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아동문학회-刊
<아동문학예술>2019 후반기 발표
동화
거북아 부탁해
전 세 준
“할아버지! 할아버지!.”
어디선가 비명에 가까운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깊은 바위틈 사이에서 잠을 자던 문어 대왕은 다급한 소리에 급히 밖으로 나옵니다.
일렁이는 파도에 길게 늘어진 미역들이 어깨춤을 추고 있습니다. 아기 고기들도 두 팔로 헤엄치며 아침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할아버지! 할아버지! 살려주세요!”
더 큰 비명이 바다 속을 쨍 울리며 물속에서 퍼져 나갑니다.
급히 바위틈에서 나온 대왕 문어는 소리 나는 쪽을 살펴봅니다.
춤추는 긴 미역들 사이에서 꼬리를 힘차게 흔들고 있는 아기 상어가 얼핏 보입니다.
“무슨 일이냐?”
문어 대왕은 춤추는 해초들 사이를 빠져나와 엉금엉금 아기 상어 쪽으로 기어갑니다. .
“여...여기에요. 여기! 푸 푸 푸푸”
아기 상어는 숨이 막히는 듯 바람을 내 붑니다. 그럴 때 마다 아기 상어 입을 덮고 있는 하얀 비닐봉지가 펄럭입니다.
“응? 무슨 일이냐?”
대왕 문어는 아기 상어 옆으로 다가 갑니다.
“대왕님, 어...어서 어서 저 좀 살...살려주세요!”
아기 상어는 꼬리를 흔들며 겨우 입을 벙긋거립니다.
“응? 너 이게 뭐니?”
“대왕님, 숨...숨을 못 쉬겠어요.”
“네 목에 그게 뭐냐?”
아기 상어 옆으로 다가 간 대왕문어는 두 눈을 크게 뜹니다.
“대왕님...어서 어서 목에 걸린....숨을 쉴 수 없어요.”
아기 상어는 겨우겨우 숨을 내 쉬며 문어 대왕 옆으로 다가 옵니다.
“이것 좀 벗겨 주세요. 아무리 밀어내도 벗겨지지 않아요.”
머리를 흔들며 아기 상어는 몸부림칩니다.
“아니, 이건 비닐봉지가 아니니?”
“....”
아기 상어는 이제 말도 할 수 없는지 머리를 끄덕이며 대왕 문어 옆으로 겨우겨우 바싹 다가옵니다.
“아니, 이럴 수가....”
하얀 비닐봉지 속에서 아기 상어는 입만 벙긋벙긋 합니다.
비닐봉지 속으로 들어간 아기 상어의 머리를 바라보는 대왕 문어는 급히 긴 손을 쭉 뻗어 아기 상어 머리를 감싸고 있는 하얀 비닐봉지를 벗겨 냅니다.
“어휴, 살았다! 휴우--”
아기 상어 머리를 감싸고 있던 하얀 비닐봉지는 물위로 둥실둥실 떠오르며 일렁이는 파도를 타고 사라집니다.
“큰 일 날 번했구나! 괜찮니?”
대왕 문어는 입을 크게 벌리고 벌렁벌렁 가쁘게 숨을 쉬고 있는 아기 상어를 바라봅니다.
“네, 아이구 이제 숨을 쉴 수 있어요. 헤엄치고 놀고 있는데 어디선가 둥실둥실 떠다니던 큰 비닐봉지가 내 머리 덮어버렸어요....”
“큰 일 날 번했구나. 이젠 부터 잘 보고 다녀라. 그런 물건이 보이면 얼른 피해야지.”
“네. 할아버지. 고마워요!”
아기 상어는 긴 한숨을 쉬며 꼬리지느러미를 흔들며 자기를 구해 준 대왕 문어를 한 바퀴 맴돌고는 급히 사라집니다.
‘참, 큰일이네...’
신나게 헤엄쳐 가는 아기 상어의 뒷모습을 보며 대왕 문어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여기저기를 바라봅니다.
오늘도 역시 바닷물 속 모래밭에 이리저리 파도에 밀려다니는 쓰레기들이 여기저기서 보입니다.
강물이나 시냇물을 타고 떠내려 온 쓰레기들이 하얀 바다 속 모래밭에 딩굴고 있습니다.
