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정맥 7구간(여시목-복룡재-추령봉-추령-유근이재-장군봉-연자봉-문필봉-신선봉-소중엄재 갈림길-까치봉-내장사)
1.일시: 2020년 11월 4일 목요일~ 5일 금요일.
2.참가인원: 전과 동
3.날씨: 오전에는 그런대로 괜찮았는데, 오후 들어서 간헐적으로 비가 후두득하고 내려 간을 쫄아 붙게했다. 그러나 우리가 누구인가 그깟 비에 가슴 졸일 우리가 아니지 않는가!
4.산행거리및 시간:
고도표에서 보듯이 고도 편차가 심해 우리가 심증적으로 체감했던 20km 주파거리는, 실제 간 거리와 차이가 있다. 장딴지 근육이 느끼는 부하의 량에 따라 우리의 심증적 산행 거리는 늘어난다.
원래 계획했던 곡두재까지는 차마 가지를 못하고 호남정맥과 까치봉 갈림길에서 눈물을 머금고 내장사로 후퇴했다.
파란색 실선이 호남정맥길이다. 빨강색은 우리가 지나간 길이고.
모텔에서 나와 택시로 이곳 사기점 마을까지 와서 신새벽에 내리니, 도대체 어디가 어딘지 분간을 할 수가 없다. 해서 시작부터 알바를 진탕했다. 밥값하려는 동네 똥개들의 폭포수 처럼 짖어대는 소리에, 조용한 산골마을은 그야말로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
추령의 궤적은 단풍구경과 장사치들의 난장을 구경하면서 생긴 궤적이다. 이곳은 단풍철이라 난장에다 차들의 통행도 빈번하여 도심의 한복판 같다.
추령 이전과 이후의 등로는 확연히 달라 국립공원 자락에 들어 온 것을 실감하는 순간이다. 길 없는 길을 만들어가는 것과 확실한 등로를 걷는 것은 정말로 운니지차이다. 안간 길을 간다는 것은 그래서 선구자라는 이름을 부여하는가 보다.
호남정맥과 까치봉 가는 갈림길인 소등근재 갈림길에서, 우리는 하등의 고민도 없이 내장사로 직행했다. 우리의 목표 곡두재까지는 갈림길에서 8km 거리에 있고 내장사는 2km 거리에 있었으니 말이다.
'아미앙스베이커리' 빵집은 우리의 일용할 빵을 대주는 집이다. 천연발효종 유산균빵이니 건강을 이야기할 필요도 없고, 게다가 맛까지 있으니 미치는 것 아닌가!
맛으로 호가나서 이곳 근동에서는 유명짜한 빵집이다. 지방에서도 빵맛을 보려고 일부러 방문한다 하니 우리가 제대로 걸린 것 갔다. '그윽한 미소'가 트럼프랑 골프치면서 헴버거만 먹고도 살 수 있을거라 하니 말이다.
이전 구간에 갔던 맛집인데 정읍에서는 이만한 집이 없다. 기본 반찬도 맛이 있고 모든 음식이 정갈하다. 선택의 여지가 없는 곳이다.
여시목 도착 오전 7시 22분.
근 삼십분을 헤매다 도착했다. 시작부터 조짐이 좋질 않다.
추령봉에서 바라 본 내장산의 전경.
홍엽 하나가 가는 가을을 안으로 안으로 삭이며, 애틋한 마음으로 내장산을 바라보고 있다.
내장산 신선들.
아래의 도롯가에 흐드러지게 단풍이 들어 지나가던 차들이 차를 세우고 사진들을 찍는다. 단풍이 포토존을 만든 것이다.
우리는 그들을 적나라하게 보지만, 그들은 우리를 감지하지 못한다.
벌써 땅은 푹신한 낙엽을 이불 삼아 포근하게 겨울을 준비하고 있다. 손을 안탄 땡감나무가 있어 기념으로 몇개를 따서 나눠주고, 집 거실에다 뒀더니, 이것이 세월에 스스로 익었다. 까서 먹어보니 이전에 먹어보지 못한 극강의 단맛과 감칠 맛이 일품이다. 생긴 건 작지만 맛은 옹골지다.
구절초!
