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일 시 : 2020. 4. 11(토) 09:00~18:50
2. 탐방지 : 낙동강변
3. 코 스 : 구포역-화명생태공원-가산공원-호포교-황산공원-물금정수장-물문화전시관-임경대-황산공원-호포교-금곡역
4. 참석자 : 김명자, 노영완, 정수연, 주윤선, 최홍구, 홍재옥 등 6명
5. 탐방후기
이번 주에도 해파랑길을 탐방코자 했으나 탐방의 핵심멤버인 강 과장과 문 원장이 사진동호회 출사 약속과 선거운동 지원으로 불참하게 됨에 따라 불가피하게 해파랑길 탐방 대신 낙동강변을 트레킹하기로 하고 탐방구간은 구포강변을 출발해 삼랑진까지 트레킹을 한 후 맛집을 찾아 맛있는 음식을 먹기로 하였다. 이날은 흐리고 약간 쌀쌀한 날씨로 오후에 비까지 예보되어 있었지만 좋은 분들과 함께 걷는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가슴이 설레었다.
노 소장과 함께 8시 45분 3호선 구포역에 도착했다. 수연 씨가 먼저 와 기다리고 있었고, 평소 일찍 오는 명자, 윤선, 재옥 씨는 9시가 다 될 때까지 보이질 않아 연락을 해보니 윤선 씨와 재옥 씨는 대합실에서 기다리고 있다고 하고, 명자 씨는 막 전철을 내려 대합실로 올라고 있었다.
두 사람을 찾느라 대합실 이곳저곳을 다 둘러보아도 그 어디에도 없었다. 이분들이 기다리는 곳은 3호선 구포역 대합실이 아니라 경부선 구포역 대합실이었던 것이다. 명자 씨는 동해선 전철을 눈앞에서 놓치는 바람에 한참을 기다려 다음 열차를 이용해 겨우 9시까지 올 수 있었단다.
구포역으로 이어지는 육교 위에서 두 사람을 만난 우리는 강변으로 나가는 출구를 찾아 허둥대며 약간의 시간이 지체하게 되었지만 이내 사이클 라이딩하러 나온 아저씨의 도움을 받아 역사 앞 낙동대로와 강변대로 사이에 있는 강둑을 따라가다 600여 미터 지점 낙동강관리본부 앞의 목제데크를 이용해 강변로로 이어 좁은 길을 들어가면 이내 신작로 같은 넓은 흙길로 이어진다.
먼저 화명오토캠핑장이 나오고, 낙동강하구 생태탐방로에 따라 십리가 넘게 조성된 화명생태공원이 이어진다. 화명생태공원 길 양쪽에는 야구장과 소박한 정원, 주차장, 테니스장과 또 야구장이 이어지고, 화명선착장이 있는 화명수상레져타운과 워트파크 야외수영장인 포시즌파크화명, 민속놀이마당, 인라인스케이트장, 리틀야구장과 잘 가꿔진 화단과 나무들이 줄지어 차례로 늘어서 우리를 반긴다.
특히 철이 지나 색이 바래진 갈대숲과 초가지붕의 쉼터들은 정겨움을 넘어 아련한 어린 시절 추억들을 되살아나게 하고, 길 양옆에 쭉 줄지어 늘어선 메타쉐콰이어 나무들은 계절이 바뀌면 또 다시 이곳을 찾아오게끔 하는 매력을 풍기고 있다.
윤선 씨, 재옥 씨와 함께 앞서서 빨리 걸어가자 고관절에 염증이 생겨 고생하는 수연 씨는 다리가 아파 빨리 따라가지 못하겠다며 천천히 걸어가자는 요청에 빨리 걷던 두 사람이 속도를 늦춘다. 수연 씨는 이후에도 몇 차례나 뒤에 처지면서 다리가 아프다며 늦게 가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3~40분을 걷다 민속놀이마당 파라솔 밑 벤치에서 앉아 잠시 휴식을 취하며 커피를 마시고(09:40), 정겨운 흙길을 다시 걸었다.
윤선 씨와 재옥 씨는 흙길이 너무 좋다며 신발과 양말을 벗고 맨발로 걷기 시작했고, 명자 씨는 길섶에 핀 활짝 피어 밝은 웃음을 전해주는 철쭉과 민들레를 바라보며 사진작가가 없다고 사진을 안 찍는다며 푸념을 해댄다.
푸르고 푸른 넓은 잔디광장이 더 넓게 펼쳐져 있어 뛰어들어 뒹굴고 싶은 마음이 일어나게 해주었고, 파릇한 새싹을 머금은 채 줄지어 늘어선 메타쉐콰이어 길을 강변을 찾은 우리를 축복해 주는 것 같았다.
