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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이막스 시퀀스 <기생충>
# . 부잣집(동익의 집) - 마루 / 아침
새 소리가 반기는 아침.
잠옷을 입은 연교가 잠에서 막 깬 얼굴로 통창 밖을 바라본다.
비가 말끔하게 그치고 맑은 날.
연교가 상쾌하다는 듯 미소짓는다.
뒤에서 동익이 일어난다.
# . 부잣집(동익의 집) 마당 / 아침
텐트 입구를 열자, 다송이 곤히 잠들어 있다.
연교(E) 어, 제시카 쌤. 일요일 아침에 죄송해요.
동익이 텐트 안을 흐뭇하게 바라본다.
그리고 통창 안에 있는 연교를 향해서 오케이 싸인을 날린다.
# . 부잣집(동익의 집) - 연교의 드레스룸 / 아침
화장대 앞에 앉아있는 연교.
앞머리에 큰 헤어롤을 말고 마스카라를 하며
스피커폰으로 제시카 쌤과 통화 중.
연교 혹시 오늘 점심에 시간 되시나?
# . 체육관 대피소 / 아침
1층, 2층을 빈틈없이 채우고 있는 수재민들 사이에서
전화를 받고 있는 기정.
연교(E) 아니, 오늘 집에서 다송이 생일 번개할려고요.
기정 아, 생일 파티를 하는 건가요?
연교(E) 선생님도 와주시면 다송이가 너무너무 좋아할텐데.
# . 부잣집(동익의 집) - 연교의 드레스룸 / 아침
여전히 환한 표정으로 화장 중인 연교.
연교 아, 그리고 파스타, 그라탕, 연어 스테이크 맛있는 거 실컷 드시고 가세요.
# . 체육관 대피소 / 아침
기정의 옆에서 기우가 깨어난다.
연교(E) 한 시에들 올테니까 그때까지 오시고. 오늘 오시는 건
# . 부잣집 (동익의 집) / 아침
저 멀리서 다가오고 있는 다혜가 화장대 거울에 비친다.
연교 수업 한 회차로 쳐 드릴게요. 유노와라민. (웃는다) 이따 봐요~
연교가 환하게 웃으며 통화를 끊고.
다혜가 화장대에 애교스럽게 미끄러져 몸을 기울인다.
다혜 (애교스럽게) 엄마, 생일 번개에 케빈 쌤한테도 연락해볼까? 오시라고?
연교 어,어, 좋지, 좋지! 와이낫~ 네가 연락해볼래?
화장대 거울에 피곤한 듯한 동익이 지나간다.
연교 (동익을 향해 걱정스러운 얼굴로) 오우, 더 자, 더 자! 당신은 쉬어야 돼. 어제도 너무 고생하고.
침대에 눕는 동익.
동익 그 파티하려면 차로 한 바퀴 쫙 돌아야하지 않나?
연교가 동익을 따라 걸어오다가 문에 기대어 말한다 .
연교 그치, 와인샵, 마트, 베이커리. 꽃집. 근데 내가 김 기사님하고 벌써 통화했어, 얼른 오시라고. 주말 수당 따로 드린다고.
동익 (연교를 향해 엄지를 들어보이며) 퍼펙트.
연교가 노래를 흥얼거리며 말끔한 자신의 드레스룸으로 걸어간다.
정갈하게 정리된 옷들 사이에서 옷을 고르고 하나를 꺼내 든다.
# . 체육관 대피소 / 아침
산더미같이 쌓인 옷들 사이에서 옷을 고르는 기정과 기택.
그 뒤의 강당 무대에 올라가 있는 행정안전부 정치인들.
그들을 향해서 항의하는 수재민들의 외침과
그들에게 진정하라고 하지만, 절대 내려오지 않는 정치인들이 풍경과 소리.
그리고 자리에 앉아 다혜의 메시지들을 확인하고 있는 기우.
기우의 뒤로 1층과 2층에 빽빽하게 움직이는 수재민들.
곧 기우가 복잡하다는 듯 머리를 쥐어 싸맨다.
연교(E) 저기 언니, 언니.
