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석자 : 김숙현, 남아영, 류희경, 박상미, 박은정, 이상희, 이주희
은정
- 애늙은이 소희에게 공감이 많이 되었다.
- 내 부모에게도 물론이고, 내 자식에게도 '좋은 어른'이 되기 위해 강박적으로 애쓰며 살았던 삶.
-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어른' 이 존재하므로 미르, 소희, 바우같은 아이들이 잘 성장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상미
- 참으로 놀라우면서도 논쟁거리가 많았을 것 같은 이금이작가의 개정작업. 거부감보다는 신기함이 크다.
- 인물에 대한 디테일이나 역사적 삶 속에서의 묘사가 역시 놀랍다. 자료조사에서부터 준비를 어떻게 하는 걸까?
- 우리가 잘 모른채 살아왔어서 그렇지, 사실은 그전부터 많았던 다양한 형태의 가족들...
숙현
- 개정된 표지의 중요성, 현재 어린이들의 눈높이와 취향도 중요한 것 같다. 손이 가게끔 하는 "진입장벽"
- 평범한 가정의 이야기가 아닌, 소위 '정상가족'의 이야기는 왜 쓰지 않을까? 싶었다.
주희
- 밤티마을 시리즈에도 편부모가정, 입양가정, 재혼가정 등 많은 형태가 나온다.
[너도 하늘 말나리야]는 어떤가? 이혼가정, 조손가정의 아이들이 주인공이다.
신간 [밤티마을 마리네 집]에서는 성인이 된 영미와 다문화가정의 아이인 마리가 주축이다.
- 밤티마을을 보면서 아쉽고 미안했던 영미에 대한 마음이 신간에 실렸다고 하는데, 작가와 작품 속 인물이 함께 성장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 '그 시절엔 다 그랬지.' 이해할 수 있는 어른들에게만 읽히는 책이 아니라, 지금의 어린이들에게도 읽히는 책이 되고 싶어 2020년부터는 신작에 쏟는 에너지만큼 개정작업에 몰두하고 있다고 한다. 문장 대 문장, 단어 대 단어 수준으로 고친다는 것의 의미!
희경
- 일반적인 작가들은 과거의 자신의 작품을 고치는 것은 '반칙'이라고 생각한다는데, 독자인 우리 입장에서는 또 다른 것 같다.
- 비전공자, 어디에도 소속되지 않으니 오히려 자유롭게 쓸 수 있었을까?
★ 인상적인 구절 낭독
아영
"어른들은 마음이 아픈걸 어떻게 다스리는지 궁금하다. 소장님이 이혼했다는 이야기는 금방 동네에 퍼졌다. 바우 아빠는 지금도 날마다 바우 엄마 산소에 간다. 할머니가 죽은 아내에 대한 정이 커서 그런 거라고 했다. 그럼 이혼한 건 싫어서 헤어진 거니까 아무렇지 않을까. 나는 소장님이 오토바이를 타고 달리는 모습을 보면 힘들어도 꺾이지 않고 자기 길을 가는 것 같아 멋있어 보인다. 나도 그런 삶이 되고 싶다. 할머니아 인생에는 오르막길도 있고 내리막길도 있다고 했다. 비 오는 날도 있고 눈보라 치는 날도 있다고 했다. 그런 길을 지나가 봐야 평평하고 넓은 길을 고마워할 줄 알게 된다는 거다. 어떤 책에서 '상처 입은 조개만이 진주를 키울 수 있다.'는 구절을 읽었다. 조개 속의 상처가 시간을 거치면서 진주가 된다고 했다. 나는 내 마음을 조개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그리고 그 안에 진주를 키우기로 했다. 그렇게 생각하니까 상처 입는 일이 크게 무섭지 않은 것 같다."
--> 다른 개정판의 같은 부분 희경이 낭독
----> 상미 : 마음 다스리는 걸 아직 모르는 나는 아직 어른이 아닌 것 같아서 소희의 말에 찔렸다. 사람마다 방법이 다 다르겠지. '사실 어른이라고 잘 견디는 건 아니야.' 라고 말해주고 싶었다.
-------> 숙현 : 그래도 어른이 어린이와 다른 것은 '경험치'가 아닐까?
숙현
"이제 오해 풀렸지? 엄마가 지금까지 내 자식이고 아직 어리니까 너를 내 맘대로 해도 된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 앞으론 조심할게. 그리고 네가 엄마를 엄마이기 전에 한 여성으로, 한 인간으로 이해해줄 때가 오길 기다릴게."
