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慧 身見有二種 謂俱生及分別 如依緣起有妄計性
대혜 신견유이종 위구생급분별 여의연기유망계성
대혜여 신견(身見)에는 두 가지가 있나니, 구생기(俱生起, 태어나면서 일어나는 선천적인 번뇌)와 분별기(分別起, 태어난 뒤에 일어나는 후천적인 번뇌)로다. 연기(緣起)에 의지하여 일어나는 허망하게 헤아리는 성품과 같도다.
大慧 譬如依止緣起性故 種種妄計執著性 生彼法但是妄分別相
대혜 비여의지연기성고 종종망계집착성 생피법단시망분별상
대혜여 비유하자면, 연기에 의지하여 일으나는 성품인 까닭으로 갖가지로 허망하게 헤아리고 집착하여 그러한 성품이 생기나니, 이는 다만 허망한 분별상(分別相)이요,
非有非無 非亦有亦無 凡夫愚癡而撗執著 猶如渴獸妄生水想
비유비무 비역유역무 범부우치이광집착 유여갈수망생수상
유(有)가 아니고, 무(無)가 아니고, 또한 유(有)도 아니고 또한 무(無)도 아니지만, 어리석은 범부들은 황당하게 집착(橫執)하나니, 마치 목마른 짐승들이 허망하게 아지랑이를 보고, 물이라는 생각을 내는 것과 같도다.
此分別身見無智慧故久遠相應 見人無我卽時捨離
차분별신견무지혜고구원상응 견인무아즉시사리
이러한 분별하는 신견(身見)은 지혜가 없는 까닭으로 오랫동안 서로 응하지만, 인무아(人無我)의 도리를 알게 되면, 즉시 버리고 여의는 도다.
大慧 俱生身見 以普觀察自他之身 受等四蘊無色相故
대혜 구생신견 이보관찰자타지신 수등사온무색상고
대혜여 구생(俱生, 태어나면서 일어나는 선천적인 번뇌)으로 일어나는 신견(身見)은 나와 남의 몸을 두루 관찰하면 수(受) 등의 사온(四蘊, 受蘊 色蘊 想蘊 行蘊) 은 색상(色相, 눈으로 확인할 수 없는 형상)이 없는 까닭은
色由大種而得生故 是諸大種互相因故 色不集故
색유대종이득생고 시제대종호상인고 색부집고
색(色)은 대종(大種, 四大)으로 말미암아 생기는 까닭이요, 모든 대종(大種, 四大)은 서로 인(因)이 되는 까닭이요. 색(色)은 모음이 아닌 까닭이로다.
如是觀已 明見有無卽時捨離 捨身見故貪則不生 是名身見相
여시관이 명견유무즉시사리 사신견고탐칙불생 시명신견상
이와 같이 관찰하고 나면, 분명하게 유무(有無)를 보고, 곧 버리고 여의는 도다. 신견(身見)을 버리는 까닭으로 탐심(貪心)이 생기지 않나니, 이를 이름하여 신견상(身見相)이라 하는 도다.
大慧 疑相者 於所證法善見相故 及先二種身見分別斷故 於諸法中疑不得生
대혜 의상자 어소증법선견상고 급선이종신견분별단고 어제법중의부득생
대혜여 의상(疑相)이라 하는 것은 증득한 법으로 선견상(善見相)을 보는 까닭이요, 먼저 두 가지의 신견(身見)을 분별하여 끊는 까닭으로 모든 법(法) 가운데 의혹이 생기지 않고,
亦不於餘生大師想爲淨不淨 是名疑相
역부어여생대사상위정부정 시명의상
또한 다른 대스승(大師, 善知識)에 대하여 청정하다거나 부정(不淨)하다는 생각을 내지 않나니, 이를 이름하여 의상(疑相)이라 하는 도다.
大慧 何故須陁洹 不取戒禁 謂以明見 生處苦相 是故不取 夫其取者 謂諸凡愚
대혜 하고수다원 부취계금 위이명견 생처고상 시고부취 부기취자 위제범우
대혜여 무슨 까닭으로 수다원(須陁洹)이 계금취견(戒禁取見, 도가 아닌 그릇된 계나 법을 지키는 견해)을 취하지 않는 것인가. 이른바 나는 곳(生處)은 고상(苦相, 괴로운 상)임을 분명하게 아는 까닭으로 취하지 않는 도다. 무릇 그것을 취한 다는 것은 이른바 모든 어리석은 범부들이
於諸有中 貪著世樂 苦行持戒願生於彼 須陁洹人 不取是相 惟求所證 最勝無漏
어제유중 탐착세악 고행지계원생어피 수다원인 부취시상 유구소증 최승무루
모든 유(有) 가운데 세간의 즐거움(樂)을 탐착하여 고행을 하고, 계를 지키고, 거기에 태어나기를 원하지만, 수다원(須陁洹)의 사람은 이러한 상(相)을 취하지 않고, 오직 증득한 가장 수승하고 샘이 없는 무루(無漏)와
無分別法 修行戒品 是名戒禁取相 大慧 須陁洹人 捨三結故 離貪瞋癡
무분별법 수행계품 시명계금취상 대혜 수다원인 사삼결고 이탐진치
분별없는 법(無分別法)을 구하여 계품(戒品)을 수행하나니, 이것을 이름하여 계금취상(戒禁取相, 도가 아닌 그릇된 계나 법을 취하지 않는 상)이라 하는 도다. 대혜여 수다원(須陁洹)의 사람은 삼결(三結)을 버린 까닭으로 탐진치를 여의는 도다.
