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적 사유와 수행법이 가진 치유 메커니즘
지금까지 동양의 심실일원론적 사유에서 출발한 각각의 수행법들을 살펴보았다. 이들이 가지고 있는 치유적 메커니즘을 간단하게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유ㆍ불ㆍ선 수행법의 공통점은 이들이 모두 지금-여기의 현존을 통해 알아차림의 현상학적 삶의 태도를 견지하는 것이다. 불교와 도교에서는 신체를 사용하는 요가, 명상, 호흡법과 같은 수행법을 통해 지금-여기 머물기기와 알아차림, 마음챙김에 의한 메타인지의 발현, 그리고 지금-여기의 자신을 있는 그대로, 판단하지 않고 수용하는 현상학적 삶의 태도를 공통점으로 갖는다. 유교와 불교는 알아차림과 실존주의적 자세를 갖는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고 도교는 우주 만물이 양극의 대립과 합일이라는 유기적 관계를 통해 발전한다는 점을 강조하여 그림자를 수용함으로써 자기의 통합을 이룬다는 융과의 공통점을 갖는다.
이처럼 동양의 심신 일원론적 수행법들은 그 자체가 치유적 속성들을 갖고 있고 그 이유는 이들이 신체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신체가 중요한 이유는 신체 동작과 호흡을 떠나서 인간은 지금-여기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생각과 감정은 늘 수십 개의 돛을 달고 이리저리 바다를 떠다니는 배와 같아서 멈출 줄을 모른다. 지금-여기 존재한다는 것은 배의 닻을 내리는 것과 같다. 그래야 멈춰 서서 그동안 떠다닌 길을 바라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마치 자극과 반응 사이에 공간을 확보하는 것과 같다. 그 공간 속에서 자신의 반응을 관찰할 수 있다. 반응은 과거로부터 이어지는 습관화되고 패턴화된 행동양식일 경우가 많다. 이 반응에는 이미 판단과 선택이 들어 있다. 이때 판단을 멈추고 있는 그대로의 자신의 행로와 반응을 바라보는 것이 현상학적 태도이다. 이러한 태도를 견지해야 즉각 반응하지 않고 모든 감정과 느낌 생각을 인지하고 허용하며 관계할 수 있다. 이것이 감응할 수 있는 능력이고 감응할 때 삶과 적극적 관계를 유지하며 자신을 책임질 수 있다(Caldwell, 2007).
여기서 알아차림을 통한 마음챙김, 혹은 메타 인지가 발생한다. 그리고 이 모든 항로를 돌아온 것이 자기 자신이고, 앞으로 나갈 길의 방향을 정하는 것도 자신임을 깨닫게 된다. 이것이 실존주의적인 삶의 태도다. 동양적 사유는 일상의 삶을 통해 성인, 부처와 같이 깨달은 자, 도를 이룬 자가 되기 위한 방법론적 사유이다. 때문에 삶과 앎이 분리되지 않고 삶에서 신체와 정신을 분리하지 않았다. 신체를 통하여 앎을 추구하고 신체와 더불어 삶을 사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임을 알았던 것이다. 그 덕분에 동양의 수행은 수행 자체가 치유적 속성을 갖는다.
이러한 동양적 사유와 수행법이 갖는 치유적 속성과 메커니즘을 구성 요소로 하여 본 연구의 치료 프로그램을 구성할 것이다.
<심신 통합예술치료의 치유 메커니즘에 관한 연구/ 민주원 용인대학교 대학원 예술치료학과 박사학위논문>