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북정맥 8구간

[올챙이(여니미)]

***한북정맥 8구간(중산고개-장명산)***

-.일자 : 2008년 9월 21일(맑음)

-.루트 : 중산고개(9:30)-108봉(9:45)-큰마을(10:00)-일산가구단지(10:14)-골프연습장(10:32)-경기인력개발원(10:57)-월드메르디앙(11:21)-교하산림욕장(11:39)-56번 도로(11:48)-핑고개(12:14)-장명산(12:25)-깃대봉(12:32)

-.거리 : 9.1km

-.시간 : 3시간 20분

-.참가 : 조헌균,남희우,김종봉,정찬구,이기원,서정근,김영창,권정순,이장복,오연규,권연임,김만규,김규영,정찬기,정점덕,연성주,김명순,김문섭,이영이(19명)

한북정맥의 종지부를 찍는 날이자 8년여에 걸친 국토마루금의 답사를 완성하는 날이다.
오늘은 산악회 축제의 날인 만큼 그동안 온기를 나누었던 승합차를 두고 리무진 버스로 갈아탔다.
회장님과 고문님을 비롯하여 많은 님들이 참여 하였지만 28인승 리무진 버스마저도 자리가 널널해 테마산행의 어려움을 현실적으로 말해준다.
오늘은 한남정맥시 즐곳 이용하였던 서해안고속도로를 경유하게 되어 순천에 거주하는 엑설런트님과 몰빵님의 왕초뺑이님들은 음주운전 걱정 하나를 덜어 냈으니 착착 올라가는 계급장과 함께 축제의 날이 맞다.

서해대교를 건너 마지막 휴게소인 화성휴게소에서 아침을 해결하고 고양 I.C를 빠져 나와 중산고개에 도착한다.
처음부터 횡단보도를 건너는 것이 영 맘에 들지는 않지만 아직은 풋풋한 아침의 기온과 더불어 님들의 모습에는 활기가 느껴진다.

 ▲중산고개

초입에 반기는 것은 장승이 머리에 위고 있는 금정굴이란 푯말이다.
선답자들의 답사기를 통해 민족산장의 참상을 이미 알고 있는 터라 긴장감이 돈다.
절개지를 올라서니 길은 넓어지고 꽤나 규모가 큰 골프연습장이 우측으로 길게 따라붙는 산책로가 계속된다.
운동시설과 함께 군경계를 알리는듯한 시멘트 말뚝이 나타나더니 우측에서 군부대의 철조망이 붙고 그 아래쪽에서는 군인들의 우렁찬 함성이 계곡을 타고 올라온다.
등산로가 여러 갈래로 갈라지며 오고가는 주민들의 분주함이 느껴짐과 같이 우리들의 행보도 빨라져 마치 적진 탈환을 위해 돌격 앞으로 하는듯하니 고문님을 비롯하여 처음 참여님들이 산행속도에 적응치 못하고 뒤를 쫓기에 급급하다.

MTB 동우회원들이 운집해 있는 108봉에 올랐다.
삼각점이 있는 곳으로 오늘의 최고봉이라는데 속보만을 했지 산정상에 올라섰는지 모를 정도로 고도감을 느끼지 못한다.
여기에서 군철조망을 떨쳐내고 좌측으로 급하게 방향을 틀어 내림길로 내려선다.
아래쪽에 아파트단지가 있어서 인지 여전히 운동들을 하는 사람들이 많고 묘지를 벗어나자 널찍한 임도가 도심지 한가운데로 인도한다.
길가로는 군부대에서 빨랫줄을 쳐 놓고 경고판을 붙어 놓았지만 사격장이라 생각할만한 지형지물은 보이질 않고 경고판의 내용도 책임회피의 내용밖에는 없다.

 ▲108봉

 양문교회, 탄현동성당 등을 경유하여 큰마을 아파트 안으로 들어간다.
108봉에서부터 내려서는 길은 그런대로 감을 잡았지만 마루금의 형태가 전혀 없는 곳으로 숲을 벗어나니 미아가 되어 버렸다.
이래도 저래도 애초에는 분수령을 이뤘으니 선답자들이 금을 긋고 이곳을 빠져나갔었겠지......
아파트 슈퍼에 가로막힌다.
인생 별거 있나....
막걸리나 묵고 가자...

 ▲큰마을 아파트

큰마을 아파트를 빠져 나와 4차선 도로를 따라 탄현큰마을버스정류장을 지나고 탄현큰마을교를 넘어서는데 아래로는 경의선의 철로가 지나간다.
점점 가관이다.
이젠 산 모양은 고사하고 형체조차도 없는 완전한 도심지로 일간가구단지 삼거리인 359번 도로와 접속하여 횡단보도를 건너서 가구단지 안으로 들어간다.
썰렁한 가구단지 골목을 많은 사람들이 배낭들을 매고 지나가니 산꾼들의 모습과는 어울리지 않은지 이곳 상인은 좋은 산도 많은 데 왜 이곳을 가느냔다.
어쨌든 이곳의 주변 형태가 다른 곳보다는 볼록하니 맥상에 자리잡은 명당자리라 번성할거란 멋드어진 멘트를 날리우고 여유자적 희희낙낙 하며 길을 이어가는데 곧 그 말을 무색하게 만들어 버린 거대한 공사현장과 맞부딪친다.

