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애비 쇠걸립 (이북굿 문서)
강신무당이라 함은 강신체험을 통해 신 내림을 한 무당을 말한다.
내림무당이 무과정에서 겪게 되는 종교적 체험은 거의가 신가물(신이 들 적에 고통 받는 것)이나 신병에 의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와 함께 과거 황해도 지역에서는 무당이 될 사람은 신병을 앓다가 구애비(귀업이, 鬼業)를 떠오는 전통이 있었다. 해방 이후 언제부터인가 그러한 습속이 사라져 오늘날에는 옛 이야기가 되어버렸다. 구애비는 즉 귀신의 업을 말한다. 한편으로 구애비란 오래된 옛날(구) 무업을 하였던 애비(아버지=부 모)의 업으로 풀이하기도 한다. 귀신의 업으로 풀이되던 옛 애비의 업으로 풀이되던 업을 만드는 자는 무당인 것만은 분명하다.
업(業)은 죽은 사람이 살아 생전 무업을 통해 사용되었던 무구로 현실화된다.
업은 어느 무당이 무업을 청산할 때 만들어지는 무업 종결을 뜻한다.
그러므로 업의 창출은 무업의 끝맺음이요 또한 시작이다.
무당으로 살면서 사용하였던 물건들을 무업을 중단하고자 할 때, 나이가 먹어 무업 을 할 수 없게 되었을 때, 또는 죽은 후에 본인 또는 가족 성원이나 주의 사람이 비밀리 깊은 산속이나 땅속에 파묻음으로 업은 만들어 진다.
이것을 어떤 신이 내릴 사람이 선몽으로 또는 예언으로 알고 물건을 파 가지는 것을 "구애비 떳다"라고 한다. 구애비로 파묻는 무구들은 주로 방울 엽전 부채 무신도 신복 등인데 천이나 종이로 제작된 무구들은 쉽게 부식되어 없어지지만 쇠붙이로 만들어진 무구들은 녹이 슬겠지만 오랫동안 그 형체가 온전하다. 과거 황해도 지역에서는 구애비를 뜨면 의례 무당이 되는 것이고 또한 무당이 되기 위해선 구애비를 떠야 되었다.
그러므로 과거 이 지역에서는 무당이 될 사람이 신병을 앓다가 구애비를 떠오는 절차가 있었다. 구애비를 파묻는 관습이 생겨난 이유에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 그것은, 무당들의 문서에 따르면 무당은 무당 부리(뿌리)에서 나온다고 말한다. 즉 무당은 집 안의 혈족에 내림받는다고 믿고 있기 때문에 사회가 천대시하는 무당이 후손으로 대가 이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본인이 사용하였던 무의식구들을 땅에 묻거나 불태 워 버리는 관습이 생겨난 것이다.
스승이 죽기 전에 산구애비(살아 있는 구애비)를 뜨는 경우가 있지만 보편적으로 무당들은 남이 사용하였던 물건들을 가져오는 것을 꺼려하기 때문에 드문 일이다.
산구애비를 뜨는 경우일지라도 스승의 물건과 자신 이 현재 사용하고 있는 무구들과의 합의를 해야 하는 합의굿의 성사가 쉽지가 않지가 않기 때문에 보편화되지 못하고 있다.
한편, 지금까지의 무당 기원설에 따르면 한강 이북지역의 강신무당들은 집안 혈연 관계와는 무관하게 갑작스런 신내림에 의해 무당이 된다고 보고 있다. 한강이남 지역에서만 존재했다고 하는 세습무당들이 한강이북 지역에서도 존재했었다는 증언이 있다.
예컨대 경기도 지방의 이용우는 세습무속이 한강 이북지역 에도 없었던 것은 아니라는 증언을 하였다. 이 문제에 관하여 일부 무속학자들은 혈연 중심의 강신무당 발생설이나 한강 이북지역의 세습무당 존재설을 거론한 바 있으며 그러한 것은 상당히 타당성이 있는 것으로 인식되어 왔다. 이에 무당기원설에 대한 논제의 재검토는 심도있게 받아 들여지고 있으며 앞으로 깊이 있는 연구가 필요하다.
