서처럼 시선 때문에 좋아하는 춤을 포기하는 게 아닌 그들의 당당함이 또한 그들의 무기이기도 하므로 그들에게 박수를 보내주고 싶다.
운좋게도 시기가 맞아 지미안톤의 21주년을 축하하는 파티까지 와서 이환상의 라이브음악에 그냥 넋놓고 구경만 하고있기엔 입장료 18불이 아까워서 열심히 희생자를 물색하던중에 베이직이 아주 안정적이고 군더더기가 없는 흑아저씨를 발견해서 신청했다.
첨보는 조그만 동양여자애가 신청을 하니 입은 웃고있으나 긴가민가한 표정이었다. 20초가 채 걸리지 않았다 그의 표정이 완전히 달라지는데는.. 그리고 나도 내 예감이 틀리지 않았음을 알고 아주 만족스러웠다.
그는 그뒤로도 몇곡을 더 신청해왔고 다음날 있을 다른 라이브파티에 VIP명단에 올려주겠노라했다.
알고보니 이바닥에서 꽤 영향력있는 인물인듯... 덕택에 나는 뜻하지않게 비오는 뉴욕의 월요일밤에 분위기 좋은 라이브 살사빠를 공짜로 누리는 혜택을 즐겼다.
또하나의 재미있는 일화가 있다. 한번은 가만히 앉아있는 내가 불쌍해 보였던지 60대 중반으로 보이는 노신사가 신청을 해왔고 그는 연속으로 한곡 더 추자고 제안을 했고 그뒤로도 틈만나면 신청을 해주었다. 그 역시도 나이가 믿기지 않을 만큼 탄탄한 실력과 리듬감 역시 뛰어나서 나 역시도 너무나도 즐겁게 추었는데 누군가가 나에게 말해주길 그가 유명한 뮤지션이란다.
헐... 좀있다보니 정말 지미안톤파티의 라이브밴드에서 초청연주를 하더라는... 연주가 너무 멋졌다며 비디오를 찍고 엄지를 치켜줬더니 노신사의 얼굴에 함박웃음이 마치 아이처럼 해맑다. 어찌나 밟히고 치여서 난 참 운도 지지리도 없는줄 알았는데 이제보니 복이 참 많기도 하지 ^^
세상 어디를 가도 한국처럼 초급부터 정석적으로 수업을 통해 배우고 익히면서 수련하고 단련하는 나라는 없는듯하다. 무엇을 배우든지 마찬가지이다.
뉴욕도 다른나라들 보단 낫지만 그래도 절반정도는 강습을 통해 배우고 절반정도는 친구나 유튜브나 혼자 어깨너머로 배우면서 추기 때문의 추는 스탈이 제각각이다.
어쨌든 팔로잉은 살세라들의 몫이라는걸 잊지말자.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그들의 문화를 이해하고 함께 좋은음악을 들으며 즐기기만 한다면 언제나 웃으면서 출수 있다. 한국에서도 많이 웃으면서 추는편이긴 하지만 외국에가면 그것보다 두세배는 웃으면서 춘다. 그런데 요번에 뉴욕에서 열배는 웃으면서 췄다. 그만큼 힘들지만 그만큼 난 더 행복해진다는건 확실하다.
이번에 뉴욕이 처음은 아니다.
처음 왔을때는 세계일주중인 2010년 9월 살사 콩그레스에 맞춰 뉴욕에 갔었고 다양한 워크샵과 세계적인 라이브밴드와 유명한 인스트럭터들의 무대를 볼수있는 아주 즐거운 경험이었다.
그러나 그 2-3년 사이 뉴욕의 살사는 상당히 변해있었다.
보여주기위한 살사라고 해야하나... 즐기는 살사가 아닌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는 쇼오프가 강해졌다는 느낌을 지울수가 없었고 나의 질문에 뉴욕에서 살사를 추는 이들도 그러한 답변을 하였다.
