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소설>
어느 국장의 명예 퇴임사
도랑 김산복
밤이 되었다. 남형섭은 가무러지는 백열등구 불빛을 밀치고 튀어나왔다. 더 엄밀히 말하자면 마치 먹고 난 음식에서 꿈틀대는 벌레라도 삼킨 듯 오장육부가 뒤틀리는 역겨움이었다. 형섭은 신선한 샘물을 마시고 싶은 충동 같은 갈증을 느끼며 문밖을 나서고 말았다.
서해 갯벌 명개 위에 짙게 도사린 늦가을의 물씬한 안개가 홀로 걷고 있는 형섭을 보자 미친 듯 전신을 핥으며 달려들었다.
저녁나절 해변 가풀막 무너미 옆 고즈넉이 앉아 있던 몇 개의 마당여, 수백 년간 드센 바람받이로 알기살기 멋 떨어지게 고부라진 솔수펑이를 이룬 해송들, 모든 정겨움을 이 안개 녀석이 허기진 걸귀처럼 송두리째 삼켜 버렸다.
민박집 방에서는 형섭과 같이 온 일행들이 헤프게 내 쏟는 왁자지껄하는 소리만 안개 속을 헤집고 달려오더니 이내 바닷가로 희미하게 흩어졌다.
형섭은 취기를 억누르고 흔들리는 몸을 간신히 세웠다. 형섭은 와이셔츠 위 호주머니에서 더듬거리며 담배를 꺼내 불을 붙였다. 후- 하고 연기를 한껏 빨았다 길게 내 품었지만 연기는 이내 보이지 않았다. 아늑한 안개, 이 안개 속의 모든 물체는 혼돈(混沌)이었다, 공간도 시간도 진로도 ‘그렇군, 모든 게 다 안개로 사위어진 혼돈뿐이군.’ 형섭은 홀로 중얼거리며 옴팍 구부러진 비포장 해변 도로를 따라 천천히 걸었다.
황혼이 짙어 갈 무렵까지만 하여도, 썰물로 빠져나간 수평선 위에 몇 점 작은 섬들을 그리던 허허벌판이 어느새 물안개로 벌창져 형섭을 한껏 더 이상야릇한 답답함으로 엄습해 들어 왔다.
*마리산(摩利山)계곡 쪽에서 이름 모를 새 울음소리가 꾹- 꾹- 꾹- 거리며 주기적으로 간간이 울렸다.
남형섭. 공무원으로 S시 시청에서 3년째 A 국 국장이다. 법적 정년퇴직이 아직 몇 년이나 더 남았지만 작금의 분위기도 그러하거니와 후배 부하들의 진로를 위해 지난달 명예퇴직 신청을 했다. 이번 공무원 직제 축소 개편으로 생살을 찢듯 구조 조정을 단행해야만 하는 인사 부서의 부담도 줄일 겸 과감히 서기관 자리 하나를 반납하고 용퇴(勇退)를 했다.
형섭은 일전에 읽었던 어느 시인의 싯귀가 떠올랐다. ‘떠날 때를 알고 떠나는 그대 뒷모습이 정말 아름답다고......’ 그렇다, 언젠가는 떠나야 하지만 30년을 넘게 공직생활을 한 형섭의 뇌리는 만감이 교차했다.
토요일 오후였다. 평소 가장 아끼던 A 국의 주무과 부하 권병서과장의 주선으로 공보실 유 실장, 국민 체육과 정 과장, 생활 복지과 김 과장 등이 함께 형섭의 송별회 겸 위로의 밤을 강화도 서남단 해변, 호젓한 시골에서 1박 2일로 같기로 했다. 애당초 시내 모 일류 음식점에서 한껏 치르기로 했지만 형섭의 만류로 이곳 동막리 해변 가에서 조촐히 갖기로 변경된 것이다. 이 자리에는 T 공사 업체 현 상무와 K 업소 박 사장이 권 과장의 권유로 함께 참석했다.
형섭은 며칠 전 후임 추 국장에게 추진 및 진행 중인 A 국의 주요 현안 업무를 세세히 위임하고 아파트에서 쉬고 있었다. 아파트라고 해야 몇 년전 사무관 때 청빈 공무원으로 선발 특별 분양 받은 공무원 아파트 24평형 한 동이 고작이었다. 그렇다고 다른 부동산이나 저축해 놓은 재산도 별로 없었다. 자그만 한 체구에 평소 말수가 없는 내성적인 성격, 업무 추진은 융통성 없이 원리 원칙만 세우는 고집불통이라고 주위에선 그를 꽉통이라 불렀다. 그래도 형섭은 자신의 소신은 절대 굽히지 않았다. 공직은 부를 축척 하는 자리가 아니라 명예를 쌓고 또한 국민과 나라에 봉사하는 신성한 자리라 생각하며. 그러하기에 업무 처리는 객관적이고 상식적인 사고의 판단과 관계 법규에 의거 공명정대하게 처리한다는 형섭. 그는 나름대로의 확고한 직업관과 철학의 소유자였다.