앞서 말한바와 같이, 황해도 지역에서는 무당이 될 사람이 구애비를 떠오면 이것을 집안에 모셔놓고 스승이 될 큰 무당을 찾아가 허주를 벗겨내는데 이것을 허주굿 또는 허튼굿이라 한다. 허주굿은 장차 무당이 될 사람에게 짚힌 신들을 좌정시키어 허튼짓을 삼가게 하는 것이다.
허주굿을 주관하는 만신과 제자 사이는 이때부터 신부모 자식의 관계가 성립된다.
허주굿이 끝나면 새 제자는 쇠걸립을 하러 다닌다. 새 제자가 쇠걸립을 다닐 때는 스승이나 또는 스승에게 매여있는 상장구 할머니가 따라 다니면서 거들기도 한다. 이러한 습속은 과거 황해도 무당들 사이에 보편화된 전통이었다. 우리나라 무당의 쇠걸립에 관한 조사나 연구는 미흡할 뿐만 아니라 이것에 대한 내용 마져도 학계에서 논의 된 바가 많지 않다.
1981년 이두현은 쇠걸립에 대한 조사를 황해도 만신 김금화를 대상으로 실시하여 동북아시아 샤머니즘과 한국무속의 관계성을 논하고 있다.
한편, 필자는 과거 황해도 굿판에서 크게 활약하였던 황해도 만신 송순복(1905-985. 여)과 우옥주(1920-1993. 여) 그리고 황해도 무악 잽이 박동신(1909-1992. 남), 지관용(1909-1986. 남), 황해도 굿의 상장구 정기호 (1910-1986. 여. 일명 껌둥이) 등의 구술에 의한 황해도 지역의 쇠걸립 내용을 살펴 보겠다. 앞서 말 한대로 쇠걸립이란 신이 들려 허주굿을 한다음 내림굿을 하기 전, 이집 저집 다니면서 점을 쳐주고 쇠붙이를 걸립하는 것을 말한다.
이때에는 돈이나 곡식 등을 걸립하기도 하지만 주로 밥그릇, 수저, 제기 등 쇠로 만든 물건들을 걸립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쇠걸립의 목적은 훗날 무업을 하면서 사용하게 될 방울, 칼, 명두, 인경(쇠 거울) 등의 무구들을 장만하기 위함이다.
쇠걸립을 다닐 때는 특정 집을 정해두고 가는 것이 아니다.
어느 집이든 가고 싶은 집을 가지만 처음 쇠걸립의 시작은 보편적으로 친적집이나 아는 사람의 집에 가는 것이 보통이다. 집 문앞에 서서 "불리러 왔소 외길러 왔소" 하고 소리를 지르면 집주인이 문앞으로 나온다.
집주인 나오면 새 제자는 입에서 나오는 데로 집 주인은 물론 가족들의 점을 쳐준다. 점괘에 상관하지 않고 집주인은 한참 듣고 있다가 안으로 들어가 집안에 있는 쇠붙이를 가져 나온다. 내놓는 물건이 꼭 정해진 것은 아니다. 집안에 있는 쇠붙이 면 어떠한 것이던 상관없다.
쇠걸립으로 내놓는 물건은 보편적으로 놋수저, 놋밥그릇, 놋촛대, 놋주걱, 놋요강, 놋옆전 등이다. 밥숟갈을 걸립하면 그 무당은 장차 큰 무당이 되어 여러 만인간들이 잘 먹고 잘 살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하고 촛대를 걸립하면 만인간들의 등불이 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놋옆전을 내놓으면 그 사람은 평생 부자로 살게 되며 또한 무당 역시도 크게 불릴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돈(놋옆전)은 걸립으로 잘 내놓지 않는다.
고향 안악과 서울에서 크게 불렸던 황해도 굿의 큰 만신 송순복(일명 도령만신)의 경우 쇠 걸립에서 놋 옆전을 받았는데 훗날 무업을 하면서 점돈으로 사용하였다고 한다.
어떠한 것이던지 쇠 걸립에서 모아온 쇠붙이들을 치마에다 받아와 집안 한곳에 쌓아둔다.
