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5월 04일 지리산 성삼재를 기점으로 2012년 12월 02일 진부령을 끝으로 장장 4년 8개월에 무려 785km에 이르는 백두대간을 56구간에 걸쳐 긴 장정을 오늘에야 마치게 되었습니다.
남양주 한백산악회 제1기 백두대간 종주를 마치신 고문님,총대장님,그리고 회원 여러분!
정말로 고생 많으셨습니다. 제1기 백두대간 종주팀의 일원으로서 대간길 산기슭에서 만난 우리는 운명처럼 함께 산길을 걸으면서 진정 행복하였습니다. 그리고 시작이라는 자부심과 사명감으로 가슴 깊이 우러나오는 산행의 기쁨과 함께 하는 동지의식으로 생사고락을 같이 하며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56구간에 걸쳐 백두대간 종지부(아니 쉼표....)를 찍으며 백두산까지 오르지 못한, 완성되지 아니한 아쉬움과 진부령까지 대간길을 마친다는 시원함의 만감이 교차하는 순간임니다. 일찍이 신경준 선생이 ‘산경표’를 통하여 터득한 ‘산자분수령’(山自分水嶺)의 원리에 따라 단한차례도 강물로 끊이지 않고 연속하여 산능선을 따라 걸어온 백두대간의 대장정을 무사히 마치게 됨을 천지신명께, 그리고 함께 하신 산우님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백두대간의 길은 흔히 하늘이 만들어 준 ‘하늘길’이라 명명하곤 합니다. 백두대간은 하늘과 땅과 사람이 만나는 공간이며 소통의 길이라 말합니다. 누구도 대신 걸어주지 않는 기나긴 대간길을 걸어오면서 모진 추위와 겨울 칼바람도 물리쳤고, 때론 새벽녘 해 뜨는 장엄함을 보며 가슴 뭉클한 감동도 느껴봤고, 나아가 산안개속의 신비함도 느끼면서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폭우를 만나 온몸을 적신 경우도 있었습니다. 위험한 암벽과 아찔한 로프에 몸을 매달고 사투를 벌인 적도 많았습니다. 이 모든 고생이 이젠 잊지 못할 소중한 추억으로 우리 가슴속에 영원히 남을 것입니다.
아~ 백두대간!!
우리의 어머니와 같은 지리산에서 시작하여 마음 후덕한 덕유산을 넘고, 속세를 떠나 마음을 비운 속리산, 구봉준령을 넘으며 잠시 쉬어가는 소백산도 넘었고, 크고 너르며 신령이 깃든 태백산, 다섯 개의 봉우리가 감싸고 있는 오대산을 넘어서 한국 최고의 암릉미를 자랑하는 설악산을 넘어 진부령까지 한반도의 큰산줄기를 끊임없이 걸어왔습니다.
진부령을 끝으로 분단된 조국의 아픔을 몸소 느끼며 잠시 멈춰 서지만, 언젠가는 조국통일이 되어 나머지 미완의 구간- 금강산, 두류산, 마대산, 고두산을 넘어 우리민족의 영봉인 ‘백두산’까지 등정하는 그 날을 염원하며 종지부가 아니라 쉼표를 찍울 수 밖에 없습니다.
백두대간을 종주하는 동안 많은 분들의 도움과 응원에 힘입어 아무 탈 없이 우리 1기 대원들 모두의 가슴에 ‘백두대간종주’라는 영광의 이름표를 달아드리게 되었습니다. 백두대간 종주의 결실은 여러분 각자 노력의 산물이며 여러분 혼자 걸어온 매우 값진 열매입니다.