 ▲경의선

 ▲일산가구공단

펜스로 가로막혀 도대체 어디쯤이 정맥길인지 어데로 휘돌아가야 될지 목표점을 일어버렸고 대충 노송가구 상가를 비켜나 펜스를 빠져 나왔지만 도대체 여긴 또 어디란 말이냐..
황토빛의 광활한 공사현장만이 끝도 없이 펼쳐져 있어 도저히 지형을 파악할 수 가 없다.
최저 출산국에서 벗어 난지도 얼마 되지 않았는데 지어도 지어도 부족 하기만한 저 수 많은 아파트들은 도대체 누가 소유하기에 서민들은 맨날 집하나 없이 떠돌아야 다녀야 하는지....
앞에 보이는 조그마한 숲을 보며 아파트공사장을 빠져 나왔지만 산보다 높은 공사현장으로 갈피를 못 잡다 겨우 흔적을 찾았을 때는 옆으로 간이골프장의 그린이 보인다.
그러고 보면 이 골프장은 현재에도 아파트공사가 끝나서도 망망대해에서의 등대처럼  이곳을 목표점으로 진행하면 헤매는 것을 조금이나마 줄일 것 같다.
쉽지는 않겠지만....

 ▲골프연습장

폐업상태인 창건사 정문을 지나자 또다시 아파트택지공사 현장이다.
잘려나간 급경사지를 내려서는 것이 쉽지 않다.
다시금 붉은색 건물의 인력개발건물을 목표로 택지조성지를 가로질러 간다.
우측으로 아이파크아파트가 우뚝한데 유물발굴현장이 나타나고 곳곳에 묘지 같은 구둥이를 만들어 놓았다.
어느 회사부지인지 공사 진행도 못하고 골치 아프겠다.
아이구, 당장 지 갈 길도 모르면서 사돈 남 걱정하고 있으니 오지랖도 넓다.
경기인력개발원을 앞에 두고 가로로 길게 수로를 만들어 놓아 넘어설 곳이 없다.
혼자라면 택도 없었을 것인데 단체로 움직이다 보니 묵시적인 힘에 눌렸는지 공사중인 포크레인이 길을 비켜주어 공사장을 빠져 나온다.

 ▲유적지발굴현장

어제 비가 온 탓으로 습도까지 잔뜩 머금고 있는 열기는 한여름의 염천하요 찜질방의 한증막인데 나무하나 없는 황무지를 걸어가자니 이게 뭐 하는 짓인지 모르겠다.
한 팀은 인력개발의 울타리를 따라 일부는 교정을 가로질러 정문에서 조우한다.
여기서 우측의 포장로를 따르는 게 정상적이나 공사현장으로 접어들어 동폐초등학교로 잘못 들어서 버렸지만 어차피 분수령은 사라지고 없어 알바라 할 것도 없다.
우측으로 방향을 틀어 공사현장의 펜스를 빠져 나와 포장로를 타고 목동삼거리까지 간다.
이곳 또한 좌측의 허물어진 곳이 마루금이나 어차피 갈수 없는지라 목표는 월드메르디앙아파트...
이곳에서 도로를 따라도 메르디앙아파트 정문으로 들어가 후문으로 빠져 나와도 결과는 마찬가지다.
식상한 도로를 벗어나 정문으로 들어가 아파트를 관통하여 후문의 가계에서 모처럼만의 휴식을 가진다.
막걸리는 당연히 기본...

오늘은 산적 사장님까지 참석하여 술 인심이 무척이나 좋다...

 ▲경기인력개발원

 ▲목동삼거리

 ▲월드메르디앙 아파트

앞으로 보이는 메르디앙2차 아파트에서 도로는 좌측으로 보내고 우틀 하니 교하읍 산림욕장 안내도가 나온다.
살림욕장답게 비로서 숲길이 이어지고 그 동안의 열기를 식혀준다.
막바지 배려인 듯....
가을의 전령사인 코스모스도 피어있고 참 좋다.

56번 지방도로 내려서는 곳은 누가 보아도 도로로 내려서기 위한 길일뿐 마루금이 아니란 걸 알지만 이젠 시비할 사람은 한 사람도 없다.
중앙분리대가 설치되어 있는 4차선 도로를 무단 횡단하는데 건너편에서 지하도로 돌아오라는 소리가 들린다.
같은 팀인줄 알고 거인산악회의 회원이 길을 안전하게 안내를 하는 것인데 수많은 도로를 무던히도 횡단했던 사람들이 그 말에 순순히 따르는 것이 어째 이상타.
나중에 알고 보니 경찰관인줄 알았다고..ㅋㅋ
이분들도 오늘로서 8년여에 걸친 1대간9정맥의 종지부를 찍는다니 걸어온 세월도 같다.
성재암 방향을 따라 거슬러 올라간다.
살림욕장의 연장선으로 숲길이 무척이나 아늑하다.
성재암의 갈림길에 좀 전의 거인산악회의 회원 한 분이 막걸리를 두고 회원들을 기다리고 있다가 종착지인 장명산의 허망함에 대해 말해준다.
그래도 우린 가야 한다.