둥근 타이어, 녹슨 쇠붙이, 부서진 나무 조각들, 깨어진 유리병...... 종류도 수십 가지가 넘는 육지의 쓰레기들입니다.
장마가 지나가거나 많은 비가 쏟아진 다음 날에는 더 많은 쓰레기들이 바다 속으로 떠내려 와 넓고 넓은 바다 속 운동장에 쌓이거나 어지럽게 바닷물 위에 둥둥 떠다닙니다.
이런 일은 언제부터인가부터 계속되고 있습니다.
‘어쩌면 좋아?’
대왕문어는 길게 한숨을 내 쉬며 다시 바위틈 집으로 들어갑니다.
바로 그때 입니다.
“대왕 문어님! 대왕 문어님. 어서 어서 가 보세요! 큰일 났어요.”
검둥이 볼락이 급히 대왕 문어 앞으로 헤엄쳐 옵니다.
“너는 또 무슨 일이냐?”
대왕 문어는 머리를 들며 급히 다가오는 검둥이 볼락을 바라봅니다.
“응? 네 몸에 걸린 것은 또 뭐냐?”
대왕문어는 검둥이 볼락을 바라봅니다.
“아, 이것 요?”
“응, 그래 ...”
“아, 괜찮아요. 이것이 문제 아니에요 어서 빨리 가 봐요.”
검은 비닐조각이 검둥이 볼락 몸에 붙어 펄럭입니다.
“이것 붙어있어도 전 아무상관 없어요....어서 어서 저쪽으로 가요!”
“왜? 또 무슨 일이 있니?”
“네, 저쪽 흰 바위 옆에서 아기 돌고래가 몸을 비틀고 야단이에요!”
“뭐? 아기 돌고래가?”
“온 몸에 넓고 긴 비닐이 감겨 뱅글뱅글 돌고 있어요!”
“뭐? 긴 비닐이....”
“네, 아무리 벗겨내려고 해도 등지느러미에 걸려 떨어져 나가지 않는 모양이에요.”
“지느러미에 감겼다고? 긴 비닐이....
”그래요, 땅위에서 농사짓는 사람들이 밭을 덮는 긴 비닐 같아요!“
“저런.....어서 가 보자!”
대왕문어는 획 몸을 돌리며 검둥이 볼락을 향해 소리를 지릅니다.
검둥이 볼락이 앞장서 달립니다.
“얘, 천천히 가자. 내가 급히 따라 갈 수 없구나!”
대왕 문어는 마음이 급했지만, 꼬리치며 달려가는 검둥이 볼락을 따라 갈 수 없습니다.
숨을 헐떡이며 앞서가던 검둥이 볼락은 흰 바위 옆에서 몸부림 치고 있는 아기 돌고래 옆에 다가섭니다.
“아니... 이게 뭐냐? 또 비닐이구나! 아이구 이렇게 긴 비닐에....”
숨을 헐떡이며 몸에 감긴 비닐을 벗기려고 아기 돌고래는 대왕 문어가 온 것도 모르고 빙글빙글 돕니다.
“그만! 그만 돌아라. 움직이지 말고 잠시 꼼짝 하지 마!”
몸에 감긴 긴 비닐을 벗기려고 빙글빙글 돌고 있는 아기 돌고래를 향해 소리를 지르며 대왕 문어는 아기 고래 옆으로 긴 다리를 펼치며 다가갑니다.
“으 흐흐 으흐흐....대왕 문어님 살려 주세요 숨을 잘 못 쉬겠어요!”
아기 돌고래 눈에서 굵은 눈물방울이 똑똑 떨어지며 바닷물 속으로 사라집니다.
“알았다. 그러니 움직이지 마라 내가 비닐을 벗겨 줄 테니...”
대왕 문어는 급히 긴 다리를 뻗어 아기 돌고래 몸에 감긴 비닐을 자기의 긴 다리에 감아 돌리기 시작합니다.
아기 돌고래 몸에 감긴 검은 비닐이 대왕 문어의 긴 다리에 감기는 순간 아기 고래의 몸도 물속에서 빙그르 빙그르 돌면서 벗겨지기 시작 합니다.
“아! 풀린다. 조금만조금만 참아라!”
검둥이 볼락은 아기 돌고래 옆으로 바싹 다가가며 외칩니다.
“으응, 알았어.”
아기 돌고래는 계속 빙글빙글 돕니다. 무척 힘들어 합니다.