요즘 한국도 조금씩 그런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느낌이 들면서 우리가 지양해야 하는 부분이 아닐까 하고 조심스럽게 얘기해본다.
어쨌든 플로어에서의 매너를 중시여기는 한국에서 추던 분들이 뉴욕에 가서 춘다면 그만큼 새로운 경험도 많이 하겠지만 몸에서 사리 나올 각오는 하고 계시는게 여러모로 마음수양이 되고 좋다 ^^
오히려 이런 일들보다 정작 더 아쉬웠던 점은 음악의 비율이다.
살사가 98프로라고 생각하면 될듯하다. 귀아프게 기다려봤자 바차타나 차차는 한곡 나오면 다행인거고 메렝게는 아예 없다.
그렇다고해서 단점만 있다면 무슨재미가 있겠나.
누가 뭐래도 그 모든걸 덮어줄 수 있는 이곳의 최고의 장점은 바로 라이브 밴드이다.
한국처럼 거의 매일 살사를 즐길 수 있는데다가 일주일에 두세번은 라이브 밴드로 즐길수 있으니 이 얼마나 좋은가.
물론 파티에 따라 가격이 조금씩 올라가지만 그래도 라이브 살사 음악에 목말라 있는 한국분들에게는 그만한 가치가 있으리라 생각된다.
또한 나이나 체형, 성정체성이나 인종에 상관없이 차별없이 누구나 행복하게 즐기고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게 될 것이다.
거짓말 아주 조금 보태서 걷기에도 벅차 보이는 곱게 늙으신 할아버지들도 꽤 있고,
얼굴엔 주름이 가득해도 곱게 화장하고 예쁜옷 입고 오신 아줌마와 할머니의 경계에 있는 분들도 적지않게 만날 수 있다.
근육빵빵하지만 섹시하게 S라인에 꽃손에 신경쓰는 게이남들도 있고,
엉덩이가 바닥에 안떨어지고 허리밑에 붙어있는게 신기할 정도인 어마무시한 궁뎅이 소유자들도 있다. 키크고 등치크고 가슴과 엉덩이도 큰 살세라와 그녀의 가슴에도 겨우 키가 달락말락한 백설공주에 나올법한 멕시칸 외소한 아저씨가 함께 살사를 추고 있는 모습은 묘하게 웃기면서도 행복하다.
이곳은 신분도 나이도 성별도 색깔도 초월한 살사의 중심이라는 생각은 그리해서 자연스러운것 같다.
한번은 이런일이 있었다.
처음간곳이고 음악은 늘어지고 아는사람도 없고 심심하던차에 어쩌구 저쩌구 기념으로 공연을 몇 개하는데, 그중에 멕시코에서 한커플이 초청받아와서 공연을 하는데 너무나 빠른 공연곡 때문에 실수는 연발했으나 분명 실력이 뛰어나 보였다.
그러나 막상 춰보면 힘만 엄청 쎈 공연위주의 댄서들이 있어서 사실 춰보기 전엔 말할 수는 없는 법인 듯하다. 살세라는 아담하고 너무 이뻐서 공연이후 쇼셜에서도 인기만발인데 반해 그녀의 파트너인 살세로는 여자보다 작은 키에 마르고 못생기기 까지해서 주로 춤은 추지않고 뻘쭘하게 서있기만 했다.
그도 나와 같은 신세라는 생각에 신청해서 춰보았는데 그날 춘 사람들 중에서 그는 최고중의 최고였다. 특히 활짝웃으며 추는 그의 모습은 참으로 행복해보였다.
우린 둘다 즐겁고 신나게 열곡과 같은 한곡을 췄고 결국 나는 그곡을 막곡으로 그에게 칭찬과 미소로 춤에 대한 감사를 표했고 그도 마찬가지였다.
나는 그냥그랬던 그날의 마지막을 결국 웃으며 마무리하고 그곳을 떠났다.
