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악어(글라인, 이화진 글, 루리 그림/ 요요/2022.01.19출간)
발제자:이영숙(발제일:2023.03.07(화) 늦은 8시)
이야기 나누기
1.책을 읽고 느낀 점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 나누기를 해보자.
-정체성에 대한 이야기인 것 같다.
-어른을 위한 그림책인 것 같다.
-아이가 좋아해서 여러 번 읽어줬다.
-생활에 적응하려고 발버둥치는 모습과 겹쳐져 이입.
-예술적인 퀄리티는 있지만 너무 어렵게만 표현한 것 아닐까
-앞으로 겪어야 할 일들이 무한정 밝아지지만은 않을 것 같은 결말이다
-이제 자신감이 생겼으니 잘 헤쳐나가지 않을까
-이야기 속의 꼬리는 나를 힘들게 하는 것
-악어는 물 속에서도 물 밖에서도 살 수 있는 존재
-나는 문어라는 노래가 생각났다.
-그림이 생각할거리를 던져준다.
-글과 그림 작가가 달라서 시너지를 낸 작품같다.
-미운오리새끼 이야기가 생각난다
-자기가 노력한게 아니라 우연한 계기로 이야기를 풀어낸 느낌
-표지그림이 마지막 장면인 것 같다.
2. 주제가 무겁다고 할 수 있는데 아이들에게 이 책을 어떻게 읽어주면 좋을지 이야기 나누어 보자.
-사족 없이 부연설명 없이 그냥 읽어주는게 좋을 것 같다.
-아이들의 생각을 들어보고 싶다
-중.고등학생에게 읽어주면 좋을 것 같다.
-혼자 읽어보면 더 깊은 생각을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림이 강렬하므로 글을 임팩트 있게 읽어줘야 할 것 같다.
-그림 없이 글만 읽었을 때 이해가 더 쉬울 것 같다
도시 악어
모인날: 2023.03.07. 늦은 8:00
어디서: 서귀포지회사무실
글쓴이: 글라인
우리는 이야기의 힘을 믿습니다. 그 이야기를 만드는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그것이 글라인입니다.
2015년 설립된 글라인은 ‘낭만닥터 김사부’ ‘제빵왕 김탁구’ 등 다수의 히트작을 집필한 강은경 작가를 중심으로 ‘부부의 세계’ 주현 작가, ‘미스티’ 제인 작가, ‘기상청 사람들’ 선영 작가, ‘극한직업’ 허다중 작가, ‘연애말고 결혼’ 주화미 작가, ‘스토브리그’의 정동윤 감독 등 국내 정상급 작가, 감독이 속해 있는 크리에이터 집단이다.
글쓴이: 이화진
1992년생으로 ‘상상’이 유일한 취미이고, 친구이고, 희망인 악어 1.이라고 하며 ‘기상청사람들’, ‘부부의 세계’ 보조작가였고 OTT드라마 기획 및 집필 중이다.
그린이: 루리
미술 이론을 공부했다. 『긴긴밤』으로 제21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을, 『그들은 결국 브레멘에 가지 못했다』로 제26회 황금도깨비상(그림책 부문)을 받았다.
읽고 나서:
아들과 함께 당인리책발전소에 들렀다가 강렬한 색체와 ‘루리’라는 단어에 이끌려 구입한 책이다. <긴긴밤>에서의 그림이 인상적이었는데 그림책은 어떨까 싶었다. 내친김에 <그들은 결국 브레멘에 가지 못했다>도 보았는데 비슷한 듯 다른 느낌의 그림들이었고 특히 <도시 악어>의 색감은 가장 강렬하다. 다시 그림책으로 돌아와서......
책의 비닐을 벗기고 습관처럼 표지를 펼쳐본다. 긴 판형에 오롯이 보이는 악어의 모습은 반은 물속에서 단단하게, 반은 수많은 인파 속에서 핀조명을 받고 자신감있는 표정을 짓고 있다. 내용이 궁금해진다.
화려한 표지와 달리 내지에는 펜으로 그린 흑백의 악어가 바지를 입고 있다. 악어가 바지라니...
‘나는 악어야.’ 수많은 조명을 눈에 담고 있는 악어의 표정이 슬프다.