또 강가에는 낙동강을 생활터전으로 삼는 어민들의 어선들이 띄엄띄엄 정박해 있고, 재옥 씨는 호강하는 눈에 비해 입이 심심할지 모른다며 걸어가면서 먹으라고 사탕을 나누어주었다.
계속되는 화명생태공원은 천연잔디축구장과 족구장을 지나면 금정산 애기소 위에서부터 내려오는 대천천 나무다리를 건너게 되고, 나무와 화초가 널브러진 곳을 걷다가 11시 12분 나무를 튼튼하게 심기위해 쌓아올린 야트막한 둔덕 위에 앉아 수연 씨가 가져온 고구미를 나눠먹으며 휴식을 취했고, 윤선 씨가 나눠주는 사탕을 받아 자리에서 일어났다.
흙으로 된 보행로를 계속 걷다보면 2호선 동원역을 지나 부산지방조달청 뒤편을 지날 때쯤에 보행로는 없어지고, 낙동강국토종주자전거 길과 합류하게 된다. 설치되어 있는 안내표지판에는 공사기간이 3월 9일부터 7일 19일까지로 2020년 개설할 예정이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올 하반기부터는 좀 더 예쁘고 안전한 길을 걸을 수 있어 좋을 것 같다.
포장된 콘크리트길을 3km 정보 걷다보면 흙길이 그리워질 무렵 다시 보행로와 자전거길이 분리되고 간간이 펼쳐지는 갈대숲과 나풀거리는 수양버들을 즐기다 보면 호포교가 나오며, 다리 밑에는 무엇을 낚는지 한가한 강태공들의 모습이 평화롭다.
아스팔트길이 너무 단조로워서 일까? 아니면 전에 있는 양산천을 가로지르는 자전거도로가 없어져서 일까?
호포교가 나오기 전에 국토종주자전거길을 가리키는 이정표를 보고 그 길을 따라가야 함에도 몇 년 전에 다녀왔다는 맹목적인 믿음 때문에 앞서가는 동료들이 낙동강을 따르지 않고 양산천으로 들어섰는데도 전혀 의심을 하지 못하고 따라갈 수밖에 없었다.
11시 45분에 양산천에 조성된 가산공원에 도착하였다. 가산공원은 강둑아래 20여 미터의 소나무 숲과 어린이교통안전체험장, 골프장, 여러 면의 잔디구장 등 각종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었다.
소나무 숲 사이에 있는 팔각 정자 옆을 지나가며 점심을 먹으면 정말 좋은 장소라고 생각을 하며 걸었다.
양산천 자전거도로를 걷다가 보행로인 강둑길로 올라 걷다가 벤치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며 예쁜 집들이 즐비한 시가지와 강변풍경을 감상하다 무언가 이상한 생각이 들어 운동 나온 주민에게 현 위치를 물어보니 양산시 동면 석산마을이란다.(12:15)
수연 씨와 윤선 씨는 근처에 사는 친구 집에 놀러 왔을 때 한번 걸어보니 길이 예쁘고 좋더라면서 삼랑진 쪽으로 가지 말고 계속 걸어가면 안되겠냐고 말했지만 나는 당초 계획대로 가기 위해 되돌아가기로 했다.
말이 씨가 된다고 했던가? 결국 점심을 먹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던 팔각정자로 돌아와 식사를 하게 되었고(12:45), 술 없이 밥만 먹는 점심식사는 많은 시간을 단축시켜 주었다.(13:12)
노 소장은 술을 가져오는 강 과장과 문 원장이 오지 않아 술도 한잔 못해서 어떻게 하노? 하면서 놀려대기도 했지만 술이 없으니까 안 먹어지고 아쉽거나 서운한 감정도 느낄 수 없었다.
점심을 먹고 난 뒤 낙동강변으로 내려오면서 주민에게 물금으로 가는 방향을 물어보니 호포교를 넘어 가라고 한다. 호포교는 왕복 2차선 도로로써 보행로가 분리되어 있으나, 자전거 통행이 함께 이루어지게 되어있는 곳으로 지난 2월에 새로 개통되었고, 호포교가 생김으로써 양산천을 가로지르는 대형 상수도관 옆 기존에 있던 나지막한 국토종주자전거 도로가 없어졌다고 했다.
시간을 단축시키려고 길을 따라 가지 않고 호포교 다리 밑에서 길이 아닌 바둑판같은 축대를 밟고 올라가도 도로 휀스에 가로막혀 도로로 바로 진입할 수 없었으며, 왼쪽 한 곳에 설치된 보행로로 가기 위해서는 휀스를 따라가서 횡단보도를 건넌 다음 강둑으로 올라서야만 보행로와 연결되었다. 다리가 새로 생긴 줄을 전혀 몰랐던 우리는 오전에 생각없이 그냥 지나치게 되었고 길을 잘못 들게 되었던 것이다.
