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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AP 연합뉴스
지난 8일(현지 시각) 치러진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 의 #도널드-트럼프 후보가 #민주당 의 #힐러리-클린턴 후보를 꺾고 제45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었어요. 트럼프는 6132만표(47.8%)를 얻은 클린턴보다 약 80만표 적은 6054만표(47.2%)를 받고도 선거에서 승리했답니다. 표를 적게 얻은 #트럼프 가 이겼다니 뭔가 이상하지 않나요?
미국은 우리나라와 다른 선거 방식을 갖고 있어요. 미국에서는 50개 주(州)마다 각 후보를 지지하는 선거인단을 #투표 로 선출합니다. 48개 주에서는 투표에서 이긴 대선 후보가 해당 주의 선거인단을 모두 차지하는 승자독식제로 운영되죠. 트럼프는 #총득표수 에서는 클린턴에게 뒤졌지만, 총 538명의 선거인단 중 절반이 넘는 290명을 차지해 대통령에 당선될 수 있었던 것이죠. 미국은 왜 이렇게 복잡한 방식으로 대통령을 뽑게 된 걸까요?
◇ 연합 회의와 셰이스의 반란
미국의 정식 명칭은 #아메리카합중국 (United States of America)입니다. 50개의 주와 1개의 수도구 ( #컬럼비아구 · #WashingtonD.C. ) 로 이루어진 #연방국가 예요. 우리가 '주'라고 부르는 지역은 사실 각각이 하나의 나라랍니다. '주'라고 불리는 나라들이 모여 공동의 #연방정부 를 구성하고, #주정부 와 연방정부가 #동등 하게 #국가권력 을 나누어 갖고 있어요.
미국은 원래 #대서양 연안에 13개 지역으로 나뉜 #영국 의 #식민지 였어요. 이들은 1776년 #독립 을 선언 하고 힘을 합쳐 영국과의 독립전쟁에서 승리해 각각의 #독립국가 가 되었답니다.
13개 나라는 외국의 침략에 공동으로 대응하기 위해 #국가연합헌장 을 채택하고 #연합회의 를 구성했지만, 연합 회의는 #외교 · #국방 권한 정도만 갖고 있었어요. 미국인들은 연합 회의를 넘어서는 강력한 중앙정부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었지만, 영국의 식민 지배를 겪으면서 "새로운 중앙정부가 나타나면 또다시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탄압할 수 있다"는 두려움을 더 크게 느꼈어요.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중앙정부의 필요성이 드러난 사건이 벌어졌어요. 1786년 에 일어난 #셰이스의반란 입니다. #매사추세츠 주정부의 과중한 세금에 시달리던 농민 1000여 명이 퇴역 군인인 #대니얼-셰이스 의 지휘 아래 반란을 일으키고 보스턴으로 진격하다 진압된 사건이었어요.
당시 매사추세츠주뿐 아니라 13개 주 모두 독립전쟁을 치른 여파로 심각한 경제난에 빠져 있었어요. 전쟁 탓에 막대한 빚을 진 주정부들이 과도하게 세금을 걷으면서 많은 시민이 불만에 차 있었는데, 셰이스의 반란은 이런 시민들의 불만을 대변한 것이었죠.
영국·스페인 등 외국 군대가 미국 근처에 있는 상황에서 반란까지 일어나자 심각한 위기감을 느낀 미국의 엘리트 지식인들은 경제·안보 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중앙정부를 만들기로 결심했어요. 1787년 각 주의 대표들은 중앙정부를 만들기 위한 새로운 헌법을 만드는 #헌법제정회의 를 #필라델피아 에서 열었답니다.
◇ 새 헌법을 둘러싼 갈등과 코네티컷타협
하지만 중앙정부를 얼마나 강력하게 만들지를 두고 대표들의 의견이 엇갈렸어요. 제임스 매디슨 등 강력한 #중앙정부 를 원했던 연방주의자들은 의회로부터 독립된 강력한 권한을 갖는 대통령을 직접 선거로 뽑고, 상·하원으로 이루어진 연방의회를 만들어 각 주의 #인구수 와 #세금액수 에 비례해 #상·하원의원 을 #선출 하는 방안 ( #버지니아안 ) 을 제시했어요.
강력한 연방정부의 등장을 꺼렸던 반연방주의자들과 인구가 적은 주의 대표들은 버지니아안에 반대했어요. 대신 대통령을 의회에서 선출하고 연방의회를 단원(單院)으로 구성해 인구수와 세금에 상관없이 모든 주가 #똑같은수 의 #국회의원 을 가지는 방안 ( #뉴저지안 ) 을 지지했답니다.
격렬한 토론이 오간 끝에 코네티컷주 대표의 중재로 양측은 타협을 이루었어요( #코네티컷타협 ). 상원과 하원으로 된 연방의회를 꾸리는 대신 하원 의원은 각 주의 인구수에 비례해 뽑고 상원 의원은 인구수와 상관없이 주마다 2명의 의원을 뽑기로 했어요.
대통령을 뽑는 방식도 절충을 이루었어요. 국민이 직접 대통령을 선출하지 않는 대신 각 주에서 선거인단을 뽑고 선거인단이 주를 대표해 대통령을 선출하는 #간접선거 방식을 채택한 것이죠. 선거인단의 수는 각 주의 하원 의원과 상원 의원 수를 합친 수만큼 뽑기로 했고요.
이런 선거인단 제도는 대통령을 뽑을 때 국민 개개인의 입장보다 주의 입장이 더 강조되도록 한 거랍니다. #대통령 후보들이 드넓은 미국 땅을 돌아다니며 선거 유세를 하기 어렵다는 당시의 현실적인 어려움도 반영한 결정이었죠.
새 헌법에 따라 1789년 #독립전쟁 의 #사령관 이었던 #조지-워싱턴 이 선거인단의 만장일치로 #미합중국 의 #초대대통령 으로 선출되었어요. 이로써 13개 나라의 연합체였던 미국이 하나의 연방국가로 거듭나게 되었답니다.
하지만 그 이후로도 미국에서는 연방정부의 권한을 늘리려는 연방주의와 연방정부의 권한을 줄이고 주정부의 역할을 강조하는 반연방주의의 갈등이 계속되었어요. 최근에도 미국에서는 #연방주의자 들을 연방주의를 대변한 정치인 #알렉산더-해밀턴 의 이름을 따 #해밀턴파 (Hamiltonian)라고 부르고,
#반연방주의자 들은 해밀턴과 대립했던 제3대 대통령 #토머스-제퍼슨 의 이름을 따 #제퍼슨파 (Jeffersonian)라고 부르기도 한답니다.
☞승자독식제란?
투표에서 승리한 후보가 그 주에 배정된 #선거인단 을 모두 차지하는 방식을 ' #승자독식제 (勝者獨食制·Winner Takes All)'라고 해요. 이긴 사람이 선거인단을 모두 차지한다는 뜻이지요. 가령 A주에 10명의 선거인단이 배정되었는데, A주에서 공화당 후보가 민주당 후보보다 한 표라도 더 많은 표를 얻었다면 공화당 후보가 A주의 선거인단 10명을 모두 가져가는 거예요.
50개 주 중 48개 주에서 승자독식제를 운영하고 있으며, 메인주와 네브래스카주 두 곳에서는 각 후보가 얻은 투표수에 비례해 선거인단을 분배한답니다.
출처: 조선일보|[윤형덕]하늘고 역사담당 교사
기획 구성 = 배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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