형섭은 슬하에 남매를 두었다. 그 동안 딸년은 대학 졸업 후 어느 중소 기업체에 얼마 동안 다니다 자기 짝을 만나 작년 봄 하객들의 축하 속에 성황리에 떠났다.
막내아들 녀석은 지금 학사 장교로 동부 전선 최전방 모 사단 일선 소대장으로 군복무 중이다. 아직까지 착실하게 별 탈 없이 잘들 지내 주는 것만으로도 형섭은 늘 다행으로 생각했다.
퇴직 후 별다른 계획이나 사업 구상 등을 세운 것도 없는 형섭은 당분간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 그 동안 공직생활에 쫓겨 변변한 휴양이나 여행 한번 마음 놓고 제대로 가 본적이 없었다. 추석이나 설날 등 명절 때나 친지들의 길흉사는 물론 조상님 선산도 제대로 찾질 못했다. 늘 업무에 바쁘다는 핑계로 인간이 해야 할 마땅한 도리조차 못하고, 친구들도 제대로 못 만난 것도 사실이다. 이제는 부담 없이 하고픈 일들도 하고 친구들도 만날 참이었다.
며칠 전 일이었다. I M F 사태 후 H 공사에서 임원으로 재직하다 퇴직한 대학 학과 동기 장호를 만났다.
2년 전까지만 하여도 당당하던 그 기풍은 어느새 간 곳이 없다. 어딘가 모르게 세파에 찌들어 풀죽은 분위기를 그의 헙수룩한 옷차림, 흐트러진 머릿결, 더듬거리는 말투에서 느꼈다. 형섭은 오랜만에 만난 친구를 조용한 고급 레스토랑으로 안내하려 했다.
“남 국장, 어디 체면이 뭐 대수인가 이 어려운 시기에 저런 어지럽고 비싼 술집으로 왜 가, 날 따라 오시게”
반 강제로 이끄는 장호의 손에 형섭은 침침한 재래시장 저잣거리 뒷골목 허름한 목로술집으로 들어갔다. 낡은 미닫이 유리문을 밀치고 들어선 대폿집은 먼저 온 몇몇 손님들로 자욱이 붐볐다. 둘레판 술상 위에 커다란 무쇠 가마솥에서 방금 떠온 씨레기 선짓국과 막걸리 사발을 친구와 함께 대하고 보니 형섭은 옛 학창시절이 떠올랐다.
“형섭 자네, 현직에 있으면서 모가지 힘깨나 주고 칼자루 잡았을 때, 그때가 메뚜기 오뉴월 한철일세, 모아 놓은 재산 없이 일선에서 물러나 돌이켜보면 모두가 다 구름 잡는 허깨비야, 허깨비, 내 말 꼭 명심하게”
주기가 오르자 장호는 지난날의 콸콸하던 호기가 되살아 올랐다. 직장이란 경제적 취득 수단 측면도 주요하겠지만 자기에게 일할 수 있는 권한과 소속, 공간과 일감이 있다는 것은 삶에 있어 매우 중요한 활력소라는 사실을 장호는 몇 번이고 형섭에게 되풀이하며 강조했다. 형섭은 친구 장호가 쏟아 놓는 세태의 불만에 가려 차마 명예퇴직 한다는 소리를 끝내 내놓을 수가 없었다.
“이 봐 친구, 50년 넘게 인생을 닦으며 나름대로 열심히 살아 왔지만 그것 다 헛것이야, 어제 하루 동안 배운 것에도 못 미쳐. 아니 지금 이 순간 깨달음에도 모자라. 나, 장호 이놈 지난 2년간 참인생 공부 많이 했지..... 형섭이 너, 지난번 딸년 치울 때 하객들 구름처럼 몰렸고 축의금도 많이 들어 왔지? 야- 친구, 두고 바라 현직 떠나고 아들 쌔끼 장가갈 때 한번 꼭 지켜 바라.....흥, 직책 좋아하네 모두가 다 한낱 허울 좋은 겁떼기야 너도 나처럼 얼마 후 옷 벗고 나와서 백수(실직자)생활 해봐라.”
무엇인가 쫓기는 듯한 불안한 모습과 자기 혼자 계속 지껄이며 연거푸 술잔을 들이키더니 장호는 취기가 많이 올랐다.
“야-, 남형섭. 너 혼자 고고하게 산다고 웬 놈이 알아주나, 이 세상은 썩어 빠지고 약삭빠른 놈이 대우받으며 잘 사는 신기한 곳이야, 아주 신기한.......”
