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열리는 모텔?' 진짜 열릴까
마산 해안선에 늘어선 모텔 숲 사이에서 이름만으로 눈에 띄는 모텔이 있다. '하늘이 열리는 모텔'이라는 간판을 건 'SHOW MOTEL'이다. 아직은 건물에서 새로 지은 태가 줄줄 흐른다.
지나가다 특이한 간판 이름을 본 사람들이 궁금해 하며 대화를 나눈다.
'진짜 천장이 열릴까', '모텔에서 로봇이 나오겠네', '구멍 정도는 뚫었겠지', '천장을 하늘색으로 칠한 것 아닐까?'
이쯤 되면 필요한 것은 논쟁이 아니라 확인이다. 정문으로 들어가자 로비는 모텔답지 않게 밝고 경쾌하다. 정면에 다양한 설비를 해놓은 방 사진이 있는데, 그것만으로 하늘이 열리는지는 알 수 없다. 카운터 종업원에게 대뜸 물었다.
"정말 하늘이 열리나요?"
"네, 뭐 때문에 그러시나요?"
"멀리서 친구들이 오기로 했는데, 시설이 독특한 것 같아서요."
얼떨결에 생각보다 말이 먼저 튀어나왔다. 옆에서 지켜보던 사장이 성큼 다가온다. 그리고 안내하겠다며 앞장선다. 하늘이 열리는 방은 모텔 꼭대기 층인 6층이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가는 사이 사장 표정에서 자신감이 읽힌다.
"시설은 전국 어디 내놓아도 떨어지지 않을 겁니다."
복도 가장 안쪽에 있는 방문을 연다. 넓은 공간과 포켓볼 당구대가 눈에 띈다. 실내가 훤했는데, 조명보다 천정으로 들어오는 빛이 풍부했다. 빛을 끌어들이는 '광창'을 달았구나 했는데, 사장이 다가온다.
"리모컨으로 열고 닫을 수 있습니다. 열쇠를 꽂지 않아서 지금 작동은 안 되네요."
리모컨을 조작하면 막이 걷히면서 하늘이 열린다.
리모컨을 조작하면 차양이 열리고 닫히면서 하늘을 끌어들인다. 침대에 누워 차양을 열면 말 그대로 하늘이 열린다.
사장은 "지역은 물론 서울에서도 보기 어려운 시설일 것"이라고 말했다.
시설 자랑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SHOW MOTEL은 'LOVE&FUN&JOY'를 콘셉트로 내세운다. 숙박 시설뿐 아니라 오락 시설도 넉넉하게 갖췄다. 컴퓨터는 방마다 두 대씩 넣었고 벽걸이형 LCD TV 화면도 시원하다. 고급 시설을 갖춘 방은 화장실 벽에도 TV를 넣었다. 가정용 게임기도 눈에 띈다. 아울러 방마다 와인 한 병을 서비스로 제공한다. 화장품 냉장고 같은 시설은 여성 이용자가 반길 듯하다.
SHOW MOTEL TV와 커플 컴퓨터.
숙박료는 만만찮다. 하늘이 열리는 6층 방은 8만~10만 원(2인 기준)이다. 고급 모텔과 호텔 사이 수준이라고 보면 된다. 잠만 잘 것 같으면 애써 질 부담은 아니다. 광창을 통한 개방감, 유쾌한 오락 시설, 일반 모텔 수준을 넘어서는 설비에 덧붙는 비용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