호포교를 건너면 이내 황산공원이 시작된다. 보행로 길가에는 피곤에 지친 탐방객들이 편히 쉬어갈 수 있게 크다란 대리석 탁자와 의자가 두 군데나 놓여 있다.
강변 쪽으로 물억새생태공원이 있고, 이어 마음정원과 희망의 숲에는 노란 유채꽃이 만발하여 장관을 이루고 있었다. 제주도의 유채꽃은 저리 가라할 정도로 또 다른 묘한 멋들어진 모습을 보여준다. 유채꽃밭 안에 길이 난 곳에 들어가 사진을 찍으려는 순간 어디서 나타났는지 양산시청 직원이 달려와서 못 들어가게 제지를 했다.
황산공원에는 마음정원과 희망의 숲뿐만 아니라 체력단련장과 유적공원, 파크골프장, 삽랑마당, 캠핑장, 축구장이 있고, 강어귀 쪽에는 강민호야구장을 비롯한 또 다른 야구장과 전망대가 있었지만, 우리는 시간관계상 하나하나 둘러보지는 못하고 멀리서 수박겉핥기식으로 지나치며 훔쳐볼 수밖에 없음이 안타까웠다.
황산공원이 끝나는 지점에서 휴식을 취하는 사이 고관절이 안 좋아 종일 고생하던 수연 씨가 더 이상 걷는 것은 무리라며 물금역에서 기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겠다고 한다. 동료들에게 물으니 3대 3으로 의견이 갈라졌다. 윤선 씨와 재옥 씨는 친구 수연 씨와 같이 물금역에서 기차를 타고 가기를 원했고, 나와 명자 씨와 노 소장은 물금역까지 걸어갔다가 도로 호포역까지 돌아가자는 것이었다. 결국 세 사람은 기차를 타러가고 우리는 호포까지 걸어가기로 했다. 그러나 물금역이 어디에 있는지 아무도 몰랐고, 주위 사람에게 물어보지도 않고 윤선 씨가 휴대폰을 검색하여 20분 거리에 있다는 것만 알고 원동 쪽으로 향했다. 나 역시 원동취수장을 원동역으로 착각하고 있었다.
물금정수장을 지나고 물문화전시관(15:05)을 지나도 줄어야할 거리와 시간이 오히려 걸어가면 갈수록 더 늘어나고 있는 것을 재옥 씨가 확인하고 지나가는 탐방객에게 물어보고서야 물금을 지나 원동으로 가고 있다는 것을 알았고, 다리가 아픈 겨우 걷는 수연 씨에게는 무척 미안한 일이었다.
우리는 다시 돌아와 물금정수장 입구에 있는 찻집 강뜰에 앞 도로에서 명자 씨의 내놓은 바나나 3개를 절반씩 나눠먹은 다음 세 사람을 먼저 보내주고, 우리는 느긋하게 커피를 한잔하며 호포를 향해 걸을 준비를 하였다.(03:40)
돌아오는 길은 갈 때와는 달리 강둑길을 걸어오다 무성하게 자란 쑥을 보고 농담 삼아 쑥이라도 좀 캐고 가면 어떨까 했더니만 두 사람이 모두 좋다고 찬성을 해, 잠시 쑥을 캔다는 게 시간이 어찌나 잘 흐르는지 5시가 넘어서야 마치고 출발하게 되었다.(17:05)
일기예보대로 황산공원 중간지점을 지날 무렵부터 한 방울씩 떨어지던 빗방울이 호포를 지날 때는 제법 비답게 내리더니, 빗줄기가 점차 더 굵어져 우산을 쓰도 온전하게 피하기는 어려웠지만 호젓한 빗속을 정겨운 사람들과 오순도순 걸으며 정답게 얘기하는 것은 또 다른 추억이었다.
호포역 옆을 지나고 금곡역 400m 전방에 있는 굴다리를 통과해서 금곡대로로 빠져나오니 시간이 6시 30분이다. 네비게이션으로 삼계탕과 보양탕을 전문으로 하는 송죽식당을 검색해서 찾아가(18:50) 노 소장이 제공한 반주를 곁들인 맛있는 저녁식사를 즐겁게 먹고나와(20:05) 8시 27분 전철을 이용해 집으로 향했다.
이날 우리가 걸은 총거리는 35.94km에 51,086보로 오랜만에 하루에 오만 보를 넘게 걸어보니 가슴 저 밑에서 밀려오는 뿌듯함과 넘쳐나는 희열은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가 없는 기분 좋은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