대왕 문어의 긴 다리에 검은 비닐이 계속 감겨나갑니다.
대왕 문어의 긴 다리에 검은 비닐이 감기면서 아기 돌고래는 점점 지금까지 꼼짝 못했던 가슴지느러미를 살짝살짝 움직이며 앞으로 나갑니다.
“그래 그래 잘 한다 조금 더... ”
대왕 문어는 긴 다리를 더욱 힘차게 돌립니다.
“와! 풀렸어요! 모두 모두 풀렸어요!”
검둥이 볼락이 대왕 문어를 바라보며 소리를 지릅니다.
그 순간 아기 고래는 꼬리지느러미를 힘차게 좌우로 흔들며 날개 지느러미를 힘껏 흔듭니다. 앞으로 쑥 빠져 나갑니다.
“됐다!”
대왕 문어는 긴 다리에 똘똘 감긴 검은 비닐에서 아기 고래가 힘차게 빠져나가는 것을 보고 크게 외칩니다.
“대왕 문어님, 고마워요! 이제 살 것 같아요.”
앞으로 쭉 헤엄쳐 나갔다 뒤돌아 온 아기 고래가 대왕 문어 앞으로 다가와 앞 지느러미로 나플나플 춤을 추며 인사를 합니다.
“그래, 그래. 앞으로 절대로 이런 쓰레기 옆에는 가지 않도록 해.”
“네, 대왕 문어님! 고맙습니다.”
“어서 저 넓은 바다로 나가 마음껏 숨 쉬고 친구들과 재미있게 놀아라! 그리고 네 친구들에게 절대로 이런 쓰레기는 입에 댈 생각도 말고, 피해 나가도록 알려줘라. 바다에 떠다니는 쓰레기는 우리가 먹을 게 하나도 없다.”
“네, 알겠습니다. 고마워요 대왕 문어님!”
아기 고래는 고개를 갸웃갸웃 인사하며 힘차게 깊은 바다로 향해 달려 나갑니다.
“아, 참 이걸 풀어야겠구나.”
대왕 문어는 긴 자기 다리에 감겨있는 검은 비닐을 풀어내기 시작합니다.
긴 다리를 반대 방향으로 빙빙 돌리자 다리에 감겨있던 긴 비닐이 바다 위로 떠오르며 물속에서 춤을 춥며 위로 떠오릅니다.
“고맙습니다. 문어 대왕님.”
검둥이 볼락도 싱글싱글 좋아 웃으며 대왕 문어에게 윙크를 보내며 어디론가 헤엄쳐 갑니다.
“너도 조심해! 배고프다고 아무거나 먹지 말고!”
대왕 문어는 사라져 가는 검둥이 볼락을 향해 소리를 지릅니다.
‘참, 큰일이야, 강에서 내려오는 강물을 막을 수도 없고....아니, 고기잡이 아저씨들이 낡은 그물이라도 바다에 버리지 말았으면 좋을 텐데...’
대왕 문어는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바다 속에 떠다니는 온갖 쓰레기들과 바다 속 모래 밭에 쌓여있는 무거운 쓰레기들이 여기저기 널려있습니다.
어부 아저씨들이 버린 낡은 그물이랑 못 쓰는 타이어. 칼날같이 깨진 병들..... 모두모두 강에서 흘러들어 온 쓰레기들입니다.
가끔 버려진 그물에 걸려 죽어있는 물고들도 여러 곳에서 보았습니다.
‘강물에서만 내려 온 게 아니야...바다에 놀러왔던 사람들, 장마에 땅위에 있던 온갖 쓰레기들이 고기들과 해초들이 살고 있는 바다 속으로 모여드는 것을 모두 알고 있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니...’
대왕 문어도 몇 번인가 바다 속에 가라앉은 깨어진 유리조각에 상처를 입은 일이 있습니다. 다른 친구들은 쓰레기를 먹다 죽어가고 깨진 유리병에 살을 베어 피를 흘리고...수없이 상처를 입은 작은 물고기들을 봅니다.
‘...?’
무엇인가 멍 하니 한동안 생각하던 대왕 문어는 혼자 중얼거립니다.
“그래, 그렇게라도 해 볼까?”