 ▲56번 도로

 ▲성재암 갈림길

교하중학교 담벼락을 따르고 막바지가 될듯한 군부대 담벼락을 따라 핑고개로 내려선다.
오도1리 버스정류장 쪽으로 넘어 시멘트도로로 들어서자 공사장 건너편으로 허물어져간 산금이 보인다.
일부는 공사장을 가로질러 갔다고 하더니 공사장을 우회하여 장명산을 향하는 길은 선답자들의 흔적을 찾아 볼 수 없을 정도로 잡목들이 무성하다.

 ▲교하중학교

 ▲핑고개

폐건축물처리장으로 인해 허물어지고 쓰레기로 다시금 채워진 장명산에 올랐다.
그래도 형체는 남아 있으리라고 생각했었는데 너무나 참담한 모습이다.
비록 남북의 대치상황 때문에 한민족의 등줄기인 백두대간 상에서는 오롯이 마루금을 이어오진 못했지만 1000m급을 넘고 백운산 운악산 임꺽정봉 도봉산으로 힘차게 이어오던 기세는 어데로 가고 변변한 산하나 남겨 놓지 못했는지...
꼭 마지막까지 이렇게 만들어 놓아야만 직성이 풀렸는지...
왜 선답자들은 이곳 산경표상인 장명산을 외면하며 신산경표를 찾아 오두산으로 발길을 돌려야 했는지 이제서야 그 심정을 알 것 같다.

 ▲장명산이 보인다.

 ▲장명산

폐기물더미를 벗어나 장면산의 대체격인 깃대봉을 찾아 간다.
회원님들의 배려로 앞서 올라선 깃대봉.....
마지막을 알리는 종은 쳤지만 왠지 모를 서글픔에 또 다른 숙제만을 안은 듯 하다.
깃대봉에 산악회의 한북정맥기가 올라가는 것을 보며 서로의 뭉클한 악수 속에 한북정맥의 무사종결과 백두산악회의 1대간9정맥 완성의 기쁨을 나눈다.
누가 뒤를 밀어서 왔던 길도 아니고 더더구나 누가 알아주길 바라며 국토마루금 답사에 나선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혼자가 아닌 산악회가 있기에 그 기쁨은 배가 되어 축배의 잔 속에 웃음이 넘쳐난다.
우리들의 열기가 넘 과했나...
조그마한 봉우리는 우리들의 열기를 담기에는 부족하여 염천하의 열기를 뿜어댄다.
잠시 곡릉천 넘어 오두산을 건너다보고는 교통호를 따라 내려서 종지부의 아쉬움을 축배로 대신한다.
그러나 변변찮은 산하나 넘지 못하며 끝내야 하는 아쉬움이 쉬이 가시질 않는다.
자유로를 따라 달려 임진각을 지척에 두고서 점심을 먹은 후 분단의 현장인 한강을 다시금 거슬러 내려와 한북정맥의 논란이 되고 있는 오두산통일전망대에서 마무리 행사를 한다.
언젠가는 다시금 찾게 될 거란 예감을 품은 채.....

 ▲장명산을 대신한 깃대봉

 ▲곡릉천

 ▲임진각에서 점심

▲오두산 통일전망대

  

▲1대간 9정맥 완주  

▲한북정맥 완주

 ▲오두산 통일전망대

 ▲오두산에서 바라본 임진강

백두산악회의 1대간 9정맥의 완성이 끝이 아니고 매일 되풀이되는 산행의 하나라고 생각하려 했는데 막상 종지부를 찍고 나니 희열보다는 가슴에 커다란 바람구멍이 생겨버렸다.
테마산행을 완료하기까지 8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회사의 변화와 더불어 많은 산우님들이 함께 하지 못한 아쉬움을 남겼지만 식지 않는 산우님들의 관심과 애정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를 바탕으로 산악회위상을 높이는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된 것 같아 한편으로는 다행스럽게 생각하며 그동안 테마산행을 완료한다는 일념 하나로 똘똘 뭉쳐 땀과 열정과 희로애락을 같이했던 산우님들과 산악회의 1대간9정맥을 축하하기 위해 바쁜 시간과 일정을 조정하여 주신 백두산악회의 모든 회원님들에게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백두산악회 파이팅~~~ 

[아트홀]

지속된 한북정맥 고워요

[아트홀]

정리한 올챙이 너무너무 감사감사 조헌균 팀장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