# . 부잣집(동익의 집) - 부엌 / 아침
연교가 오이를 까고 있는 충숙을 향해
연교 우리 지하실에 야외용 테이블이 한 10개쯤 있거든요. 그걸 일단 다 꺼내서 저기 저 다송이 텐트를 중심으로, (안되겠다는 듯) 아유 안 되겠다. 내가 보면서 설명해줄게.
연교가 충숙에게 따라오라고 손짓한다.
충숙은 연교를 따라 나선다. 그러나 충숙의 시선은 지하실을 향해 있다.
걱정스럽게 지하실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충숙.
통창 밖으로 다송의 텐트와 푸른 마당이 보인다.
연교가 통창 앞에 서서 충숙에게 설명한다.
연교 다송이 텐트를 가운데에 놓고 테이블들이 (부채꼴 모양으로 손짓한다) 이렇게 이렇게 커브를 그리면서, 맞다. 학익진. 이순신 장군 학익진 아시죠? 한산도 대첩. 텐트를 일본 군함이라고 생각하시고 우리 테이블이 이~렇게 학익진 형태로 반원 모양으로 둘러싸면서
# . 부잣집(동익의 집) - 지하실 / 아침
환한 통창의 풍경과 비교되는 깜깜한 지하실의 풍경.
그리고 지하실의 문이 있는 그 수납장에 가까워진다.
연교(E) 텐트 가까이에는 바비큐 그릴이랑 장작이랑 이런 것들. 막 구비해주시면 되는 거지.
연교의 호쾌한 웃음 소리가 퍼진다.
# . 마트 / 낮
마트에 경쾌히 걸으며 장을 보는 연교.
신나게 통화 중이다.
그 뒤로 기택이 가득한 쇼핑카트를 들고 따라오고 있다.
연교 (통화 중) 아이, 좋지. 뭐. 진우 아빠도 같이 데리고 와요.
연교가 정육 코너에서 팩 하나를 집어서 카트 안으로 살짝 던진다.
연교 (통화 중) 어, 그리고 선물 절대 사지말고, 그냥 와요. 응!
# . 와인샵 / 낮
연교가 와인 샵 한 가운데로 경쾌히 가로지르는 연교.
그리고 기택이 그 뒤에서 와인 캐리어를 들고 졸졸 따라간다.
연교 (통화 중) 어우, 드레스 코드는 무슨~ 번개라니까. 추리닝 입고 와, 추리닝. (호쾌히 웃는다)
슥 고른 와인을 기택을 보지도 않고 기택이 든 캐리어 안에 집어넣는다.
연교 (통화 중) 그리고 선물! 절대 사오지 마. 어, 그냥 와서 맛있게 먹어주기만 하면 돼.
# . 마트 수산 코너 / 낮
빼곡이 진열된 대하 중 하나를 손으로 슥 집어드는 연교.
연교 (통화 중) 자기는 알잖아, 내 요리 실력.
어느새 마트에서 장을 다 본 연교.
캐셔가 계산을 하고 있으면
기택이 서둘러서 장바구니에 짐을 담는다.
연교 (통화 중) 그래그래, (웃는다) 와인도 낮술은 낮술이지, 어, 한 곡 불러주면 완전 땡큐고. 자기 그거 있잖아.
연교가 노래를 부른다.
여전히 기택이 정색한 채로 짐을 빠르게 담고 있다.
# . 부잣집(동익의 집) 마당 / 낮
충숙이 끙끙거리며 야외용 테이블을 옮기고 있다.
쿵-하고 야외용 테이블을 마당에 내려놓고는
끙끙거리는 소리와 함께 테이블 다리를 탁탁 치며 설치한다.
그때 뒤에서 걸어온 동익이 텐트 안의 다송이를 보더니,
동익 (충숙을 향해 조용하게) 아줌마 아줌마 (충숙이 뒤를 돌자) 쉿. 애가 아직 자요.
충숙 네, 네.
# . 연교의 차 안 / 낮
기택이 운전하는 차 안.
연교가 앞 좌석에 맨발을 탁 올려놓은 채. 통화 중이다.
연교 (통화 중) 어, 오늘 하늘 완전 파랗고 미세먼지 제로잖어. 어, 어제 비 왕창 온 덕분에.
기택의 얼굴이 뚱-하니 일그러진 상태다.