홀로 있을 때 분수를 지키고, 제 빛깔과 향기를 위해 최선을 다한다.
체철!
이 아이는 목하 중용의 신독을 홀로 실천 중이다.
추령 단풍터널.
차들이 빈번하다.
서래봉 밑 내장사가 지척으로 보인다.
서래봉 바로 밑에 백련암이 다소곳이 숨어 있다. 이곳에 앉아만 있어도 그냥 득도할 것만 같은 위치에 자리잡고 있다.
자고로 암자는 이런 곳에 있어야 제맛이고 제멋이다.
임란 때 승병장 희묵대사가 이곳에서 왜군을 유인하여 크게 이겼다고 유군치라고 한다.
장군봉 도착 시간 12시 33분.
장군대 또는 용바위라고도 하는데 이곳에서 희묵대사가 이곳에서 활약했다고 한다.
경치는 별반 볼 것이 없다.
내장산 신선봉이 손에 잡힐듯 하다.
연자봉 도착 오후 1시 24분.
연자봉 바로 밑에서 점심을 먹었다. 다음 카페가 개편이 되면서 좋아진 게 아니라 더 후지게 바뀌었다.
동영상도 안올라가고, 임시 저장이 안되 쓴글을 두번 날려 먹었다. 인내를 가지고 다시 쓰는 중이다.
파노라마 컷으로 찍었다.
아직도 정확히 어떻게 찍는지는 모른다.
신선봉에서 찍은 반대편 서래봉, 불출봉, 월영봉 능선길이다.
조금 전까지 사람이 없었는데 한꺼번에 사람이 몰려 줄을 서서 사진을 찍었다.
인증 사진이 뭔지 원!
호남정맥길과 까치봉 거쳐 내장사로 빠지는 소등근재 갈림길이다. 지금 시간 오후 3시 20분.
이곳에서 우리의 목표지점인 곡두재까지는 8km, 내장사까지는 2km 거리다. 우리는 곡두재를 단 일초도 생각하지 않았다.
발걸음은 당연히 내장사 쪽으로 흘러갔다. 곡두재 방향은 지옥이니깐!
'그윽한 미소'의 사진 작품.
온 길을 반추한다.
백암산을 연결하는 주봉이며 내장 구봉이 까치봉을 중심으로 말굽형으로 동쪽으로 이어져 있다. 까치가 날개를 편 형상이라고한다.
여기서부터 내장사 계곡까지는 급전 직하의 내리막 길이다.
까치봉에서 내장사 계곡길을 내려서면 이렇게 편안한 길이 열려 있다.
임진왜란때 서울 춘추관, 충주사고 상주사고의 왕조실록이 불타고 전주사고만 남았는데 이걸 이곳 용굴에 옮겨 보전할 수 있었다고 한다. 내장산의 내장이라는 지명이 진짜 이런 운명을 예고했는지 모르겠다.
안의와 손홍록이 이곳에 실록을 운반하여 피신시켰다고 한다. 세계 문화 유산인 조선왕조실록이 이 용굴이 아니었으면 100% 소실되었을텐데, 모골이 송연해진다.
염원들 염원들!
내장사 단풍.
단풍 좋은 건 알아가지고.
옮겨 적는 것은 무의미 하니 연혁을 읽어 보시도록!
글씨 좋다!
저녁 동영상
정읍터미널 맞은편에 연지시장에 들어가 연지식당에서 저녁을 먹었다.
동영상이 안올라가 할 수 없이 이렇게 글로 쓴다. 모듬순대랑 암뽕순대국 갈비탕을 시켜 맛나게 먹었다. 시장 안쪽에 꼭꼭 숨어있었는데, 예상을 엎어버리고 맛집인 것이다. 우리가 시킨 암뽕순대국이 우리를 마지막으로 다 나갔단다. 헐! 조금만 늦었어도 맛볼 수 없었다니!
마지막 버스를 타고 우리는 서울로 고고싱!
오늘도 우리 안빈낙도 회원 여러분 고생들 많이 했습니다.
나의 집 도착 시간 12시 30분.
첫댓글 재미있게 잘 보았다..
카페 개편으로 애 먹은 모양이네..
고생 많았다
세번째 쓰다 보니 대충 썼다. 재미있게 봐주니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