집으로 돌아오며 문득 떠오른 생각에 둥근 머리를 갸웃거리며 바위 틈 집으로 들어갑니다. 꼬마 아기 고기들이 줄지어 소풍가고 붉은 산호초와 해초들도 한가하게 춤을 춥니다.
어두운 밤을 보낸 대왕 문어는 일찍 일어나 밖으로 나갑니다.
오늘도 해초들은 파도에 넘실넘실 춤을 추고 꼬마 고개들은 떼 지어 소풍갑니다.
“대왕 문어님 뭘 하세요? 아침 일찍부터...”
바닷물 아래서 파도에 밀려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는 쓰레기들을 긴 다리로 하나 둘 붙잡습니다. 그리고 바위 틈 사이사이에 옮깁니다.
긴 다리에 힘을 주어 꼭꼭 눌러 파도에 밀려나가지 못하게 합니다. 바위틈에 끼인 쓰레기들은 일렁이는 파도에도 꼼짝 못합니다.
‘그래, 이렇게 쓰레기를 모아 차곡차곡 눌러 놓으면 우리 마을이 깨끗해지고 다치는 친구들도 없을 거야!’
대왕 문어는 하루 종이 바다 물속 모래 위에 딩굴고 있는 쓰레기와 둥둥 떠다니는 쓰레기를 여덟 개의 긴 다리를 움직여 청소작업을 합니다.
“아니, 대왕 문어님. 뭘 하세요? 어? 쓰레기....
지나가는 방어 아가씨가 대왕 문어 옆으로 다가 옵니다.
“응, 물에 떠다니는 쓰레기나 물속에 가라앉은 쓰레기를 한곳에 모으는 거란다..”
“네?”
바닷물 속에 쓰레기와 위험한 폐품들이 너무 많아. 우리 마을 친구들이 너무 많이 다치거나 죽어가는 친구들이 많아서....“
“아. 그래요. 저도 몇 번 당했어요.”
“그렇지? 그래서 내가 한 번 쓰레기를 모아 깊숙한 바위틈에 꽉꽉 눌러 놓아 떠다니지 못하게 하려고...”
“아, 참 좋은 생각이네요.”
방어 아가씨는 고개를 끄덕입니다.
“그런데....”
“왜 무슨 일이?”
“아..아니어요.”
“그럼 왜?”
“...제 생각으로는 아무리 그래봐야 쓰레기는 계속 물위나 바다 밑으로 밀려 올 거예요...”
방어 아가씨는 생각이 난 듯 대왕 문어를 바라봅니다.
“그래?”
“아무리 혼자 쓰레기들을 모아 바위틈에 숨겨놔도 쓸 대 없을 것 같아요.”
“다시 나오지 못하게 내간 긴 팔로 꼭꼭 눌러 놓으면 되지.”
“대왕 문어님, 우리 모두가 힘을 합쳐 그렇게 쓰레기를 모아 놓아도 또 땅 위 사람들이나 뱃사람들은 계속 바다로 쓰레기들을 내 버릴 거예요....”
“응, 그래 그래, 그러면 또 쓰레기들이 우리 푸른 마을로 흘러올게고....”
“그뿐만 아니에요. 땅위에 태풍이 온다거나 장마가 시작되면 사람들이 냇가나 산골짝에 버린쓰레기 들은 모두 또 바다로 밀려 올 거예요...”
“응, 그럴 수도 있구나.”
“생각 해 보세요. 사람들이 쓰레기를 따로 모아 치우지 않고 계속 몰래 몰래 버리면 그 쓰레기들은 비가 많이 올 때마다 모두 모두 냇물이나 강물을 타고 이곳으로 찾아 들어요.”
“응. 그렇다고 사람들에게 부탁 할 수도 없고...”
어쩐지 대왕 문어는 순간 모든 다리에 힘이 쪽 빠져나가며 힘이 풀립니다.
“그러니 아무리 우리들이 물속을 청소해도 소용없어요.”
“네 말이 맞다... 그렇다고 우리들이 위험을 당하고 가만히 앉아 있을 수만 없잖아.”
“그러니 우리들이 조심 할 수밖에 없어요.”
“.....”
대왕 문어는 한동안 아무 말 없이 고개를 끄덕입니다.
“그러니 대왕 문어님 혼자 애쓰지 마세요. 우리들 모두가 쓰레기를 조심 할 수밖에 없어요.”
“그래도 어떻게 그냥...”
