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곡재~주월산~대곡재~수덕재~
~수덕산~화적재~오무산~먹국재
성주고개에서 송곡재까지의 네번 째 구간을 마치고 두 번의 산행을 연기한 뒤의
한 달이 지나서야 비로서 잇게 되는 다섯 번째 구간의 산행이다.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창궐하고 있는 신종 코로나19 감염증의 여파가 산악회의 산행일정까지 마구
뒤흔든 까닭이다. 그동안 무심한 계절은 시름없이 흘러 화란춘성 만화방창의 호시절
춘삼월이 되었건만 아직까지도 괴질은 전 세계를 공포와 슬픔 속으로 밀어 붙이고
있는 엄중한 시국이다.
고흥반도의 남북을 관통하는 왕복4차선의 자동차 전용도로가 지나가고,서쪽의 두원
면과 동쪽의 점암면,그리고 남쪽 방향의 고흥읍 방면의 세 갈래의 삼거리 고갯길인
송곡재에서 연신 꼬리를 이어나가는 지맥의 산길은, 삼거리에서 북서쪽의 두원면
방면으로 치닫는 도로변 좌측이다(10시52분).오르막은 수렛길 행색이다.수렛길은
철계단으로 이어지고, 철계단을 다 오르고 나면 밀양박가의 묘역의 곁이다.
송곡재의 민주인사추모비
소나무와 사스레피나무들의 늘푸른 수목들과 아직까지 나목의 알몸을 그대로 드러
내고 있는 활엽수들이 한데 어우러져 있는 숲길이다.그러한 행색의 숲에는 연분홍의
진달래꽃은 어느 틈에 전성기를 넘어서고 있는 반면, 진달래꽃보다 크기가 좀더
크고 화려한 철쭉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거였다.산길은 납작스레한 멧부리를
첫고등으로 넘어서고 나면 지맥을 가로지르는 양회임도로 이어지고,양회임도를 좌측
으로 비스듬히 가로지르면 오르막 산길이 뒤를 잇는다.
소나무와 사스레피나무 등의 오르막 산길을 헐떡헐떡 올려치면 붕긋한 해발162.7m
봉이고,162.7m봉에서 지맥의 방향은 좌측 9시 방향으로 급커브를 그리며 산객을
안내한다.산길은 머지않아 삼거리 갈림길을 내놓는데,우측의 내리받잇길은 지맥의
방향이고, 맞은 쪽은 이 갈림길에서 2,3백 미터쯤 떨어져 솟구쳐 있는 해발291m의
주월산(舟越山) 정상으로의 산길이다.
주월산 정상 쪽으로 내처 발걸음을 하면 곧바로 양회임도가 기다린다.양회임도는
좌측 방면의 산아래 성곡마을 쪽으로 연결이 되는 임도인데,양회임도는 맞은 쪽의
오르막 양회계단으로 이어지고,계단 오르막은 곧장 이동통신철탑이 우뚝 서 있는
SK 고흥기지국으로 이어지는 계단이다.이동통신 기지국 뒤편의 기름한 멧부리가
해발291m의 주월산(舟越山) 정상이다(11시20분).
정수리 한켠에는 산불초소가 덩그렇고,두어 기의 돌탑도 서로 낯을 가리는지 거리
두기를 하고 있고,노르스름한 새순이 돋아나고 있는 활엽수목들이 군데군데 눈에
띈다.바람 한 점 불어오지 않는 숲은 초여름처럼 덥게만 느껴지고,반팔 T셔츠 차림
의 산우가 부럽게만 느껴진다.주월산 정상에서 발길을 되돌려 삼거리 갈림길로 되돌
아오면 이제 지맥의 방향은 좌측 10시 방향의 내리막이다.
대곡재
가파른 내리막의 등성이 우측은 온통 광범위한 벌목지대다.벌목지대를 우측으로
끼고 이어지는 내리막은 안부 삼거리로 꼬리를 잇는다. 좌측 방면의 고흥읍 행정리
방면으로의 등하행 산길이 나 있는 고갯길,해발168.3m의 대곡재다(11시27분).대곡
재를 뒤로하고 벌목지대를 우측으로 끼고 꼬리를 잇는 오르막은 중치의 소나무들이
엄부렁한 멧부리로 이어지고,'적은 항상 우리를 지켜보고 있다'라고 써 있는 세멘트
블록을 이용한 표시물을 지나고 나면 깃대 모양의 철파이프가 하나 꽂혀 있는 멧부리
에 이른다.