연교 (통화 중) 뭐, 그 덕에 캠핑 나가리. 가든 파티 콜. 아이, 전화 위복이지, 뭐.
연교 통화하다 말고 킁 거리더니 냄새가 나는지 코를 막는다.
연교 (통화 중) 아이, 비 안 왔으면 어쩔 뻔 했냐고요.
냄새가 고약하다는 듯 기침을 하며 통화하던 연교.
운전석의 기택을 노려보다가 창을 내린다.
연교 (통화 중) 아이, 그리고 선물은. 절대 사오지마…
창문을 내리는 연교 때문에 괜히 신경쓰이는 기택.
옷 냄새를 남몰래 맡아본다.
# . 부잣집 (동익의 집) - 차고 / 낮
어느새 파티에 어울리는 원피스로 갈아입은 연교.
정문에서 손님을 맞이하고 있다.
쿠퍼에게 차고로 바싹 들어가라고 손짓을 하고.
곧 도착한 택시를 향해 반갑다며 뛰어간다.
내리는 손님도 연교처럼 드레스 차림.
손님과 연교가 손을 잡고 반갑다며 뛴다.
# . 부잣집 (동익의 집) - 다혜의 방 / 낮
창 밑으로 보이는 가든 파티의 풍경.
여유롭고 평화로워 보인다.
그리고 그 풍경을 커튼으로 가린 뒤에서
키스하고 있는 기우와 다혜.
잠시 후, 창 밑을 바라보고 있는 기우의 옆으로 다혜가 다가와
다혜 (뚱하게, 창에 기대며) 오빠 딴 생각했지?
기우 응?
다혜 좀 전에 나랑 뽀뽀할 때 딴 생각했잖아. 그치?
기우 (창 밖을 바라보는 기우의 표정에 맥이 없다. 완전히 딴생각을 하는 듯) 아니.
다혜 뭐가 아니야, 지금도 딴생각하고 있구만
기우 야, 다들 멋있다, 그지. 이렇게 금방 모였는데도 다들 쿨하고 되게 자연스럽네. (다혜를 향해 고개를 돌리고) 다혜야,
다혜 응?
기우 나 잘어울려?
다혜 뭐가?
기우 잘 어울리냐고, 여기.
다혜 (눈동자를 굴려 이쪽 저쪽 풍경을 보다가 그렇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기우가 다시 고개를 돌린다.
기우가 책상 쪽으로 걸어간다.
그 뒤를 졸쫄 쫓는 다혜.
기우가 가져온 가방을 주섬거리며 연다.
다혜 왜, 어디 가게?
기우 밑에 가야 돼.
다혜 (기우를 껴안으며) 걍 나랑 놀자.
기우 내려가야 돼.
다혜 저 썰렁한 사람하고 뭐하게. 걍 나랑 놀면 안돼?
기우가 가방에서 수석을 꺼낸다.
기우 저 사람들이 아니라, 더 밑에.
다혜 (수석을 보며) 우와, 오빠 이게 뭐야?
# . 부잣집(동익의 집) - 마당 / 낮
정원수 뒤에 숨어있는 동익과 기택.
화려한 기털이 달린 인디언 모자를 쓰고 있는 동익이 기택에게도 모자를 씌워주고 있다.
동익 (민망한 듯, 그러나 여유롭게) 아유 진짜, 이 나이에 이게 뭐하는 건지. 진짜 민망하네요. 정말 죄송해요, 김 기사님. 애기 엄마 등쌀에 못이겨 나도 뭐어쩔 수가 없네요.
그러나 기택은 아무런 표정도 없다.
동익 근데 핵심은 간단해요. 좀 이따 제시카 선생님이 다송이 생일 케이크 들고 행진 비슷한 거 할거예요. 그때 우리가 짜잔하고 나타나서 제시카 선생님을 습격하는 겁니다. (인디언 장난감 도끼를 막 흔들며) 이 인디언 도끼를 막 휘두르면서
기택 (의욕이 하나도 없다) 아, 예.
동익 그때 정의로운 인디언 다송이가 짜잔하고 나타나가지고, 도끼로 반격! 전투 벌어지고 결국 다송이가 케이크 여신 제시카 구출! 와아아 박수. 뭐 이런 거예요. (민망한 듯 소리내어 웃는다) 유치하죠? 네.