대왕 문어는 긴 한숨을 내 쉽니다.
“사람들이 쓰레기를 모두 땅위에서 쓰고 있는 쓰레기봉투에 넣어, 비가 오나 장마가 와도 바다로 떠내려 오지 못하게 하는 수밖에 없어요.”
“그렇구나... 그런데 그것을 우리가 어떻게 땅위 사람들에게 부탁 할 수 있니?”
긴 한숨을 쉬며 대왕 문어는 여기저기서 재미있게 놀고 있는 고기들을 걱정스러운 얼굴로 바라봅니다.
“우리가 땅위로 올라가 사람들을 만날 수도 없고...”
바다 속에 떠다니는 쓰리기와 하얀 모래 위에 가라앉은 쓰레기를 물끄러미 바라봅니다.
그때 입니다.
멀리서 엉금엉금 거북이가 모래 위로 기어 옵니다.
“아니, 어쩐 일이지? 거북이 아저씨가?”
육지에서 가까운 곳에서 자주 볼 수 없는 큰 거북이를 발견한 방어 아가씨는 놀란 얼굴로 대왕 문어를 바라봅니다.
“글쎄...”
“아! 그래, 그렇게 한 번 해봐요.”
방어 아가씨는 갑자기 무슨 생각이 떠올랐는지 문어 대왕의 귀에 대고 속삭입니다.
“응, 참 좋은 생각인데... 들어줄까?”
“내가 부를게 대왕 문어님이 한 번 부탁해 봐요.”
“응, 알았다.”
대왕 문어는 날개 짓 하며 다가오는 거북이를 향해 손짓을 합니다. 거북이는 자기를 향해 손짓하는 대왕 문어를 향해 힘차게 네발로 다가 옵니다.
“....부탁하네! 땅위로 나갈 사람은 자네밖에 없어!”
대왕 문어의 긴 이야기를 듣고 난 거북이는 한동안 아무 말이 없습니다. 옆에서 방어 아가씨가 방글방글 웃으며 꼬리를 치며 윙크를 보냅니다.
“그래요. 할게요! 우리들 모두를 위하는 일이라면, 지금 당장 가서 단단히 부탁 해 볼게요.”
“아, 정말?”
“어부 아저씨들이 내 말을 들어 줄 런지는 모르지만...우리 사정 이야기를 자세히 해 볼게요. 그럼 다녀올게요.”
거북이는 부리나케 날개 같은 다리로 헤엄치며 육지로 향해 달려갑니다.
“고마워요 거북님!”
방어 아가씨는 육지로 향해 달려 나가는 거북이를 향해 꼬리를 흔듭니다.
“사람들이 우리 이야기를 들어줘야 하는데...”
“우리사정을 듣고 나면 해 줄 런지 몰라요. 기다려 봐요.”
“그래그래 그럴 수밖에 없구나!”
대왕 문어는 긴 다리로 방어 아가씨를 쓰다듬어주며 차츰차츰 사라져가는 거북이를 바라봅니다.
-쓰레기를 바다에 버리지 말고 꼭 쓰레기 봉지에 넣어달라고..못 쓰는 폐기물도...또...-
거북이는 대왕 문어가 이야기한 것을 잊을까봐 혼자 중얼거리며 힘차게 육지로 향합니다.
넓은 운동장에서 즐겁게 놀던 고기들이 어떻게 알았는지 거북이를 향해 힘찬 박수를 보냅니다
“거북아 부탁해 우리들 뜻을 잘 알려줘 바다 속 우리 식구들이 죽어간다고...”
“그렇게 해 줄 거 에요. 사람들은 우리보다 더 훌륭한 분들이니까!”
“그래, 그렇지? 우리 부탁을 들어 줄 거야.”
대왕문어와 방어 아가씨는 마주보며 맑고 푸른 바다를 생각하며 싱긋 웃습니다.*
*약력
*강원일보 신춘문예 소설 입선 *아동문학세상 동화 신인상 당선
*한국교육신문 꽁트 입선 *불교 동요 대상
*14회 한 중 <옹달샘> 아동문학상. 강릉문학상. 관동문학상. 아름다운 글 문학상
*동화집 5. 회고록1. 꽁트집1. 동요가사집 2. 등
*한국문인협회. 한국아동문학회. 한국아동문학연구회. <솔바람> 동요문학회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