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전남 여수 금오도맛집 추천 남면파출소 여남초등학교 근처 우학리＜할매맛집＞ 서대회(무침회), 씀뱅이탕(생선매운탕), 방풍나물

[연경]

<할매맛집>

                                                                                 -신명나라 맛집여행-
 
∎ 간보기
여수에, 그것도 섬에 왔다. 서대, 쏨뱅이 등 뭍에서는 들어보기조차 힘든 생선을 최고의 맛에다 저렴한 값에 만난다. 거기다 금오도 특산 채소 방풍나물을 들깻물에 무친 나물을 만난다. 이보다 더한 호사가 있는가. 섬 구경이 먼저인지, 음식이 먼저인지 여행의 목적이 헷갈린다.
 
1. 식당 얼개

1) 식당 상호 : 할매맛집

2) 전화 : 061-666-6933

3) 주소 : 여수시 남면 금오로 874(우학리 693-3)

4) 주요 음식 : 서대회, 쏨뱅이탕

 
2. 맛본 음식 : 서대회, 쏨뱅이탕(1인 15,000원)
 
3. 맛보기
1) 전체 : 서대회와 쏨뱅이탕은 진기한 식재료에 맛까지 겸했다. 곁반찬도 밥 한 그릇 만족스럽게 비울 수 있을 만큼 인심과 손맛이 후덕하다. 식탁 모습도 어지간히 깔끔하다. 섬에서 이런 식당을 만나다니 예상 밖의 행운이다. 음식으로 만나는 새 세계가 여행의 참맛을 더한다.
 

 
2) 주요음식 :
서대회 : 몇 가지 채소를 곁들인 무침회다. 반찬으로 먹기보다 비벼먹기 적절하다. 아예 참기름을 식탁마다 제공한다. 먹는 방법까지 지정하고 있는 셈이다. 비빔밥에는 당연히 채소를 더 넣어야 할 거 같아 시금치와 콩나물을 더하려니 주인아주머니가 극구 말린다. 나물반찬은 따로 먹으라는 거다. 서대회 본연의 맛을 그대로 즐기라는 주문인 셈,
서대는 여수를 중심으로 남해에서 주로 나는 생선이다. 여수에 왔으니 여수 특산 서대를 먹어야 하지 않겠는가. 서대는 담백하고 비린내가 없어 생선을 꺼리는 사람에게도 그만이다.
 
다른 거섶없이 서대회만으로 비벼 먹으면서 서대회를 음미해보자. 잘근잘근 씹히는 서대 살의 풍미를 온 입안으로 느껴보자. 서대도 좋지만 무침회를 하느라고 사용한 식초도 예사롭지 않은 느낌이다. 어쩐지 막걸리식초를 썼단다. 부드럽고 상쾌하게 입안에 퍼진다.
 

 
쏨뱅이탕 : 지리로 나와 국처럼 먹으니 서대회의 다소 매운맛을 부드럽게 해준다. 전체 상차림을 고려한 식재료와 조리방식이다. 청량고추로 칼칼한 맛을 살리며 싱싱한 생선이 국물맛을 제대로 낸다. 국물이 진해서 생선은 팍팍한 헛껍데기일 거 같으나 생선도 조림만큼 탄탄한 육질맛을 보여준다. 툭툭 솟은 지느러미 등 모양새는 먹기 사나워 보이나 맛은 제대로다. 모양새가 흉악해도 맛과 영양이 젤인 아구와 비슷하게 말이다.
 

 
보조음식 : 시금치는 섬초로 보인다. 달착지근하고 쫄깃거리는 맛이 있다. 그래도 오늘의 곁반찬 장원은 방풍나물이다. 바야흐로 방풍나물의 수확이 한창이다. 섬 전역에서 자라는 금오도 특산물 방풍나물, 밭마다 방풍나물이고, 수확에 손끝이 바쁘다. 방풍나물은 연중 수확한다는데 신선한 나물이 들깨국물과 만나 무침이 되어서도 탄탄한 오만을 자랑한다. 사근사근한 맛을 자랑하도록 잘도 데쳤다. 시금치보다 조금 더 데치면 된다.
 
방풍나물은 이곳에서 전국의 80% 이상을 생산한다. 씀뱅이에 방풍나물을 만나니 향토음식 기행을 온 거 같다. 향토음식이면서 식약동원의 음식이다. 그럼 힐링여행이 되는 셈이다. 몸도 마음도 금오도 바람, 시골 바람에 맡겨보자. 맛있는 음식이 감미로운 멜로디처럼 오감에 감긴다.
 

 
3) 먹는 방식
서대회는 비벼먹고, 채소 찬을 곁들인다. 쏨뱅이탕은 지리 맑은 국물로 매운 서대회맛을 잡아준다. 서대회가 생것이라 생선의 다른 맛을 보고 싶은 욕구는 쏨뱅이탕이 해결해준다. 섬이라고 생선만 있는 것이 아니다. 전국 제일의 방풍나물이 있다. 곁들여 먹으니 남도 음식 진미를 맛보는 기분이다.
 