[참고] 수다원(須陁洹)의 삼결(三結)은 무엇을 말하는 것인가.
수다원(須陁洹)이 견도위(見道位)에서 끊는 세 가지의 번뇌(煩惱)를 삼결(三結)이라고 합니다.
① 유신삼결(有身三結)이란, 오온(五蘊)은 일시적(一時的)인 가화합(假和合)에 지나지 않나니, 신체(身體)에는 불변(不變)하는 자아(自我)가 있고, 또한 오온(五蘊)은 자아(自我)의 소유(所有)라고 하는 그릇된 견해(見解)를 말합니다.
② 계금취결(戒禁取結)이란, 그릇된 계율(戒律)이나, 그릇된 법(法)을 바른 것으로 생각하나니, 거기에 허망(虛妄)하게 집착(執着)하고 신봉(信奉)하는 그릇된 견해(見解)를 말합니다.
③ 의결(疑結)이란, 바른 이치(理致)나 정법(正法)을 듣고도 믿지 않고, 의심(疑心)하는 그릇된 견해(見解)를 말합니다.
大慧白言 貪有多種 捨何等貪 佛言 大慧 捨於女色纏緜貪欲 見此現樂生來苦故
대혜백언 탐유다종 사하등탐 불언 대혜 사어녀색전면탐욕 견차현악생래고고
대혜가 부처님께 말하는 도다. 탐(貪)에는 많은 종류가 있지만, 어떤 탐(貪)을 버려야 합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는 도다. 대혜여 여색(女色)에 얽힌 탐욕(貪欲)을 버려야 하나니, 이는 현재는 비록 즐겁지만, 미래에 고(苦)의 생김을 보는 까닭이로다.
又得三昧殊勝樂故 是故捨彼非涅槃貪
우득삼매수승악고 시고사피비열반탐
또한 삼매의 수승한 즐거움을 얻는 까닭이나니, 삼매의 수승한 즐거움을 얻는 까닭으로 그것을 버리지만 열반(涅槃)에 대한 탐(貪)은 버리지 않기 때문이로다.
大慧 云何斯陁含果 謂不了色相起色分別 一往來已善修禪行
대혜 운하사타함과 위불료색상기색분별 일왕래이선수선행
대혜여 무엇을 사다함과(斯陁含果)라고 하는 것인가 이른바 색상(色相, 色身)을 알지 못하고, 물질(色)에 분별(分別)을 일으키나니, 한 번 더 세간(世間)을 왕래(往來)하고 나서, 선정행(禪定行)을 잘 닦아서
盡苦邊際 而般涅槃 是名斯陁含
진고변제 이반열반 시명사다함
고(苦)의 끝을 다하여 반열반(般涅槃)에 드나니, 이것을 이름하여 사다함(斯陁含)이라 하는 도다.
大慧 云何阿那含果 謂於過未現在色相起有無見
대혜 운하아나함과 위어과미현재색상기유무견
대혜여 무엇을 아나함과(阿那含果)라 하는 것인가. 이른바 과거 미래 현재의 색상(色相)에서 유무(有無)의 견해(見解)를 일으키고,
分別過惡隨眠不起 永捨諸結更不還來 是名阿那含
분별과악수면부기 영사제결경부환래 시명아나함
분별하는 나쁜 허물을 잠을 자면서도 일으키지 않고, 영원히 모든 번뇌의 맺힘(結)을 버리고 다시는 욕계(欲界)에 돌아오지 않나니, 이를 이름하여 아나함(阿那含)이라 하는 도다.
大慧 阿羅漢者 謂諸禪三昧解脫力通悉已成就 煩惱諸苦分別永盡 是名阿羅漢
대혜 아라한자 위제선삼매해탈력통실이성취 번뇌제고분별영진 시명아라한
대혜여 아라한(阿羅漢)이라 하는 것은, 이른바 모든 선정(禪定) 삼매(三昧) 해탈(解脫) 역(力) 신통(神通)을 이미 성취(成就)하여 모든 번뇌(煩惱)와 고통(苦痛)과 분별(分別)을 영원히 다하였나니, 이를 이름하여 아라한(阿羅漢)이라 하는 도다.