군부대의 폐시설물인 모양이다.그러한 행색의 멧부리를 뒤로하고 울퉁불퉁한 바위들
의 등성이를 거치고 나면 봉긋한 멧부리에 닿게 되는데,이 멧부리가 해발 229.9m봉
이다.울창한 소나무들의 숲길이 꼬리를 잇고 다갈색의 솔가리는 푹신하기만 하다.
한 차례 기름한 봉우리를 거치고 나면 산길은 좌측 9시 방향으로 급커브를 그리며
꼬리를 잇는데,내리받잇길은 급경사의 내리막이다.
수덕재
급경사의 내리받이를 구르듯이 내려서고,금령김가의 묵묘의 곁을 지나고 나면 지맥
을 가로지르는 왕복 2차선의 차도 고갯마루로 지맥의 산길은 슬며시 꼬리를 드리운
다.우측의 도로 북쪽 방면으로는 두 개의 차도가 나 있는데, 북서 방향은 학곡리 두곡
마을과 항공센터 방면의 길이고,북동 방향의 차도는 두원면 소재지 방면으로 이어
지는 851번 지방도로다.이 두 개의 도로와 좌측 방면의 고흥읍 소재지 쪽 사이를
잇는 851번 지방도로가 연락부절인 삼거리 고갯길이 수덕재다(11시50분).
수덕재 고갯마루 도로 건너 편 길섶에는 해묵은 노거수 한 그루가 수문장처럼 우뚝
서 있다.그 노거수를 우측으로 끼고 이어지는 지맥의 산길은 곧장 맞은 쪽의 해발
151.4m봉으로 이어지는데,151.4m봉으로 곧장 올려치는 오르막은 자드락밭과
농가로 진입이 불편하다.더군다나 집개가 마구 짖어대고 자드락의 마늘밭에서 밭을
돌보는 한 늙은 사내가 산길은 이 수렛길을 곧장 따르는 게 더 낫다고 짐짓 이르는
게 아닌가.
고흥간척지와 득량만
결국은 그 수렛길을 고분고분 따르게 되고,151.4m봉을 우회한 상태의 넉넉하고
수더분한 안부로 산객은 안내가 된다.수더분한 안부에서 지맥의 방향은 당연히
좌측 9시 방향이다.산길은 한양조가의 묘지의 곁으로 이어지고,연분홍색 철쭉꽃이
피어 있고 노간주 나무와 소나무 등이 차지하고 있는 넙데데한 멧부리에 닿게
되는데, 이 봉우리가 해발192m봉이다(12시).
192m봉을 뒤로하고 나면 등성이가 기름한 꼴의 멧덩이가 눈에 들어온다.해발300.9
m의 수덕산(修德山)이다.한 차례 넉넉한 안부를 거쳐 오르막을 짓쳐 올려치면 등성이
에는 크고 작은 바위들이 줄을 잇는 암릉의 등성이다.암릉의 등성이에는 절경의 조망
을 위한 전망바위들이 산객을 기다리고 있다.바둑판처럼 반듯반듯한 초록빛 들판의
드넓은 고흥간척지가 시원스럽게 펼쳐져 있고, 간척지 건너 편으로는 하늘과 맞닿은
것처럼 여겨지는 그림 같은 득량만이 아스라하다.
수덕산 정상
크고 작은 바위들만의 울퉁불퉁한 조망의 암릉 등성이를 곧바로 이어나가면 베개
처럼 기름한 꼴의 걀쭉한 멧부리에 비로소 오르게 되는데,배드민턴 코트를 두 개쯤
잇대어 놓은 넓이만큼의 길쭉한 봉우리가 해발300.9m의 수덕산(修德山) 정상이
다(12시25분).이러한 행색의 수덕산 정상을 뒤로하고 가파른 내리받이를 거치고
나면 지맥을 가로지르는 왕복 2차선의 차도 고갯마루로 지맥의 산길은 다시 꼬리를
드리운다.
고흥읍 소재지(좌측) 쪽과 풍양면 소재지,풍류해수욕장(우측) 방면 사이를 잇는 6번
군도가 넘나드는 고갯길, 화적재다(12시40분).화적재 고갯마루 길섶에 있는 약수터
에서 한 바가지의 약수로 목을 흥건히 축이고 난 뒤,도로 건너 편의 오르막 수렛길로
발걸음을 옮기면 고흥류가의 묘역이고 ,그 묘역을 지나고 골리앗 덩치의 송전철탑의
곁을 거치고 나면 양회임도가 기다린다.이 임도는 화적재 고갯마루 서쪽 100미터쯤
에서 6번 군도와 연결이 되는 임도다.
