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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둘레길 4,544km의 네 구간 중 해바랑길, 남파랑길 완보에 이어 올해 1월부터 서해랑길 이어걷기가 시작되어 1,800km의 대장정 길에 올랐습니다. 지난 둘째주에 해남에서 강화로 올라가는 정방향 2차 이어걷기를 다녀왔습니다.
첫날 아침 걷기 출발지점에 도착했을 때 마침 여명에 짙게 물든 아직 잠자는 듯한 고요한 마을 분위기에 마음을 뺏겨 버린 너무나 유혹적인 아침길로 시작되었습니다. 일요일 오전부터 온다던 비 예보도 사라지고, 낮기온이 영상 10도까지 오르는 초봄같은 포근한 날씨였습니다. 마지막 날 미세먼지가 짙었던게 아쉬움이였을 뿐입니다.
이번 정방향 걷기는 5코스에서 ~ 8코스 까지 걷기로 해남을 벗어나 진도대교를 건너 진도 구간 3개를 포함 모두 4개 코스를 걸었습니다. 겨울에도 성장을 계속해 꽃같이 빼곡하게 박혀있는 배추밭, 파릇파릇하던 시금치, 마늘, 파밭은 여기가 따뜻한 남쪽임을 다시금 실감케 하는 푸르른 농경지를 지나고, 명랑대첩의 현장인 울돌목, 삼별초 항쟁의 터전이였던 용장성과 부근 마을을 지나며 격렬했던 역사와 만나고, 숨가쁘게 첨찰산을 넘어 운림산방을 향해 가는 문화의 길이기도 했습니다.
선두에서 길을 안내해 주신 태보이님, 후미를 받쳐주신 흰머리아찌님, 오가는 안전 운행을 책임져 주시는 든든한 태도사님, 맛난 간식을 준비해 주신 구름꽃님, 미씨쇳뿔님을 포함한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진행 시간 순으로 4편의 후기를 올립니다~~^^
이번 달은 참가신청자가 많아 미니버스에서 대형버스로 변경해 1인2석으로 진행했습니다.
심야버스라 편리성도 요구되고, 아직 인원 수용에 제한적인 분위기라 대기하셨던 분들과 함께 하지 못해 아쉬웠습니다.^^;;
버스는 밤새 남쪽으로 달려 아침이 예약된 해남 고천암식당에 도착합니다. 걷기 동선에 맞기도 하고, 지난달 이곳에서 먹었던 짱뚱어탕을 좋아하셔서 한번 더 들렸습니다.
새벽 도착에 마추어 일찍 가게문을 열어주시고 장판에 불을 넣어 주셔서 날이 밝을 때까지 편하게 기다렸습니다.
06시, 아침상이 차려집니다. 밑반찬이 담백해 보입니다. 특히 갓 무친 무우가 아삭하던 문어초무침이 맛났습니다.
짱뚱어탕입니다. 맛나게 드셨다합니다~
저는 순두부찌개를 먹었습니다. 이것도 맛났습니다.^^
아침 식사 후 전용버스로 지난달 걷기를 마친 5코스 시작점인 원문버스정류장에 도착합니다. 아직 코스별 안내판이 설치되지 않아 전봇대에 부착된 안내 패널을 인증샷으로 담습니다.
단체사진은 전봇대 위치가 안좋아 원문버스정류장을 배경으로 합니다.
저 포함 모두 18분입니다. 한 분은 저녁에 합류하실 겁니다. 오늘 이어걷기에 처음 합류하신 분이 네 분입니다.^^
지난날 후기 마지막 사진으로 올렸던 두 할머니가 나란히 의지해 걷던 건너편 낮은 언덕이 기억나 고개를 돌립니다.
오늘은 여명에 물들어 아름답습니다. 살짝 안개가 끼어 필터를 낀 렌즈 같은 느낌이 연출되어 몽환적이기도 합니다. 마침 새벽님이 사진을 찍으러 언덕을 올라가는 모습이 아름다워 자연스레 한 컷 담았습니다~~
그리고, 이후 두 남자 사진은 싫다는걸 억지로 걷게 만든 설정샷입니다~ㅎ
붉은 여명과 파란 지붕, 파란 패딩이 잘 어울리네요.^^
처음 버스가 여기에 도착해 눈에 들어온 발그레한 하늘이 수줍은 새아씨 볼 같다는 생각이 순간 스쳤습니다. 어찌 보면 잘 익은 복숭아의 보드라운 껍질 같다는 생각을 하며 앵글을 자꾸 마춥니다.