‘도시에 사는 악어.’ 콘크리트로 뒤덮인 도시를 바라보는 악어의 표정이 슬픈 이유가 다음 글에 나온다. ‘내가 원해서 여기에 온 건 아니야’ 우린 누구나 원해서 이 세상에 와 있는건 아니다. ‘하지만 나는 지금 여기에 있고, 살아가야 하지.’ 악어는 도시에서 살아가기 위해 노력을 하지만 토마토와 햇빛과 아이들을 좋아하는 악어를 괴물처럼 바라본다. ‘내가 무섭대’, ‘더 노력하면 될 줄 알았는데’의 장면은 볼수록 마음이 아프고 안쓰럽다.
‘내가 무섭대’에서 겁먹은 악어 위로 보이는 사람들이 더 무섭게 느껴졌고, ‘더 노력하면 될 줄 알았는데......’의 장면은 꼬리를 움켜쥔 애처로운 악어의 모습이, 거꾸로 잡은 구도로 인해 좌절의 아픔이 고스란히 느껴져 눈물이 난다. 하지만 악어는 뜻하지 않게 물에 빠지게 되고 ‘이대로 사라지는 걸까.’하는 순간에 자신이 악어임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자유롭게 유영한다.
글은 첫 문장과 같이 반복된다. ‘나는 악어야’, ‘도시에 사는 악어’ 그렇지만 그때의 악어가 아니다. 자신의 정체성을 알게 된 악어는 자신의 꼬리가 부끄럽지 않은 악어로 성장해 있었다.
그림이 주는 힘을 느낀다.
글쓴이와 그린이가 다를 때 글만 따로 읽어보면 그림과 글의 역할에 대해 더 잘 알게 된다. 그래서 글만 따로 써본다.
나는 악어야. 도시에 사는 악어. 내가 원해서 여기에 온 건 아니야. 하지만 나는 지금 여기에 있고, 살아가야 하지. 나는 토마토를 좋아해. 햇볕을 좋아하고 아이들을 좋아해. 그런데 세상은 나를 싫어해. 내가 무섭대. 여기에서 나는 저런 모습으로 만 존재할 수 있는 걸까. 더 노력하면 될 줄 알았는데...... 나는 도시에 어울리지 않는 걸까. 물은 무서운데......응? 엇! 아얏! 으악! 휴...... 안돼! 난 수영을 못한단 말이야! 나는 이대로 사라지는 걸까. 그 순간...... 깨달았어! 내가 악어라는 걸. 나는 악어야. 도시에 사는 악어. 나는 내 꼬리가 부끄럽지 않아.
책을 덮으며 나도 내 꼬리가 부끄럽지 않다고 말하고 싶다
높은 빌딩, 수많은 사람, 소음 가득한 도시의 풍경 속에서 저마다 세상의 기준에 맞추려고 애쓰는 사람들. 그 안에서 느끼는 고독과 혼돈, 절망의 감정이 손에 잡힐 듯 생생하게 그려진다. 그리고 마침내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인정하며 화해하는 순간까지, 이 모든 순간이 극도로 함축, 절제된 글과 그림을 통해 ‘오래오래 마음을 떠나지 않을’ 특별한 이야기로 완성된다. 그림책은 아이들이나 읽는 것이라고 생각했던 사람이라면, 이 작품을 통해 큰 전환과 변화의 경험을 갖게 될 것이다.
이 책에서는 진일보한 루리 작가의 특별한 그림 세계를 만날 수 있다. 고독, 절망, 각성, 자유의 감정을 장면마다 압도적인 구도와 색채의 이미지로 구현한다. 종과 횡을 넘나드는 파격적인 구도, 빛과 어둠을 절묘하게 대비시켜 시간과 감정을 표현한 색채가 두드러진다. 한 장면 한 장면에 오랜 시간 머물며, 책을 먼저 읽고 ‘강력하고 아름다운 파문을 남기는 그림’이라 추천한 김하나 작가의 평을 실감하게 된다. 악어의 눈동자에서 시작한 도시의 풍경이 새벽을 지나 낮과 황혼을 거쳐 깊은 밤에 다다르기까지, 점점 깊고 다채롭게 그려진다. 새벽에서 밤까지, 도심에서 강까지, 고독에서 자유까지 시간과 공간과 감정이 놀라울 정도로 밀착되어 시각화되었다. 끝없이 통찰한 끝에 절제되어 단순해진 그림이 얼마나 풍성하고 아름다운지 느끼게 될 것이다.
깊은 바닷속은 외롭고 무서워 꿈을 꾼다는 안예은의 ‘문어의 꿈’을 들으며 잘란다
이야기 나누기:
책을 읽고 느낀 점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 나누기를 해보자.
주제가 무겁다고 할 수 있는데 아이들에게 이 책을 어떻게 읽어주면 좋을지 이야기 나누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