이 양회임도를 3백 미터쯤 따르다가 임도를 그대로 두고 우측의 숲길로 발걸음을
옮겨야 한다.산길은 울창한 편백의 숲으로 이어지고,납작스레한 해발191.7m봉에
이르고 나면 지맥의 방향은 좌측 9시 방향으로 급선회를 하며 산객을 안내한다.늘
푸른 사스레피나무과 앙상한 나목 상태의 소사나무 등의 완만한 내리받이는 머지
않아 지맥의 가로지르는 양회임도로 꼬리를 드리운다.이 양회임도는 고흥읍 성촌리
쪽과 서쪽의 호동리 방면을 잇는 임도다.
이 임도를 곧장 가로질러 언덕 같은 해발228.4m봉을 넘어서고 나면 널찍한 임도의
곁으로 이어지는데, 지맥의 방향은 그 임도를 따르지 않고 우측의 오르막 숲으로
꼬리를 잇는다.오르막은 이내 가파른 기색을 띠기 시작하더니 너덜겅의 허섭한 행색
으로 바뀌며 꼬리를 잇는다.헐떡헐떡 가풀막진 너덜겅의 오르막을 짓쳐 올려치면
산중턱을 가로지르는 널찍한 임도로 이어진다.조금 전의 그 임도인 거다.
내처 그 임도를 가로질러 가풀막진 오르막을 애면글면 올려치면 오르게 되는 봉긋한
멧부리가 해발356.4m의 오무산(鰲舞山) 정상이다(13시34분).정수리 한복판에는
1990년에 재설한 삼각점(고흥25)이 아직도 번듯하다.오무산 정상을 뒤로하는 내리
받잇길은 오무산 정상을 오를 때 만났던 임도를 세 차례 가로지르며 내려서게 된다.
오무산 주변을 달팽이관처럼 굽이도는 임도인 모양이다.
임도를 세 차례 가로지르고 나서도 계속 꼬리를 잇는 내리막 산길은 금령김가의
묵묘 두 기의 곁을 지나고 나면 지맥을 가로지르는 양회임도를 만나게 되고,그 임도
를 곧장 가로지르면 녹이 벌겋게 슬어 있는 철망울타리가 지맥의 방향과 궤적을 같이
한다.녹슨 울타리가 모습을 감추고 나면 등성이 좌측은 벌목지대인데,껑충한 모양의
삼나무들만이 군데군데 목숨을 부지하고 있는 벌목지대다.그러한 행색의 등성이는
반쯤은 벌목 상태의 해발127.3m봉으로 산객을 안내한다(14시6분).
해발127.3m봉
127.3m봉을 넘어서고 잡풀더미 행색의 봉분인 고령신가의 묵묘의 곁을 지나고
나면 지맥의 산길은 태양광 발전단지의 진출입로로 이어진다.산비탈에 층하를 두고
자리한 태양광 발전단지를 우측으로 끼고 양회임도를 따르면 이내 지맥을 가로지르
는 두 개의 도로 고갯마루가 기다린다.
고흥읍 소재지와 풍양면,도덕면 소재지 사이를 잇는 예전의 27번 국도가 앞엣 것의
도로이고, 그 너머의 자동차 전용도로는 고흥반도를 남북으로 시원하게 관통하는
27번/77번 국도다.이 두개의 도로가 무시로 넘나드는 고갯길이 오늘 산행의 날머
리 먹곡재다(14시15분). (산행거리;10.8km.소요시간;3시간25분)(2020,4/7)
-이제 남도지방은 꽃이 피고 새가 우는 춘삼월의 막바지 느낌이다.머지않아 4월이
오면 이곳은 여름으로 성큼 다가서고 있으리라.괴질역병에 허덕이는 우울하고 울적한
사회가 언제쯤 정상적인 제자리 상태로 다시 돌아올 것인지 가늠할 수가 없다.
시인 노천명이 '4월이 오면'이라는 시(詩)에서 이렇게 노래한 것을 기억한다.
4월이 오면은
향기로운 라일락이 우거지리
회색빛 우울을 걷어 버리고
가지 않으려나 나의 사람아
저 라일락 아래로 라일락 아래로
푸른 물 다담 뿍 안고
4월이 오면
가냘픈 맥박에도 피가 더하리니
나의 사람아 눈물을 걷자
청춘의 노래를
4월의 정령(精靈)을
드높이 기운차게 불러 보지 않으려나
앙상한 얼굴이 구름을 벗기고
4월의 태양을 맞기위해
다시 거문고의 줄을 골라
내 노래에 맞추지 않으려나
나의 사람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