조용한 시골 마을에 이른 아침에 왠일인가 하는 듯 바라보는 강아지 세 마리의 호기심 어린 눈길을 받으며 걷기 출발입니다.
근데, 분명 세 마리였는데 한 마리는 어디 있을까요?~ 숨은 그림 찾기~~^^ (정답은 후기 맨 아래~^^)
▶서해랑길 5코스 : 원문버스정류장 – 진도대교 - 녹진국민관광지 / 12.0km / 4시간 / 쉬움 - 명량대첩의 현장인 울돌목과, 전라우수영 성지등 다양한 지역자원이 연계된 코스 - 명량대첩 역사 속에서 호국의 숨결을 느껴볼 수 있는 길이자 청빈한 삶을 실천한 법정 스님의 <무소유>를 배우는 길 |
주로 마을 외곽 농로를 따라 진도대교를 건너는 코스로 서늘한 아침 한적한 시골길이 좋았습니다.
차가운 안개가 낀 들판 위로 붉은 해가 떠오릅니다.
주변에 전봇대, 전깃줄, 비닐하우스 등의 어수선함도 태양 아래서 모두 아름다운 오브제로 어울립니다.
낮은 언덕을 넘어갑니다.
코스 내에 경사가 깊은 길은 없으나 이런 정도의 낮은 언덕을 여러번 넘어가 지루함이 없던 길이였습니다.
비교적 안내 리본도 잘 부착되어 있고, 스티커도 지난번 보다 많이 훼손되진 않았습니다.
아침 해가 하도 붉게 타오르고 있어 자꾸 앵글을 마추게 됩니다. 거미줄처럼 엉킨 전깃줄을 피할 재간이 없어 태양을 오선지 위에 그리듯 얹혀 놓아 봅니다. 음계가 어떻게 될까요??~~^^
밭에 서리가 살짝 내린 듯 합니다. 그래도 춥지는 않습니다. 오늘 낮부터 기온이 더 올라간다합니다.
이곳은 날이 따듯해서인지 벌써 논.밭을 다 갈아 새로운 농작물 심을 준비를 대부분 마치었습니다.
비닐 씌운 밭고랑이 이렇게 아름다워 보일 때도 있군요. 싫다는 아찌님을 조심해서 고랑을 걷도록 하고 한 컷~
(조심해서 찍고 바로 내려왔습니다. 죄송합니다 주인님 ^^;;)
단정하게 골을 이룬 비닐 덮은 밭고랑도 태양과 함께 아름다움 아침입니다.
선두는 평지 논길로 내려섰네요.
주변에 산이 낮아서인지 들녁은 반듯한 평지로 농지 정리가 잘 되어 있습니다.
다시 S라인으로 굽은 언덕을 넘어갑니다. 아직 여명이 가시지 않은 붉그레한 언덕 모퉁이를 돌아가는 구름꽃님의 작은 실루엣이 소나무 아래서 여행자 포스의 존재감을 발휘합니다.^^
평지는 반듯하게 농지정리가 되어있는 반면 언덕은 자연 그대로 아름다운 선이 굽어 흐릅니다.
또 한 명의 여행자를 소나무 아래에 세워 봅니다. 역시나 아름답습니다.
언덕 아래 너른 간척지 평야도 아직 잠에서 깨지 않은 듯 안개에 싸여 어슴프레합니다.
다시 언덕을 오르고~
해를 등진 하늘은 이렇게 파랗습니다.
차가운 안개 때문인지 해가 제법 올라왔는데도 붉은빛이 여전히 대지에 어려있습니다.
폐가를 볼 때마다 왜그런지 그냥 지나칠수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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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낮은 언덕이지요?~~^^
그리고 또 금방 평지 논길~
지나온 길을 돌아보는 것은 ..... 보너스 풍광입니다.^^
다른 곳 보다 특이하게 작은 둠벙들이 자주 눈에 띕니다.
사진에는 마을 비석이 좋을까요?
교회 안내판이 좋을까요?~~^^
또 언덕~
그래도 힘든건 없습니다. 오랜만에 등에서 땀이 나는거 같아 기분이 상쾌해집니다.^^
이 겨울에 만나는 유일한 화려함 망개덩굴열매입니다.
참 소담스럽게 덩굴 일가를 이루었더군요.
역방향으로 걸어온 태도사님과 반갑게 조우~
오늘도 드론 촬영에 여념이 없으십니다~~^^
길은 잠시 숲사이로~
종점이 다가오고 있나 봅니다.
진도대교과 진도타워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낮은 야산 속에 이렇게 보실보실 따뜻한 느낌이 나는 포근한 흙길이 짧게 숨겨져 있습니다.