어느새 장호는 취기에 젖어 촛점 잃은 흐린 눈동자로 중얼거리듯 내뱉었다.
“인생.
좋을 것도, 나쁠 것도 없이
돌아보면 참으로 먼 길 같은 가까운
푸른 창문은 어느새 붉은 노을에 젖고
한바탕 꿈이라기엔 너무 생생한 기억이어라
우리의 바다는, 이 세월을 사랑한 희미한 무지개.......”
비틀거리는 장호를 쳐다보는 형섭은 옛날, 낭만으로 싱싱했던 그 장호가 아님을 보고 안쓰러웠다. 형섭은 가까스로 장호를 일으켜 나중 또 만나자는 말만 남기고 택시를 태워 보냈다.
형섭은 며칠 전 친구 장호가 취중에 뇌까리던 푸념이 마치 몇 년 후 자신의 모습이 그렇게 변할까 두려움으로 엄습, 자꾸 까끄랍게 뇌리에서 사라지지 않았다.
저녁때 일이었다. 매사에 소심한 형섭은 자기 귀를 의심했다.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 아니 거짓말 같은 사건이었다. 형섭은 그 말이 사실이 아니기를 바랐다.
오후, 강화도 길상면 정족산성 중턱의 전등사를 들렀을 때까지도 내 곁에서 국장님! 국장님! 하고 약수를 떠 주며 말끝마다 예, 예 하던 그였다. 그 보다 더, 몇 년간 내 밑에서 충실히 나를 보좌했고 내가 가장 아끼고 믿어, 주무과에서 주무 과장으로 주요 업무를 맡겨 왔던 그가 아니었던가. 형섭에게는 상상조차 하지 못한 대(大) 사건이었다.
술이 몇 순배 둘레 지어지고 걸쭉한 성격의 유 실장의 제의로 동양화 감상하기(화투치기)가 시작되자 잡기에 취미가 없는 형섭은 일행들 곁에 앉아그냥 있기가 민망스러웠다. 형섭은 슬그머니 신문지 한 장을 들고 민박집 뒤뜰로 나왔다.
소박한 시골 냄새가 닭 울음소리와 함께 등천을 한다. 황토로 더넘스럽게 지어 진 아래 체 지붕은 초가로 이어 올린 것이 S시에서는 느낄 수 없는 향기 그 자체였다. 형섭은 높이 치솟은 상수리 아래 앙바라진 바위 위에 걸터앉았다. 가지고 온 신문을 펼쳐 들었다. 형섭은 신문을 뒤척이다 어느 한쪽에 눈을 찍었다. 짤막한 콩트 한편이 실려 있었다. 제목은 ‘개 찾기 운동’이라고 쓰여 있었다. 어느 작가가 공무원 사회를 풍자한 에피소드 같기에 형섭은 호기심을 가지고 읽어 내려갔다.
「 X 동사무소, 사무관 이 동장은 대단한 애견가다.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은 누구나 조금씩은 다 가지고 있겠지만, 이 동장만큼 동물 중 개를 좋아하는 사람은 우리 주변에서 그리 흔치는 않을 것이다.
이른 봄 이 동장은 흔히 우리가 똥개라 부르는 귀가 쳐지고 까무짭짭하게 생긴 한 마리의 잡종 수캐를 기르게 되었다. 퇴근 후 만사를 제쳐 두고 이 녀석을 위해 몇 날 밤 널빤지를 두드리더니 어렵사리 단독 주택을 한 칸 조립해 주었다. 개집 양 벽에는 ‘번개를 조심하자!’라고 경고문인지 권고문인지를 붉은 글씨로 큼직하게 써 놓았다. 아마 문구를 봐서 낙뢰 조심이 아니라 이 집 개 녀석 이름이 번개인 모양이다.
이 동장은 아침에 일어나기가 무섭게 먼저 개의 용변을 보살핀 후 세수에 화장까지 시킨다. 아침밥은 본인보다 먼저 차려 올리고(?), 또 빤짝빤짝하게 닦은 그릇 속에 담아진 개밥의 염분 농도는 이 동장이 직접 간을 본다. 가끔 직원들과 회식 때 먹다 남은 갈비 토막은 정성껏 싸 와서 번개 녀석에게 고스란히 받친다. 비바람이 불어 을씨년스런 날 감기 기운이 약간 비치기라도 하면 마치 소방서 119 구급차 연락하듯 즉시 동물 병원 원장에게 성화를 떨어 즉시 왕진시킨다. 또 어디에서 구하였는지 바지에 저고리까지 맞추어 개에게 입히고 보니 그 모습이 가관이다, 아침 동사무소로 출근 할 때는 먼 여행을 떠나 긴 이별을 하는 연인처럼 아쉬움의 뽀뽀도 잊지 않는다.
