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을 살아라
나는 힘들 때마다 ‘지금을 살아라’ 말을 떠올렸다. 일본 드라마 《롱 러브레터-표류교실》에서 나오는 말이었다. 드라마는 1972년 우메즈 카즈오의 만화 《표류교실》를 원작으로 해서 2002년 일본의 후지TV에서 방송했었다. 원작 만화와 드라마는 내용이 많이 다르다. 드라마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아사미는 서점에서 우연히 만난 미사키에게 호감을 느끼고 연락처를 받지만, 연락처가 입력된 휴대전화를 도둑맞았다. 그로부터 1년 뒤, 고등학교 교사였던 미사키와 고등학교 수학 교사가 된 아사미가 고등학교에서 우연히 재회했다. 다시 만난 기쁨도 잠시, 지진으로 학교가 인류가 멸망 직전의 미래로 타임슬립한다. 학교에는 겨울방학 보충 수업을 받으러 온 학생과 선생 약 30명이 있었다. 과거에는 학교가 있던 자리에 커다란 구멍이 생겼다.
미래는 환경오염으로 지구가 사막화가 되어 사람이 살 수 없게 되었다. 사막화에 맞춰 인간은 거미 형태의 모습으로 진화했다. 알 수 없는 화학 무기로 위협을 받았다. 선생과 학생들은 여러 일을 겪으면서 자신들이 있는 미래가 변하기를 간절히 바랐다. 그러나 미사키는 다쳐서 진료받지 못해서 죽는다.
미사키의 죽음에도 남은 사람들은 과거로 돌아갈 방법을 찾았다. 안타깝게도 위험성 때문에 과거에 편지만 써서 보내기로 했다. 모두가 미래를 변화시켜 주기를 바라면서 과거의 사람들에게 편지를 썼다. 편지는 과거로 가면서 조각이 나고, 과거 아사미가 가방을 도둑맞기 전에 도착했다. 아사미는 편지 조각을 보고 미사키에게 바로 만나자고 메시지를 보냈다. 두 사람이 다시 만나고 미래가 바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물론 두 사람이 만나도 학교의 지진, 지구의 사막화, 인류의 진화 등이 바뀌지 않을 수도 있었다. 그럼에도 드라마는 ‘지금을 살아라’ 하고 계속 말하고 있었다. 미사키는 지금의 생각이 시간을 넘어 내일에도 계속 이어져 미래를 바꾸어 준다고 했다. 그것이 ‘마음을 담은 길고 긴 편지처럼’ 지금의 마음이, 생각이 미래를 바꿀 수 있다고 믿었다. 그래서 나는 힘들 때마다 ‘지금을 살아라’ 말을 떠올리며, 더 좋은 지금을 맞이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