 
4. 맛본 때 : 2019.2.
5. 음식 값 : 서대회(소) 15,000원, 씀뱅이탕 20,000원
 
6. 맛본 후
‘할매’가 하다 그 따님들인 젊은 ‘아주머니’가 대를 이었다. 그 사이 맛이 검증되고 더 전문화되어 손맛과 입맛이 제대로 전수되었다. 여수에 오는 사람은 금오도에 오고 싶어하고 금오도에 오는 사람은 <할매식당>에 오고 싶어한다. 금오도행을 실속 있게 하는 식당이다. 아니 금오도가 실망스러워도 이 집 음식으로만도 위로받을 만한 식당이다. 이번 여행을 음식기행이라 해도 헛발질이 아닌 식당이다.
 
섬에 대해 환상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막상 섬에 가면 육지의 일부가 바다로 둘러싸이기만 한 것같이 별 개성이 없고, 거기다 먹을 곳이 마땅하지 않은 곳이 적지 않다. 금오도는 두 가지 문제를 다 해결한다. 지루할 여유가 없을 만큼 둘레길이 아름답게 섬을 두르고 있는 데다 맛있는 남도 음식까지 먹을 수 있다. 여행은 둘 다 있어야 한다. 볼 것, 먹을 것. 여행에서 이 둘을 추구한다면 성공한 여행으로 안내할 곳이다.
 
여수는 서대회가 유명하다. 서대회는 무침회다. 회를 우리와 일본이 먹지만, 일본에서는 무침회를 안 먹는다. 우리는 막회에 야채를 넣고, 초고추장을 넣은 무침회를 먹는다. 여기에 국물을 넣으면 포항식 물회가 된다. 서대회는 한국식 음식이다.
서대는 참서대, 흑대기, 박대 등이 있다. 보통 우리가 말하는 서대는 참서대다. 서대는 한자로 설어(舌魚), 접어(鰈魚)라고 하였는데, 눈이 한쪽에만 있는 가자미목의 납작한 생선이다. 서대는 남해에서 주로 나며 여수가 중심지다. 여수 시내에서도 맛있는 서대회를 먹을 수 있다.
 
채제공(蔡濟恭)의 <번암집(樊巖集)>에는 “상께서 참서대 한 마리를 하사하고 내각 하리를 시켜 하유하기를 ‘이것은 선대왕께서 일찍이 즐겨 맛보시던 것인데, 지금 궁중에서 이것을 얻고 보니 진귀하다는 생각이 들었소. 경은 부디 나의 이 뜻을 알고 맛보기 바라오.’라고 하였다. 신은 감격스럽고 서글픈 심정을 가누지 못해 눈물을 닦으면서 이 시를 지었다〔上賜舌魚一尾 使閣吏諭之曰 此先大王所嘗嗜 至今宮中得之以爲寶 卿須悉此意以嘗之 臣不勝感愴 抆淚以賦〕”
 
채제공은 영정조 때 활약하던 문신이다. 사도세자를 도운 공으로 정조가 각별하게 여기던 신하였다. ‘감격스럽고 서글픈 심정을 가누지 못’했다는 것을 보니 선대왕은 사도세자를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사도세자와 정조가 가지게 된 부자간의 음식 공유 영역을 총애하는 신하와도 함께 하고 싶어 참서대를 하사한 것이다. 음식이 가진 생리학적 기능을 넘어서는 정서적인 기능이다. 진귀한 것이라 겨우 한 마리밖에 내리지 못하지만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은 바다만 했으리라. 서대는 이렇게 궁중에서도 즐겼던 진귀한 음식이었다. 정조의 효심과 인간으로서의 회한이 어린 생선 서대, 그대는 이 진귀한 음식을 누구와 즐기고 있는가.
 
발음하기도 어려운 ‘쏨뱅이’는 ‘삼뱅이, 빨간우럭, 쫌배, 쫌뱅이, 복조개, 쑤쑤감펭이, 자우레기, 수염어, 쑤염어, 감팍우럭, 삼베이, 쏠치, 감팽이, 쏨팽이’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린다. 다슬기처럼 지역에 따라 이름이 달라지는데 여수는 쏨뱅이, 청산도는 복조개, 순천은 삼뱅이, 완도는 쏨팽이, 통영은 자우레기, 전남은 쑤염어 등등이다. 전국 어디서나 난다는 말이다. 연중 잡히지만 산란기인 겨울이 더 맛있다. 바위 근처에 주로 서식하며 붉은 빛이 돌고 지느러미가 날카롭고 길다. 양볼락과로 뽈락과 비슷한 모양새다.
 
방풍나물은 바닷가 높은 염도에 잘 자라 해안지역에서 주로 생산하는데 여수에서 전국 80%이상을 생산하고, 강릉에서 일부 생산한다. 방풍나물도 이름이 다양한데 공식적인 명칭으로 ‘갯기름나물’도 쓰인다. 이외에 방풍(防風), 진방풍(眞防風), 산방풍(山防風), 목방풍(牧防風), 목단방풍(牧丹防風), 일본전호, 미역방풍, 보안기름나물 등이 쓰이는데, ‘방풍’이라는 이름이 가장 널리 쓰이므로 ‘갯기름나물’보다 ‘방풍나물’을 대표이름으로 삼는 것이 더 적절해 보인다. ‘방풍(防風)’은 말 그대로 풍을 예방한다는 말인데, 실제로 진통, 발열, 두통, 신경마비 등을 완화하는 약재로 사용한다. 명실상부한 식약동원의 음식이다.
 