이런 광경들을 지켜보는 식구들 중, 특히 아내의 불만은 대단하다. ‘아예 개와 나가서 함께 살아요’하며 깡자 아닌 까탈이지만 이 동장은 ‘글씨 이 녀석 좀 보랑 께, 얼매 나 귀여운당가 너무 그라지 들 말더라고’ 하며 출근을 한다. 사무실에 와서도 하루에 한 두 차례는 꼭 전화를 하여 개 안부를 물어 본다.
어느 날인가 번개 녀석의 점심을 아내가 깜빡 잊은 적이 있었다. 그 이후부터 이 동장은 아예 개를 데리고 출근을 하기 시작했다. 동사무소 뒤편 고요한 모퉁이에 모셔 놓고(?) 늘 신주 단지 모시듯 애지중지 보살폈다. 손바닥 비비기와 혀 꼬부라지는 소리 좋아하는 몇몇 직원들은, 이 동장이 번개와 함께 있는 동안 눈치를 힐끔힐끔 살피며 ‘번개야, 번개야’를 연신 외친다. 똥개 인줄 훤히 알면서도 이 녀석에게 미사여구(美辭麗句)를 붙이고 아주 친한 체 자랑과 칭찬으로 알랑거린다. 어떤 직원은 아예 자기가 개 담당을 자칭하기도 했다.」
형섭은 잠시 고개를 들어 먼 해변을 응시했다. 너러막하게 펑퍼짐한 해변을 바다새들이 거리낌없이 휘감치며 시원하게 치솟는다. 방안에서는 쓰리 고에 피박 썼다며 흥정하는 소리로 꽤 소란하다. 형섭은 읽던 신문지를 다시 들었다.
「그러던 어느 여름 날 오후, 녀석이 갑자기 없어졌다. 관내 순찰을 마치고 돌아온 이 동장의 안색은 말이 아니다. 그렇다고 동장이 관내 순찰시 개를 데리고 함께 할 수는 없었다. 동장의 눈치를 살피던 담당 행정 주사는 통 담당 직원을 집합, 동사무소에 비치된 비상 연락망을 통하여 각 통반장에게 협조를 구하는 한편. 몇몇 젊은 직원들은 개를 찾는다는 전단을 큼직하게 수십 장을 만들어 온 동네 보신탕 집과 통행인이 많은 시장 거리 곳곳에 붙였다. 나머지 일부 직원은 조를 편성 녀석이 갈 만한 뒷골목이나 쓰레기장, 하수관 속, 식당 주변 등을 빠짐없이 누비고 다녔다. 하지만 오후 내내 개 찾기 운동을 전직원이 대대적으로 펼쳤지만 이 녀석의 행방은 묘연했다.
퇴근 후, 동사무소 회의실에는 동장 이하 행정 담당 주사, 서무 주임, 병사 담당, 건설 담당, 사회 담당 등 전원이 모여 이 개 찾기 비상 대책 회의가 진지하게 열렸지만 어느 누구도 불평 없이 퇴근하지 않고 참석하였다. 상당 시간 갑론을박 격론 끝에 드디어 기발한 아이디어가 하나 나왔다. 그것은 번개 녀석이 단단한 목사리 줄을 끊고 탈출할 때는 알 수 없는 힘의 동기가 외부로부터 부여되었을 것이라는 것이다. 아마 그 동기는 발정 난 암놈 녀석을 찾아 필사의 발버둥을 치며 뛰쳐나갔을 것이라 일단 결론 지었다. 그래서 그것에 대한 대안이 다각도로 제시되었다. 대안은 다름 아닌 발정 난 다른 암놈을 구하는 것이었다. 그 발정 난 암놈을 동네 골목골목 끌고 다니면서 냄새를 피워 수놈인 번개 녀석을 유인 체포하는 방법이었다.
하지만 이 더운 여름날에 발정 난 암놈 녀석을 어디에서 어떻게 구하느냐가 또 문제였다. 한동안 숙의 끝에 기발한 아이디어 하나가 나왔다. 그것은 애견 센터나 동물 병원에 가서 교배시키려 오는 암놈 녀석을 얼마를 주고 몇 시간만 임대해 오면 어떻겠냐는 그런 의견이었다.
만장일치로 통과되었다. 담당 행정 주사 지휘 아래 전 직원들은 각각 임무를 분담 받고 애견 센터와 동물 병원으로 특파, 발정 난 암놈 수배에 들어갔다.」
이때 갑자기 어디서 개 짖는 소리에 형섭은 얼른 고개를 들었다. 이웃집 강아지 두 마리가 무심코 지나가다 토담집 모퉁이에 앉아 있는 형섭을 보고 지레 놀라 겁을 먹고 녀석들이 마구 짖어 댔다. 형섭은 픽 웃으며 읽던 신문을 계속 읽었다.
