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복집>
시장통 안에 있다. 길이 복잡하고도 외양도 허름해서 맛보물이 숨겨져 있다고 믿기 어려운 집이다. 놀라운 음식들로 상을 균형있게 차려준다. 상을 짜는 솜씨도 음식을 만들어내는 솜씨도 음식을 먹는 방법의 창안도 다 놀라운 집이다. 어디나 생각 이상의 고수가 있다.
1. 식당얼개
상호 : 하동복집
주소 : 경남 진주시 중앙시장길 29-5
전화 :
주요음식 : 복어요리
2. 먹은날 : 2022.11.29.저녁
먹은음식 : 특복국 16,000원
3. 맛보기
복어를 특별하게 즐긴다. 하동에서 시집온 분이 만든 식당이어서 하동복국이다. 하동식인지 진주식인지, 오래된 식당에서 오랫동안 해오던 음식이니 진주분들이 먹어 고정시킨 메뉴임을 보면 진주음식이 분명하다. 그 지역의 음식은 청중의 수준을 넘어서지 못한다.
하나하나 음식솜씨에서부터 상차림, 먹는 방식까지 어느것 하나 눈에 선 것이 없이 꽉 찬 묵은 솜씨의 밥상이다. 숨은 이인의 솜씨같은 밥상이다.
백화점이 잘 되지 않는다는 진주, 아직도 시장 구매를 고집하는 서민의 세상 진주에서 만들어낸 또 하나의 음식문화 쾌거이다. 이런 음식은 서민 대중이 아니면 못 만든다. 먹어주는 맛을 아는 수준 높은 대중이 있어야 이런 음식이 자라나고, 또 그래서 서민의 즐거운 세상이 이어진다. 진주가 바로 그런 곳이다.
복어가 가득하다. 복어로만 순수하게 국물맛을 낸다는 곳, 국물이 투명하게 개운하다. 깊고 개운한 맛, 간도 적절하여 국 맛으로는 최상이다.
복국 속의 콩나물을 건져 비벼 먹는다. 양념장을 조금 치고 참기름도 없이 비비는데 고소하고 순수한 맛이 편하게 입안에 가득 찬다.
쫀득한 복어 맛이 좋다. 약간 단 초장이 조금 불만이지만 복 맛은 그것대로 혀에 감긴다.
상에 거인처럼 가득한 찬들이 하나하나 충분한 맛을 낸다. 하나하나 장인의 솜씨다.
잔멸치조림. 닷맛없이 개운하게 고춧가루를 넣고 마늘쫑으로 마무리해서 산뜻한 맛을 냈다.
김무침. 약한 탁한 감이 있지만 가득한 김이 풍성한 느낌을 준다.
모자반 초절임. 제주도에서 몸국으로 끓여내는 모자반이 이곳에서는 약한 식초를 넣어 간을 약하게 하고 무와 함께 무쳐냈다. 약한 신맛과 단맛의 조화가 개운하여 뒤끝이 좋다.
무식초. 식초에 무를 갈아 만든 소스, 국에 넣어 개운한 맛을 강하게 만든다. 국에 넣으면 맛이 한층 개운해지는 것이 실감난다.
마늘 간장 무침. 생마늘을 간장에 무쳐냈다. 오이를 간장에 절여내는 곳도 있는데, 이처럼 재료를 그냥 간장에 절여 순수한 맛을 간장간으로 즐기는 것이 이곳의 특색이 아닌가 싶다. 생마늘이라 매우니 각오해야한다.
밥. 금방 지어낸 밥이 고슬고슬 쫄깃해서 좋다. 그냥 복국에 말아먹기만 해도 입맛을 돋군다.
4. 먹은 후
: 시장이 만들어내는 신화
중앙시장통 안에 있는 집이다. 시장은 물건을 사기만 하는 곳이 아니다. 물건을 사러와 식사도 하고, 물건을 파는 사람이 밥도 사먹어야 하는 곳이다. 모두 급하게 먹는 곳이다. 장사하는 사람은 빨리 가서 팔아야 하고, 시장에 온 사람은 어서 장을 봐 돌아가야 한다. 멀리서 장에 온 손이나 장을 돌며 장사를 하는 장꾼에게는 시간과 돈이 더 긴요하다.
시장에는 보통 빨리 먹을 수 있는 음식, 뜨끈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 빨리 먹을 수 있는 음식, 그리고 저렴한 음식이 인기이다. 장소는 조금 비좁아도 좋다. 그러나 대부분 단골을 대상으로 장사를 한다. 맛없으면 안 간다. 단골 장사니 식재료도 맛도 다 소문이 쉽게 난다.
그러다 보니 장에서 쉽게 얻을 수 있는 재료로 손님의 입맛에 최대한 맞는 음식을 내놓는다. 재료 구입에 돈과 시간을 많이 써서는 요구에 부응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국밥이 주요 메뉴인 것은 이런 이유다.
그런데 이곳은 한술 더 떴다. 식재료가 조금 고급화되고, 아마도 조금 더 까다로웠을 손님 입맛에 맞게 조리도 먹는 방법도 특화되었다. 뜨끈한 국물과 저렴한 가격은 다른 장터 국밥과 같다.
다행히 진주 사람들은 백화점이 아니라 장터를 지속적으로 좋아했다. 이렇게 큰장은 전국적으로 드물 것이다. 아직도 포목전이 살아 있고, 옷가게가 즐비하고 생활용품점이 수퍼보다 더 흥성하다. 이런 시장의 인기가 시장 내의 맛집도 현재적 인기를 누리게 해 백년가게로 만들어낸다.
음식에 진주 사람이 다 담겨 있다. 진주문화가 음식을 보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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