大慧言 世尊 阿羅漢有三種 謂一向趣寂 退菩提願 佛所變化 此說何者
대혜언 세존 아라한유삼종 위일향취적 퇴보리원 불소변화 차설하자
대혜가 말하는 도다. 세존이시여 아라한(阿羅漢)에는 세 가지의 종류가 있나니, 이른바 한 방향으로 적멸(寂滅)에 나아가는 아라한(阿羅漢)이요, 보리의 서원으로 물러나는 아라한(阿羅漢)이요, 부처님의 처소에서 변화한 아라한(阿羅漢)이나니, 이는 어떤 것을 설하신 것입니까.
佛言 大慧 此說趣寂 非是其餘
불언 대혜 차설취적 비시기여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는 도다. 대혜여 이는 적멸(寂滅)에 나아가는 아라한(阿羅漢)을 말하나니, 이는 그 외의 다른 것이 아니로다.
大慧 餘二種人 謂已曾發巧方便願 及爲莊嚴諸佛衆會於彼示生
대혜 여이종인 위이증발교방편원 급위장엄제불중회어피시생
대혜여 다른 두 종류의 아라한(阿羅漢)들은 이른바 이미 일찍이 공교한 방편의 서원을 발하였고, 모든 부처님의 대중 법회를 장엄하기 위하여 거기에 태어남을 보이는 도다.
大慧 於虛妄處說種種法 所謂證果禪者及禪皆性離故 自心所見得果相故
대혜 어허망처설종종법 소위증과선자급선개성리고 자심소견득과상고
대혜여 허망한 곳에서 설한 갖가지의 법은 이른바 과보(果報)를 증득한 선자(禪者)와 선정(禪定)은 모두 성품을 여읜 까닭으로 스스의 마음으로 보는 과보상(果報相)을 얻은 까닭이로다.
大慧 若須陁洹作如是念 我離諸結 則有二過 謂墮我見及諸結不斷
대혜 약수다원작여시념 아리제결 즉유이과 위타아견급제결부단
대혜여 만약 수다원(須陁洹)이 이와 같이 생각하여 아견(我見)과 모든 맺힘을 여의면 곧 두 가지의 허물이 있나니, 이른바 아견(我見)과 모든 맺힘을 끊지 못하여 떨어지게 되는 도다.
復次 大慧 若欲超過 諸禪無量 無色界者 應離自心 所見諸相
부차 대혜 약욕초과 제선무량 무색계자 응리자심 소견제상
다시 다음으로 대혜여 만약 모든 선(禪)과 무량심(無量心, 사무량심)으로 무색계(無色界)를 뛰어넘은 이라면, 마땅히 스스로의 마음에 보는 바 모든 상(相)을 여의어야 하는 도다.
大慧 想受滅三昧 超自心所見境者不然 不離心故
대혜 상수멸삼매 초자심소견경자부연 불리심고
대혜여 상수멸삼매(想受滅三昧, 想受滅定)는 스스로의 마음으로 보는 경계를 뛰어 넘은 것인가 하면 그렇지 않나니, 아직 마음을 여의지 않은 까닭이로다.
爾時世尊重說頌言 諸禪與無量 無色三摩提 及以想受滅 惟心不可得
이시세존중설송언 제선여무량 무색삼마제 급이상수멸 유심불가득
그 때, 세존께서 거듭 게송으로 설하여 말씀하시는 도다. 모든 선(禪)과 더불어 무량심(無量心), 무색(無色)과 삼마제(三摩提, 三昧)와 상수멸(想受滅)은 오직 마음 뿐이나니, 얻을 수가 없도다.
預流一來果 不還阿羅漢 如是諸聖人 悉依心妄有
예류일래과 부환아라한 여시제성인 실의심망유
예류과(預流果, 수다원과), 일래과(一來果, 사다함과), 불환과(不還果, 아나함과), 아라한과(阿羅漢果)의 이와 같은 모든 성인들을 모두 마음에 의지하여 허망하게 있다고 하는 도다.
禪者禪所緣 斷惑見眞諦 此皆是妄想 了知卽解脫
선자선소연 단혹견진체 차개시망상 요지즉해탈
선자(禪者)와 선정(禪定)은 인연하는 미혹을 끊고, 진제(眞諦, 진여의 경지)를 보아야 하나니, 이 모두가 허망한 생각(妄想) 임을 통달한다면, 이것이 곧 해탈(解脫)이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