「 몇 시간이 지난 후 발정 난 암캐 3 마리를 어렵사리 구하여 데리고 왔다. 이를 3개조로 분산, 1개조에 한 마리씩 묶어 골목으로 끌고 나가니, X 동네가 생기고 처음으로 희한한 진풍경이 펼쳐졌다. 온 동네 수캐란 수캐는 다 모여 시끄럽게 서로 짖으며 그들의 뒤를 따랐다. 종류도 국제화 시대를 반영하는지 주먹만한 치와와에서부터 페기니즈, 푸들, 스피츠, 귀와 꼬리가 잘린 도벨만, 코리, 아끼다, 차우차우, 오크샤 테리어, 심지어 혈통과 족보가 불명인 번개를 닮은 다른 똥개 등 여러 마리가 모였다. 그들은 서로 뒤엉켜 어둠의 X 동 뒷골목을 함께 누볐다. 뿐만 아니라 X 동과 인접한 O 동에 거주하던 모든 수캐들까지 어떻게 암내를 맡았는지 떼거지로 몰려와 합세를 하니 그 모습이 정말 대단하였다.
하지만 많은 인력에 암캐까지 동원하는 초유의 개 찾기 운동은 끝내 어둠과 함께 실패로 끝났다.
이때, 실망에 풀이 죽은 이 동장은 전화 한 통을 받고 나서 황급히 동사무소를 나와 부리나케 집으로 달려갔다.
이 동장은 베란다 밑에 반죽음이 되어 있는 번개를 발견했다.
‘당신 분신인 개가 이 지경이 되도록 뭣했수’ 아내의 소리도 못들은 이 동장은 초죽음이 되어 누어 있는 번개를 보았다. 이 동장의 눈치만 슬금슬금 살피던 번개의 목에 웬 표찰 하나가 걸려 있었다.
「君君 臣臣 犬犬 長長」(임금은 임금답게, 신하는 신하답게, 개는 개처럼, 장은 장답게 ......) 犬자 長자 위치가 바뀐 것을 銘心하시오「동장님을 사랑하는 직원」
‘원 놈에 짓이당가, 요 잡것을 꼭 잡아설랑 요번 구조 조정 때 정리토록 상부에 보고 했버리야 쓰것네’ 이 동장은 화가 머리끝까지 올라 일그러진 얼굴로 씩씩대며 어쩔 줄 몰라 했다.」
여기까지 다 읽고 난 형섭은 씩 웃으며 신문지를 접어들고 뒷간 화장실로 갔다. 퇴직을 한다고 주변 가깝게 지낸 이들과 번갈아 가며 며칠째 계속 마신 술에 배탈이 났다. 형섭은 담배를 한 개피를 물고 깊은 상념에 잠겼다. 지난 공직 기간 중 수많은 민원 업무와 공사 시행 발주 업무 등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독선과 무지, 아집으로 무리하게 업무를 처리하여 민원인과 시공 업체에 불편을 끼치지는 아니 했는지. 또 동료 직원들에게 서운하게 한 일은 없는지, 형섭은 이제 공직을 떠나는 마당에 과거지사(過去之事)를 생각하니 찹찹함이 앞섰다.
형섭은 평생을 바쳐 일해 온 길고도 짧은 지난날의 회상에 잠길 무렵 화장실 밖에서 청천벽력 같은 소리가 들렸다
“권 과장님, 남 국장님께 드릴 전별금을 준비했는데 어쩌지요?”
“이제 줄 필요 없어. 줄려면 새로 온 추 국장한테 나 인사하시오”
T 공사 업체 현 상무와 권병서 과장 사이 오가는 말이었다.
“현 상무! 그 꼰대 이제 별 볼일 없는 지는 해(太陽)야, 며칠 후면 그만두고 나가잖소?”
권 과장이 봉투를 낚아채고서 빈정거리는 소리였다. 형섭은 자기 귀를 꼬집어보았다. 세상에 이런 일이 형섭의 목전에서 벌어지고 있다니. 형섭은 기가 찼다.
“그래도 우리 업체가 그 동안 남 국장님한테 신세 많이 졌었는데......”
현 상무는 권 과장의 행동에 다소 난감하다는 태도였다.
“말 마시오, 지난 D 동 재개발권 내가 우겨 당신 회사에 허가 내준 거요, 그 좀팽이 꽉통이 생긴 대로.... 얼마나 따지며 결재 서류를 몇 번씩 빠꾸를 놓았는지 아시오”
권 과장의 비아냥거리는 말투였다.