기택 사모님이 원래, 이벤트, 서프라이즈 뭐 이런 거 좋아하시나봐요.
동익 네, 네, 뭐 그런 편이죠. 근데 이번 생일에는 더 유난히 신경쓰네, 저 사람이
기택 애 많이 쓰시네요. 대표님도. 뭐, 하긴 어쩝니까. 사랑하시는데.
기택의 말에 한순간에 싸늘해지는 분위기.
동익이 기택을 말없이 언짢은 표정으로 본다.
동익 김 기사님… 어차피 오늘 근무인 거죠, 이게?
기택 …
동익 그냥 이게 뭐 일의 연장이라고 생각하시고, 네?
기택이 오래 동익을 응시한다.
# . 부잣집(동익의 집) - 부엌 / 낮
음식을 나르는 출장 요리사들이 자리를 뜨는 부엌.
꽃 원피스를 입은 기정이 뒤를 살피면서 조심스럽게 충숙에게로 간다.
기정 (조용하게) 밑에 내려가봤어?
충숙 (조용하게) 아직은 근데,
기정 아무래도 그분들하고 얘기를 좀 해봐야 하지 않을까, 서로가 다 좋은 쪽으로다가.
충숙 내말이. 어제는 씨발 다들 너무 흥분을 해가지고.
기정 그니까. 아니 근데 아빠는 계획 어쩌고 하더니 (지하실 입구를 보더니) 하, 아니다. 그냥 내가 내려가볼게.
충숙 (내려가려는 기정의 손목을 잡고는) 아 잠깐만, (기정에게 음식을 내민다) 안 그래도 이거 챙긴 거니까 갖고 가. 배고플 거 아냐 들.
기정 그치,
기정이 음식을 가지고 지하실 입구로 걸어가는 데
연교의 통화하는 목소리가 가까워진다.
연교의 목소리가 들리는 방향으로 고개를 드는 충숙과 기정.
통화하며 부엌쪽으로 걸어오는 연교가 통화를 마친다.
제시카를 발견하고는 너무 반갑다는 듯 다가간다.
연교 어유, 어유 제시카 여기있었네.
어느새 부엌 가운데까지 온 기정이 천연덕스럽게 연교의 말에 반응한다.
뒤에서 음식을 나르는 충숙이 지나가면서 기정을 흘끗거린다.
기정 이게, 너무 맛있네요.
연교 죽이죠? (기정을 안고 이동하며) 아니 내가 쌤한테 부탁할 게 있잖아.
기정 뭐, 어떤?
# . 부잣집(동익의 집) 거실 / 낮
먹음직스러운 쉬폰 케이크를 든 연교와 그 옆의 기정이 마당 쪽으로 걸어간다.
연교 어유, 이게 뭐라고 해야하나. 다송이 트라우마 극복 케이크? 그러니까 이거 반드시 제시카 쌤이 해줘야 돼요. 이게 오늘 하이라이트.
두 사람이 마당쪽으로 사라지고 빈 거실.
곧 2층에서 수석을 든 기우가 힘없이 내려온다.
# . 지하실 / 낮
기우가 수납장을 민다.
# . 지하실의 지하실 / 낮
어두컴컴한 지하실.
기우가 벽에 바싹 몸을 붙인 채 수석을 들고 밑으로 내려간다.
긴장한 기우의 숨소리가 지하실에 가득하다.
그렇게 계단 밑을 조심스레 바라보는 기우.
동태를 살피다가, 다시 천천히 몸을 옮기던 그때,
기우가 수석을 놓친다.
수석이 큰 소리를 내면서 계단 밑으로 굴러떨어진다.
이를 보며 기우가 눈을 질끈 감는다.
소리를 내지 않게 입을 틀어막은 채 눈을 뜨고 밑을 살피는 기우.
그런데 아무런 반응도 없다. 아무도 나오지 않는다.
이를 확인한 기우가 천천히 계단을 내려간다.
맨 밑까지 도착한 기우.
조심스레 고개를 내밀어 양 옆을 살핀다.
아무도 없는 건지 조용한 지하실.
그때 기우가 저 끝에서 쓰러진 문광의 머리를 발견한다.
