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긴장' 이란, 제일 큰 보유 군함 화재로 침몰
조소영 기자,권영미 기자 입력 2021. 06. 03. 10:56
선원 400명 중 20여 명 다쳐.."원인 조사 중"
선박 침몰 후 국영 정유 시설서도 화재 발생
시리아의 한 부두에서 촬영된 이란 하르그(Kharg) 군함. © 로이터=뉴스1 © News1 조소영 기자
(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권영미 기자 = 이란 해군이 보유하고 있는 군함들 중 가장 큰 규모로 꼽히는 '하르그'(Kharg)호가 2일(현지시간) 화재로 침몰했다.
현재까지 이 사고로 선박에 타고 있던 선원 400명 중 20여 명이 다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AP통신 및 이란 반관영매체인 파르스통신 등을 인용해 하르그호가 오만만에서 불길에 휩싸인 뒤 침몰했다고 전했다. 하르그호는 해상에서 불이 나자 인근 자스크항으로 향했으며 지속된 진화 작업이 있었지만 끝내 침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해군 대변인은 파르스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사건의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며 "소방대원들에 군, 인근 선박 인원들까지 합세해 20시간 동안 진화 작업에 나섰지만 하르그호를 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화재 시작 시점은 AP통신이 이날(2일) 오전 2시25분, 파르스통신은 전날(1일) 오전 11시로 보도한 상태다.
아울러 해군 장교에 따르면 이번 화재의 시작은 엔진룸으로 지목됐다. 이곳은 선박 추진 장치들이 있는 곳이다.
하르그호는 1977년 영국이 건조했으며 1984년부터 이란 해상 함대의 일부로 훈련 등에 사용돼왔다. 최근 보일러 시스템 개선을 포함한 5년의 수리 끝에 3년 전부터 다시 사용되기 시작했다.
매체들에 따르면 이란의 주요 군사장비 대부분은 1979년 이란 혁명(이슬람 혁명) 전에 보유된 것으로, 이후에는 서방의 무기 금수조치로 인해 무기를 수리하는 것이 어려워졌다.
이에 군 관련 사고가 드물지 않게 일어났으며 지난 1일에는 노후화된 이란 F-5 전투기 한 대가 격납고에 주차 중 오작동을 일으켜 조종사 2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2020년에는 자국 군사훈련 도중 미사일이 자스크항 인근 선박을 실수로 타격해 선원 19명이 숨졌다.
이란 군은 최근 하르그호보다 다소 큰 상업용 선박인 막란(Makran)호를 도입해 하르그호의 일부 기능을 수행했다고 매체들은 전했다.
이런 가운데 이번 사고는 이란과 이스라엘 사이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발생했다.
현재 미국은 서방 동맹국들과 함께 이란을 상대로 2015년에 맺었다가 2018년에 무너진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 복원 협상을 벌이고 있다.
이스라엘은 미국의 전통적 우방임에도 불구하고 핵합의가 이란의 핵무기 보유 길을 열어주고 있다며 거센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편 이란은 같은 날 수도 테헤란 인근 국영 정유 시설에서 대규모 화재가 발생하는 사고 또한 겪었다. 하르그호가 침몰했다고 발표된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다.
테헤란의 위기관리 팀장인 만수르 다라자티는 이날 국영 TV에 나와 "비상용 액화 가스관에서 누출된 가스가 폭발해 화재가 시작됐다"면서 화재는 현지시간으로 오후 7시30분께 시작됐고 다행히 현재까지는 사망자가 없다고 말했다.
해당 시설을 소유하고 있는 테헤란정유(TORC) 대변인은 사보타주(적의 고의적 파괴나 방해행위) 가능성은 일축했다.
cho1175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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