형섭은 몇 달 전 일이 떠올랐다. 주무과 권 과장으로부터 올라온 D 동 재개발 기획서 발주 기안 안건을 서너 차례 보완토록 지시 한 사실은 있었다. 그것은 인허가 주무 부서에서 보다 주도면밀하게 검토하여 여하한 하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당부한 것 뿐 이었다. 개발이란 목전에 보이는 당장의 이익만 위하여 실행하는 게 아니라, 거시적인 안목과 사후 발생할지 모르는 하자와 문제점을 미리 조목조목 꼼꼼히 살피고, 전문 기관과의 기술적 협의와 또 재개발로 인하여 이해관계가 얽히는 사람들과의 관계도 세밀하게 검토한 후 차질 없이 집행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지난번은 인사가 적어 미안했습니다. 혹시 국장님께서 너무 적다고는 하지는 않았는지요?”
현 상무의 말투로 보아서 형섭은 지난 재개발 추진 허가 과정에서 T 업소로부터 권 과장에게 금품 상납이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D 동 재개발 건을 T 공사 측에 허가한 얼마 후 어느 날, 퇴근 무렵 형섭의 국장실로 권 과장이 찾아왔었다. 권 과장은 안주머니에서 흰 봉투 하나를 꺼내 형섭에게 내밀었다.
“국장님, 이거 T 공사 업체에서 들어온 것인데 받아 써십시오.”
형섭은 정색을 하며 권 과장이 내민 봉투를 되돌려주라고 일렀다.
“그 돈으로 나중 공사가 무사히 끝난 후 현장에서 고생한 직원들에게 저녁 식사라도 같이 하라 이르시오, 업체로부터 얼마간의 금품을 받으면 그 들은 그 금액의 열 배나 스무 배 이문을 보려고 공사가 부실해 지고, 그 피해는 모두 선량한 주민들에게 돌아가는 것 이오 알겠소?”
형섭은 간곡히 부탁하듯 봉투에 손도 대지 않고 되돌려 주도록 지시했었다.
형섭은 피가 거꾸로 솟구치는 것 같았다. 사람으로서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 일이라 형섭은 생각했다. 분명 그날 봉투는 꼭 업소에 되돌려 주라고 일렀거늘. 그런데 인사가 적다는 얘기는 또 무슨 뚱딴지같은 말인가.
형섭은 오르는 부아를 꾹 참고 그들의 대화가 끝날 때까지 화장실에서 나오지 못하고 혈압을 올렸다. 마음 같아서는 지금 당장 뛰쳐나가 *쥐알봉수 같은 권 과장 이놈 자식의 모가지를 비틀고 싶지만, 그 일로 인하여 크게 사건이 벌어져 부풀리기 좋아하는 언론 등에 노출이라도 되면, 형섭이 이제 공직을 떠나는 마당에 지금까지 쌓아 온 직장과 그간의 명예가 무엇이 되겠는가.
형섭은 끓어오르는 분노를 어쩔 줄 몰랐다. 인간이 저토록 철저히 어웅하게 이중인격을 가질 수 있다는데 형섭은 다시 한 번 환멸과 놀라움을 느꼈다. 그 동안 권 과장을 야무암치로 믿고 한직으로 좌천 될 까 오랫동안 챙겨 데리고 있었던 형섭이 아닌가.
형섭은 권 과장의 야발스런 태도에 끓어오르는 분노를 자신의 억제력으로 통제한다는 것은 정말로 예리한 칼날로 애간장을 도려내는 엄청난 모질음의 고통과 인내를 소비하여야만 했다.
달궈진 형섭의 가슴을 식히는데는 꽤 오랜 시간이 흘렀다. 형섭은 술판이 벌려져 떠들썩한 민박집 방으로 다시 들어 왔다.
“아-, 국장님 어디를 그렇게 다녀오십니까, 걱정 되게”
천연덕스럽게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권 과장이 걱정 어린 말투로 형섭에게 물어 왔다. 형섭도 조금 전 그들이 나누었던 말들을 못 들은 양 억지로 태연히 표정으로 말했다.
“시골 경치가 너무 좋아서 잠깐 해변에 산책 갖다왔네…….”
형섭은 애써 입가에 미소를 머금고 태연한 척 했지만 권 과장을 쳐다보는 순간 본능적으로 안색이 변하는 것을 어쩔 수가 없었다. 인간이 인간을 미워한다는 것이 이렇게 한 순간에 발생할 수 있다는 게 형섭은 너무 허무했다. 이 일은 권 과장과 화해와 대화로 풀어질 수 있는 일이 아니었기에 더욱 형섭은 괴로웠다. 형섭은 권 과장이 싫어지는 것 보다 세태의 어두운 이면과 인간의 교활함을 한꺼번에 보는 것 같아 인생의 무상함을 느꼈다.
형섭의 속마음을 모르는 동석한 일행은 계속 술잔을 형섭을 향해 돌렸다. 형섭은 연거푸 사양 않고 받아 마셨다. 몇 잔을 계속 마셔도 취기는커녕 자꾸 권 과장의 배신 행위가 뇌리에 남아 형섭의 마음 구석구석을 실 가시처럼 할켰다. 형섭은 아무리 생각해도 도대체 믿어지지가 않는 현실이다.