몸을 벽에 바싹 붙이고 최대한 소리 없이 문광 쪽으로 걸어간다.
문광 쪽에 거의 다 왔을 때.
기우 (아주 조심스럽게, 조용하게) 저기, 괜찮아요?
문광에게 가까워진 기우가 문광에게 닿으려고 손을 뻗는데
기우의 머리쪽으로 올가미가 올라온다.
잽싸게 기우의 목에 걸리는 올가미.
근세가 올가미 끝을 잡고 반대편으로 질질 빠르게 끈다.
근세가 달려가서 배수관 사이에 올가미 끝에 달린 막대기를 집어 넣는다.
캑캑 거리면서 기우가 일어나려고 하자
막대기가 탁-하고 걸리면서 다시 쓰러지는 기우.
근세가 수석을 들고 온다.
기우가 다급하게 “아저씨, 아저씨!” 외친다.
아랑곳하지 않고 근세가 수석을 높이 드는 순간,
기우의 움직임에 빠진 막대기.
기우가 다급하게 계단 쪽으로 기어서 달력간다.
지하실 쪽으로 도망치는 기우와 그 뒤를 쫓아가는 근세.
지하실까지 도망 나온 기우.
그런데 막대가 탁하고 입구에 걸리면서 쓰러지고
뒤에서 쫓아오던 근세는 망설임없이 수석을 기우의 머리 위로 던진다.
# . 부잣집(동익의 집) 마당 / 낮
첼로가 연주를 시작하면
어느새 노래를 시작하는 소프라노.
아까 마트에서 연교가 불렀던 노래다.
평화로운 풍경과 아름다운 노래 소리.
# . 지하실 / 낮
지하실에도 잔잔하게 울린다.
근세가 수납장 안에 있는 매실 청을 벌컥벌컥 들이마시고 있다.
다 마셨는지 시원한 탄성을 내쉬고는
빈 유리병을 옆으로 던져 버린다. 쨍그랑 소리가 난다.
근세가 수납장을 움직여 지하실의 입구를 막는다.
근세가 뒤를 돌자 피투성이 얼굴.
그리고 바닥에는 쓰러진 기우의 머리에서 피가 번져나간다.
근세는 다시 수석을 들어 기우의 머리로 탁-하고 던진다.
기우를 뒤로 한 채 계단 위로 올라가는 근세.
# . 부잣집 마당 / 낮
학익진 형태로 다송의 텐트를 둘러싼 손님들.
손님들 한가운데에서 케이크를 들고 있는 연교와 기정.
화기애애한 분위기다.
기정이 들고 있는 케이크에 연교가 불을 붙이자,
손님들이 우아하게 환호하며 박수를 친다.
# . 부잣집 부엌-거실 / 낮
그 시각, 어느새 지상으로 올라온 근세는 부엌을 지나간다.
앞만 보고 걷던 근세가 멈춰서더니 식칼을 하나 뽑는다.
그리고 다시 걸음을 옮겨, 저 밝은 마당으로 향한다.
사람들의 환호성과 박수소리와 비교되는 근세의 중얼거림.
무엇인지 정확히 알 수 없다.
그러나 웃고 있는 근세.
근세가 마당 쪽으로 사라지자, 2층에서는 다혜가 핸드폰을 보며 내려온다.
다혜 (거실을 두리번 거리며) 오빠~ 오빠!
# . 부잣집 마당 / 낮
마당으로 나온 근세.
그러나, 학익진 모양 때문에 누구도 근세를 발견하지 못한다.
근세는 눈이 부신지 손을 들어 햇빛을 가린다.
근세가 까치발을 들어 안의 상황을 살핀다.
다송이 텐트에서 나와서
케이크를 든 기정에게로 뛰어가는데
손님들 무리 사이에서 칼을 든 근세가 튀어나와 기정에게 뛰어간다.
곧 환호성은 비명으로 바뀌고.
근세가 기정의 가슴에 칼을 꼽는다.
동시에 기정이 근세의 얼굴을 케이크로 친다.
근세가 칼을 뽑는다.
비명 소리에 놀라, 정원수 뒤에 수멍있던 동익과 기택이 일어선다.
기정이 “아 씨발”중얼거리며 쓰러진다.
쓰러지자 다송이 근세와 마주한다.