이러한 쇠 걸립은 대략 7일정도 하는데 낮이든 밤이든 쇠걸립을 하고 싶을 때만 한다.
새 제가가 쇠걸립을 간 집은 어떠한 방식으로든 걸립에 응하는데 쇠붙이 뿐만 아니라 쌀이나 때에 따라선 돈도 받는다. 걸립을 한 것을 쌀은 쌀되로 쇠붙이는 쇠붙이 되로 모아 두었다가 내림굿 날을 받으면 쇠붙이는 대장간에 갔다 주고 쌀은 떡방아 간에 가서 떡을 찧는다.
어떠한 일이 있어도 걸립된 물건들을 다른 곳에 사용하면 안 된다.
만약 다른 곳에 사용되었을 때는 새 제자가 아프거나 내림굿을 하였다 하더라도 잘 불리지 못하게 된다고 믿는다.
황해도 지역에서의 쇠걸립은 신이 들려 처음 치러지는 허주굿을 한다음 신을 좌정시켜 놓고 내림굿을 하기 전에 행하는 것이며 쇠걸립에서 모은 쇠붙이는 평생 무업을 하면서 사용하게 될 무구들을 장만하기 위함이다. 쇠붙이로 무구들을 장만할 때는 구애비에서 떠온 무구 중 없는 것만을 만드는 것이 보편적이지만 대장간 에 맡기기 전 제자가 공수를 내려 신의 뜻에 따라 무구를 제작하는 것이 원칙이다.
황해도 지역에는 옛부터 무구만을 전문으로 만드는 대장장이가 있었으며 여러 곳의 대장간이 있어도 공수를 내려 깨끗한 대장장이에게 맡긴다. 한편,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쇠걸립을 할 때에 점을 쳐주고 공수만 내리는 것이 원칙이지만 무당에 따라서 는 쇠타령을 하기도 한다.
오늘날에는 과거에 행해졌던 것처럼 내림무당이 허주굿을 한 다음 쇠걸립을 하지 않는다.
대신 내림굿을 하기 전 주위의 가족이나 친구들 또는 동네사람들이 쇠붙이로 만든 촛대나 제기그릇 또는 옥수그릇 등을 선물한다. 이것을 시주 한다 라고 하고 사람들이 자진해서 해주는 경우도 있지만 대개는 내림굿을 받는 무당이 부탁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쇠붙이 만든 무구 겉면에다 시주자의 성명과 생년월일 그리고 시주날짜를 파서 누가 언제 시주하였는지를 알아볼 수 있게 한다.
시주를 받은 무당은 평생 무업을 하면서 그 사람의 무병장수를 축원한다.
사람들이 쇠붙이를 바치면 무병하고 수명 장수한다고 믿는다.
이러한 쇠시주 방식은 과거의 무당들이 쇠걸립을 하였던 것과 마찬가지이며 쇠걸립의 전통을 그대로 이어 받고 있는 것이라 할 것이다.
쇠 열기
아황~임금만세라 천하궁쇠 열러가요 지하궁쇠 열러가요 아흔아홉 상쇠요 쉰살부채 할림쇠 고향산천 쇠를 열러가요 신장님쇠열러가요 장군님쇠만 열어요 서낭에서 길을 열어요 00씨대주님 쇠를 열어요 만만쇠만 열어요 억만쇠로 열러가요 00씨기주님 쇠를 열어요 천천쇠를 열어요 재수 쇠를 열어요 소원 쇠를 열어요 성수쇠를 열어요
재가집 축원을 한다음 제자축원을 한다. 오냐~본산신령님 상산본향님 아니시랴 해주수용산 내림받고 까치산 줄받을때 삼도당에 하윌받아 부군할아버지 부군할머니 소태양소부군님 육태양 육부군님 아니시냐 명산장군 사산장군 열세영산 본당장군 소장군님 하위받아 일기자참 잘놀고 00씨 가중에 하나같이 살펴주마 신사덕입혀주마 물맑고불밝혀 도와준다.
여쭈어라~~~공수를 중간에 주며 사설을 잘 응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