아마 일 년 전쯤 되었을까, 1차 구조 조정 여파로 자기 스스로 공직을 떠나 지금은 조그만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당시 부하 직원 국민 체육과 양 과장이 어느 술자리 사석에서 형섭에게 한 얘기가 생각났다.
“국장님, 이 말은 여담이니 참고로 듣기만 하세요, 권 과장은 증권에 주식 투자에 부동산 투기까지 하고, 자기 마누라는 인접 도시 B 시에서 미성년자들까지 접대부로 고용, 단란주점을 운영한다는데 알고 계세요?”
형섭은 양 과장과 권 과장의 사이가 별로 안 좋다는 소문을 언젠가 들은 적이 있었다.
“양 과장, 그 것은 개인적인 문제인데 상관이라고 해서 부하 직원의 사생활까지 왈가왈부 할 수가 있겠는가, 씨잘 때 없는 소리 그만하고 술이나 들게”
형섭의 말에 양 과장은 형섭이 뭔가를 잘 모르고 계신다며 덧붙여 말했다.
“제 말은 그런 말이 아닙니다. 직권을 남용 기밀 정보를 빼어서 부동산에 손을 대고, 또 이권에 얽긴 업자들에게 자기 여편네가 운영하는 술집을 찾도록 무언의 압력을 가한다는 얘깁니다. 국장님도 싸잡아 함께 걸고 들어간다는 소문도 있으니 그것이 문제입니다, 이유 없이 함께 휘말릴지 누가 압니까? 저는 염려가 되어서 하는 얘깁니다.”
형섭은 양 과장이 *하리쟁이처럼 같은 과장끼리 라이벌 의식에서 나온 시기성 투정이라 생각, 가로막으며 가볍게 듣고 곧 잃어 버렸다.
민박집을 슬그머니 나온 형섭을 반기는 것은 분간할 수 없는 뿌연 안개와 어둠과 술기운에 허전한 어지럼뿐이었다.
오후 2시경의 S시.
퇴임 식장인 시청 소강당 입구에는 ‘여러분의 퇴임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라고 쓰여진 현수막(플랭카드)이 큼직하게 걸려 행사장으로 들어오는 하객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오늘 퇴임하는 사람들은 단정한 정장 차림으로 가슴마다 붉은 꽃송이들이 꽂혀 있었다. 서른 번의 여름과 겨울이 한 직장에서 삭혀진 탓일까, 어느새 형섭의 머리도 부옇게 탈색되어 짙은 겨울의 여운이 맴돌았다. 형섭과 같이 앉은 옆 사람들도 형섭 모습 이상으로 나이보다 더 주름이 탄 얼굴로 조용히 앉아 행사가 시작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형섭은 오늘 퇴직자 중 가장 직급이 높아 대표로 퇴임 인사를 하기로 예정되었다.
강당 좌측과 우측에는. 축! 국회의원 김 아무개, 시장 누구, 00 업체 대표 박 머시기, □□중앙회 회장 장 머시기 등 검정 먹물을 먹은 이름표를 붙인 화환들이 즐비하게 양쪽에 세워져 있었다.
퇴임식은 정시에 시작되었다. 시장 축사에 이어 지역 국회의원의 축사가 판을 박듯 대형 확성기를 찢으며 정치가답게 매끄럽게 울려 나오자 함께 참석한 많은 주민들한테로 박수를 유도했다.
이어 사회자의 소개로 형섭이 일어나 단상으로 올라갔다. 이틀 전, 쉬울 것만 같은 퇴임사 원고를 막상 혼자 직접 쓰려니 글 쓰는 일이 생각보다 무척 어렵다. 형섭은 기본 얼걸이 조차 잡히지 않는다. 몇 번을 고치고 또 고쳐 어렵게 작성한 퇴임사를 늦은 밤, 어린이 놀이터에 나가서 아무도 모르게 수십 번도 더 읽었다.
형섭은 퇴임사 원고를 감색 양복 안주머니에서 꺼냈다.
“존경하는 시장님, 그리고 바쁜 의정 활동에도 불구 하시고 어렵게 참석하시어 이 자리를 더욱 빛내 주신 김 00 국회 의원님........ ~ 중략 ~........
