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전시회를 다닐때는 큰 가방이나
아예 가방을 하나씩 더 가지고 다닌다.
물은 필수이고 하나하나의 전시장 약도와 다이어리,카메라 그리고 티셔츠를
몇장씩 더 넣어 다닌다. 갤러리가는데 패션쇼하냐 웬 옷을?
복더위에 전시보고 이동하는데 얼마나 더운지 매번 샤워를 할 수도 없고
그래 옷을 아예 갈아입고 다니는 거다.
가을여자라 가을이 되면 선선해서 컨디션도 좋고 전시다니기 가장 좋다.
겨울이 오면 목도리에 모자에 칭칭감고 코가 빨갛게 되도록
시린발을 총총 거리며 그렇게 갤러리를 다녔고
봄이 오면 덕수궁의 벚꽃도 보고 룰루랄라 미술관을 다녔다.
주5일 근무이전에는 평일에 휴가를 내어 갤러리를 다녔다.
지하철 갈아타는 시간까지 아까워 몇번 출구, 몇번 칸에서
갈아타야 더 빠르게 가는지 알아보고
갤러리간 이동시간도 다 계산하여 될 수 있으면 시간허비하지 않고
작품하나라도 더 오래 보려고 계획을 세워 다녔다.
어리버리 어눌해 말도 잘 할 줄 모르고
애교없이 무뚝뚝하고
부실해보이고 미인도 아닌데다
선천성 방향감각 없음으로 극 길치
뭐하나 똑부러지지도 못하고
내세울거 없는 스펙에
쓸데없는데 고집만 세고 ....
그냥... 미술관가는게 너무 좋았다
거기가면 내가 살아있는거 같았고 숨을 쉴 수 있었다.
고상한 취미? 문화생활?
아니 난 단지 살려고 거길 다녔다.
캔버스위의 물감덩어리들에게 불어넣은 작가의 영혼이 느껴졌고
난 그 놀이터에서 실컷 뛰어 놀 수 있었다.
내가 맘을 열어 준 만큼 그네들은 내게 들어왔다.
내망막에 새겨지는 그림들이 가져다 주는 상상의 세상과
수많은 이야기들은 삶의 희망과 안식이었다.
그림보는게 세상에서 제일 좋다.
지금도 그 사랑엔 변함이 없다.
아니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더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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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이라는게 작품과 대중과의 소통이라 할때 나 자신조차 이 점에서
충실했었나 생각해봅니다. 우미갈은 그런 부분에 대한 답을 주었습니다.
항상 덩그러니 퀭한 전시장에 혼자 들어가는 호사는 결코 즐겁지만은 않습니다.
예술은 그렇게 홀로 고고히 있을때 빛나는게 결코 아닙니다. 대중과 호흡하고 교감하고
소통할 때 생명력을 얻습니다.
우르르 우미갈 멤버들이 그야말로 예술을 탐하는 마음으로 전시장을 접수할 때
그때 느껴지는 어떤 뿌듯함 내지는 꽉찬 느낌은 매우 기분 좋은 경험입니다.
좋아하는 것이 같은 사람들이 모인다는게 이렇게 힘이 되고, 즐거운 건지 예전엔 미처 몰랐습니다.
나이가 들어 젊은 사람들과 있는 것이 주저되기도 하지만 나이들수록에
그런걸 초월해 여러사람들과 대화해야 사고도 유연해지는데 그런 기회도 많지 않구요,
그런점에서 우미갈은 매우 좋은 친교의 장이됩니다.
무엇이든 역사가 길고 사람이 많이 모이는데는 그 이유가 있지요.
우미갈의 오래되신 고문님들과 젊고 활기찬 운영진, 새록새록 매일 들어오는 신입회원들...
모두 미술이라는 매개로 어우러져 고이지 않고 흘러가는 물처럼 그렇게 싱싱한 모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우미갈 정신적 지주 코난님을 비롯해(제가 아직 많이 몰라서 여러분이 있으신걸로 압니다만)
초짜 신입회원을 따뜻하게 챙겨주는 뻑가님,
우미갈의 안주인 쥐님 모두 든든하고 감사합니다.
이제 칠칠박하를 우미갈로 친히 인도해주신 마스터 초이, 최작가님께 바톤을 넘깁니다.
재조명 ㅎㅎ 그런거 안해도 되니까 모임에나 나오시죠,요즘 얼굴 통 안보이데.
멋쟁이 박하님! 솔직, 순수 ,열정.....그리고 행복함이 느껴지네요.. 계속 고~우 고 ~우
시나브로님 감사, 오늘 베토벤바이러스 스페셜보고 감동이었습니다. 꿈에 열정을 더하면 그보다 행복한 건 없다구^^ 앞으로는 정말 조금은 행복해지고 싶어요
장면 장면마다 어느게 작품인지 도대체 분간이! 미소가 아주 예쁘시네요. ㅎㅎ 그리고 아름다운 열성에 찬사를 보냅니다.
오랜기간 미술을 가르치신 선생님께 칭찬받으니 기분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