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탐방 10기 A반 고영건
오늘 탐방 유적은 집에서 멀지않은 삼성혈이어서 여유를 부리며 가벼운 마음으로 집을 나섰다. 전농로 길가에 활짝 핀 벚꽃을 보니 기분까지 절로 좋아진다.
어린시절 특별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전농로 벚꽃길. 벚꽃 풍경을 찍는 사람들을 보면서 나도 괜히 벚꽃 풍경사진을 찍어본다.
삼성혈에 도착하여 탐방 회원들과 인사하고 주변을 둘러보니 벌써 많은 방문객이 모여 있다.
삼성혈, 아마 수천년전부터 존재했을, 제주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삼성인 탄생 장소이다. 특별할 것이 없다고 생각하여 외지인이 제주 관광지 추천 부탁에도 한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던, 그곳이 내 기억 속 삼성혈이다.
홍살문을 지나 삼성혈 경내로 들어가니 수령 500년 이상 소나무, 녹나무, 팽나무 등 여러종류 고목이 울창하게 서 있다.
오른쪽 숲길을 걸어서 전시관에 들어섰다.
삼성 탄생에서 탐라국 건국까지 그림과 모형으로 신화 속 이야기가 간략하게 설명되어 있었다.
전시관 내 설명자료가 부족하다는 느낌과 홍보영상이 제주 풍경과 이질적으로 보여서 아쉬웠다. 교수님께서도 영상제작에 있어 자연적 제주 모습이 잘 표현될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벽랑국 세공주가 갖고 온 오곡씨앗, 송아지, 망아지의 의미는 고대 제주인이 외부 선진문물을 받아들여 제주사회가 수렵생활에서 농경생활로 발전했다는 상징성을 보여준다. 이후 큰마을을 이루고 탐라국을 건국하게 되었다.
활을 쏘아 주거지를 정했다는 이야기를 통하여 삼성인이 대결이 아닌 평화적으로 연합하여 나라를 건국했다는 사실을 유추해 볼 수 있다. 이는 고대 제주사회가 특정권력이 다른권력을 지배하는 수직적 사회라기 보다 평화와 화합을 중시하는 사회였다고 볼 수 있다.
삼성신화는 제주사람의 정체성을 상징하며 도둑, 거지, 대문 없는 삼무의 제주로 이어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인구가 늘고 사회가 발달하면서 과거 이야기가 됐지만, 제주사람 마음속에는 평화와 화합을 중시하는 전통이 아직도 남아있을 것이다.
제주도의 슬로건인 "평화의 섬, 생명의 섬" 이라는 문구가 이해가 되는 대목이다.
사실 합리적으로 생각을 해보면 살기 어려운 척박한 환경이 서로 화합하고 수평적인 관계를 중시하는 제주의 정체성을 만들었을 것이다.
제주에서 태어나고 육지에서 대학, 군대, 회사생활을 하면서 제주사람들 사고방식이 다른 지역사람들과 다르다는 생각을 했던 적이 있었다.
나의 사견을 말하자면, 제주사람들은 다른 지역에 비해 수평적인 관계를 조금 더 중시하는 성향이 있는 것 같다. 이런 성향이 어려운 환경에 순응하면서도 수직적인 권력에 강하게 저항하는 모습으로 나타나는 것 같다.
아마 이런점이 수평적 관계를 지향하는 제주 정체성의 단면이 아닐까 조심스럽게 생각해 본다.
삼성혈 탐방을 마치고 화북 큰길가에 있는 삼사석 유적으로 향했다. 사시장올악에서 삼성인이 살곳을 정하기 위하여 쏜 화살이 박혔던 돌이 삼사석이다. 작은 돌집안에 살맞은 돌 3개가 놓여있다. 삼성이 평화롭게 거주지를 정했다는 상징성을 보여주는 유적이다. 조선시대 제주목사 김정도 신화를 듣고 기이하고 신비롭게 생각하여 이를 기리는 삼사석비를 세웠다고 한다.
길가에 방치된 것처럼 느껴지는 삼사석과 옆에 서있는 커다란 비석. 교수님께서 외국 사례와 비교하여 문화재에 대한 인식의 차이에 대하여 설명 하셨다.
올바른 유적관리를 어떻게 할지 제주사람 모두가 고민해야 할 싯점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탐방수업을 통하여 흥미로운 이야기와 상징성을 갖는 탐라 개국신화 유적과 제주의 정체성에 대하여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삼성혈과 삼사석은 특별한 볼거리가 있는 장소는 아니지만, 제주의 정체성을 잘 보여주는 유적일 것이다.
앞으로 외지 사람들에게 제주 관광지 중에 1순위로 삼성혈을 추천해야 겠다.
첫댓글 인문학도 같으십니다 ㅎㅎ
감성이 살아있는 멋진 후기입니다~^^
우와!
감성과 현실성이 어우러진 글 감동적입니다.
제주에 산지 4개월밖에 안됐지만~^^
제주도사람들의 특별한 뭔가가 있다 생각이 들었는데 삼성혈의 신화로 부터 이어져 내려온 걸로 풀어서 설명해 주니 이해가 쏘옥 됩니다 ^^
제주인의 뿌리의식과 육지인의 관점이 균형을 이룰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해 주는 글입니다. 벚꽃 촬영에 여념이 없는 사람들도 이런 의식을 가지고 유적지의 의미와 거기서 풍기는 깊은 맛을 느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제주가 다른 지방과 달리 개국신화 있다는 ~
육지서 친구들이 여행오면 맨처음 추천해야겠어요~~(그리스 신화처럼 근사한 스토리를 엮어 제주 신화도 관광의 구심점이 되길 기대해 봅니다..)
제주를 사랑 합시다.
수고 하셨습니다..
삼성신화를 통하여 제주사람 마음속에 잔잔이 흐르고 있는 평화와 화합을 중시하는 전통이 제주도의 현재 슬로건인 "평화의 섬, 생명의 섬"이라는 문구로 이해된다는 회장님의 글에 완전 동감입니다.
모든 댓글에도 공감합니다. 계속 파이팅합시다예!
시간이 더할수록 제주를 깊이 알아가고 있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
삼성혈은 도심지에 있는 휴식지 같은 유적지이네요
새로운 발견과 알아감에 연속들입니다~~~~🥰
gpod~ 역시 회장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