시야가 열리는 곳에 아름다운 다도해가 보입니다. 바다 뷰가 끝나주는 모역입니다.
해안가를 따라 데크길이 놓여져 있습니다.
데크를 따라 걸으며 아름다운 쌍둥이 진도대교가 한 눈에 들어오는 풍광을 감상합니다. 오늘 맑은 물색과 밝은 다리 모습이 참 잘 어울립니다.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쌍둥이 사장교래요. 특히 낙조와 야경이 아름답고 다리 아래의 울돌목 물살은 장관을 이룬대요.
작년 9월 진도 케이블카가 개통되어 운행하고 있습니다.
신비로운 울돌목 해협과 다도해 수려한 풍경, 쌍둥이 다리로 미려한 자태를 뽐내는 진도대교의 파노라마 뷰를 하늘 위에서 즐길 수 있어 인기가 좋다합니다. 우리 팀도 케이블카를 타고 울돌목 해협을 건너기로 합니다.^^
必死則生 必生則死 필사즉생 필생즉사
반드시 죽고자 하면 살고, 살려고만 하면 죽는다....
이순신 장군이 명량해전 (울돌목 싸움)을 앞두고 부족한 병력과 적은 전선으로 적을 맞이해야 하는 군사들이 두려움에 심히 긴장하고 있음을 보고, 사기를 올려주고 전투에 힘을 다하게 하고자 했던 말입니다.
여기 오길 잘 했다~~~
저도 그래요~~~~^^
우수영 국민관광지입니다.
건너편 진도타워와 마주하고 있습니다.
케이블카 탑승 라운지에서 태보이님이 '10억' 짜리 계란빵을 사 주셨습니다.
맛도 맛이지만 평생 한번에 잡아보기 힘든 10억이 내 손안에 있다는게 재미있습니다.^^
케이블카를 타고 명량해협(울돌목)을 건너며 10억 짜리, 18억 짜리 계란빵을 미련없이~한 입에 꿀꺽 삼켜 버리십니다.^^
스카이워크가 하는데, 다리 아래 8자 모양 구조물이 스카이워크라 합니다.
저기서 울돌목 회오리 현상이 잘 보인다합니다. 케이블카에서도 물살의 흐름이 잘 보입니다.
이번 서해랑길 이어걷기에서 앞에서 길을 잡아주고 계시는 낙원님, 태보이님 내외분입니다. 감사드립니다.^^
탑승시간은 아주 짧습니다. 벌써 진도대교 반대편에 도착하고 있습니다. 해남군에서 진도군으로 순간 이동 ??~~~^^
아래는 5코스의 종점이기도 한 녹진국민관광단지입니다. 점심식사 후 저 곳으로 이동해 6코스 걷기가 시작될 겁니다.
우리는 바닥이 투명한 크리스탈 캐빈을 이용했습니다. 옆 보다 유리를 통해 아래를 내려다보는게 훨씬 가슴 울렁하네요~
진도군으로 넘어와 케이블카 정류장이 있는 망금산에 도착했습니다. 이제부터 진도군 걷기입니다.
우리가 걸어온 해남군이 바다 건너편으로 보입니다.
주변에 섬이 많은 남파랑길, 서해랑길은 코스 기본 설계가 한반도 해안을 따라 이어지며 섬은 포함되지 않지만, 연도교가 놓여진지 10년(?) 이상이 되어 육지화된 거제도, 완도, 진도 등 몇몇 섬은 코스에 포함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참고로 진도대교는 1984년 완공되었다니 근 40여년이 되어가네요.
진도군은 서해와 남해가 만나는 한반도 서남쪽 바다의 230여 개 섬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본섬인 진도는 '1년 농사로 3년을 먹고산다'라는 말이 있을 만큼 농경지가 넓고 농산물이 풍부한 편이며, 섬 주변의 바다에서는 어류와 해조류가 많이 납니다. 그래서 섬 이름도 ‘보배의 섬’이란 뜻의 '진도'라 붙여졌다합니다.
또, 섬 전역에는 다양한 역사유적지가 산재해 있습니다. 그중에서 이번 걷기에는 명량대첩의 장소 명랑해협, 고려시대 삼별초의 항몽유적지인 용장산성을 경유하며, 다음 달에는 남도진성 등을 경유합니다.
진도타워 마당에 세워진 전망을 위한 육교입니다. 이 설치물로 오히려 탁트인 시원스런 전망을 잃은거 같습니다...^^;;
진도대교 건너편으로 앞으로 우리가 이어갈 서해 해안선이 조망됩니다.
