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다음시간은 박근 교수님의 사법 비전공하의 참법 이었습니다. 저는 사실 이 강의에 대해 기대하지 않았습니다. 사법 비전공하에 대해 조금은 부정적으로 배워왔기 때문에 그리고 참법이 무슨 뜻인지도 몰랐습니다. 하지만 듣다 보니 정말 알짜였습니다. 교수님은 이시대의 마지막 성리학자로서 한학에 매우 능통하신 분이라고 소개 받았습니다. 그러니 사법비전공하 글자 하나하나 해석을 하더라도 남들보다 더 정확 할 수 있습니다. 활쏘기를 성리학적 관점에서 바라보는 점에서 강의를 하셨습니다. 욕심을 버리면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로 시작하시더니 갑자기 어디서 많이 듣던 말씀을 하십니다. 과녁에 욕심을 버리면 보이기 시작한다. 아… 이거슨 진리였구나… 정사론에도 나오는 말입니다. 신사에게는 삼년동안 과녁을 못보게 한다고 했던가요? 과녁은 있어도 없는겁니다. 저도 그렇게 배웠지요… 그리고 강의를 이어나가셨는데 참법이란 서는 법을 말한다고 합니다. 이 분은 한학 뿐만 아니라 동양 무술 공부도 하신 분인 듯 했습니다. 그 무술들과 활쏘기를 비교해 가며 공통점과 차이점을 구분 해 가면서 말씀하신 기억이 납니다. 아무튼 엄지 발가락을 눌러 용천혈을 비우고…. 발이 땅바닥에 박히는 느낌… 이거 활쏘기 학교에서 자주 듣던 말인데…. 아무튼 이 내용이 사법 비전공하에 있는 내용이었나봅니다. 아닐 수도… 아무튼 박교수님과 정선생님께서 하시는 말씀이 참.. 비슷합니다. 선생님께서 출처를 밝히지 않으시고 말씀 하셔서 지식들이 뒤죽박죽입니다… 백회와 회음이 연직하게 가슴은 내리고….. 아직 수련중이라 시현하는데 많이 부족하지만 사실 머릿속으로는 다 아는 내용입니다. 그렇지만 이 사항이 우리 활쏘기의 절대적인 자세라는 사실을 다른 사람 입에서 이렇게 들은 것은 처음이라는 점에서 그동안 가는 길이 헛되지 않았음을 느꼈습니다. 오늘의 강연은 사실 김 접장님 강연에 가장 큰 기대를 하고 있었지만 그 훌륭한 강연을 뒤로 할 정도로 박 교수님 강연이 제 귀에는 가장 가치있게 들렸습니다. 제가 왜 활을 하루에 수백발을 매일같이 쏘아도 지치거나 몸에 병이나지 않는것인가 하는 의문이 풀리는 순간이었습니다. 조금이나마 이치에 맞게 쏘았기 때문에 몸이 받아주는 것이었습니다. 정사론이나 사예결해나 사법비전공하는 모두 통한다고 합니다. 사법비전공하라는 책은 중국 사법서에서 베껴 온 내용이 많지만 되려 중국놈들이 우리 활을 베껴간 것을 우리가 다시 인용 한 꼴일 가능성을 말씀하셨습니다. 이치란 불변하다고 합니다. 이치에 합당하다면 어딜 가도 그 진리는 같다고 합니다. 사법비전공하를 단순히 중국것이라 볼 수 없는 이유입니다. 이 것을 평양에서 활쏘기 교재로 썼다면 분명 그 당시에는 그 책대로 쏘았다는 것이 됩니다. 어쩐지… 예전에 제가 활마당 밴드에서 퍼와서 해석했던 사서라는 책의 사법24요와 제가 알고 있는 지식이 너무 잘 통해서 혹 내가 중국 사법을 배운 것은 아닌가 하고 의아해 했었는데 그 의문이 다 풀리는 순간이었습니다. 정말 쉽지 않은 길이었지만 많은 유혹들을 뿌리치고 저는 그동안 잘 해왔습니다. 교수님 강연을 듣고 나니 그 사실이 점점 더 명확 해 집니다. 지금 걷는 길이 점점 더 이치에 맞아진다면 그언젠가는 이에 합당한 결과를 얻을 것 입니다. 아직은 수행 중이므로 몸으로 표현하기에 부족한 점이 많지만 머릿속으로는 이미 많은 것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누가 뭐랬든, 다른 한 편으로는 아쉬운 점이 많든, 어쨋튼 좋은 스승께 좋은 것을 많이 배웠고 배운대로만 하려고 아니지.. 배운 것 보다 더 어려운 길을 선택하여 진리를 찾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아직도 가야 할 길이 멀지만… 이 강의를 듣고 그동안 제 자신이 잘 걸어가고 있었다는 것에 대한 뿌듯함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이 강연은 저와 홍성우 접장님만이 정말 귀를 쫑긋 세우고 들었나봅니다. 홍 접장님도 가시는 길이 저와 비숫하고 그간 많은 수련을 하셨기 때문에 강궁 당기기는 거의 경지에 올랐습니다. 그 야리야리한 체구로 단궁으로 보이는 활 110파운드를 쭈욱 당기시는 모습을 보고… 느낀 점이 많습니다. 저는 반 밖에 안되더군요… 같이 가지고 오신 81파운드짜리는 당겨지더군요… 그 것도 말이 81이지 실측하면 최소 90파운드는 넘을 듯 합니다. 활이 엄청 작았거든요.. 홍 접장님은 정사론이라는 책 하나를 매우 심도 있게 연구하셔서 그런 경지에 오르셨습니다. 우리 활쏘기가 이렇게나 위대하고 대단합니다. 물론 이 한자로 된 책만 보고 그정도의 경지에 오르신 접장님 또한 대단하십니다. 국문연에 들어오니 편협했던 제 시각이 좀 더 넓어집니다. 세상 곳곳에는 어떠한 경지에 오르신 대단하신 분들도 계시니 말입니다. 우리 활쏘기가 그렇게 대단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