남아 계시는 후배 공직자 여러분! 여러분은 한 개인이기 보다 나라의 중요한 인적 재산입니다. 인적 재산은 국가로부터 당연히 보호받아야 되며, 자긍심으로 품위를 지킬 수 있는 처우는 기본적으로 보장되어야 합니다. 여러분의 사기는 곧 국가의 사기(士氣)이기 때문입니다. 또 공직이란, 이윤만을 추구하는 기업이 아니라 국민과 국가에 봉사하는 강한 사명감을 요구하는 직업입니다. 공무를 수행함에 있어서는 공적 소임에 대한 확고한 철학과 소신을 지키는 줏대와 도덕성과 국가관을 요구합니다. 요즘 국민들 사이에 법을 잘 지키는 사람만 손해를 본다는 피해 망상적 불신 풍조의 그 원인은 우리 공직자들의 확고한 법적 기준을 망각하고 축이 없는 보신 적당주의로 흘렀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공직 사회 내부에서 지역 연고적이나 학벌 친교적인 파벌 조장도 삼가야 합니다. 여기에는 여러분의 냉철한 판단과 진정한 용기가 필요합니다.”
형섭은 그간 수많은 연설과 축사 등을 해본 경력이 많이 있지만 오늘따라 흥분된 음성이 약간 떨리는 듯 했다. 형섭은 강단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강당 뒷줄에 앉아 있는 권 과장을 발견했다. 형섭은 떨리는 손으로 읽어 가던 퇴임사 원고를 접어 버렸다.
“다산, 정약용선생은 그의 저서 목민심서에서 ‘농민은 땅을 밭 삼아 갈아 먹고 사는 데, 관리는 백성을 밭 삼아 뜯어 먹고 산다’는 말이 본인은 늘 마음에 걸렸습니다. 여러분 중에는 국가를 밭 삼아 피를 빨아먹고 사는 모기 새끼보다 더 못한 간악(奸惡)한 놈들이 간혹 있습니다. 그 들은 자기 스스로가 먼저 자신의 과오를 빨리 깨닫고 물러나 주는 게, 자기가 지금까지 은혜 받은 이 조국에 마지막 보은하는 길이라 사료됩니다. 썩고 병들은 가지는 하루 빨리 잘려야 합니다. 하지만 그 반대쪽이 줄기로부터 잘린다는 게 그게 더 큰 문제입니다. 몇몇 그들 때문에 대다수의 선량하고 청빈한 공무원들 얼굴이 먹칠을 당합니다......
형섭은 잠시 말을 잊은 듯 머뭇거렸다.
‘악화(惡貨)가 양화(良貨)를 구축(驅逐)한다’는 16 세기 영국의 재정가 그레샴의 그 말이 지금 새삼 생각납니다.“
형섭은 흥분된 어조와 불끈 쥔 손으로 단상에 세워진 마이크를 당기며 음성을 높였다.
“21 세기 국가를 짊어지고 나아갈 후배 공직자 여러분! 여러분은 권력의 마약에 취해 색맹이 된 정치판에 휩쓸려, 권력자에 아부하려고 줄서기 같은 얄밉상한 행동은 과감히 배제하시기 바랍니다. 나처럼 명예로운 명예퇴직은 하지 마시고 꼭 정년퇴임을 하시기 바랍니다. 왜냐하면 여러분은 국가가 내외적 위기를 맞아 운명에 처했을 때, 국가의 운명과 함께 옥쇄(玉碎)해야 하는 마지막 고귀한 존재들이기 때문입니다.............여러분은 애국가 4절을 부르며 눈물을 삼켜 본 적이 있습니까?........... 이상입니다.”
형섭은 그 다음 순서인 장기 근속자 훈, 포장 수여식을 뒤로 한 체 강당 문을 밀치고 나왔다.
형섭은 느꼈다. 가슴속 여태까지 뭉쳐 있던 검은 덩어리가 통 체로 빠진 것 같은 후련함을 느꼈다.
“카타르시스다, 카타르시스.”
형섭이 뇌까리며 바라본 S시 하늘이, 오늘따라 유난히 맑아 보였다.
강당 안은 행사장에 초대받았던 내빈들, 각 지역 유지, 행사에 참석한 S시 시청 직원들 사이에서 수군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지방 자치젠가 뭔가가 생겨 단체장 선거 때마다 공무원들을 추잡한 정치 판으로 끌고 와, 줄 세우기를 시키니, 저 양반 성깔에 옷을 벗어 던진 거야”
곁에 서 있던 누군가가 또 귓속말로 소근 그렸다.
“ 아냐! 일부러 먼저 찾아가는 놈들도 개중에는 더러 있데....... ”
*쥐알봉수: 약은꾀가 많고 잔졸한 사람
摩利山: 일제 강점기 摩尼山으로 불리다가, 1995년 학계 의견에 의해 머리, 최 고, 으뜸의 뜻을 내포하는 마리산으로 개명함.
하리쟁이: 남을 헐뜯어 윗사람에게 일러바치기를 일삼는 사람.
원고분량 -77매
한국문인협회 회원 영등포문협회원. 한맥문학 소설등단. 순수문학 수필등단. 현 영등포구청 근무.
011-310-84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