원산지도 여수, 고흥, 포항, 강릉 등 한국의 바닷가 지역으로 한국적 식물이다. 쌉쏘롬한 맛 때문에 약용으로만 쓰이다가 식용으로 확대되었다. 첫맛은 쌉쏠하나 나중에는 달근한 맛이 느껴진다. 맛도 한국적이다.
 
방풍나물은 데쳐서 고추장, 초고추장, 된장 등과 무쳐 먹는다. 쌈을 할 수도 있고 장아찌로도 먹을 수 있다. 더 맛있게 먹고 싶으면 개피한 들깻물에 무치면 좋다. 쌉쏘롬한 맛보다 들깻맛에 묻힌 상큼한 방풍향이 좋다. 연중 생산되므로 언제나 신선한 나물을 먹을 수 있다.
 
 
프랑스 요리는 부르주아 요리와 향토요리의 발전 덕에 이루어졌다. 프랑스만이 아니라 대부분 지역이 그러할 것이다. 향토요리는 대부분 하층 혹은 서민 요리와 연계된다. 한 지역의 명물 요리는 문화유산이 되는데 그것은 바로 향토요리를 말한다.
프랑스 요리사 63%가 향토요리가 프랑스 요리의 미래라고 답변(291면)하면서, 주부나 할머니의 옛날 레시피 재현을 권장(298면)했다. 프랑스는 음식으로 유명한 나라이면서 음식 연구의 연륜이 우리보다 훨씬 깊다. 그들이 낸 결론이 오늘 우리가 먹은 서대회에서 생각해본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향토요리는 요리의 미래일 뿐 아니라 관광의 미래이기도 하다. 향토요리는 ‘관광산업과 미식의 신성동맹’으로 주목(303면)되었다. 관광을 위해 여행지를 찾은 사람은 그 지역 음식도 아울러 찾는다. 미쉐린 가이드는 요리가 훌륭하여 멀리서도 찾아갈 가치가 있는 레스토랑에 별 2개와 3개를 각각 붙였다. 이로써 프랑스 지역 요리는 더 각광을 받기 시작했다.
 
 
우리도 향토음식을 중시하고 띄워보자. 음식은 여행의 동기이자 목적으로 손색없다. 이제 음식을 위해 여행을 시작해보자. 금오도 음식여행에서 아름다운 금오도는 음식을 보조하는 훌륭한 조연이 되어준다. 미식은 ‘맛있는 음식의 예술’이다. 맛있는 향토음식, 향토미식은 향토예술이다. 관광과 예술을 즐겨보자. 님도 보고 뽕도 따는 향토음식을 즐겨보자. 관광과 예술을 좇는 남도 기행에 이 식당은 흡족한 음식을 제공할 것이다.
 
 
 

<참고문헌>
 

어식백세
대한민국 식재총람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국립생물자원관 생물다양성정보
채제공(蔡濟恭), <번암집(樊巖集)>
파트릭 랑부르 저, 김옥진 박유형 역(2017), 프랑스 미식과 요리의 역사, 경북대출판부
    
#서대회 #할매맛집 #씀뱅이탕 #금오도맛집 #여수맛집
    
 
 
 
<한국신명나라 http://cafe.daum.net/koreawonderland>
 
7. 상차림 모습과 분위기
    
 

 
 
멀리 그것도 섬에 왔다. 서대와 씀뱅이를 먹어보자.

할매맛집

 
*금오도
금오도는 여수 신기항에서 배를 타고 올 수 있다. 금오도를 돌아보는 코스는 5코스로 나누어 놓았다. 이중 3코스를 걸었다. 길이 낙엽으로 푹신거리고 자갈이나 바위가 별로 없어 걷기 편하다. 무거운 산책, 가벼운 등산길이라고 생각되는 길을 1시간 반 정도 해안 절경을 끼고 걸을 수 있다. 걷기의 피로가 눈앞에 펼쳐진 절경으로 해소된다. 남해는 다도해다. 다도(多島)의 중심에 서 있는 느낌이다.
 
오동도에서 제대로 못 본 동백꽃까지 실컷 보았다. 아직 낙화가 함께 하지 못해 흐드러졌다는 기분은 내지 못했지만 남도 정취를 한적한 섬에서 느껴보기에는 그만인 개화 절기이다. 걷기가 끝나고 서대회까지 먹으니 말타고 견마잡힌 것, 낙원이 바로 여기다 싶다.
 
  
 

금오도 3코스 둘렛길을 걸으면서 볼 수 있는 풍광

동백꽃을 여기서는 가로수로 심었다.

* 방풍나물 밭. 금오도는 온 섬이 방풍나물 밭이다.

여수 신기항에서 금오도로 출항하는 배와 뱃시간

금오도 둘레길 코스 약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