모든분들이 공감할 것이다. 막곡은 내가 좋아하는 살세라나 살세로와 추고 싶은 그마음.
그것은 외모나 키나 인종이 아니라 파트너를 향한 애정어린 집중과 음악을 느끼면서 즐기며 실수도 환한 웃음으로 넘길수 있는 여유로움과 함께공유하는 그행복한 짧은 3분짜리 곡안에 있음을 우리는 안다.
당신은 지금 이순간 진짜로 살사를 즐기고 있는가?
# Sunday
Jimmy Anton - 매달 첫째, 셋째, 다섯째 일요일. 5시- 9시. 입장료 $11
뉴욕최고의 쇼셜로 인정해주는 지미안톤 쇼셜. 음악,분위기,댄서들 꽤 좋다.
LVG - 매달 둘째, 넷째 일요일. 6시 - 10시. 입장료 $12
지미안톤과 더불어 인정받는 쇼셜 그러나 내부가 엄청더워서 셔츠를 몇 개 준비해야함
# Monday
Session 73 - 분위기 좋은 작은 바에서 라이브밴드와 함께하는 쇼셜. 8시-12시. $10
개인적으로 제일 좋았던 곳. 작지만 라이브 그리고 매너와 춤을 겸비한 댄서들.
# Wednesday
Solas - 작지만 많은 사람들이 북적대는 곳. 9시-1시. $5
사람이 많고 분위기는 즐거우나 입장료가 싼이유...출만한사람이 많지는 않다는 점.
# Friday
Candela - 매달 첫째, 셋째 그리고 다섯째 금요일. 9:30-2시. $11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 바로옆건물 4층.크고 분위기도 좋으며 좋은댄서도 많은편.
Abakua - 매달 둘째, 넷째 금요일. 10시- 2시.
직접가보지는 못했으나 Abakua 댄스팀이 오므로 꽤 재밌는 쇼셜이라고 함.
# Saturday
Salsamania - 매달 둘째, 넷째 토욜일. 5시- 1시. $12
금요일 candela 쇼셜과 같은장소. 재밌게 즐길수있는 쇼셜.
Toda la Noche - 매달 첫째 토욜일. 10시- 3시.
11시이전에 가면 $10, 그이후에는 $12.
뉴욕은 전체적으로 살사음악 템포가 한국에 비해 살짝 느린편이고 클래식한 음악도 꽤 나오며 라틴스타일의 음악이 강세를 보인다. 특히 가끔 나오는 바차타는 도미니칸 스타일이 주로 나온다.
www.salsanewyork.com 에 들어가면 뉴욕살사에 대한 약도를 비롯해 매일 업데이트되는 엄청나게 다양한 정보가 있으며 Main Mambo calendar로 클릭해서 들어가면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되어있는 한달동안의 뉴욕전역파티와 쇼셜 정보가 캘린더에 자세히 나와있으므로 확인해보고 가시면 될듯하다. 캘린더로 바로 들어가려면 www.salsanewyork.com/calendar.htm
첫댓글 컴터로 글쓰고나서 휴대폰에 있는사진 올릴랬더니 모바일웹에서 작성한 글만 수정가능하다네..ㅋㅋ 아..귀찮아라..사진은 그럼담기회에..^^;
ㅋㅋ 애썼다 글구 도니야 너 뉴욕에서 여자 패턴 하면 인기 좋겠다 ㅋ
음.....꽃손을 연습해야하나....
ㅋㅋㅋㅋ ㅋ꽃손 ㅋㅋㅋ
환상적인 텐션과 거친 텐션,, 천당과 지옥을 오갔던 뉴욕 살사 경험이 떠오르네요~~언니 얘기 읽으니 너무 가고 싶다 ,,, 나이 지긋하신 분들의 연륜 넘치는 스탭이 그리워용 ~ 이럴땐 정말 조금 부자로 살고 싶습니다,, 근로자의 날 근로자임을 실감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