--> 숙현 : 엄마와 딸만이 가질 수 있는 서로에 대한 동일시 부분
----> 상미 : 자식도 부모를 이해할 때가 올 거라는 것.
-------> 희경 : 친정엄마랑 똑같아지는 자신을 느끼는... 하지만 다 같지는 않다는 것. 여가를 즐길 수 있게 된 나의 삶.
상희
(개정판에는 실리지 않았던 시를 낭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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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망초
언제부터
너 거기에 있었니?
친구와 헤어져 혼자 가는 길
가까이 다가가 보니
낯설지 않은 얼굴
너 거기 그렇게
정말 오래오래 서 있었구나?
나와 친해지고 싶어서
아무 말 없이
내 어깨만큼 자란 키
내가 웃음을 보이지 않아도
반가워 먼저
소리없이 웃음짓는
네게서, 참 좋은 향내가 난다.
참 좋은 향내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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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겅퀴꽃
아하! 그랬었구나
나더러 그냥 이만치 떨어져서
얼굴만 바라보라고,
그러다가 행여 마음이 끌리면
조금 더 가까이 다가와
향내나 맡으라고
짐짓 사나운 척, 네가
날카로운 가시를
찌를 듯 세우고 있는 것은
하지만 내가 어찌 참을 수 있었겠니?
떨리는 손끝으로
조심조심 쓰다듬어 보니
그 뾰족한 가시마저
이렇게 보드라운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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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내
들이 꾼 꿈 중에서
가장 예쁜
꿈
하도 예뻐
잠에서 깨어나면서도
놓치지 않고
손에 꼭 쥐고 나온
꿈
마악
잠에서 깬 들이
눈 비비며 다시 보고,
행여 달아나 버릴까
냇물도 함께
졸졸졸 가슴 죄는
보랏빛 고운
꿈
주희
"제 마음 가는 대로 행동하다 울음을 터뜨리던 미르 모습이 다시 떠올랐다. 소희는 살면서 그래본 적이 없었다."
"늘 거기 있어 하찮아 보이던 풀도 이름을 알고 나면 새롭게 눈에 들어왔다."
"엄마, 그 순간 내가 가장 부러웠던 게 뭔 줄 아세요? 나는 엄마의 젊은 모습밖에 몰라요. 나도 내가 자라는 것만큼 나이 들어가는 엄마를 보고 싶어요. 며칠 전 아빠가 흰머리를 뽑아 달라고 한 적이 있어요. 어깨도 주물러 달라고 했고요. "나도 이제 늙나 보다." 아빠가 말했어요. 엄마, 난 아빠처럼 늙어가는 엄마 모습이 너무 보고 싶어요."
--> 주희 : 밤티마을의 팥쥐엄마가 하던 말이 겹쳐졌던...
책 이야기도 물론 좋았고, 돌아가며 읽은 낭독도 좋았는데요.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건, 같은 부분을 여러 버젼으로 읽고 들어본 경험이었습니다.
이금이 작가만의 '개정' 작업이 가지는 의미에 대해 각자가 생각하는 바를 자유롭게 나누게 되었어요.
옛이야기에서부터 현대의 창작동화, 청소년소설까지 두루두루 읽는 우리로서도, 중요한 화두였겠다는 생각이 개인적으로 들었고요.
북토크 다녀온 후,
이건 꼭 나누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깜빡 하고 못했던 이금이 작가의 말을 전하며 기록을 마칩니다.
안데르센상 최종후보에 오른 소감을 묻는 질문에,
"나는 글을 쓰면서 충분히 행복했고 이야기 안에서 즐거움을 한껏 누렸으므로, 안데르센상 최종후보에 오른 것은 그냥 보너스같이 여겨져요. 그러니까 당연히 수상을 안해도 상관없죠."
이금이 작가의 작품을 안본 사람이라면 에이~ 하는 뻔한 소리처럼 들릴 수도 있는 말인데,
우리는 알잖아요? 이야기가 얼마나 재밌고, 인물들이 얼마나 살아있는지?!
그걸 아는 저는, 저 말이 정말 작가의 진짜 마음이겠다 라고 느껴지더라고요.
너무 멋있는 말이었고,
나도 내 본업이든 아이들 키우는 일이든, 보상을 바라지 않고 순간을 정말 즐기고 있나 하는 반성이 들었답니다.ㅋㅋㅋ
우리 모두 그때그때 누릴 수 있는 즐거움, 한껏 누리며 살아요!
첫댓글 세상에!!!
번역본을 찾아서 비교보다 훨씬 재미났던 비교 낭독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