케이블카 안에서도 진도대교 아래로 흐르는 조류의 엄청난 물살을 확연히 보았는데, 이곳에서도 어느 분의 표현처럼 계곡물처럼 빠르게 흘러가는 물살이 잘 보입니다.
딱딱한 구조물 아래 우리 님들의 부드러운 실루엣을 가미해 봅니다.^^^
무언가 또 다른 공사가 진행 중이던데....너무 많이 손을 대지 않아도 좋을거 같습니다. 바다를 향해 편하게 앉을 수 있는 쉼 의자 정도로 분위기를 살려주면 좋겠다는 제 생각입니다.^^
진도타워 전망대에 올랐습니다. 케이블카 티켓을 소지하면 무료입니다.
1층에서 보던 것과 큰 차이는 없는거 같습니다. 저는 창문 막힘 없는 1층이 더 좋았습니다~
점심은 진도타워 5층에 위치한 진도타워 레스토랑에서 먹습니다. 원래는 백반이였습니다만 가족 병문안 가느라 영업을 안하신다네요. 덕분에 점심 단가가 꽤 올라갔지만 오랜만에 '경양식'을 먹습니다.^^
사면이 조망되는 오픈뷰입니다.
간단한 밑반찬이 깔끔하게 세팅되네요. 저 스푼세트가 특이했습니다. 녹그릇 같은 재질이 보는 분위기는 좋은데 먹는 도구로서 기능면에서 저는 불편했어요.^^;;
에피타이저도 나옵니다. 튀긴 고구마에 얹은 시큼한 맛의 요거트(?)가 잘 어울리더군요.
메뉴는 다양하게 주문해도 괜찮다해서 치즈돈가스~
해산물 토마트 파스타, 그리고 사장님의 특히 추천하던 시금치 파스타~
전복 리조또까지 시키니 이렇게 한 상입니다.
아, 우리 테이블은 인원이 더 많아 감바스 올리오가 하나 더 추가되었습니다. 정통적인 맛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특이한 향신료가 살짝 가미된 매콤하고 칼칼함이 느끼함을 감해 주어 좋았습니다.
진도타워는 6코스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점심을 먹고, 5코스 종착점으로 이동합니다.
5코스 종점은 진도대교를 건너와 바로 있는 녹진국민관광단지입니다.
심야버스로 새벽에 도착해 피곤할 수도 있는 길을 개운하게 잘 걸었습니다.^^
(아, 그리고 강아지 한 마리 숨은그림 찾기 정답은 ....사진 오른쪽 의자 밑에 들어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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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하루의 일정을 세밀하게 정감있는 시선으로 그려내는 토로님의 명품 후기~ 다시 한번 길을 걸어 봅니다
참 좋습니다😄 감사 드려요💕
같은 풍경을 보며 걸으면서 토로님의 후기에는 이곳은 어떻게 씌여질까~궁금해지는 곳들이 있더랍니다. 토로님의 후기가 기다려지는 또하나의 이유이기도 하네요. ㅎ
역쉬~~아는 만큼보이고 느껴지나봅니다. 그 지식과 감성이 참으로 부럽네요.
1무2박3일간도 수고많으셨습니다~^^
넘 아까웠는데 사진으로 나마 위로의 마음을 가져야겠네요,,,,,,
사진 포함 설명까지 넘 감사합니다,,,,,,
마치 다녀온듯함 느낌 이네요,,,,,,
담주에 뵐께요,,,,,,
고생많이 하셨습니다,,,,,
멋진 후기를 읽으니 지난 도보여행이 떠오릅니다. 즐감합니다.^^
숨은그림찾기 정답은 어디있을까요?
멋진 여행의 여운을 길게 간직할 수 있게 해 주시네요. 아직도 눈앞에 진도의 풍광이 아른아른 합니다. 감사합니다^^
이른 아침 햇살과 안깨 낀 들판의 몽환적인 분위기로 시작했던 그 길,,,,,,
토로님 후기 보며 디시금 느끼고 갑니다.
고맙습니다.
풍경화 같은 첫번째 사진 너무 멋지네요, 언제쯤 저는 저기 낄수있을까요, 잘보았습니다 , 너무 지겹네요코로나,
토로님의 모토
함께 걷는 듯 홀로 걷는 듯~~
분명 후기에 나온 길들을 길벗님들과 함께 걸었는데 후기를 읽으면 홀로 걷는 듯하는 아련함은 무엇일까요?
아련함.....썩 괜찮은 감정이네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