백두대간 제56차까지 전구간을 돌이켜 볼 때, 대간길에서 우리를 반겨준 예쁜 야생화와 풀 한포기, 대간길 바닥에 놓여 진 자갯돌 하나하나, 대간길의 외로움을 달래주던 산새들의 지저귐, 여름엔 그늘을 드리워준 나뭇가지들.....어느 하나 소중하지 아니한 존재는 없다는 깨달음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특히 올해는 무더위가 기승을 부려서 설악산 공룡능선 구간과 이슬비가 오는 황철봉 너덜지대를 통과할 때는 무척이나 몸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그렇지만 이러한 몸고생을 하면서 생사고락을 함께 한 우리 대간동지들이 곁에 있었기에 오늘의 백두대간 종주의 기쁨은 더욱더 빛을 발하게 되었습니다.
백두대간길에 새겨진 수많은 대간꾼들의 발자욱 사이에 고생한 추억이 오롯이 담겨 있고, 대간 산마루에 흘린 땀방울 하나하나가 이어져 이제 종주의 대미를 장식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우린 모두 하나 되어 서로 돕고 어려움을 나누며 대간종주의 목표에 도달했습니다.
이제는 백두대간길에 뿌려진 수많은 땀방울과 발자취를 더듬어 보면서 대간길에 펼쳐진 대한민국 대자연의 아름다움에 매료되어 행복하게 산길을 걸어서 하늘까지 오르게 되었습니다.
백두대간- 우리 산하여!!
지리산에서 첫발을 떼어 놓을 때 긴장감과 두려움이 교차하면서 과연 끝까지 종주할 수 있을까 염려도 되었지만, 오늘 대간 종주를 무사히 마치게 되었습니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고 말하듯이 우리의 의지와 인내심이 ‘백두대간 종주’라는 튼실한 열매를 맺게 되었습니다.
지리산에서 백두대간의 첫발을 내디딜 때 느꼈던 설레임이 진부령 마지막 구간에 내려설 때 큰 감동의 메아리 되어 우리 가슴 속에 영원히 간직될 것이며, 이 감동과 행복감은 영원히 잊지 못할 것입니다.
백두대간 종주의 기쁨이 절정에 달하면서 아직 미완의 백두대간이라는 아쉬움 또한 가슴 속 깊이 잔잔한 여운을 남기고 있습니다. 우리생애 조국통일이 된다면 진부령에서 잠시 대간길이 멈춰 서있지만 또 다시 북진을 계속하여 금강산을 넘어서 개마고원을 통과하여 우리민족의 영산인 ‘백두산’에 올라 백두대간을 완성하는 기쁨을 함께 느낄 그날을 기대해봅니다.
백두산에 오르는 그 날-우린 진정한 백두대간 길의 종지부를 찍으며 백두산 천지의 물한모금 입에 물고 두 손 높이 치켜들어서 ‘대한민국 만세!’를 외치며 더 큰 감동의 눈물을 흘릴 그 날이 오고야 말겠지요. 그 날이 꼭 이루어지리라는 확신 속에 오늘 백두대간 미완의 종주를 마치며 아쉬움을 달래봅니다.
남양주 한백산악회 제1기 종주대원 여러분!
정말로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고생 끝에 얻은 종주의 값진 열매를 가슴속에 영원히 간직하십시오. 오늘 대간길은 잠시 멈춰 섰지만 또 다시 산행길은 시작됩니다. 이 기쁨과 행복이 여러분 모두의 가슴에 잊혀지지 않는 매김돌이 되시길 기원합니다.
우리 백두대간 동지 여러분!
우리의 산길은 끊이지 않고 계속 이어질 것이고, 우리의 우정 또한 백두대간길 만큼이나 영원히 이어질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백두대간 종주 만세!!! 만세!! 만세!! 산행길에서 또 다시 만납시다~!! 감사합니다!!
남양주 한백산악회 제1기 백두대간종주를 마치며............
2012년 12월 2일
함께 하신분들
서해원고문님,심흥식고문님,이석구고문님,김영호고문님,조중수님,유희수님,강용구총대장님
최문규님,신상현님,안명순님,회장 김현승 ............이상 11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