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단풍으로 가리라.
김종수(지보중 , 용궁중상, 문경중 , 점촌고 ,근무 )
가을비에
잔잔한 미풍에
춤을 추며 떨어지는
곱고 아름다운 오색 단풍이여
거친 갈색 흙을
모진 돌 사이를
왕 바위 틈새를
세찬 비바람 이겨 낸 삶이여
오월의 강열한 태양을 찌르는 기상
산과 들을 덮은 넘치는 패기
자랑스러운 열매의 자긍심
그 삶이 온 누리에 넘쳤지
이제 대자연의 섭리에
운명적 연륜의 마디에서
한 세대의 찬란했든 삶의 기상이
아름다운 오색 단풍으로
가리라.
2,
무심의 빈자리
아름답게 반짝이는 별들이
까투리 찾아 애 태우는 장끼가
벚꽃에서 임을 찾는
호랑나비도
상부 땜 면경지수에
쉬어갑니다.
사랑으로 가득 찬 눈빛이
아직도 손에 남은 온기가
가슴 뛰게 한 폭발음도.
내 빈 가슴에 쉬어갑니다.
아름다움도 추함도
면경지수에 쉬어가고
행복도 불행도
내 맘에 머물다 가나니.
구름이 흘러가는 저 창공처럼
끝없는 인생무상의 삶에서
기쁨도 아픔도 쉬어가게.
내 가슴 무심으로 비어 두
리라.
3,
고독(孤獨)
예천 용문사 큰 절
십리 먼 새소리도 들리는 법당
큰 스님 작은 스님 동자스님
지그시 눈 감고 고독의 기쁨에
빠졌네.
왜 ?
왜란 화두를
갖고
만고 무상(無常)의 진리를 따라
연이 연을 연으로 이어져
빙그레 즐거움의 얼굴일세.
짐승에는
욕심으로 가득한 자에는
아집과 편견에 빠진 자에는
고독은 형무소요 지옥인
것을.
고독,
참선에서 기쁨의 지혜를
큰 스님은 법당에서
부처님은 보리수 아래 에서
난 어디서
즐길
고.
4,
탐들
낼까
빨갛게 익은 포도 향기
군침 삼키며
과수원 철조망 돌고 돌아
작고 작은 구멍 찾았네.
삼일 동안 아침저녁 때 거르고
몸집 줄여 겨우겨우 들어가.
먹고.
먹고 또
먹고
오지랖에 싸 아들주려
챙기셨네.
들어 온 구멍 겨우 찾아
다시 나오려 몸부림,
몸부림 쳐도
배가 크고 몸이 커서
삼일 동안 다이어트 하였네.
탐하고 욕심내 얻은 것들
무상(無常)한 세월 속에.
빈손,
빈손으로 가는
것을
왜들 그렇게도 탐들 낼까?
5,
오붓한 사랑이
몸매 가날 푼 서울 박사
아가씨
예천 학가 산 골짜기 화전
밭에
어제도 오늘도 땀에 젖어
참깨 들깨 밭에서 웃음
짖네요.
산적같이 검은 수염 얼굴을 덮고
산 뿌리 뽑을 야성적 사내
머슴같이 무식한 억센 힘 화전 일궈
열다섯 작물이 무성하네요.
심심산골 하늘만 보이는
골짝.
갈 곳도 올 곳도 없는 비탈진 산전
흙과 땀이 범벅이 된 삶에서
웃음과 행복을 감추지
못하네요.
깨끗한 물과 공기도,
사계절의 아름다운 풍광도
통장 숫자는 더더욱
아니고요.
부부의 오붓한 사랑이
6,
맘
다스림에.
웃음소리가 터진다.
초가삼간 단칸방
햇빛도 없는 다락 쪽방
심심산골 외딴 집 안방에서도
쌈 소리가 납니다.
고급 아파트 부자 집
큰방에서
웅장한 사장 족 거실에서
고관대작 침실에서도
기쁨이 가득합니다.
듣지 못하는 귀머거리 얼굴에
눈먼 장님 말소리에
걷지 못하는 불구자
가슴에도.
기뻐서 웃고
슬퍼서 울고
희노애락(喜怒哀樂)은
“마음 다스림”
에서 라
했나요.
7,
귀신(鬼神)
시대,
공동묘지엔 산발 귀신
오래된 고목엔 키 큰 목
귀신
불 켜고 달려오는 들 귀신
옛날엔 귀신 귀신들이
무서웠지.
티브이 화면에 춤과 노래가
만인의 생활 필수품 휴대폰에
길을 안내하는 내비게이션에도
귀신,
귀신의 다른
변신이여.
옛날,
옛날 먼 옛날
절대자의 뜻이요 조화요
명령이라.
이젠 시공을 넘나드는 몸종
손끝으로 불러오는 순종자여.
언제,
어디서,
누구에게나
인간의 찰떡같은 몸종으로.
신을 부리기도 섬기기도
하나니.
귀신이 무한한 행복을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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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9.10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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