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수포구에서 저지마을까지, 바다를 만나지 않는 바다에서 내륙으로 파고드는 올레길이다. 비가 온 후여서인지 신발을 벗지 않고서는 이 길을 무사히(?) 걸을 수 없다. 시작 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제주에서 보기 힘든 습지와 저수지 등을 만나고, 비교적 높은 곳임에도 불구하고 농토에 고여 있는 물과 연못을 만나면서 비로소 이곳이 용수리임을 실감한다. 길의 2/3 정도는 맹꽁이의 공연과 개구리의 떼창에 익숙해져야만 했다. 곳곳에 평범한 길을 특별한(?) 길로 만들고자 애쓴 흔적들을 볼 수 있었고, 그 특별함들을 잘 활용하고 부응하고자 노력하는 모습들이 눈에 띈다.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그냥 사람이 물러서거나 자연속으로 함께한다면 온갖 동식물이 함께 공존하는 이곳은 세계적인 습지가 될 수도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