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명: 추락의 해부
로그라인: 추락사한 남편과 용의자가 된 아내가 법정 공방을 일으킨다.
주제: 깨진 관계는 다시 붙일 수 없다
주제가 나타나는 시퀀스
(프랑스 영화라 공유되어 있는 대본이 불어 버전밖에 없어 아래 번역본을 함께 첨부합니다. 불어 -> 영어 변환 후 번역한 것이며 번역 경험이 없어 미숙할 수 있다는 점 미리 양해 부탁 드립니다.)
Sandra acquiesce, on sent qu’elles pourraient se parler davantage mais la situation ne le permet pas.
산드라는 마지 (산드라와 다니엘을 격리하고 임시 보호했던 여성) 와 그녀가 더 많은 대화를 할 수 있지만 상황이 이를 허락해 주지 않는다는 사실에 동의한다.
Daniel ouvre les yeux à moitié endormi. Sandra s’assoit près de lui, Marge s'éclipse, les laissant seuls.
다니엘은 잠에 취해 반쯤 감긴 눈으로 엄마를 바라본다. 산드라가 그 옆에 앉는다. 마지는 조용히, 그들만 남기고 떠난다.
DANIEL
J’avais peur que tu rentres.
엄마가 집에 오는 게 무서웠어요.
SANDRA
… Moi aussi j’avais peur de rentrer.
... 엄마도 집에 오는 게 너무 무서웠어.
Daniel se redresse. Un trop long silence.
다니엘이 몸을 일으킨다. 긴 적막이 이어진다.
DANIEL
Tu vas récupérer tout c’qui vient de se passer pour écrire ?
지금껏 일어났던 모든 일을 정리해서 글로 쓸 생각이죠?
...T’y as forcément pensé, non ?
...계속 그 생각뿐이었잖아요, 아녜요?
(Elle ne répond pas)
(산드라는 대답하지 않는다)
Je sais jamais ce que tu penses vraiment.
엄마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저는 영영 모를 거예요.
Je sais pas ce qui est vrai.
뭐가 진실인지 모르겠어요.
Elle est transpercée par cette phrase.
산드라는 그 문장에 못 박힌 듯 머뭇거린다.
Elle se fait violence pour répondre.
산드라는 답변할 수 없어 고통스럽다.
SANDRA
Oui j’y ai pensé…
그래, 그 생각도 했었어...
DANIEL
J’veux pas que tu le fasses. Jamais.
엄마가 그 글을 쓰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절대로.
Elle prend un temps, mesure ce qu’il lui demande.
산드라는 다니엘의 말에 적절한 방안을 찾기 위해서 잠시 생각한다.
Elle prend sa main, la met sur sa joue à elle, et acquiesce.
산드라는 다니엘의 손을 가져가 그녀의 뺨에 대고 연신 고개를 끄덕인다.
Daniel se renfonce dans son lit.
다니엘, 도로 침대에 눕는다.
Elle l’embrasse délicatement en chuchotant « Je t’aime », et quitte la chambre.
산드라는 다니엘에게 가볍게 몇 번 키스해 주고는 « 사랑해 » 라고 속삭인다, 그리고 방에서 나간다.
Dans le couloir, elle entend :
복도에서, 산드라는 다니엘의 목소리를 듣는다:
DANIEL
(OFF) Moi aussi… je crois.
저도요... 그런 것 같아요.
(alt.: sans réponse)
(다니엘이 아닌 것을 비춘다)
Troublée, elle prend un temps avant de repartir, vacillante.
다니엘의 답변에 아찔해진 산드라는 걸어가다 말고 몸을 들썩인다.
Elle descend l’escalier…
곧이어 계단 아래로 천천히 내려간다...
(D) Arrivée en bas, elle va vers la chambre-bureau de Samuel, y entre.
아래층에 도착하자, 산드라는 사무엘의 서재이자 안방으로 들어간다.
Elle regarde les objets. Elle va s’allonger sur le lit simple.
산드라, 천천히 주변을 둘러본다. 이내 싱글 침대 위에 눕는다.
Ses yeux restent ouverts.
여전히 눈은 뜨고 있는 채다.
Au bout d’un moment Snoop vient s’allonger contre elle.
잠시 후 스눕 (다니엘의 강아지) 이 찾아와 산드라의 옆에 같이 눕는다.
Elle le regarde, le caresse.
산드라, 스눕을 바라보다가 어루만진다.
(영화에서 다니엘이 산드라에게 질문하는 부분은 삭제되었습니다.)
https://youtu.be/3Ty8Ig0CvCI?si=NCqd2IiFAwbZPVcD
위 장면은 영화 추락의 해부의 엔딩 시퀀스입니다. 높은 곳에서 추락해 사망한 아버지와, 그런 아버지를 살해했다는 혐의로 조사 당하고 있는 어머니. 다니엘은 두 사람 (심지어 한 명은 이제 세상에 존재하지도 않는) 을 두고 누가 진실을 말하고 있는지 판단해야 합니다. 사무엘 (사망한 남편) 과 다니엘은 각각 다른 이유로 산드라의 거짓말을 발견합니다. 사무엘은 산드라가 다른 사람과 육체적 관계를 맺었다는 것을 알게 되고, 다니엘은 부모님 사이에 있었던 싸움과 그 원인 중 일부는 산드라의 불륜이며, 또 일부는 자신에게 있다는 사실을 재판 도중에 알게 되는데요. 두 사람 모두 이를 기점으로 산드라를 완전히 믿지 못합니다. 사무엘과 산드라의 싸움은 대체로 사무엘이 산드라에게 충분한 신뢰롤 갖고 있지 못해서 벌어졌고, 다니엘은 이 신뢰의 부족을 이유로 산드라의 재판에서 불리한 증언을 하려고 합니다.
결론적으로 다니엘은 산드라에게 유리한 증언을 하고, 산드라는 무죄 판결을 받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전혀 개운하지 않은 상태로 결말을 맞이하는데요. 다니엘은 평생 산드라가 사무엘, 즉 다니엘의 아버지를 죽였을지도 모른다는 생각과 함께 살아가야 합니다. 또, 산드라는 그런 다니엘의 의심을 있는 그대로 받아야 합니다. 혹은 정말로 사무엘은 죽였기에 그에 대한 죄책감을 안고 살아가야 할 수도 있고요. 판결에서는 이겼지만 마음 편히 좋아할 수도 없습니다. 남편은 여전히 죽어 있는 상태니까요.
엔딩 시퀀스를 여는 대사는 다니엘의 "엄마가 집에 돌아오는 게 무서웠어요" 인데요. 이에 이어지는 산드라의 "엄마도 집에 오는 게 무서웠어" 이 두 개의 대사가 영화의 주제를 직관적으로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두 사람의 감정이 여과 없이 드러나 관객들에게 전달되는 대목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