칼을 든 근세와 다송이 서로 고개를 갸웃하고
곧 다송이 기절한다.
다송이 기절하자, 비명을 지르는 연교.
동익이 정원수 뒤에서 달려 나온다.
한 손님이 의자를 들고 근세를 공격하려 하지만,
근세가 휙- 하고 칼을 휘두른다.
피가 곱게 차려있던 음식 위로 튄다.
사람들이 정신없이 도망친다.
근세 스땁!!
근세가 기정의 팔을 들고 칼로 그으려고 협박한다.
그러자 기택이 뛰쳐 나오려고 한다.
근세 (괴성을 지른다) 충숙이 언니!! 충숙아 나와!!!!
충숙이 사람들 틈에서 “기정아!!!” 소리지른다.
충숙이 기정에게 가려고하자 사람들이 붙잡는드ㅏ.
충숙 (기정에게) 피 막어! 피 나는 데 눌러! 꽉 눌러!
근세가 충숙을 발견한다.
기정의 팔을 툭 놓는다.
충숙이 도끼를 들고 사람들을 밀치면서 근세에게로 뛰어간다.
어느새 뛰쳐나온 동익과 기택이 각각 다송과 기정에게로 간다.
다송을 들쳐 안고 나오는 동익.
그러나, 그러지 못하고 그저 기정의 피나는 부위를 막을 뿐인 기택.
기택의 눈에 이 풍경이 느리게- 흘러간다.
다송을 안고 뛰어가는 동익과 도망치는 우아한 손님들, 충숙을 공격하는 근세,
그리고 다혜의 등에 업힌 피 흘리는 기우까지…
정신없는 풍경을 눈으로 쫓는 사이.
기정 아, 아빠. (웃으며) 아퍼.
근세가 충숙에게 칼을 휘두르고 충숙은 이를 피하고 쇠꼬챙이를 든다.
저 멀리서 다송을 연교에게 넘긴 동익이 기택을 향해 소리친다.
동익 (다급하게) 차 빼야지! 차!! 김 기사!!! 뭐해!!!!!
연교 (울먹이며) 앰뷸란스 기다리면 늦어.
기정 아빠, 아빠 그만 좀 눌러. 눌러서 더 아픈 거 같어…
기정의 옷이 이미 모두 붉게 물들었다.
기택이 기정의 피로 칠갑된 자신의 손을 본다.
동익 차 키줘. 차키 줘! 차키 줘!! 던지라고!! 차키 던지라고 그냥!!!!
기택이 주머니에서 차 키를 빼내어
차키를 동익 쪽으로 던진다.
그때 그 방향으로 충숙과 근세가 몸싸움을 하며 날아온다.
차키가 떨어진 그 위로 충숙의 몸이…
동익의 얼굴이 굳어진다.
근세가 충숙에게 칼을 꼽으려 한다.
충숙이 고개를 획 돌려 피하고
바로 옆에 있던 쇠꼬챙이로 근세의 옆구리를 찌른다. 더 깊게.
근세가 옆으로 쓰러지면 충숙이 몸을 일으켜 기정에게 달려간다.
기택이 눈으로 동익을 쫓는다.
동익은 생경한 얼굴로 근세를 밑에서 내려본다.
근세의 옆에는 여전히 쇠꼬챙이.
근세 (반갑게) 안녕하세요, 박 사장님.
동익 나 알아요?
근세 리스펙트!
동익이 쇠꼬챙이 찔린 근세의 몸을 밀어낸다.
그러다 근세의 몸에서 나는 냄새 때문에 기겁하고 부르르 떨며 코를 막는다.
이를 보는 기택의 눈이 바뀐다.
동익은 근세의 몸 밑에 있던 차키를 들어 코를 막고 돌아선다.
그리고 누군가 칼을 쥐고 달려간다.
동익의 몸을 돌리고서는 그대로 가슴팍에, 마치 기정이 당했던 것처럼 칼을 찌른다.
기택이다.
동익이 쓰러진다.
기정과 충숙이 이를 놀라서 바라본다.
기절하는 연교와 다시 쓰러진 동익.
파리가 왱왱 거리는 소리에 정신 차린 기택.
춤을 추듯 주위를 살피며 집을 빠져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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